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디즈니의 영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유치원 다니는 처남네 꼬맹이까지 Let it go를 부르는데 음악뿐아니라 애니메이션과 스토리 등 본분에서도 충실했다.
다들 재밌게 봤다고 해서 한번쯤 봐야지 하다 영화상영 시간 10분전에 결정하고 집에서 출발해 겨우 시간을 맞춰 볼 수 있었다.
영화 시작전 보여주는 미키마우스 얘기도 좋았다. 컬러와 흑백을 오고가며 어릴적 보던 내용같은 이야기가 잘 차린 밥상을 받기 전 에피타이져로 딱이었다. 그리고 미키의 목소리가 살아생전 디즈니의 목소리를 가지고 만든 거라고 해서 더 유심히 들었는데 미키의 목소리는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지나갔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를 보실 분은 여기까지만 읽고 가시는게....>
영화는 멋진 그림과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 기대하고 볼만했다. 3D로 보니 정말 더 실감이 나긴했다. 평상시 3D에 멀미를 하는 편인데 그나마 이번엔 잘 봤던 것 같다.
영화의 스토리는 해피엔딩에 전형적인 권선징악, 그리고 교훈을 얹은 모습이 어릴 적 동화 한편을 보는 것 같았다. 이제 40대중반의 나이를 먹었지만 그리 싫진 않았다.
엘사의 노랫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화와 두려움은 자신을 꼭꼭 닫아걸게 만든다. 자신의 능력을 제어하지 못하는 엘사가 두려움에 떨며 성문과 나라를 꽁꽁 닫는 쇄국정책(?)을 펼친 것처럼 우리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며 다른 이들과 소통을 닫으려 하는 점은 그런 이유가 아닐까?
사랑만이 그렇게 닫힌 마음을 열어줄 수 있고 자신과 주위를 행복하게 한다는 교훈. 그리고 얼음을 심장에 맞아서 진실한 사랑을 받아야 치료된다는 안나의 병(?)을 고친 건 언니 엘사의 사랑과 눈물보단 언니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진 안나의 사랑이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사랑은 자신이 베풀지 않으면 받기도 어려운 법이지만.
마지막으로 엘사가 성을 떠나 북쪽 산에서 마법으로 성을 지으며 자신도 모르게 제일 먼저 만든 게 눈사람 올라프인 걸 보면 어린 시절 동심만큼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고 아무런 댓가없이 사랑하게 하는 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