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막바지라 정말 간만에 출근한 주말. 지방 프로젝트라 항상 금요일 저녁에 귀가(?) 하는 터라 주말을 사무실에서 보낼 경우는 없었지만 그래도 프로젝트의 화려한 대미는 주말근무가 빠질 수 없다.
출근해서 간밤에 들어온 메일을 확인하는데 "근속휴가 안내" 메일이 와 있다.
그래. 내가 여기 입사한지 15년이 되는 날이지. 그리곤 뒤이어 몇몇 동기들의 자축 메일들. 학교 졸업 후 첫직장에서 2년을 채 다니지 않았고, IMF 외환위기 가운데 전혀 다른 분야의 직업을 선택하며 내가 이렇게 오래 한직장을 다니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나말고도 이런 인간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군. 이런 징한 것들.
근속 휴가와 함께 부수적으로 따라 들어오는 근속휴가비를 일찌감치 신청하고-이번 프로젝트가 끝나고 리프레쉬를 위한 여행 경비로 쓸 예정이다. 물론 그경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긴 하지만.- 그제서야 일을 시작해 볼까나.
예전엔 당연하게만 느껴지던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이 지방 장기출장으로 조금은 달라졌다. 그래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기도와 격려 속에서 건강도 잘 챙기고 하루하루 무사히 즐겁게 일하고 있는 것 보면 어릴 때 본 사주에 나와 있던 역마살이 정말 있긴 있나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