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2
태원준 글.사진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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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큰 아들이 나이드신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한다는 내용이라 럭셔리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난한 여행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순례하는 얘기처럼. 그런데 내용을 보니 장난이 아니다. 장장 300일이라는 기간동안 예순의 어머니와 서른 먹은 아들이 배낭여행이라니... 더구나 이책의 초반부에서 다루고 있는 여행지는 쉬운 서유럽이나 미국도 아니고 아프리카지역과 동유럽이었다.


내경우에도 꽤많은 외국 여행 경험이 있다곤 하지만 대부분이 출장길에 겸사겸사 다녀오는 곳들이라 힘든 곳보다는 편하게 여행을 다녀왔고 가족들과 함께한 여행의 경우에도 자유여행이더라도 일년동안 고생한 나 자신에게 주는 상이고 보상이라는 생각으로 다녀와서 그렇게 힘든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이 모자가 다녀온 여정은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고 할까? 게다가 숙소도 대부분이 호텔이나 민박도 아니 카우치서핑이라니... 예전부터 카우치서핑이란건 어떤 건지 알곤 있었는데 그렇게 직접 여행하는 사람도 있다니? 그것도 60대의 어머니까지 모시고. 나름 여기저기 다닐 땐 두려움 없이 잘 다닌다고 자신있어 하는 나지만 어머니가 아니라 다큰 아이들을 데리고도 그렇게 할 엄두가 안나는데. 내가 카우치서핑에 몸을 맡기지는 못하더라도 언제 기회가 된다면 카우치 호스트가 돼서 다양한 곳에서 온 여행자들에게 쉴 곳과 좋은 기억을 남겨주는 역할은 하고싶단 욕심이 든다.

그리고 두사람의 여정이 너무도 부러웠다. 물론 터키나 독일, 영국, 스페인 등 내가 다녀왔던 곳 이외에 내가 가보고 싶었으나 못가본 곳들을 다녀온 것도 부럽지만 내가 가봤던 곳들조차도 나보다 훨씬 깊숙히 많은 체험을 하고 온 것 같아 몹시도 부럽다.

또 이렇게 엄마와 같이 여행을 가서 여행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가족애를 찐하게 느끼고 온 부분이 홀로 계신 어머니께 제대로 챙겨드리지도 못하는 다큰 아들의 입장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열흘쯤 가족여행을 하면 긴장과 피곤함이 쌓여 한번쯤은 싸우곤하는데 300일동안 그렇게 무난히(?) 여행하는 두 모자의 모습을 보며 다음에 가족여행을 한다면 꼭 내마음을 잘 다스려 별일없이 다녀오겠다는 다짐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책을 사서 초반을 읽을 때까지도 이책이 전체 두권 중 두번째 권이라는 걸 몰랐다. 강남 교보문고 갔다가 2권이 같이 있는 걸 보고서야 두권으로 이루어진 이야기 중 두번째권이란 걸 알게되었다. 얼릉 첫번째권도 사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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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2-07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를 모시고 게스트 하우스가 아닌 카우치 서핑이라니 대단합니다.
참 멋진 모자네요.
전 작년에 일본 갔을때 게스트 하우스에 묵으면서, 사장님의 여유로움에 잠깐 게스트 하우스 하고 싶은 생각도 했답니다.

antitheme 2014-02-07 12:43   좋아요 0 | URL
전 55세에 은퇴하고 말레이지아에서 게스트하우스 하는게 꿈입니다.
 
민음 한국사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 조선 1 민음 한국사 1
문중양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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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년 조선 건국, 1492년 콜롬버스 아메리카 발견, 1592년 임진왜란.

주요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시점중 내가 아주 오래전부터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다. 언제 삼국이 통일됐는지, 고려의 건국이 언제인지, 근대의 갑신정변, 갑오경장이 언제인지는 오락가락하고 어슴프레 기억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위의 세가지 사건이 일어난 해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기억하고 있었던 듯 하다. 끝이 92년으로 끝나는 공통점이 있어서 다른 세기에도 세기말인 92년에 뭔가 인상적인 사건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곤 했는데 이기억에 추가되는 사건은 아직 없다.

민음사에서 큰작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100년 단위로 구분지어 한권씩 책으로 정리하겠다고 했고, 그 첫번째 시도가 조선의 건국 초기를 다룬 <15세기>다. 조선이 건국하고 나라의 기틀을 다져가는 과정이고 그러는 동안 태종, 세종, 세조, 성종으로 이어지는 연간에 발생하는 일들을 중심으로 다뤘다.

게다가 책의 시작을 조선의 건국에 촛점을 맞추기 보다는 명나라 정화의 원정부터 다루며 당시 세계사에 대한 이해와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이야기하며 조선 건국의 의의와 그시대에 조선이라는 신생국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했는지에 대한 소개로 15세기에 대한 설명의 문을 연다.

조선의 역사를 다루며 왕조의 정치만 다루는게 아니라 농업, 천문, 예악, 문자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다양한 도표와 참고 자료를 통해 그당시의 세상을 눈으로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하게 해주었고 각각의 큰단락이 끝나는 자리에 배치된 2쪽 분량의 읽을꺼리(?)는 꼭 15세기의 얘기가 아니어도 본문에서 다뤘던 내용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세계문학전집도 아니고 민음한국사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우리 역사를 이해하고 배우는데 새로운 뭔가가 나온데 대해서는, 요즘처럼 역사교과서를 선정하는 와중에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한 뉴스를 접하며 사는 시대에 의미있는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조금 걱정되는 건 원시시대부터 현 정권까지 모든 역사를 16권에 담아내겠다고 하는 시도의 첫번째 산출물이 15세기라는 점이다. 그나마 자료도 많고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좋은 소재를 많이 안고 있는 시기라 선택했을텐데, 조선부터 근대까지 세기별로 하나씩 정리하면 6권인데 조선 이전의 모든 역사를 10권으로 담는다는 거라면 지나치게 조선의 역사에 방점이 찍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의미 있는 작업인만큼 <로마인 이야기>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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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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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펼쳐들 때까지는 강신주란 인물에 대해 아는게 아무 것도 없었다. 서점에 가면 내가 읽지 않은 베스트셀러들은 가급적 손에 들지 않는 편인데 철학자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인간의 감정들을 명작소설과 함께 풀어준다니 흥미로워서 쉽사리 다른 책들처럼 거부할 수 없었다.


책을 읽고나서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내가 읽었던 작품들에서 놓쳤던 디테일한 인간 감정의 표현을 찾을 수도 있었고, 저자가 예를 들었던 몇구절의 인용때문에 조만간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소설들도 있었다. 거기에 내가 개인적으로 찾아서는 읽어볼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스피노자의 에티카에서 정의된 내용이 적절히 배치되고 그러한 본문을 정리하며 예로 든 작품들의 작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저자가 글을 마무리 지으며 출판자의 편집자가 이책이 출간되는데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데 그러한 편집자의 노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좋은 책이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내가 책을 잘못 선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책은 나같은 나이먹은 아저씨가 보기보다는 어린 학생들이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싶다. 책의 내용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걸 떠나서 작가가 소개한 48권의 작품들은 젊은 시절 꼭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인 건 맞고, 그러한 책을 소개받는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 하지만 스피노자의 철학을 이책에서 보고 배우기는 쉽지가 않을 듯 싶다. 물론 저자는 훌륭하게 스피노자를 이해하고 <에티카>의 내용을 적재적소에 사용했을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에티카>의 인용은 따로 노는 것 같았고, 소설을 벗어나 우리 생활에서 뽑아낸 예들은 그리 깊이가 있다고 하기엔 부족했다.


각 장의 마지막에 있는 "철학자의 어드바이스"도 내가 너무 진지하길 원해서 고리타분한 시각을 가지고 봐서 그런지 몰라도 철학자가 주는 조언치곤 가볍지 않나 싶다. 물론 이책 자체가 잡지에 격주로 연재되던 내용을 엮었기 때문에 그랬을진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만큼의 지문을 좀 더 깊이있게 내용을 다루는데 할애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여지껏 못봤던 책속의 작품들을 빨리 읽어야지 하는 의지는 샘솟게 해줬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책을 읽히면 나처럼 독서에 대한 의욕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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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디즈니의 영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유치원 다니는 처남네 꼬맹이까지 Let it go를 부르는데 음악뿐아니라 애니메이션과 스토리 등 본분에서도 충실했다.

다들 재밌게 봤다고 해서 한번쯤 봐야지 하다 영화상영 시간 10분전에 결정하고 집에서 출발해 겨우 시간을 맞춰 볼 수 있었다.

영화 시작전 보여주는 미키마우스 얘기도 좋았다. 컬러와 흑백을 오고가며 어릴적 보던 내용같은 이야기가 잘 차린 밥상을 받기 전 에피타이져로 딱이었다. 그리고 미키의 목소리가 살아생전 디즈니의 목소리를 가지고 만든 거라고 해서 더 유심히 들었는데 미키의 목소리는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지나갔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를 보실 분은 여기까지만 읽고 가시는게....>

영화는 멋진 그림과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 기대하고 볼만했다. 3D로 보니 정말 더 실감이 나긴했다. 평상시 3D에 멀미를 하는 편인데 그나마 이번엔 잘 봤던 것 같다.


영화의 스토리는 해피엔딩에 전형적인 권선징악, 그리고 교훈을 얹은 모습이 어릴 적 동화 한편을 보는 것 같았다. 이제 40대중반의 나이를 먹었지만 그리 싫진 않았다.

엘사의 노랫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화와 두려움은 자신을 꼭꼭 닫아걸게 만든다. 자신의 능력을 제어하지 못하는 엘사가 두려움에 떨며 성문과 나라를 꽁꽁 닫는 쇄국정책(?)을 펼친 것처럼 우리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며 다른 이들과 소통을 닫으려 하는 점은 그런 이유가 아닐까?

사랑만이 그렇게 닫힌 마음을 열어줄 수 있고 자신과 주위를 행복하게 한다는 교훈. 그리고 얼음을 심장에 맞아서 진실한 사랑을 받아야 치료된다는 안나의 병(?)을 고친 건 언니 엘사의 사랑과 눈물보단 언니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진 안나의 사랑이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사랑은 자신이 베풀지 않으면 받기도 어려운 법이지만.


마지막으로 엘사가 성을 떠나 북쪽 산에서 마법으로 성을 지으며 자신도 모르게 제일 먼저 만든 게 눈사람 올라프인 걸 보면 어린 시절 동심만큼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고 아무런 댓가없이 사랑하게 하는 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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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2-07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 영화 보고 싶은데 신랑이랑 둘이 가기엔 쑥스럽고.....고민만 하고 있답니다.
님 글 보니 더 가고 싶네요.

antitheme 2014-02-07 12:44   좋아요 0 | URL
저희집도 그래서 애들은 같은 영화를 2번봤습니다.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 - 비교종교학자의 열린 종교 특강
오강남 지음 / 현암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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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종교학자 오강남의 책은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는다. 내가 유일하게 읽은 그의 저작은 <불교 이웃종교로 읽다>였는데, 불교라는 종교를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가지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었다. 그후 그의 작업들이 많이 책으로 나왔지만 딱히 손이 가지 않았다. 그리스도교라면 이땅에 절반 가까이가 교회와 성당을 다니고 개인적으로 여러 경험을 통해 남들만큼은 알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그의 책들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설 연휴를 맞아 하루만에 다 읽어버린 <그리스도교 이야기>는 개론으로써 의미를 가진다고 보인다. 나를 비롯해 모든 이들이 다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리스도교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역사와 다양한 교파들이 가지고 있는 특색들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종교로써 어떠한 역할을 해야하는지, 한국이라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뿐아니라 전세계를 무대로 살아가야 하는 후대들이 종교라는 측면에서 고민했으면 하는 부분을 잘 짚어준 글이다.

다들 알고 있지만, 거기서 뭔가 더 나은 모델을 찾고 싶었지만 마땅히 그게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거나, 현재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위해 필요한 대안을 쉽게 풀어서 정리한 책이다 싶다. 그리스도교 신자이거나 다른 종교를 믿는 이거나 혹은 종교가 없는 이도 한번쯤 종교가 이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졌으면 하는지 하는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다면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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