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는 왜 폐암에 잘 걸릴까? - 인문학 마인드로 풀어보는 재미있는 메디컬 스토리
김중산 지음, 노승환 사진 / 나남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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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는 왜 폐암에 잘  걸릴까? 정말 궁금하지 않니한가. 제목을 보고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년 전에 친정아버지를 폐암으로 보내드렸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게 되고 나도 남들처럼 암에 좋다는 것을 찾게 되고 민간요법에 매달리게 되는 우리들을 보게 되었다.어쩔 수 없는 인간의 욕심인 듯 하다. 아버지나 엄마 또한 아픈 상태로 몇 년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암판정이 나고 일년 반 정도 사시다 가셨다. 자신의 마지막을 선고 받고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 못할 노릇이다. 아버지는 아프다는 것을 아셨지만 암이라고는 생각 못하셨다.아셨는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말씀을 안드렸고 아버지가 가신 후에 엄마에겐 말씀을 드렸다. 다행히 암이 한곳에서 있고 뼈로 전이가 안되어 고통이 덜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버지가 기력이 떨어지고 아프다고 하실 때 병원에 한 주 정도씩 두번 입원을 하셨는데 그 기간 동안 함께 하며 검사며 그외 모든 일을 함께 하다보니 난 그동안 아버지와 함께 하지 못하던 것을 그 시간들에 보충받았다는,정말 값진 시간을 선물받았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재벌총수들이 왜 폐암에 더 걸리나 했더니 폐의 형상을 보고.숨도 그렇고 물도 그렇고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비슷해야 하는데 재벌들은 벌어 들이기만 하니 안에 쌓이기만 한다면 균형이 안맞으니 그도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봤다. 좀더 나누고 베풀어 균형을 맞춘다면,요즘은 비우는 철학이 더 값진 삶이라 하는데 재물을 쌓으려고만 한다면 불균형에서 오는 병이라 할 수 있겠다.칼럼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책이나 영화들을 예로 들어가며 그 영화 속에서 이루어졌던 메디컬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동서고금은 물론이고 의학에 관하여도 너무 전문적이라 읽다가 다시금 저자 소개를 보았더니 대단하다,의학 심리학에 관한 학위가 있고 인문 사회 자연과학의 소통에 관심이 많아서 그 방면과 글쓰기에 대한 강연을 많이 하시나 보다. 그렇다고 메디컬 이야기라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냥 보았던 영화를 의학적으로 풀어 주니 우리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세세하게 이야기 해줘 더 재밌게 영화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이야기의 등장은 '어성초'에 대한 이야기다.우리 나라 사람들은 무엇이 하나 뜨면 그날 마트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것이 다반사였던 것이 한동안 있었다.그런가 하면 약초 또한 무엇이 좋다고 하면 그것이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너도나도 그것을 찾는다. 이 병  저 병 가리지 않고 찾는 다는 것,약사나 의사에 의한 정확한 처방이나 그외 것이 아니라 매스컴을 타면 민간약으로 최고인듯 난리도 아니다.그렇게 하여 나도 이곳저곳 좋지 않아 누군가 병에 든 어성초 물을 선물하여 먹어보려 했는데 비위상해서 먹지를 못하겠다.나하곤 너무 맞지 않았던 것. 그러다 친정에 갔는데 야생화 책에서 많이 보았던 '삼백초와 어성초'가 집 주변에 있는 것이다. 아버지가 계실 때 아버지는 식구들에게 좋은 약재가 되는 것은 손수 얻어서 심으셨던 것이다. 그렇게 하여 귀하다는 삼백초도 어성초도 화살나무도 꾸지뽕나무도 심어 놓으셨다. 그런 것들을 거하게 먹는 것이 아니라 잎을 말려 물을 끓여 먹던가 잎을 나물처럼 먹는 것으로 즐겨 하셨다. 하지만 본인은 암으로 그렇게 가시고 말았다.

 

책의 시작은 '노안'으로 시작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플 수도 없는 중년 불혹에 오는 노안,그렇게 하여 쓰기 시작한 글들이 책으로 엮인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들이 그냥 딱딱하게 의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영화 <왕의 남자>와 <패왕별희>의 동성애를 한의학과 정신의악으로 풀어 본다던가 클레오파트라가 쓴 향수는 고래가 토한 분비물인 '용연향', 왜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했나? 그렇다 <다모>의 그 유명한 대사를 따라 이야기가 펼쳐지니 한꼭지 한꼭지 읽어나가다 보면 지난 것들 다시 보고 싶어 지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런가 하면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독침으로 급소를 찔러 죽이는 독침에 각시투구꽃의 독이 묻어 있는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 나간다. 한 줄의 궁금증이나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칼럼은 고대 신화는 물론이고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방대한 지식을 토해내니 읽다보면 이 또한 한편의 CSI도 아니고 메디컬 드라마도 아니면서 한편의 의학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닌 정말 재미에 푹 빠져 읽었다. 어쩌면 제목을 '의학과 인문으로 본 다시보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낯익는 영화나 내가 보았던 영화들이 주를 이루어 더 재밌게 읽은 듯 하다. 여러가지 한약재를 넣어 푹 달여 만든 한편의 영화를 건강하게 들이킨 '보약'처럼 정말 재밌고 유익하게 읽었다. 의사나 약사보다 똑똑한 환자인 우리들, 약을 오남용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한번 더 다짐해 본다.

 

 

어성초와 삼백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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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톡 별을 닮은 도라지꽃

 

 

여린 꽃잎에 강한 빗줄기는 상처다.

장맛비가 하루 지나갔을 뿐인데 도라지꽃은 여기저기 상처투성이다.

어떤 꽃은 꽃잎이 찌어지고 어떤 꽃은 꽃잎이 여기저기 접힌 듯 줄무늬 상처가 생겼다.

그래도 장맛비가 지나고 나니 한뼘 성장을 한듯 튼실해졌고 꽃도 더 많이 피었다.

 

 

 

 

꽃들도 시샘을 한다.

하나가 피면 여기저기서 마구마구 얼른 개화를 하고 싶어 난리들이다.

그렇게 하여 처음엔 하얀색 꽃이 하나 먼저 피더니 보라색...

그리고 하얀색 보라색 보라색 하얀색 마구마구 여기저기서 톡 톡 터지고 있다.

도라지꽃은 피기 전에도 별모양이지만 피고 나서도 별을 닮았다.

 

 

 

제일 먼저 핀 녀석은 벌써 꽃이 지고 열매를 맺고 있다.

수분을 해줄까 말까 하다가 도라지는 씨를 잘 맺기에 그냥 두었는데

요즘 제라늄 수분을 하다보니 수분을 해주는 재미에 푹 빠졌다.

 

 

방울토마토

 

이녀석 하루가 다르게 색이 변하고 있다.

어제 익는가 했는데 오늘은 주황빛이다.며칠 두었다가 따먹어야 할 듯 하다.

내가 심어서 먹는 방울토마토는 무슨 맛일까..토마토맛...

 

파프리카..혹은 피망 잘 크고 있다

 

파프리카일지 피망일지 익어봐야 할 수 있는 녀석이 두개나 잘 크고 있다.

정말 어제하고는 다르게 쑥쑥 크고 있다.

꽃이 지는가 했는데 벌서 손톱만큼 컸다.

안방베란다에 있던 파프리카도 실외기베란다에 화분을 내 놓았더니

꽃이 활짝이다.장맛비가 지나고 나더니 촐고이들이 튼실 튼실해졌다.

얼마동안 정말 쑥쑥 잘 클 듯 하다.

 

201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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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한 제라늄씨에서 새싹이 돋아나다

 

파종한 제라늄에서 새싹이

 

 

 

 

 

 모두가 3개 싹이 올라오고 있다

 

새싹을 보다가 키만 겅중하니 크는 제라늄을 밑에서 살짝~~ㅋㅋ

 

제라늄 꽃이 피고 며칠이 지난 후에 수분을 하여 처음으로 씨를 받아 말리고 있는데

말리고 있는 씨들이 민들레처럼 홀씨로 거듭났다.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여

작은 화분에 4~5립씩 심어 보았다. 그리곤 사오일이 지난 후에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

와 너무 신깋다. 처음 나온 녀석은 누가 댕강 잎을 따먹어 버렸는지 줄기만 있고

두번째 세번째 그리고 네번째 나온 녀석들이 저희가 제라늄이라는 것을 말해주듯

줄기에 보송보송한 털을 자랑하며 곧게 자라고 있다. 그래도 3개라도 싹을 틔운것이 어딘지...

모든 씨앗에서 새싹이 다 올라오지 않으니 다음에는 탈지면에 물을 묻혀 제라늄 씨를 올려 놓고

직접 발아를 시켜 심어봐야 할 듯 하다. 씨가 다 아물지 않은 것도 있는 듯 하다.

제라늄 씨를 받아 본 것은 처음이다. 수분을 하지 않았기에 그동안은 꽃이 그냥 지고

꽃이 지면 꽃대를 떼어내곤 했는데 이젠 꽃이 피고 4~5일 지나면 한번 본다 수분을 해야는지..

지난번에 수분한 꽃대에서 몇 개 또 씨앗이 맺혀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기다림의 시간이다.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새롭게 태어나는 제라늄도

볼 수 있고 꽃도 볼 수 있고 씨도 볼 수 있고...좀더 더 기다려봐야 할 듯 하다.

남은 씨앗들에서 혹시나 더 새싹이 올라올지... 하루가 다르게 크는 녀석들 신기하다.

튼실하게 커야 하는데 비리비리 키만 크고 있으니...

 

201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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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요 엄마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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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셔야 하겠습니다. 새벽 세시에 걸려온 전화가 예사로울 리는 없었다.' 소설의 첫 부분을 읽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나도 모르게 '헉'소리를 내면서 눈물이 줄줄,그랬다. 2010년 어느 날, 나 또한 이시간에 전화를 받았다.전화벨이 울리는 순간에 남편과 난 순간적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음을 짐작했다. 그 전 해에 폐암 판정을 받으셨고 얼마 남지 않은것 같다는 이야기를 가시기 서너달 전에 듣고 부터는 늦은 시간 혹은 이른 시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고 촉수는 온통 '아버지'에게로 향하고 이었다. 그 순간 아버지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나의 뇌리를 스쳐가면서 아버지의 부음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곤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부모님의 부음을 나도 이젠 겪어야 하는 나이라는 것이,아니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고는 하지만 못해드렸던,해드린 것보다 못해드린 것이 너무 많은데 너무 서둘러 가셨다는 생각에 숨을 쉴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시간이 넘도록 들숨도 날숨도 어떻게 하는지 잊은 내 심장은 그야말로 바늘로 찌르듯 아파 아버지의 부음 소식보다 내 심장을 더 걱정하던 그런 시간이 있었다.

 

사실은 첫페이지의 두 줄을 읽고는 소설을 읽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는  그냥 첫 장을 쳐다보기만 했다. 아버지를 보내드렸던 마지막 그 날들이 너무도 생생히 떠오르고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서 함께 했던 '이주동안의 값진 시간'들이 세세히 기억이 나서 흐르는 눈물을 어쩌지 못했다. 도저히 그냥은 읽지 못할 듯 했다. 왜 새벽 세시에 어머니의 부음 전화를 받는 설정이어야 했나 하는 괜한 저자에 대한 미움에 읽을까 말까를 망설이다 도저히 궁금함에 그냥 접어 두고 있지 못할 듯 하여 다음날에 다시 읽게 되었다. 왜 어머니의 부음 전화를 받고는 그는 소리를 잊은듯 먹먹함에 바로 내려가지도 못하고 그렇게 자신안에 갇혀 있었던 것일까,어머니는 그리고 일반적인 장례절차를 치르지 말고 그냥 화장하여 뿌려 달라고 했을까? 아들과 어머니의 사이에 무언가 벽이 가로 놓여 있다. 그런가 하면 아우는 왜 그렇게 '형'을 어려워 하는지.

 

소설은 어머니가 최근이라 할 수 있는 시간에 '나'의 집을 방문한 기억부터 시작된다. 큰아들의 집이라고 한번 큰 맘먹고 왔지만 가족이 모두 데면데면한 것이나 아들과 어머니 사이 또한 이렇다 할 교감이 없다. 자식과 어우러지지 않으면 손주들과라도 어우러져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다.그렇다면 왜 그 힘든 길을 어렵게 아들을 보러 온것인지. 그랬다.그저 큰아들 얼굴 한번 보려고 그렇게 어머니는 힘든 발걸음에 작은 아들을 앞세워 올라왔다가 그렇게 또 내려가시고 만 것이다. 가족이라기 보다는 그저 서로가 있어야 할 장소에 함께 있는 물건들처럼 그렇게 모였다 흩어진 사람들, 이 가족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어머니는 왜 아들을 데면데면하고 아들은 또 왜 어머니를 남보듯 할까? 어머니의 말씀처럼 화장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 시간에 시골로 향하는 그,하지만 아우는 형을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의 그런 마지막을 보고 싶지 않았던 형은 어쩔 수 없이 염하는 시간에 어머니의 마지막과 마주하면서 비로소 '어머니'를 보게 된다. 그동안 어머니는 무엇으로 살아 오신 것일까?

 

대부분의 우리들 부모님은 자식을 위하여 자신들은 희생하며 껍데기로 살아 오셨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한다. 나 또한 아이들을 키우며 살다 보니 엄마를 혹은 아버지를 나와 같은 '사람'으로 인정하기 보다는 무언가 나보다 대단한 힘을 가진 부모인 어머니나 아버지로 생각을 했지 그들 또한 나와 같은 여자이고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라는 당연한 진실을 외면하며 살아 온 듯 했다.어느날 친정엄마와 긴통화를 하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엄마도 여자였구나'라는 것을 느끼고는 그동안 여자로서 못챙겨 드렸던 것들을 챙겨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다면 소설 속의 '나'는 왜 어머니와 소원한 관계가 된 것일까? 어머니는 두 남자와 살림을 사셨지만 '결혼'은 안하셨다.호적도 친정호적에 있는 어머니,아버지가 떠난 후에 아들과 둘뿐인 자신들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하여 동네의 허접한 잡일을 모두 다니셔도 늘 월사금도 밀려가며 벌을 서고 제대로 먹지 못하고 도시락도 한번 싸가지 못하는 그런 가난하면서도 고난한 삶을 살아야 했다.그런 와중에 외삼촌네 식구들까지 챙겨가며 살아야했던 어머니가 갑자기 새아버지를 데리고 왔다. 그동안 어머니와 나 사이에 다른 무엇이 존재하지 않았는데 새아버지가 둘 사이를 갈라 놓고 나는 동네를 방황하고 집과 외삼촌댁을 왔다갔다 하고 어머니가 일을 다니는 권씨네 병신이라 불리는 정태와 어울려 다니며 밤세상을 즐기게 되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외삼촌 댁에는 애숙이라는 누이가 경원과는 맘이 잘 맞고 그가 똥눌 때는 귀신이 나타나나 망도 잘 봐주곤 했는데 어느날 어머니는 애숙누이를 몰래 빼돌렸다.왜 그랬을까? 누이가 떠나고 외삼촌댁도 시들해 지고 집에는 배다른 동생이 있으니 그 또한 자신의 자리가 아닌 듯 하여 사춘기 시절에 집을 나가게 되는 경원,그렇게 집을 나간 것이 어머니와의 긴 이별의 시간이 되고 말았다. 왜 지금까지 어머니와도 아우와도 그리고 자신의 고향과도 그렇게 멀게 살아왔고 어머니를 받아 들이지 못하고 살아 온 것인지. 어머니를 보내 드리고 곧 올라가겠다고 생각했던 길이 아우에 의해 지체되면서 지난날 이야기들을 듣게 되고 그동안 큰아들에게 숨겨왔던 가족의 비밀이 풀리고 어머니의 비밀이 풀린다.늘 남의 집 일을 다니며 그곳을 떠나기 싫어했던 어머니가 왜 그래야 했는지 그 이유도 듣게 되고 자신의 집에 올라왔을 때 애지중지하던 값싼 가방을 열어 본 순간 가방 속에 들어 있는 '빨간 립스틱'을 보고는 '아, 어머니도 여자였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어머니의 삶을 고스란히 받아 들이면서 그동안 어머니와 자신 사이에 있었던 벽을 허물며 어머니를 그저 '여자'로 한사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을 살아 가면서 나에게 필요 없는 '인연'이란 없다. 그것이 부모인 아버지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고 형제도 그렇지만 나와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속에 필요 없는 사람이란 없다. 모두가 얼키고 얼킨 실타래처럼 서로 인연과 인연이 얼켜 그렇게 삶은 이어지고 그런 가운데 자신 또한 성장하고 인생살이를 하는 듯 하다. 나 또한 타인에게 받은 것을 고스란히 타인에게 돌려 주면서 그렇게 서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덤도 없고 마이너스도 없는 인생이 되는 듯 하다. 부모 자식 간에도 씨실과 날실처럼 엉켜 있지만 나와 함께 하는 이웃 간에도 씨실과 날실로 엉켜서 인생은 이어진다. 툭 끊어진 실로 옷을 짤 수는 없듯이 나 혼자 뚝 떨어져 세상을 살아 갈수는 없는 것처럼 병신이라 놀림을 받았던 정태의 도움을 받아 우물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고 그는 방안에 갇혀 지내던 그를 세상구경을 시켜 주게 되듯 더하고 뺄것 없는, 저울질을 해봐야 소용없는 것이 인간사로 그려진다. 경원과 아우 또한 남보다 못한 관계같지만 어머니에겐 모두 자식이며 자신과 어머니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지금 아우가 하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라는 진짜 알맹이를 만나며 지금까지 나를 감싸고 있던 거짓의 허물을 벗다.'

그런데 왜 그동안 어머니와 나,아니 어머니와 새아버지와 아우 그리고 나는 따로 떨어진 관계처럼 된 것인지. 어머니의 삶을 지금까지는 '껍데기'만 보고 그 진짜 속 알맹이를 보지 못했음을 아우의 말을 듣고는 깨우치게 되는 경원, 뿌리 없는 나무가 있을 수 있을까? 어머니가 있었기에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지 어머니 없는 자신이 존재할 수 없음을,지금까지 자신의 오해에서 어머니와 아우를 받아 들이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지만 너무 늦었다. 이미 어머니는 가시고 없는 것이다. 풍수지탄,이제 와서 후회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자신은 배우지 못하고 가난했지만 자식은 번듯하게 키우고 싶었고 배곯지 않게 키우고 싶었고 남에게 매맞지 않게 키우고 싶었고 자식에게 해가 되는 일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하지만 자식은 그런 어머니를 늘 오해하며 데면데면했는데 어머니를 보내 드린 후에야 어머니를 삶과 어머니를 제대로 인정하게 되었다. 슬프다. 가족간에는 오해도 미움도 증오도 제일 많이 하게 되지만 용서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그것이 가족이기 때문에 더 힘든 경우가 있다. 남이야 용서를 하고 보지 않아도 될 경우가 있지만 가족은 평생을 함께 해야 할 사람이므로 용서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인생 전체가 배배 꼬여 있듯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 중심에 '어머니'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비로소 그 어머니를 받아 들이고 보내들일 수 있게 되었고 또한 '가족'을 보듬어 안게 되었다. 어머니의 부음으로 인해 자신의 과거를 모두 치유받게 된 경원, 서울의 삶이 싫어졌다.

 

아들로서 어머니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딸의 입장에서 어머니라는 존재를 보다보니 '아들'의 입장보다는 오빠들이 엄마에게 하는 모든 것들의 잣대로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각할 때가 있다. 내가 내 부모에게 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결혼하여 새로 온 가족이 되는 '부모'에게 하는 것은 내 부모에게 하는 것과는 똑같이 할 수 없게 된다. 그것을 부모가 아플 때 병원에 가보면 아들인지 딸인지 혹은 사위인지 며느리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경원은 어머니의 큰아들이었지만 어머니는 오로지 아들뿐이었지만 그는 어머니의 삶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데면데면하다.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된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는 '어머니의 삶' 이 가로 놓여 있는데 이제 어머니의 삶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 비로소 '잘가요 엄마' 아니 '엄마'소리가 진정으로 나오게 된다. 가족간에 맺힌 매듭이 더 잘 풀리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왜 지금까지 어머니도 여자고 나와 똑같은 사람이리는 것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옹졸하게 살아온것인지. 그가 내뱉은 '엄마'라는 말에 나 또한 한숨이 나온다. 결혼하여 살다보면 가슴을 누르고 있는 맺돌이 있다.그것을 내려 놓고 싶은 순간이 있는데 그가 내뱉은 '엄마'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막힌 숨이 터지는 기분이다. 잘가요 엄마, 한 줌 먼지로 돌아가신 어머니,그런 존재였다,우리 모두는. 아웅다웅 산다고 해도 똑같이 먼지로 돌아가는 존재이고 천륜이란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으며 평생 가슴을 누르고 있던 맺돌을 내려 놓은 경원처럼 좀더 혼자 계신 엄마한테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우린 늘 그런다,내가 살아봐야지만 남의 삶을 이해하게 되듯 내가 부모가 되어봐야지 내부모의 삶을 이해하듯 내 자식들에게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사람이기에 늘 후회를 하며 살게 되는데 그것이 너무 늦지 않기를,지금 만나러 가보세요,어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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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시작

 

비가 오는 날이면 넉줄고사리 창 밖으로 샤워시키기...

 

 

유월 마지막 날,장맛비가 지나가고 나서일까 칠월이 좀더 여유롭고 싱그럽게 시작되었다.

일요일이 칠월 첫날이라 그런지 더욱 여유롭게 시작인 듯 하다.

감기약을 먹고 잠에 빠진 큰딸을 깨우는 것으로 시작한 하루가 둘의 사적인 통화로 길게 이어지고

오늘 그렇게 큰딸과 엄마 사이가 한 뼘 더 가까워졌다고,친구와 함께 나누는 수다를 하듯...

에고 덕분에 딸은 학원에도 못 가고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는...미안...

 

이제 정말 올해의 반이 지나고 하반기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으니

좀더 정신을 차리고 달려야 할 듯 하다. 딸에게도 이제 남은 기간을 상기시키고

서로 스스로 자신을 위해서 살자고,남의 일에 신경쓰지 말고 딸은 딸로 엄마는 엄마로...

그렇게 각자 홧팅을 하고 나니 우울한 시작이 갑자기 태양이 비추이듯 힘이 솟아 난다.

신날새의 해금 음악을 틀어 놓고 덥지만 청소기를 한 번 쫙,그리곤 어제 비가 내려

실외기 베란다에 있는 초록이들은 그냥 놔두고 집안 베란다에 있는 초록이들 보다보니

며칠전에 씨를 심었던 '제라늄'이 3개나 삐죽 새싹이 돋아났다.얼마나 이쁜지...

먼저 하나가 나오고 있는 중에 어떤 녀석인지 어린 잎을 싹둑 잘라 먹었다..ㅜ

민달팽이 녀석일까..다른 녀석일까... 그렇게 하여 새로 돋아난 싹을 돌아 보고 또 돌아보고...

하루에도 몇 번을 보아도 정말 이쁘다. 그것에 칠월을,하반기를 시작하며 돋아난 싹이라

더욱 기분이 좋고 이쁘다는 것,무엇이든 이렇게 '처음처럼' 그 마음으로 계속된다면 좋을텐데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가다 보면 변색되어지고 처음 그 마음을 잃어가니...

 

말끔하게 치운 집안에서 조용하게 혼자 앉아서 책을 읽으니 참 좋다.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책에만 집중하는 그 시간이 정말 좋다.

요즘 책에서 맘이 멀어져서 한참동안 우울모드 속에 방황하였는데 이제 서서히

맘을 잡고 다시 책에 빠져 들어봐야 할 듯 하다.

갑자기 걸려 온 사촌동생의 전화중에 욕심을 놓아 버리고 그냥 그렇게 나 편한대로 사니까

좋다는 말이,그래 그렇게 서로 편하게 사는게 좋은데 그래도 서로에 대한 믿음은 깨지 말아야지..

믿음이 깨지고 나니 사람에 대한 희망이 사라져 버린 듯 의욕이 사라져 버렸지만

살아가야 할 이유가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오늘은 좀더 깊게 느끼며 칠월을 시작...

칠 칠 칠월,행운의 칠월 건강하게 나쁜 생각 버리고 시작해 보련다.

딸과 함께 서로 파이팅도 했으니 웃으면서 좋은 에너지 스스로 충전하면서 아자...

 

20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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