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아름답다
데이비드 맥캔들리스 지음, 이정인 옮김 / 생각과느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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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IT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보여주나도 큰 숙제다. Big Data라고 구슬이 서말 있어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꽝이다. 그래서 제목에 혹해 집어들었는데 Visualize This보다 IT측면에선 건질게 없다. 디자인하시는 분들은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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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친구랑 <어바웃 타임>을 보겠다는 지혜 티켓을 예매하다 나도 <변호인>을 볼까하고 예매했다. 부산에서 태어나서 90년대 후반까지 거기서 살아온 나에겐 어떤 면에선 특별히 새로운 얘기를 들려줄 것 같지도 않았고 이미 5백만이 넘는 관람객과 언론의 보도를 통해 많은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라 그 대단하다는 배우들의 연기를 눈으로 확인하고도 싶었다.


언론의 칭찬처럼 진지하면서도 가볍고 유쾌한 장면까지도 무리없이 표현하는 송강호의 연기와 오달수의 코믹 연기는 영화의 분위기가 무겁고 가라앉지 않게 균형을 잘 잡아 주었다.

그리고 국밥집 주인으로 나오는 김영애의 연기는 역시 최고였다. 화장기 하나없는 얼굴에서 자식을 위하는 엄마의 마음을 잘 표현해줬다. 예전 모래시계에서 태수(최민수)의 어머니 역할로 보여줬던 이미지와 또 다르면서도 감정이 입입되는 연기였다.

사실 이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영화의 배경이 된 시대와 영화의 주인공 역할의 실제 모델인 노전대통령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도 있고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감동과 울분을 불러일으키고 그반대 점에 서 있는 이들에겐 일종의 공포까지 안겨주는 분위기니...

영화 중간중간 몇몇 장면에서 노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지지보다 컸던-나한테 그는 최선보다는 차선이나 차차선에 가까웠다.- 나조차도 눈시울이 뜨거워지게 할만큼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은 잘 했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랬기에 아쉬운 점도 많았다.


 송우석이라는 속물처럼 보이던 변호사가 인권변호사가 되고 투사가 되는 과정을 표현하는 부분들에 대한 얘기는 빼놓더라도 그반대편의 검사나 고문 경찰을 지나치게 단면적으로 표현한게 없나 하는 느낌이었다.

 최고의 대학을 나온 공안검사는 학맥을 동원한 인맥관리 이상의 능력도 없고, 고문을 주도했던 경감은 일제 고등계 형사를 부친으로 뒀기에 잔혹한 행동도 서슴치 않고 행하는 것처럼 비춰졌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그러구 보면 마지막에 양심선언하는 군의관은 천주교 신자여서 그랬다는 논리가 만들어지나?

물론 그런 점들을 가지고 이영화를 폄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비슷하게 법정의 재판 얘기를 다루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조정만 바라는 <어퓨굿맨>에서의 변호사 탐 크루즈와 자신이 생각하는 군의 권인와 명예를 위해서라면 문제사병에 대한 테러와 죽음도 합리화하는 장군 잭 니콜슨의 법정싸움처럼 두개의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진 집단의 이념과 가치관을 충돌시켰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변호인 송우석은 공권력의 폭력에 대해 모든 국민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헌법을 외치고 법대로를 주장했지만 최근의 뉴스에서 철도노동자나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의 호소에도 법대로, 원칙대로를 주장하는 이나라의 위정자들을 보며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법, 공정하지 못한 원칙에 대한 문제제기도 30여년전 부산의 법정뿐아니라 지금 이땅에도 다시 필요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자막에 나왔던 송우석의 재판에 부산의 142명 변호사 중 99명이 변호인단에 참여해 참석한 건 한 변호사에 대한 존경과 연대가 크다는 점도 있지만 그시기 '87년 민주화 항쟁의 큰 열기가 더 큰 밑받침이었다는 걸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거기 그시간에 참석했던 99명의 변호사중 일부는 지금 새누리당의 지지자도 있고, 노무현대통령의 탄핵에 찬성을 표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본호인 개인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중요하지만 거기서 그렇게 고통을 받으면서도 싸우고 지키고자 했던 신념을 더 부각시켰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미 몇해전 베스트셀러여서 볼만한 사람은 다 본 <정의란 무엇인가>를 요즘 읽고 있다. 정말 우리가 사는 사회에 정의가 존재하는지, 객관적이고 불변한 정의가 존재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있다.

영화 <변호인>을 만든 감독과 제작자의 의도를 떠나 배경이 되던 그시대에 권력의 폭력에 자신을 희생해가며 싸운 이들이 지키고 만들어내려 했던 정의는 무엇인지, 우리가 지키고 만들어가야 하는 정의는 무엇인지 오랜만에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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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4-01-06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호인 넘 호평이라 저도 조만간 볼것같네요^^
그나저나 늦었지만 안티테마님 새해 복많이 받으셔용^O^

antitheme 2014-01-07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일들에 비춰 더 관심을 끄는 것 같습니다.카스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반딧불,, 2014-01-1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쓰고 싶었던 어떤 것을 써놓으셨군요. 간략하면서도 마음에 와닿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이 가장 많이 떠올랐습니다.
좋은 1월 되시기를...

antitheme 2014-01-13 14:59   좋아요 0 | URL
영화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한 것일 수도 있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네요. 반딧불님도 좋은 한해를 맞으시길 빕니다.

닥시로스 2014-01-22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민주화에 대한 글과 영화 변호인에 대해서 지상욱 씨가 이런 글을 썻네요. 참고해 보세요 ㅎhttp://www.insight.co.kr/content.php?Idx=530&Code1=001
 
잊혀진 근대, 다시 읽는 해방 전前사 - 이덕일 역사평설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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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倒行逆施(도행역시)’


올해 전국 대학교수 622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올해를 표현하는 4자성어로 뽑힌 글이다.
중국 춘추전국 시대 초나라의 왕에게 부친이 살해당한 오자서가 그의 벗 신포서와 나눈 대화 중 "어떠한 일을 다급하게 처리하고자 거꾸로 행하고 본 뜻에 거슬러 시행한다는 뜻으로 일상 도리(道理)에 벗어난 일을 하거나 억지로 행함을 일컬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랜만에 읽는 이덕일의 책이 소개하는 백년전부터 해방을 맞이하는 시기까지 이땅의 모습이 그랬다고 할까? 
이땅을 침략해 지배한 일본의 전쟁기계들이 행했던 행위들을 보면 식민지 조선이나 중국을 침략하고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욕만 가득 찾을 뿐 순리를 저버려도 한참 저버린 그들의 모습이 지금 극우 군국주의로 치닫고 있는 현재 일본의 모습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식민지 조선의 모습도 그리 다르지 않다.
민족주의, 사회주의, 아나키즘-그들을 일컫는 말들인 무정부주의가 적절한 번역은 아닌 듯 해서 아나키즘이란 용어를 그대로 쓴다.-을 추종하며 당시 이땅의 모순을 해결하려고 뛰어든 뜨거운 열정은 보이나 그러한 이합집산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보수는 부폐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다시 떠올랐다.

물론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새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길은 이미 만들어진 지도를 보고 가는 것과 다르게 시행착오도 겪고 길도 잃어버릴 수 있어 각기 흩어질 수 밖에 없지만 그러한 내부적 요인과 외세의 이익에 편승해 해방을 하더라도 온전히 통일되지 못하고 분단이라는 새로운 모순을 껴안고 살아야 하는 이땅의 현실을 보면 아쉬울 따름이다.

김좌진장군이 그러한 사상적 갈등으로 인해 공산주의자에게 암살되었단 일로 인해 그의 후손들이 반공을 커다란 가치로 안고 사는 것까진 이해하는데 단순히 반공이 아닌 너무 멀리 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그런 비극을 당한 당사자여서 더 크게 느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연민도 생긴다.

그러한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도 친일을 해서 부자가 되고, 금광이며 미곡이며 주식 등에 대한 투기로 일확천금을 거머쥐는 군상들을 보면, 그리고 그들이 대부분 군국주의 일본의 패망과 함께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면 지금도 그들과 같은 많은 부자들이 명멸하고 있다는 씁쓸함과 권력에 기생하는 자들의 미래가 그러했으면 하는 바램도 생긴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과거 인류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그들의 과오는 다시 저지르지 않고 잘 한 부분은 배워서 우리의 삶이 더욱 정의롭고 올바르게 가게끔 하는데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의 모습이 백년전 70년전 이땅의 모습보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있을지언정 살아가는 이들이 안고 있는 모순과 갈등을 돌이켜 보면 그닥 나아보이지 않는 건 역사를 잘 못 배워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나 우리네 삶이나 순리를 따르는게 나와 주변을 모두 행복하게 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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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마이클 루이스 지음, 김찬별.노은아 옮김 / 비즈니스맵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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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학교 2학년때까지 내 장래희망은 프로야구 기록원이었다. 그얘길 들으시던 담임선생님은 "공부해서 굳이 그걸 하려느냐?" 하셨지만, 좋아하는 야구를 공짜로 원없이 보며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야구 기록원은 정말 멋진 직업이었다.

 프로야구 출범직전이던 해 고등학교 야구를 처음 보며 야구라는 스포츠에 푹 빠지게 됐다. 당대 최강으로 박노준, 김건우 같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던 선린상고를 지방의 이름없는 선수들이(?) 모인 경북고가 물리치며 매번 우승을 하는 모습이 준 감동(?)과 대구가 고향이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난 자연스레 삼성라이온즈의 팬이 되었고 아이들까지 같이 응원하고 있다.


2. 머니볼에 실린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가난한 팀에서 돈을 덜 들이고 선수를 뽑아서 좋은 성적을 남기고 그선수들을 트레이드해서 팀을 운영한다는 내용. 그런 모습은 굳이 머니볼이나 국내 야구에서도 그런 형태로 운영하는 모팀의 이야기뿐 아니라 EPL의 Big4 이외의 팀들이나 네덜란드 프로축구팀들처럼 유망주를 발굴해서 적은 비용으로 구단을 운영하고 선수들을 부자구단에 보내서 돈을 버는 비지니스는 그닥 새로운 얘기가 아니었다.

 거기다 엄청난 투자를 하고도 2002년에서야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본 팀의 골수팬으로선 적은 투자로 더 좋은 성적을 내며 우승하는 팀들을 볼 때 "이렇게 투자 안하는 구단들의 성적이 좋으니 한국 프로야구가 발전을 안한다." 생각을 가진 나에겐 그리 좋은 모습도 이야기도 아니게 보여서 야구를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지만 <머니볼>을 책으로든 영화로든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3. 최근 지인을 통해 들은 이야긴데 "야신"으로 불리는 프로야구 감독분이 한국 프로야구 현역 감독으로 계실 때 원정 숙소를 묵는 호텔 직원들 사이에 기피인물이셨다는 얘길 들었다. 동일한 숙소를 이용하는 다른 팀의 감독의 경우 침대에 자고 나온 흔적 외엔 깨끗하게 사용하다 가시는 것에 비해 그분은 사방벽에 온통 포스트잇이나 자료들로 도배를 해서 떠난 이후에 방을 청소하는게 엄청난 일이었다고 한다.

 

야구는 대표적인 기록 스포츠다. 잠시만 야구중계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타자와 투수뿐아니라 주자며 각 팀들의 온갖 기록들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머니볼의 주인공인 빌리 빈은 그전까지 흔히 타자의 대표적인 기록인 타율, 타점 도루 등보다는 출루율과 장타율에 촛점을 맞춰서 팀을 운영한다. 남들과 다른 시각을 이용해 저평가된 좋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그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기대이상의 성적을 얻고 그선수들을 부자구단으로 보내며 팀을 계속 운영하는 동력을 얻었다. 그덕에 요즘 야구중계를 보다보면 예전엔 못보던 OPS(출루율+장타율) 기록은 타자를 평가하는 기본적인 기록으로 제공될 정도로 야구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 준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사례다.


근래 IT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Big Data다. 기술동향을 평가하는 권위있는 가트너에서 매년 미래를 주도할 기술로 Big Data를 꼽다가 내년에는 빼버린 이유가 이젠 모든 것이 Big Data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별도로 언급하는게 무의미하다고 할 정도로 산업의 여기저기서 각광을 받고 있다.


머니볼도 남들이 그냥 흘리고 넘기던 기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커다란 성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Big Data 분석을 공부하고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근래에서야 내가 이책을 읽은 이유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많은 기록과 흔적들(핸드폰 통와기록, SNS 기록, 인터넷 서핑 로그 등)을 통해 "나 자신도 모르는 나"의 취향을 알고 새로운 상품을 추천받고, 대통령선거 시기에 누가 당선될지 예측하고, 신종 플루가 유향하면 어떻게 확산될지가 예측되는 세상에 우린 살고 있다.


요즘 내가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이런 데이터 분석기법으로 세상을 , 회사를 살펴보자는 건데 정말 멀리 있는 남들의 얘기가 아니라 이젠 우리 생활주변에서도 머니볼처럼 각 분야의 데이터로 나를 평가하고 나에게 그결과를 피드백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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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막바지라 정말 간만에 출근한 주말. 지방 프로젝트라 항상 금요일 저녁에 귀가(?) 하는 터라 주말을 사무실에서 보낼 경우는 없었지만 그래도 프로젝트의 화려한 대미는 주말근무가 빠질 수 없다.


출근해서 간밤에 들어온 메일을 확인하는데 "근속휴가 안내" 메일이 와 있다.

그래. 내가 여기 입사한지 15년이 되는 날이지. 그리곤 뒤이어 몇몇 동기들의 자축 메일들. 학교 졸업 후 첫직장에서 2년을 채 다니지 않았고, IMF 외환위기 가운데 전혀 다른 분야의 직업을 선택하며 내가 이렇게 오래 한직장을 다니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나말고도 이런 인간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군. 이런 징한 것들.


근속 휴가와 함께 부수적으로 따라 들어오는 근속휴가비를 일찌감치 신청하고-이번 프로젝트가 끝나고 리프레쉬를 위한 여행 경비로 쓸 예정이다. 물론 그경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긴 하지만.- 그제서야 일을 시작해 볼까나.


예전엔 당연하게만 느껴지던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이 지방 장기출장으로 조금은 달라졌다. 그래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기도와 격려 속에서 건강도 잘 챙기고 하루하루 무사히 즐겁게 일하고 있는 것 보면 어릴 때 본 사주에 나와 있던 역마살이 정말 있긴 있나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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