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지도가 많이 이용되고 대중화된 시기가 있을까? 어딘가 나서려고 하면 인터넷 지도사이트에서 어느 경로로 갈건지 거리나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한번씩 찾아보고 차를 타서도 이미 아는 길이라도 습관적으로 네비게이션이 불러주는 방향과 경로로 움직이는 세상이다. 가끔씩 구글어스 같은 걸로 세상의 이곳저곳의 모습을 실시간은 아니지만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지도하면 모험이 먼저 생각난다. 어딘가 새로운 미지의 공간을 찾아가는데 필수품으로. 하지만 그지도를 만드느라 지도에도 없는 미지의 세상을 먼저 찾아간 이들의 피땀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조금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되었다. 땅위의 세상만이 아니라 바다속까지도.
그런데 지도를 만든 사람들과 그시기를 보면 많은 경우 강대국이 자신의 공간을 확장하는 시기와 묘하게 일치한다. 포르투칼,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등 세계를 한번씩 제패한 나라들이 식민지를 건설하고 새로운 세상의 원주민들을 그땅에서 몰아내거나 그곳의 자원들을 뺐어오는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프랑스의 카시니 일가가 지도를 만들 때 세금을 우려한 농민들의 반발이나 엔리케의 노예무역의 도구가 된 지도, 등기문서 역할을 한 북아메리카 지도의 이야기를 보면 종이 위에 그려진 세상을 단순화시킨 그림인 지도가 가진 위력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걸 느낀다.
지도가 단순히 미지의 세상에 대한 모험의 상징이 아니라 강력한 권력과 국가가 자신의 역영을 팽창하고 세상을 자원으로 이용하는 역사를 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또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냥 여행갈 때 한번씩 펼쳐보는 지도를 통해서 그지도의 이면에 숨겨진 역사를 체험하고 한번쯤 고민해 볼 계기를 던져주는 책이다. 우리나라의 지도에 대해 이렇게 역사와 연관하여 소개하는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함께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