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 한국사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 조선 1 민음 한국사 1
문중양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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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년 조선 건국, 1492년 콜롬버스 아메리카 발견, 1592년 임진왜란.

주요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시점중 내가 아주 오래전부터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다. 언제 삼국이 통일됐는지, 고려의 건국이 언제인지, 근대의 갑신정변, 갑오경장이 언제인지는 오락가락하고 어슴프레 기억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위의 세가지 사건이 일어난 해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기억하고 있었던 듯 하다. 끝이 92년으로 끝나는 공통점이 있어서 다른 세기에도 세기말인 92년에 뭔가 인상적인 사건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곤 했는데 이기억에 추가되는 사건은 아직 없다.

민음사에서 큰작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100년 단위로 구분지어 한권씩 책으로 정리하겠다고 했고, 그 첫번째 시도가 조선의 건국 초기를 다룬 <15세기>다. 조선이 건국하고 나라의 기틀을 다져가는 과정이고 그러는 동안 태종, 세종, 세조, 성종으로 이어지는 연간에 발생하는 일들을 중심으로 다뤘다.

게다가 책의 시작을 조선의 건국에 촛점을 맞추기 보다는 명나라 정화의 원정부터 다루며 당시 세계사에 대한 이해와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이야기하며 조선 건국의 의의와 그시대에 조선이라는 신생국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했는지에 대한 소개로 15세기에 대한 설명의 문을 연다.

조선의 역사를 다루며 왕조의 정치만 다루는게 아니라 농업, 천문, 예악, 문자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다양한 도표와 참고 자료를 통해 그당시의 세상을 눈으로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하게 해주었고 각각의 큰단락이 끝나는 자리에 배치된 2쪽 분량의 읽을꺼리(?)는 꼭 15세기의 얘기가 아니어도 본문에서 다뤘던 내용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세계문학전집도 아니고 민음한국사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우리 역사를 이해하고 배우는데 새로운 뭔가가 나온데 대해서는, 요즘처럼 역사교과서를 선정하는 와중에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한 뉴스를 접하며 사는 시대에 의미있는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조금 걱정되는 건 원시시대부터 현 정권까지 모든 역사를 16권에 담아내겠다고 하는 시도의 첫번째 산출물이 15세기라는 점이다. 그나마 자료도 많고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좋은 소재를 많이 안고 있는 시기라 선택했을텐데, 조선부터 근대까지 세기별로 하나씩 정리하면 6권인데 조선 이전의 모든 역사를 10권으로 담는다는 거라면 지나치게 조선의 역사에 방점이 찍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의미 있는 작업인만큼 <로마인 이야기>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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