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전능한 할머니가 죽었다
가브리엘 루아 지음, 이소영 옮김 / 이덴슬리벨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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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겐 친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사진도 없다. 너무 젊어서,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가신분들이 더욱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정이 그리웠는데 어려서 큰댁 할아버지 수염을 잡고 무릎에서 논 것은 다름 아닌 나였고 외할아버지의 그 많은 손주들을 제치고 늘 일순위 귀여움의 대상은 나였다. 그렇게 하여 어린시절은 외할아버지와 큰댁의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이 가득하다. 외할머니 또한 내가 어린시절에 일찍 가셨기에 할머니에 대한 남드른 정이 없다.하지만 외할아버지는 틈만나면 내가 보고 싶다고 기별을 하여 늘 난 외할아버지와 함께 하듯이 외갓댁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할아버지와 함께 한 추억이 많다. 할아버지는 늘 날 데리고 동네를 다니거나 천렵을 나가기도 하고 조개를 잡으로 가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과일나무를 주변에 심어 늘 내 입을 심심하지 않게 하기도 했지만 유실수가 열매를 맺을만하면 내가 보고 싶다고 하여 외가로 향하곤 했다. 할머니가 안 계신 집이었지만 할아버지가 음식을 잘하셔서 별 무리없이 지내기도 했고 엄마와 함께 가기도 했으니 외가가 친가이상으로 가깝고 내 어린시절은 외할아버지의 모든 것으로 담겨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외할아버지야말로 '전지전능' 하셨다. 못하시는것 없이 모든 것을 잘하셨고 만들기도 잘하셨고 정말 내가 말만 하면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나왔다. 그런 추억을 만들어준 외할아버지가 뒤돌아 보면 참 고맙다.

 

저자의 다른 책인 <데샹보 거리>를 읽었는데 그 책 역시나 잔잔한 일상과 그 속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여운을 주는 작가다. 그 이야기 속에서도 할머니와의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이 책엔 네 편의 이야기중에 할머니 이웃할아버지 이삿짐센터를 하는 친구네 그리고 엄마와 함께 하는 '여행'과 관한 글이다. 하지만 그 여행속에는 '삶'이 있고 인생이 있다. 인생이란 삶과 죽음이 공생하고 있으면서 과거 젊은시절에 간직하고 있는 '여행'에 관한 것은 이상향처럼 왠지 모르게 설레이고 안개속 모호한 무지개처럼 손에 잡힐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그런 것이지만 점점 성장을 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여행은 다르게 작용을 한다. 우리가 어린시절에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뒷동산은 무척 크게 보이지만 나이가 들어가 가보면 보잘것 없듯이 어쩌면 현실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 현실마져 크리스틴의 엄마는 결혼과 육아로 인해 뿌리를 내리게 되면서 그 모든 것들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크리스틴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되고 꿈속의 이상향과 같은 곳을 쉽게 가게 되지만 현실이 보이게 된다. 안주한 자신의 현실이 안전해 보이고 자신이 그렇게 잔소리를 했던 자신의 '엄마'인 크리스틴의 할머니를 닮아가고 있는 현실,삶이란 그런것인가.

 

크리스틴은 어려서 할머니가 오라는 말에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할머니와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것도 아니고 그곳에 가면 재밌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그녀만의 '인형'을 만들어 주게 되면서 할머니의 삶은 다시 보게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자신의 집으로 오게 된 할머니를 이젠 그녀가 보듬어주고 있다. 한순간 그녀에게 '전지전능한 분'과 같았던 할머니가 가시고 그 무료함을 이웃집 할아버지가 채워준다. 상상력이 풍부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그러다 할아버지의 제안인 ' 위니펙 호수로의 여행'에서 그녀는 더 넓고 값진 시간을 만나게 되지만 할아버지는 기억속의 위니펙 호수가 아니다. 호수는 변하지 않았겠지만 사람들은 변했다. 그래도 이웃집 할아버지 덕분에 엄마처럼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평생 한번도 위니펙 호수를 구경하지 못할뻔 했는데 다행히 할아버지와 함께 하게 되었다.인생도 어쩌면 '여행'과 같은 것이다. 떠나기전에는 설레이고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지만 막상 여행지에 가고 나면 실망하게 될 수도 있고 생각과는 전혀 다른 시간과 만나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웃 친구인 이삿짐을 옮겨주는 아빠를 둔 친구를 따라 마차를 타고 이삿짐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되지만 자신이 상상한 것과 다른,엄마가 들려준 이사 가는 날에 본 풍경과는 다른 실망만 안고 오게 된다.

 

그리고 성장하여 이제는 엄마의 곁을 떠나 홀로 프랑스로 글쓰기를 위해 여행을 떠나는 크리스틴,엄마야 부모니 당연히 그녀가 걱정된다. 엄마처럼 못박혀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 다른 곳으로 떠나 '글쓰기'를 위해 여행을 한다는 것을 엄마는 받아 들이기가 힘이 들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월은 변했다. 그녀 크리스틴도 성장을 했고 엄마도 이젠 할머니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삶이란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듯 하면서도 비슷비슷한 길을 걷는 여행과 같은 것인지.<데샹보 거리>와는 다르면서도 이 소설 또한 화려하거나 꾸미지 않은 잔잔함 속에 인생을 반추하게 된다. 삶이란 무엇일까? 아이에서 소녀가 되고 숙녀가 되고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고 일련의 시간들 속에 정지한 듯 하면서도 인생을 여행하듯이 변해가는 시간들.그 시간들 속에서는 삶도 있지만 분명 '전지전능한 할머니'가 죽듯이 '죽음'이란 것도 있다.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돈을 많이 가졌다고 해도 자식들로부터 소외당하며 홀로 외롭게 살아갈 수 있을수도 있고 엄마처럼 '역마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뿌리'를 내리고 한 곳에 정착하여 움직임없이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분명히 시간은 변하고 있다. 과거에 보았던 멋진 풍경을 간직한 언덕이 보잘것 없는 둔덕으로 보일정도로 시간은 변해가고 있다.

 

삶의 엉킨 실타래를 풀어 나가듯,인생이 무엇인가 하고 실타래를 풀어 나가듯 할머니의 삶,할아버지의 삶,이웃집 아저씨의 불만섞인 삶,엄마의 삶 그리고 내 삶을 통해 그녀는 분명 변하여 갔고 그들과는 무언가 다른 삶을 살고자 자신이 간직한 꿈을 실천에 옮기는 그녀, 그렇게 하여 얻는 것보다 걱정거리가 많은 줄 알았던 엄마에게 과연 그녀가 선택한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글로 보여주는 크리스틴의 삶에서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라고 묻고 있는 듯 하다. 평범한 일상,평범한 삶 속에서 좀더 큰 울타리를 보게 만드는 그녀의 소설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든다. <데샹보 거리>를 읽었고 <내 생애의 아이들>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 읽지를 않았다. 이 책 역시나 <데샹보 거리>를 읽고 구매를 해 놓았는데 잊었다가 이 책을 받아 들고는 이 작가를 만난듯 하여 작가소개를 읽다가 책을 밀쳐놓지 못하고 읽게 되었다. 역시나 많은 것을 기대하고 읽기 보다는 그녀의 글을 좋아한다면 빠져들어 읽게 될 책이다. 진정한 삶,인생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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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베란다,제라늄도 피고 사랑초도 피고

 

 

제라늄

 

제라늄은 늘 꽃을 보여주어서 정말 이쁜 녀석이고

삽목으로 개체를 쉽게 늘릴 수 있기도 하지만 수정하여 씨를 얻어서 심을 수도 있어

다시금 키우는 재미에 빠졌다. 오래전 빨간 제라늄을 십여년을 넘게 이쁘게 키우다 지겨워서

그냥 죽게 만들었는데 왜 그랬을까?.... 이렇게 이쁜데...

창가에서 하나 둘 피어나는 제라늄을 보면 정말 이쁘다. 이녀석이 안방베란다 창가에서는

삽목도 잘 되고 잘 크는데 거실 베란다의 티테이블 위에서는 햇볕에 너무 성장을 하여 밉게

크고 있다.종이 워낙에 그런 것인지..

암튼 여름에 빨간 제라늄을 하나 다시 들였는데 꽃이 피고 있어 이쁘다.

 

 

커피나무

 

여름에 다00에 갔다가 발견한 <커피나무> 주워 온 화분에 옮겨 심어 놓고

일주일에 서너번 물을 주었더니 화분 흙에서 <제브라페페>하나 싹이 터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이뻐서 잘 키워봐야겠다 하고는 병원에 들어갔는데 옆지기가 이 커피나무에 물을 너무 많이

주어서 제브라페페는 운명하셨고 커피나무도 큰일날뻔..내가 하루 물을 따라서 다른 화분에

주었더니 다행인지 누런 잎이 지더니 새 순이 돋아 나고 있다.

커피나무는 꽃이 하얀색으로 쟈스민 꽃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물관리를 잘하며 잘 키워봐야 할 듯.

또 아는가 이 나무에서 커피콩을 따서 커피를 끓여 먹게 될지..ㅋㅋ

 

행운목

 

올해는 행운목들이 아직까지 잠잠하다. 작년에는 요맘때 꽃대가 나오고

큰딸이 수능을 보는 날에 꽃이 활짝 피었는데 말이다.. 이녀석은 분갈이를 하여 한동안 몸살을

앓느라 성장을 멈추고 있더니만 여름부터 갑자기 잎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렇게 튼튼해졌다.

나람다 아래 위로 물을 주면서 잎이 나오는 부분을 보고 있다.혹시나 첫 꽃대를 올리는 것은

아닐까 하고..더불어 딸들 시험도 코 앞으로 다가왔으니 이녀석들이 활동을 해 주어야 하는데

아직 소식이 없으니 날마다 행운목에 도장을 찍고 있는 나....

 

부겐베리아

 

부겐베리아에서 새순이 나오길래 베란다 커튼봉을 타고 올라가라고 다른 가지에 걸쳐 놓았더니

이녀석 내가 병원에 있는 사이 꽃을 피웠다가 졌는데 오늘 보니 끝부분에서 또 꽃이 나오고 있다.

그것이 천정 부분이라 관심밖으로 밀려나 있어서 못 보았던...

가시가 있고 줄기가 잘 부러져서 조금 예민한 구석이 있어 다루기가 힘들기도 한데

이렇게 꽃을 보여줄때는 이쁘다. 모든 꽃은 이쁘다는...

 

 

 삽목한 바이올렛~

 

삽목해 놓은 바이올렛에서 새로운 잎들이 올망졸망 나오고 있다.

아니 꼬물꼬물 나온다고 해야 하나. 암튼 녀석들은 이렇게 나와서 새로운 객체로 자리를 한다.

잎을 하나 따서 꽂아 놓으면 새로운 개체로 자라는 바이올렛,

바이올렛을 그만 키우고 제라늄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이녀석 오랜시간 동안 키워왔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또 다시 삽목, 포트마다 이렇게 꼬물꼬물 올라오고 있다.

성장한 것들은 꽃대를 열심히 올리고 있는 것도 있고 꽃이 활짝인것도 있고..

암튼 바이올렛이 피면  집안이 다 화사하다~~

 

 

팔손이

 

팔손이가 봄이나 되야 새순이 터지는데 올해는 창가로 옮겨 놓았더니

요즘 햇살이 따듯해서인지 새순이 터져 나오고 있다.. 녀석..

그리고 밑에는 언제 이렇게 키웠는지 모르게 새끼가 튼실하게 올라오고 있다..

화분이 아닌 땅에서 키웠거나 영양분이 충분했다면 엄청 컸을 팔손인데

화분도 그리 크지 않고 영양분도 고르지 않아 더디게 자라고 있는 듯 하다.

그래도 새끼가 나오니 좀더 풍성한 팔손이가 된 듯 하여 기대된다.

 

 누군가 아파트 화단에 <알로카시에>를 버렸다.

키우다 미워서 버린듯 한데 그것이 작은 것으로

서너개가 그냥 방치된 채 있었다. 가져다 키울까 말까

하다보니 두개가 죽고 하나가 남아서 그래도 며칠을

강하게 살아가고 있어 녀석을 데려다가 울집 빈 화분에

심어 놓은 것인데 이녀석 <율마>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 잘 자라고 있다.

거기에 얼마전에는 새끼가 자라고 있다.

화분 속에서는 활발한 생명력과 강한 생명력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나보다.

비록 버려졌던 것이지만 울집에서는 한자리 차지하고

있으니 잘 자라길...

 

 

 

 

 

 

 

사랑초

 

늘 변함없이 잎을 올리고 꽃을 보여주고 있는 사랑초,

이녀석도 울집에 올 때는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었고 겨우 한뿌리였는데

지금은 화분이 벌써 몇 개로 늘어났는지 모른다. 뿌리를 나누어 심어도 되고

잎을 따서 심는 삽목으로 개체를 늘릴 수 있는 사랑초는 꽃이 여린듯 하면서도 참 이쁘다.

사랑초를 부부금슬에 비유하는데 사랑초가 잘되고 꽃이 잘 피면 금슬이 좋다는데

울집은 금슬보다는 다른 것들이 잘자라고 있으니 이녀석도 더불어 잘 자라고 있는듯.

아파트 화단에 누군가 버린 화분흙 속에서 사랑초가 몇 개 돋아 있길래

포트에 옮겨 심어 놓은 것에서도 잎도 무성하게 나오고 꽃대가 올라오고 있다.

식물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정말 이쁘게 키울 수 있는데 화단에 갔다 버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난 덕분에 덤으로 얻는 것이 있으니 좋긴 한데 식물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울집에서는 버림을 받지 않고 꽃을 피울 수 있으니 더 잘 자라는듯 하다.

오늘도 녀석들을 한바퀴 돌며 소소한 행복을 맛본다.가을햇살이 담뿍 담긴 행복을...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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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햇살이 좋아

 

 

 

어제는 비가 내리고 날이 쌀쌀해서인지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했다.

좋은 듯 하면서도 좋다고 말 할 수 없는 그런 날이 있고 하루종일 모두가 일관되게 좋지 못하니

나아졌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분명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수술부위도 아물어 가고 있고

어느 부분은 딱지가 떨어져 나가고 상흔만 남은 곳도 있다. 다행히 비는 어제고 그치고

오늘은 화창,가을햇살이 넘 좋다. 하지만 문을 열고 밖을 향하니 가을바람이 차다.

전에는 이 찬공기가 좋았는데 이젠 감기걸릴까봐 걱정을 하고 몸이 아직 온전하지 못하니

그게 또 걱정이다. 오늘은 진료가 있어 병원에 잠깐 나가야 하는데 찬바람에 감기 걸릴까봐

조심 조심 또 조심을 해야만 한다는..

 

어제 기운이 갑자기 떨어져 오늘 컨디션이 걱정이었는데 가을날씨처럼 내 컨디션도 화창하다.

다행히 오늘 스케즐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듯 한데 별거 아닌것들이 걱정이니...

가을햇살이 넘 좋아 베란다를 한바퀴 돌아 보았다. 옆지기가 물을 주고 며칠 관리를 해주었는데

물을 너무 주어서 새싹이 돋아나던 것이 죽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별탈없이 잘 자라고 있다.

가을햇살 덕분에 바이올렛 잎꽂이를 해 놓은 것들에서는 올망졸망 새 잎이 나오는 것도 있고

어느 군자란은 꽃대를 올리고 있는 바부탱이도 있다. 봄에 올리지 가끔 한 두개가 미리 올라오는

것들을 보면 괜히 웃긴다. 철을 모르는것처럼 말이다.  

 

우리 여시는 오전에 햇살이 좋으면 베란다에서

늘어지게 잠을 잔다. 일명 '일광욕' 그렇게 햇살을 

충분히 즐긴 후에 햇살이 사라지면 거실 제자리인

소파위에 전기방석이 깔린 따뜻한 자리에서 또 다시

늘어지게 잠을 잔다. 동물도 따뜻한 햇살을 즐길줄 아는데

나만 집안에 박혀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것처럼 

정지된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분명 이 시간을 견디어 내야

좀더 건강한 가을과 겨울을 보낼 수 있는데

이 시간이 정말 무료하고 견디기 힘들다는 것.

분명 모든 것은 다 지나갈텐데 견디어 내는 것이 힘들다.

 

오늘은 외출하는 길에 병원에도 들르고 은행에도 들르고 시내에 나가 보험사에도 들러야 할 듯 한데

괜히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이제 슬슬 움직여야 하는 것인지 도통 내 몸은 언제 '예스'라고

말을 해줄지.베란다 창 밖으로 보이는 세상이 그저 하루하루가 경이롭기만 하다. 분명 내가 병원에

들어갈 때는 푸르던 잎들이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 있는 것이 확연히 보였는데 집콕하고 있는 시간,

가을은 더욱 물들어 가고 있다. 이 멋진 시간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한다는 것이 갑갑하지만 내일을 위해,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고 생각하고 좀더 움츠려 있어야 할까.

아고 가을이 너무 아름답게 물들어 가고 있다.시.나.브.로...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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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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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올 시월은 내겐 '잔인한 달'이다. 아직 시월이지만 시월 초에 수술후 아직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나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물론 옆에서 제일 많이 힘든 것은 옆지기이다. 내가 하던 모든 일들을 일과 함께 하려고 하니 힘에 부칠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 건강회복이 더 시급한 문제,절대안정을 취하며 건강하게 다시 일어나야 하리라. 구월부터 아파서,아니 그전부터 이상이 있었지만 그런 일이 내게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바로 수술을 들어가야 한다는 말에 '에그머니나' 하고 깜짝 놀랬지만 어쩌겠는가 하루라도 빨리 필요 없는 것을 떼어 버리고 내가 건강해지는 것이 바람직한 길인것을. 정말 힘든 시간에 내 옆에는 몇 장 넘기지도 못하고 지키고 있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이었다. 간호사샘들이 들어 올 때마다 한마디씩 한다. '나도 이 책 읽었어요.. 이 책 넘 좋죠.' 딱 내가 처한 순간을 표현한 말처럼 제목이 딱 들어 맞았던 것.

 

수술후 삼일동안은 너무 힘들어서 책으로 향하는 마음을 접어야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 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고 죽이라도 겨우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정말 아픔을 잊고자 책을  펼쳐 들었는데 내가 지금 멈추어 있다보니 내 자신이 보이고 내 일상인 내 주위가 바로 보이듯이 혜민스님의 말씀이 콕콕 가슴에 별처럼 와서 박힌다. 그동안 나를 돌아보기 보다는 딸들을 위하고 옆지기를 챙기느라 내가 없는 삶처럼 그렇게 일관되게 살아 온듯 하였는데 멈추어 서고나니 비로소 내가 있었다.아니 내가 정지하고 나니 가족 모두가 우왕좌왕,길이 엉켜버리고 말았다. 아픈 와중에도 딸들이 해달라는 것들 해주기 위하여 인터넷을 연결하고 액션을 취해야만 했던 시간, 만약에라면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해보며 나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저녁 식사로 혼자 라면을 끓여 먹더라도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마음으로 드세요. '얼마나 힘들었어요, 오늘 하루 이 몸 끌고 이 마음 써가며 사는 것,' 지금 내 자신을 쓰다듬으며 '고생했다.'고 말 한마디 해주세요. 그리고 평소보다 한 시간 먼저 잠을 청하세요. 나이게 주는 선물입니다.'

 

'정말 고생이 많았다. 잘 이겨냈으니 앞으로도 잘 해 낼 수 있을거야. 힘든 시간들 이겨냈으니 힘차게 이 문을 나가게 되겠지. 그리고 앞으로의 삶은 감사하고 좀더 건강을 생각하며 살자꾸나.너 자신을 돌아보며 살자꾸나.' 라고 몇 번이나 내게 말했다. 정말 잘 참아낸 힘든 시간들이었다.온 몸에 상처투성이,전장터에서 전투라도 벌이고 온 듯한 여기저기 상처가 내가 힘든 시간을 지나왔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주사바늘을 꽂았던 자리마다 시퍼렇게 멍들었다. 한곳이 아니라 바늘이 지탱을 하지 못해 간을 보듯 찔러 본 자국들,모두 터져서 시퍼렇게 멍이 들고 부어 오르고 온전한 곳이 없다. 그리고 수술자리 또한 남들보다 더 많고 크고 그래도 그 모든 시간을 내 몸은 온전하게 이겨내고 있었고 앞으로도 이겨낼 수 있다. 난 이제 괜찮은데 간호사샘들이 더 미안해 하며 웃는 얼굴을 보여준다. 빨리 나으시라고.

 

'우리는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나와 가족, 친척,친구,동료,이웃... 이 관계들이 행복해야 삶이 행복한 것입니다. 혼자 행복한 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우리의 가장 큰 스승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얻는 배움이에요. 깨달았다고 해도, 관계 속에 불편함이 남아 있다면 아직 그 깨달음은 완전한 것이 아닙니다.'

 

힘든 시간 속에 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를 이어 나갔고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 속에 '희망'을 보았고 얻었다. 비록 아직 온전하지 않지만 더 간강한 시간을 얻기 위하여 힘든 전투를 치른 내 몸,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멈추어 서서 비로소 느끼고 보았다. 그리고 내가 꼭 필요한 사람임을. 그동안 혹사하듯 돌보지 않았던 내 건강, 이젠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지키고 가꾸고 단련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도 깨달았지만 많은 이들이 지적해 준다.고난의 시간을 견디어 낼 때마다 만나는 사람들,멈추면 정말 나와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보인다.가끔 멈추어 서서 나를 보아야 한다. 현대인들은 앞만 보고 달려가기 바쁘다. 나 또한 그렇게 지금까지 달려왔다. 하지만 이젠 스스로를 보면서 그리고 주위도 보면서 나아가야 한다. 남보다 한발 늦게 걸어가면 어떤가.그렇다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누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산행 할 때에도 빨리빨리 정상을 밟고 내려오는 사람들은 나무며 꽃이며 바람이며 새소리며 세세한 것을 신경쓰지 못하고 보질 못한다.오로지 정상이 목적이고 목표이기 때문에 그들은 정상만 기억한다.하지만 천천히 천천히 걷다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도 스치는 나무와 풀 하나 하나도 기억할 수 있고 내 몸을 스쳐 지나는 바람도 기억할 수 있다. 무엇이 정석이고 행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난 그런 가운데 많은 것을 얻는다. 내 삶 또한 '천천히 천천히' 누구보다도 천천히 느리게 걷고 있는데 가끔 이렇게 날 붙잡는 일들이 있다. 잠깐 멈추어서 내 삶을 들여다 보라는 뜻으로 받아 들이고 나머지 삶은 감사히 겸허히 받아 들인다.

 

'오늘 하루,당신을 힘들 게 한 사람도 당신의 스승이고, 당신을 기쁘게 한 사람도 당신의 스승입니다.'

 

'숨은 내 몸 안으로 들어와 내 몸의 일부가 됩니다. 내가 내 쉰 숨은 다시 타인에게 들어가 그의 일부가 됩니다.이처럼 숨 하나만 보더라도 우리는 서로서로 다 같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알의 사과에는 온 우주가 담겨 있습니다.땅의 영양분,햇볕, 산소,질소,비,농부의 땀이 들어 있습니다. 온 우주가 서로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안에는 그럼 무엇이 들어가 있을까요? 감사의 삶이 되시길 바랍니다.'

 

내가 정말 힘들고도 무료한 시간에 함께 한 '귀한 말씀,따뜻한 말씀' 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누가 내 옆에서 이런 좋은 말들,위로가 되는 삶의 말을 해 주겠는가. 아픔은 혼자 이겨내고 감내하는 것이지만 그 속에 이런 위안이 되는 글을 만나지 못했다면 더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참 다행이다. 산다는 것은 참 별거 아닌것 같으면서도 고난 속에서도 늘 희망을 찾고 있다. 별거 아닌 것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모두 '감사'한 것으로 여겨지는 그런 시간들 속에서  정말 필요한 '한방울의 물'을 찾고 맛 본 것과 같이 내게 주어진 현실을 탓하고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아 있을수도 있었는데 마음의 위안을 주는 따뜻한 말씀이 나를 일으켜 주는 따뜻한 손길이 되었다. 내 삶이 목마를 때마다 찾아서 읽어봐야할 말씀인듯 하다. 상처에 새살이 돋듯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아픔보다는 희망을 먼저 만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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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브
알렉스 모렐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산악 조난 영화로 '클리프 행어' 나 'K2' '버티칼 리미트' 등을 보았다.물론 이와 유사한 내용의 영화들도 있다. 인간의 한계가 무엇인지 시험하듯 주어진 공간과 시간이 험한 겨울 산에 비행기가 추락하고 그곳에서 살아 남는 극한의 사람들,그리고 그들을 혹독하게 하는 추위와 먹거리 그리고 아픔 등과 싸우며 타인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극한과 싸우는,진정한 인간승리로 거듭나는 이야기들이 있다. 다른 사고 또한 위험하지만 산악사고 또한 정말 위험한데 그것이 어쩔 수 없는 비행기추락이라 내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산과 싸워 이겨야 하고 거친 자연과 싸워 이겨내야만 이곳에서 살아 나갈 수 있다. 나 또한 한번의 큰 산행사고를 겪었다. 사고란 아차하는 순간에 일어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사고가 날 곳이 아니었지만 사고는 그렇게 나고 말았다. 사고가 나는 것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서 벗어나 사람을 만나는 것이,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겪었다. 그로 인해 많은 시간을 고통과 싸워야했고 지금은 영광의 상처도 남아 있다. 그런가하면 교훈을 하나 얻기도 했다. 동네 뒷산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다니라는 것,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이 뜻하지 않은 비행기추락사고 뿐만이 아니라 가족간의 소통이 되지 않던 이들이 위기를 순간을 이겨내며 소통의 세계로 돌아온다는 따뜻함을 담고 있어 한번 손에서 잡으면 놓을 수 없게 만든다.비슷한 류의 영화나 소설들이 있지만 말이다. 제인은 어린시절 아버지의 자살을 겪어야 했고 가족들이 자살,죽음을 겪으며 그녀 또한 자연스럽게 '죽음'이 몸에 베이기라도 하듯 그녀도 자살기도를 한다. 꼭 뭉크의 '절규'그림을 보는 듯한 초반 부분의 느낌, 타인의 죽음이 자신에게 옮겨 오기라도 하듯 그녀는 요양원에서 집으로 가는 길,비행기 안에서 멋지게 자살에 성공할 만반의 계획을 세운다. 모두를 감촉깥이 속였다고 생각하며 비행기 오르지만 옆에 앉은 폴이라는 소년도 맘에 들지 않고 군데 군데 앉은 사람들 또한 그녀에겐 맘에 들지 않는다. 뭐 상관없다 얼마의 시간 후에는 아빠를 만나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옆에 앉은 손이 거친 폴이란 소년의 의미심장한 말, 폭풍이 오고 있고 난기류를 피해 비행기는 급출발에 약간을 노선을 벗어난듯한 운행을 하고 있단다. 하지만 그녀는 화장실에서 멋지게 '자살'을 할 것이기에 모든 것은 상관없다. 약을 챙겨 화장실로 향하면 곧바로 이젠 어둠의 시간과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그녀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약을 털어 넣으려는 순간,비행기가 무엇엔가 부딪힌듯한 소리가 나기도 하고 사람들의 비명소리,무슨 일인가 일어났다.그녀 또한 머리를 부딪히기도 하고 기절을 했다. 화장실 안에서. 그러다 깨어났지만 이것은 꿈인지 생시인지. 분명 죽음의 세계는 아닌 듯 하고 뜻하지 않게 비행기가 추락을 한 것,그것도 옆자리의 제수없는 폴이란 소년과 말이다. 그녀가 아빠의 죽음에 대한 강박증에 갇혀 있듯 소년 또한 엄마와 형의 죽음 때문에 아버지와 소통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그런 소년과 소녀가 서로 죽음이 아닌 '삶'을 위해 사투를 벌인다.로키산맥에서 말이다. 눈 덮인 그곳에서 극한의 먹을 것과 옷가지 침낭을 챙겨 거친 자연속으로 몸을 던지지만 곳곳엔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 뿐이다. 이 산에서 살아서 내려갈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다행히 폴이란 소년이 거친 삶을 살아와서인지 길을 잘 인도하니 죽으려고 맘을 먹었던 제인 또한 살고자 하는 힘이 생긴다. 둘은 그렇게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소통하고 삶기 위하여 사투를 벌인다.거친 자연 속에서.

 

다른 듯 하면서도 너무도 닮아 있는 두 소년과 소녀, 그들은 짐처럼 여겨졌던 과거의 시간을 서로의 상처를 이야기하면서 공감하고 치유해 나가고 그렇게 살고자 노력을 한다. 죽기 위해 자신의 팔을 긋던 제인은 살기 위해 토끼를 잡기도 하고 거친 자연 속에 혼자 길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그 둘을 살여 둘 순 없었던 것일까? 잠싼의 실수로 폴이 사고를 당하게 되고 혼자서 삶의 길을 헤쳐 산을 내려와야 했던 제인, 어제의 제인이 아닌 이젠 야생녀가 다 된것처럼 거친 자연 속에서도 거뜬하게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자연에 적응해 가면서 점점 단단해져 간다. 하지만 그녀에게 무한의 시간이 주어진 것은 아니다.빨리 누군가를 만나야 폴을 살려 낼 수 있는데 폴이 살아 남을 가능성은 너무 희박했다. 그녀 또한 삶의 희망을 보기는 너무도 거친 자연, 그 속에 한줄기 빛은 있어 다행히 살아 남지만 폴은 끝내 숨을 거두고 만다. 제인,그녀가 비행기 추락사고 후에 폴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녀가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극한의 상황에서 우정을 나누고 온기를 나누고 희망을 나누고 소통을 했던 폴이 있어 주었기에 그녀 또한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그러고보면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 남기 어려운 곳이기도 한 듯 하다. 누군가와 부딪혀가며 배우고 부대끼고 그런 속에서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더욱 생겨나는지도 모른다.

 

'자살'의 반대로 하면 '살자'라는 말이 된다. 참 아이러니 하게도 자살을 품었던 제인이 살아야 한다는 삶의 끈을 놓치 않게 된 것 또한 그녀와 똑같은 모습의 폴을 봄으로 하여 더욱 살아야 한다는 강한 희망을 품게 되는 '서바이브',세상은 어떻게 해서든 살아 남아야 하고 산 자의 것이다. 죽음을 꿈꾸었던 그녀에게 비행기추락사고와 폴과의 시간은 분명 너무도 혹된 시련의 시간이지만 그것으로 과거와 소통하고 희망찬 미래와 손을 잡을 수 있게 되어 참 다행한 일이다. 온실속에 갇혀 있기 보다는 거친 자연에 내 몰렸기에 더욱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짐하게 되었겠지만 그녀 안에 폴의 죽음을 그러 안고 살아야 한다니 또 씁쓸하다. 하지만 살아 남았기에 세상은 그녀의 것이다. 지금까지의 세상은 암흑이었다면 분명 살아 남은 후의 삶은 '감사'로 바뀔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내가 살아서 다시 숨쉬게 된 시간들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고 덤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덤의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다. 서바이브는 우리에게 그런 마음을 느끼게 한다.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라고 하는 것 같다. 비록 지금 거친 자연 속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언젠가는 희망을 만날 것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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