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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지니어스 - 세계를 이끄는 기업의 천재적인 창의성
피터 피스크 지음, 김정수 옮김 / 마젤란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도 있듯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꽤 신경 쓰고 사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식으로 눈치만 보고 머뭇거려서는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생태계가 번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다양한 생물군이 자리 잡아서 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상황이 일어나서 하나의 종이 멸종의 위기에 빠져도, 비슷하지만 그런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여러 종들이 버티기 때문에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의 마음이란 묘해서 유행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를 읽지 못하면 단체 생활에 부적합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해서는 앞서 나갈 수가 없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은 많기 때문이다. 시간을 고무줄 마냥 늘일 수 있다면 남들이 2시간 열심히 할 때 그 배의 시간을 들인다면 앞서 나갈 수 있겠지만 사람이 쓸 수 있는 시간은 누구나 하루에 24시간이니 그런 식으로야 생각만 빙글빙글 돌 뿐이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천재가 되고 싶다 것이다. 그런데 천재란 일반적으로 재능이 넘치고 지능이 높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같은 것을 보고 누군가는 나무를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숲을 보기도 하지만 천재는 나무도 숲도 다 보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본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은 좌뇌적 생각이든 우뇌적 생각이든 한 쪽으로 치우치기 싶다. 그런데 천재는 좌뇌적 생각, 우뇌적 생각의 균형을 맞추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기야 아인슈타인의 두뇌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좌뇌와 우뇌가 아주 연결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논리적 생각과 감성적 생각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연결해서 남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해내는 사람을 천재가 아니면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이 책 '비즈니스 지니어스'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정확히는 천재적 발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런 기업들의 창의적인 면모를 설명하고 그에 맞추어 천재적이다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을 해내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들고 있다.
그런 기업들의 몇몇 예를 들어보면 아무리 봐도 모양은 투박한데 유행을 크게 타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크록스, 창의적 발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애플, 기묘한 음료 레드 불 등이 있었다. 크록스는 아직 우리나라에 유행한 신발이 아니긴 하지만 세 친구가 여행을 가고 그 와중에 샌들을 산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점이 신선했다. 캐나다에서 산 샌들이 나쁘지 않았지만 그 샌들의 발등에 구멍이 송송 뚫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보트용 신발로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세 친구는 각각 직업이 있었고 그 일은 부업으로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리 크게 성공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유행을 타자 물량을 댈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 그 이유인즉슨 악어를 연상케 하는 제품의 이름과 모양은 투박하지만 신발을 두말할 것 없이 편하다고 열광하는 사람이 잔뜩 생겼다는 것이다. 일단 발등에 구멍이 나 있으니 통풍도 잘 되고 보트용 신발로 쓰려던 것이어서 재질도 물로 닦으면 간단히 세척이 가능한데다가 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 신발은 저렴해서 다른 신발 한 켤레 살 돈으로 세 켤레를 살 수 있고 색깔이 다양하면서 화려하다고 한다. 사람들의 평가는 열광적인 지지와 혐오의 극과 극이었지만 사업은 성공가도를 질주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기묘한 음료 레드 불의 경우 여행지에서 마시게 된 강장음료에 카페인이 잔뜩 들어 있어서 여독을 푸는 데는 그만이라는 사실을 안 남자가 그것을 서구 시장에 팔게 되었다는 것이다. 카페인이 잔뜩 들어 있는 만큼 약물이 아니냐는 우려로 인해서 정부 측과 마찰이 생기기도 했고 기묘한 맛에 사장될 위기도 있었는데 그것을 끝내 넘기고 환상적 기분과 컨디션을 선사하는 마법의 음료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애플이야 말할 것도 없이 컴퓨터 분야에서 시장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돌아온 스티븐 잡스가 아이팟을 만들고 아이튠즈를 제공함으로써 음악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는 것이었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성장시키고 그로 인해서 세계에 변혁을 일으키는 기업들의 이야기라니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유기농 초콜릿을 공급하는 업체의 이야기같이 만약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다면 한 번쯤 구매해보고 싶다는 것도 있었고 단순한 생각이 유행을 불러들여 온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한 사례도 있었다. 허나 남들과 다른 시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신기한 부분이었다. 특히 천재적 기업들의 전반적 특징을 다룬 부분보다 그 사이 사이에 들어있는 기업들의 실제 사례는 초콜릿 칩 쿠키에 박혀 있는 초콜릿 마냥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좌뇌적 사고와 우뇌적 사고, 현재와 미래, 혁신적 아이디어와 실용적 아이디어, 고객과 시장 중심적 사고와 기업 중심적 사고를 조화시켜서 일 더하기 일을 이가 아니라 백으로 만드는 창조적 기업의 이야기 '비즈니스 지니어스' 인상 깊게 읽었다. 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배워보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