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서운산 가을산행을 다녀오다



'내일은 산행이야~~서운산 547.4m 알았지..' 했는데 정말 다녀오게 되었다.
내가 산행가자고 꺼내놓고 금요일 밤에도 그리고 토요일 아침에도 맘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처럼 뱅글뱅글 돌고 있었는데 금요일 밤에 늦게 자기도 했지만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피곤했다. 갈까말까 영화볼까..하다가 그래 그냥 가자로 굳어졌고 아침을 먹고 바로 둘은 각자의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지난번 여름휴가 때 칠갑산을 다녀오고 그와 서운산엔 정말 오랫만이다. 지난 늦은 가을에 다녀오고 서운산은 처음이다. 우린 서운산을 정말 자주 다녔었다. 내가 산을 못 오르는데 이 산으로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고 서서히 다른 산을 다니게 되었다.그런데 이젠 이렇게 맘 뿐이고 너무 멀리 했다니...

그는 커피와 메밀차를 물병과 보온병에 준비하고 난 아침상을 차리며 계란을 삶고 그는 사과를 깎아서 통에 담고... 그렇게 각자의 가방을 싸고는 잃어버린 물건이 없나 확인을 하고는 나갔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들어와 보조주방문을 조금만 열어 놓고는 나가는데 여시가 '또 나가~~' 하는 눈으로 바라본다. 차에 올라 출발하려고 보니 핸드폰을 안가져왔다.이런 내가 아닌데 요즘은 한가지씩 놓고 나오니 나이는 못속이나보다. 얼른 올라가 핸펀을 챙기는데 여시가 나와보지도 않고 이불위에서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잘갔다와~~' 하는 얼굴로 쳐다본다. 우린 그렇게 자주 가던 그 길을 정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입장을 지나고 안성 청룡사주차장으로 향했다.

주말이라 주차장은 만원,그래도 자리를 잘 잡아 주차하고는 '출발' 을 했다. 서운산으로.. 다른 사람들은 서둘러 가는데 우린 느긋하게 가기로 했다. 물봉선이 이쁘게 피어 있는 길을 따라 가을을 느끼며 산으로 향하는데 정말 바람이 너무 좋다. 벌개미취가 이쁘게 피어 있고 길 옆 밭에서는 들깨익는 냄새가 고소하게 나고 호두나무엔 벌레가 들었는지 잎이 다 떨어져 있고 단풍나무잎은 서서히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밭엔 김장용 무와 배추가 자라고 있고 벼는 여름을 우기로 호되게 지나고 가을 뜨거운 햇볕에 고개를 서서히 숙이기 시작했다. 역시나 계절은 못 속인다. 가을은 가을이다. 잠자리들이 여기저기 날아 다니기도 하고 앉아 있기도 하고...

집에서는 바람이 약간 추운듯 하여 긴팔을 꺼내어 입었다가 옆지기가 덥다고 하여 반팔에 팔토시를 하고 조끼를 입었지만 나와보니 딱 좋다. 아마 산을 오르며 더울 듯. 주말이라 부부들이 많이 오르고 우리보다 늦게 온 분들이 저만치 앞서서 가도 우린 그저 느긋하게 꽃을 즐기고 나무를 즐기고 날씨를 즐기고.졸졸 물소리를 들어가며 매미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어가며 오르다보니 내가 힘들어 몇 번은 쉬는 곳에 이르기도 했지만 천천히 올랐기에 딱히 오랜 시간을 쉬지는 않고 올랐지만 시간이 조금 걸려서 은적암에 오르게 되었다.그도 무릎이 않좋고 나도 않좋아 정말 천천히 올랐는데 걷다보니 덥다.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도토리 구경하며 올라가다보니 매미가 죽은 것도 있고 우리와 함께 시작했던 사람들은 뛰어갔다 오는지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도 보이고... 하지만 그런것 하나도 부럽지 않다. 난 나대로 올라가면 되니까.

올라가다 은적암 밑에 조릿대가 많은 부분에서 다래나무 밑을 살피다 떨어져 내린 참다래를 하나 주었다. 또 달려 있는것이 있나하고 살피고 있는데 우리가 그러니 오르던 사람들이 모두 우리가 살피는 곳에 와서 다래를 찾는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누가 하나만 하면 따라쟁이처럼 따라한다. 다래를 쪼개어보니 그래도 익었는지 다래맛이 난다.슬쩍 맛을 보고 상사화가 이쁜 은적암으로 갔는데 상사화가 모두 졌다. 아니 우리가 너무 늦게 와서 이제 다 져가는 상사화가 몇 개 남아 있어 그것으로 족했다. 상사화가 많아 정말 이쁜 곳인데..8월에 왔어야 하는데 아쉽다. 그래도 이렇게 오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좋다. 은적암에서 물을 마시며 쉬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분들이 '자연송이'를 가져오셨다. 약수물에 자연송이를 닦아 먹기 좋게 찢더니 하나씩 맛보신다.그러다 우리에게도 한 쪽씩 나누어 주셨는데 정말 향이 좋다.솔향이 입안에 그리고 몸 안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가을엔 버섯을 조심해야해서 아는 것도 따지 않고 구경만 하려고 하는데 이럴땐 욕심이 난다. 그래도 맛 보았다는 것이 어딘가,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는 남은 0.6km 길을 오르는데 그도 힘들다.쉬며 쉬며 오르다 참나무가 썩은 것에서 버섯을 발견했다. 아래 할머니들이 파시던 것인데 긴가민가하여 사진만 찍고 따지를 않았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그 버섯이 '가다발' 버섯으로 무척 비싸게 팔리는 버섯이며 지금 한철 나오는 버섯이란다.아깝다.

오르막을 쉬며 쉬며 오르다보니 내려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도 우린 중간에 포기하려다 오르는 것이라 우리의 목표를 향하여 한 발 한 발 앞으로 앞으로. 그렇게 오르다보니 오르막 길도 다 오르고 정자가 있는 부분도 지나고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다. 정상에는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고 주말엔 '옥수수 막걸리' 를 팔기에 한 잔씩 시원하게 마시고들 가는데 옆지기도 한 잔 하잖다. 정상을 찍고 한 잔 하자고 정상 표지석이 있는 곳으로 갔는데 와우, 정상에 전망대가 생겼다. 언제 이렇게 바뀐거야. 우리가 왔던 작년에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정말 너무 오랫동안 오지 않았나보다. 정상에 이런 시설을 많들어 놓으니 좋은데 그대신 나무들이 많이 잘려나갔다. 자연이 많이 훼손된 상황에서 우리의 편의시설을 얻은 것이다. 정상에서 잠시 앉아서 멀리 경치를 구경하고 막걸리 파는 곳에서 옥수수 막걸리를 한 잔 시원하게 하고는 내려오다가 정자에 앉아 우리의 점심인 삶은 계란과 메밀차 커피 사과를 먹었다. 정자는 정말 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작은 정자엔 우리 말고도 다른 부부가 있었는데 아예 그 부부는 누워 잠을 잔다. 우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다가 조심 조심 내려왔다.

어느 길이든 오르막은 힘들다. 인생길도 그렇고 산행길도 그렇고 하지만 내려오는 길은 정말 쉽고 빠르다.그렇게 힘들게 오르던 길을 금방 내려오고 말았다. 그가 무릎이 많이 아프니 조심하며 내려 왔건만 말이다. 날이 더워 힘들어 계곡에 물도 많이 내려가고 시원한 듯 하여 탁족을 하고 가기로 했다. 알맞은 자리를 잡고 앉아 하루 고생한 발의 양말을 벗고 시원한 계곡의 물에 발을 담갔다. 와... 정말 시원하다. 피곤이 다 풀린다.그가 십분만 담그고 가자고 했는데 음악을 들어가며 물소리도 듣고 그렇게 한참을 앉아 발을 담그고 나니 발부터 다리까지 시원하고 개운하고 정말 좋다. 물고기가 와서 가끔 깜짝 놀라곤 하다가 이곳을 벗어나 안성 칠장사에 가기로 하여 가져간 수건으로 발을 씻고 청룡사까지 걸어 오는데 발이 개운하니 발걸음이 가볍다. 산행을 했지만 피로가 싹 가시니 기분도 날아갈 듯,그렇게 청룡사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장바구니에 버섯을 가득 따가시는데 우리가 보았던 버섯이다.아저씨를 불러 그 버섯이 무슨 버섯인지 물어보니 아저씨는 다른 버섯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는데 그 버섯을 따지 않았다고 말씀이 많으시다. 주차장에 와서 절 앞에서 농산물및 산에서 나는 것들을 파시는 할머니에게서 '도토리묵가루'와 '애호박' 두개를 샀다. 할머니는 가다발 서벗에 대하여 물어보니 맛있는 버섯이라며 가격을 낮추어 주겠다며 사가란다.하지만 식구가 없으니 이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안성 칠장사로 향했다.

2011.9.3




 





 
이게 무엇인지.. 버섯처럼 나무에 생겼는데 동물의 털 비슷하다. 그런데 털은 아니라는..

 


 
매미의 시대는 서서히 가고 있고 이제 도토리의 계절,가을이 오고 있다



둘레가 무척 큰 나무인데 속이 비었다.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다


 
다래...


 
너희들은 누구냐~~~








 



은적암


 
작은 암자다. 산신각과 대웅전.



참나무에 있던 '가다발' 버섯인듯..







대박..옆지기가 가다가 세운다. 노란망태버섯이 많은 곳을 발견했다.


 


 


 
진달래터널...봄엔 정말 멋지다.



헬기장..여기에서 보면 청룡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정상 쉼터에서 옥수수 막걸리 한 잔.. 날이 더워서일까 정말 시원하고 맛있게 먹었다


 
옥수수 막걸리를 지고 올라오시고 있는 아저씨...


 
정상에서 내려오다 있는 정자에서의 점심. 저 풍경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과 함께...


 
버섯들...




 
시원한 곳에서 발의 피로를 풀다


 
숲길을 걸어서 다시 주차장에 도착,이곳에서 할머니께 도토리묵가루와 애호박 두개를 샀다


 
산에서 채취한 것들과 직접 기른 농작물을 파신다. 도토리묵,가다발버섯,영지버섯.



힘들어도 산행을 하고 나면 기분이 정말 좋다..오늘 하나의 숙제를 마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늦더위 가을날






어제는 큰딸이 모의고사를 잘 보았을까 하는 생각에 통 잠을 이루지 못하고 늦잠을 자고 말았다.
모의고사가 끝나고 자소서를 완성한다고 했는데 잘하고 있는지...녀석이 일을 하도 잘 벌리니
걱정 걱정...월요일엔 생일이라 내일 자주 주문해 먹는 떡케익집에 떡케익을 주문하여
일요일 아침에 미역국과 잡채를 하여 한 통 담아다 주어야 할 듯 하다.
그런 생각에 아침에도 혼자서 괜히 분주한데 친구에게 문자, '예술의 전당 갈까..'
거기가 어디 이웃집도 아니고 하루를 모두 소비해야 할텐데 일이 밀려 있어 못간다고 하고는
밀린 일들을 하였다. 지지배,제가 이틀여 날 붙잡고 전화질을 하여 일도 못하게 해 놓고...

여름내내 우기처럼 비만 계속적으로 내리더니 그래도 요즘은 여름에 즐기기 못한 늦더위라
하지만 곡식들에겐 얼마나 알곡과 같은 햇볕인가.통통하게 영글기 위하여는 이런 뜨거운 햇볕이
필요한 것이다. 아버지가 농사꾼이어서 날씨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버지 가시고 난 후
이젠 그런 생각도 드문 드문 하게 되었다. 혼자 계신 엄마는 이 더위에도 밭으로 나가 일을 하실텐데
너무 오랜시간 동안 엄마를 찾아뵙지 못했다.고추는 어떻게 따고 있는지...
올핸 아버지가 안계셔 고추를 조금 심고 물고추를 사다가 하우스에서 말린다고 했는데
엄만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신지.. 전화를 드린다는 것이 맘처럼 쉽지 않고 늘 큰딸에게 향하고 있으니
엄마에게 갈 마음의 여유가 나지 않는다. 이렇게 미루다 추석에나 잠깐 찾아뵐 듯 하다.

저녁에 옆지기와 영화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옆지기가 축구를 본다고 하여 패스,
그렇게 하여 연잎부추부침개를 해 주었더니 막걸리를 한 잔 하고는 그는 잠시 누워 곤하게 잔다.
축구는 재미 없다며 물건너 간지 오래..곤하게 한 숨 자고 일어나더니 가을바람이 너무 시원하니
좋다며 일어나 활동하신다. 내일은 둘이서 산행을 가기로 했는데 말처럼 쉽게 갈 수 있으려는지..
그도 나도 무릎이 좋지 않고 난 허리까지 좋지 않아 간다고는 말을 해 놓았지만 글쎄...
일어나봐야 알지..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그냥 영화보러 가는 것이고...
바람이 정말 시원타.낮에 덥더니만..햇볕이 뜨거우니 울집 베란다마다 초록이들이
여름내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가 날마다 물을 줘도 화분받침이 비어있다. 물을 쭉쭉 빨아 올리며
튼실하게 가을을 준비하고 있나보다. 낼 산행가면 초가을 맛을 더욱 느끼겠지...

2011.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연잎가루를 넣은 부추부침개






 

어제 <최종병기 활> 영화를 보고 나오면 '내일은 푸른소금이에요..' 라고 분명히 말을 했고
옆지기가 전화를 해 왔기에 '오늘 영화예매할거야... 알았죠. 8시30분..' 했는데
바로 다시 걸려온 전화, '오늘 축구있어서 안돼..한국축구잖아.' '알았어..축구본다 이거지~.'
그리곤 영화를 예매하려다 바로 접었다. 스포츠광에 축구광인 옆지기,보겠다는데 어쩌겠는가
내가 포기해야지.그렇게 긴 시간을 살아왔기에 내가 피곤하지 않으려면 포기하는 수 밖에.

그리곤 저녁에 비빔국수를 해 먹을까 하다가 조금 늦게 밥을 안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지난번 김치를 담고 남겨 두었다. 부추가 한 줌 있다.그냥 부추초무침을 할까 하다가
지난번 '자연누리'에 가서 '연잎가루'를 사온 것이 있어 괜찮은가 한번 먹어볼겸
연잎가루부추부침개를 하기로 했다.부추를 3~5cm로 자르고 당근 양파 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연잎가루를 넉넉하게 한숟갈 넣었다. 그리고 밀가루 부침가루 달걀 한 개,천일염을 넣고
반죽을 한 후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연잎가루부추부침개를 한 쪽 부쳐 접시에 담아 놓고
양념장을 하고 있는데 그가 오늘따라 제시간에 칼퇴근을 하여 들어왔다.
-웬일이세요. 오늘따라 정확하게 퇴근했네. 밥은 아직인데. 했더니
-오늘 영화보러 간다며 부침개하고 있어.빨리 하고 가야지...
이런이런 그와 난 늘 엇박자다. 마님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딴소리 잘하는 옆지기,
분명 자기가 축구본다고 하여 영화예매도 안했고 하면 꼭 시간과 함께 문자를 넣어 주는데
문자도 넣지 않았는데 그는 영화를 보러 가는 줄 알고 준비를 하고 온 것이다.정말 정말 정말~~

-이거 내가 하고 있을께 자기는 그럼 얼른 영화예매해.아직 늦지 않았잖아.
-싫어,자기가 내 맘 상하게 해서 영화볼 맘이 없어졌어.그러니까 내가 부침개하고 있지.
더운데 이거 하고 영화보러 가자구.안갈거야. 내일 시간되면 보던가.아님 담주에 보던가.
내일은 확실히 산행가는거에요.딴소리 없기야...
-난 그럼 자기가 맛있는 부침개 부치니 얼른 가서 '막걸리' 사와야지.여시 데리고 갈까..
그렇게 그는 여시를 데리고 아파트 앞 마트에 나가 막걸리를 사오고 난 남은 연잎가루부추부침개를
마무리 하여 담아 내고는 마무리 하여 저녁을 준비했다.

부침개를 부치면 울딸들은 부침개 테두리를 먼저 다 뜯어 먹는다. 바싹하여 맛있다며
가운데를 나중에 먹고 바깥쪽을 먼저 뜯어 먹는 딸들이 오늘따라 너무 생각이 난다.
옆지기와 딸들 이야기를 하며 막걸리를 마시는 그의 잔을 뺏어'나도 한모금..' 하며 마셔 보니
막걸리가 옛날 맛이 아니다. 그래도 그는 맛있는 부침개와 함께 하니 맛있다며 잘 먹는다.
연잎가루를 넣어 은은한 향이 나면서 부추부침개라 맛있다.
맛있는 것은 가족이 모두 둘러 앉아 먹어야 더 맛있다. 연지에 가면 난 꼭 이렇게 연잎가루를
사와 보쌈,고기요리,수제비,부침개 등에 넣어 먹는다.조금 남아 아껴 먹고 있었는데 한 통
사왔으니 이제 자주 해먹을 듯 하다.

2011.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가 사랑한 1초들 - 곽재구 산문집
곽재구 지음 / 톨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지금 행복하세요?'
누군가 이렇게 묻는 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아니 그냥 그럭저럭이라고 해야하나.다양한 답이 있겠지만 작가의 계산법대로 시간을 '1초' 로 나눈다면 우리 인생에서 소중하고 행복하지 않은 시간이 있을까.큰딸이 엄마가 책과 여행을 좋아히니 생일선물 이라며 사온 책이 <곽재구의 포구기행> 이었다. 그땐 리뷰도 쓰지 않고 그냥 고마움에 얼른 읽어버렸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 책을 다시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꽃에 반하여 여행을 해보신적 있으세요?'
어느 싯귀절에 나오는 '꽃' 에 반하고 그 시를 쓴 시인을 오랜시간 가슴에 담아 두고 있었다면 그 시인을 찾아서 긴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그렇게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은 어쩌면 '작가의 열정'이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인도는 대부분 신들의 나라라고 한다. 어느 것 하나 신이 담겨 있지 않은 것이 없고 그곳에 다녀 온 사람들은 신비스런 경험들을 가끔 말하곤 한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타고르가 공부했던 곳에 가서 오랜시간동안 그들의 언어를 공부하여 타고르의 시를 우리말로 번역하고 싶다는 그의 꿈, 그것은 열정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남보다 더한 열정이 담긴 여행에서 그는 일상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일상이 모두가 소중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그렇다면 '꽃에 반하여 여행을 떠나 본 기억..' 은 나도 물론 가끔은 그런 여행을 한다. 제철에 꼭 보아야 하는 야생화가 보고 싶다면 산행을 가거나 여름엔 꼭 연꽃을 보아야만 설레임을 잠재울 수 있다.꽃을 좋아하고 시를 좋아하고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는 시인의 감정적인 눈과 언어로 그러지 않아도 신비스런 인도의 평범함 '산티니케탄' 을 신비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챔파꽃과 달빛향기가 나는 조전건다
시장에서 우연하게 한 소녀가 가지고 나온 '종이배' 를 사게 된 그는 어릴적 추억을 떠올려 보는데 암리타는 타고르의 시 <황금빛 배>에 대하여 말해주면서 '암리타는 우리가 앉아 있는 맞은편 가게의 나무에 대해서도 얘기해주었습니다. 그 나무의 이름은 조전건다,였지요. 이 나무는 오직 산티니케탄에만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나무의 꽃에서는 달빛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지요.Small of moonlight! 세상에 달빛의 향기를 뿌리는 꽃나무가 있다니...... 암리타는 타고르가 이 나무의 향을 몹시 사랑했다고 얘기합니다.' 타고르의 시에 나오는 챔파꽃에 반하여 간 곳에서 흔하게 접하던 챔파꽃보다 더 어쩌면 그의 마음을 사로 잡은 '조전건다' 꽃에서 달빛의 향기가 난다니 달빛 향기는 무슨 향일까 그도 궁금했겠지만 나 또한 궁금하다. 이것은 어쩌면 모두가 소녀에게 '종이배'를 샀다고 비웃었지만 '종이배' 가 준 행운인지도 모른다. 무슨 신비한 동화가 시작된 것 같다.
'허름한 영혼이지만 우리들 모두 작은 종이배 하나가 되어 인생의 강물 속으로 흘러들어가겠지요.'

그리곤 그는 그 조전건다에 꽃이 피기를 기다리며 늦은 시간이면 그 나무가 잘 바라다 보이는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그 나무를 바라보게 된다.그 나무는 꽃을 언제 피울까?  인도인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지만 그는 릭샤를 타고 다니며 그들의 일상 또한 마주하게 된다. 아무리 맘에 들지 않는 릭샤꾼이라도 그의 소원을 빌어주는 것을 보고는 그들에게 정을 갖게 되기도 하는가 하면 집안 일을 거들어 주는 마시들에 대한 세세한 마음씀씀이를 일기처럼 기록하여 그 시간이 갈등을 빚기도 하고 혹은 의심을 하기도 했지만 그 시간 또한 소중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릭샤를 타고 가는 중에 릭샤꾼의 등에 새똥이 떨어지는 것을 볼 확률은 얼마일까? 그리고 같은 날에 자신의 옷에 새똥이 떨어질 확률은 얼마일까? 그런 시간은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인도는 빈부의 차가 정말 심한 곳이다. 그는 그곳에서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가난하다고 결코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들나름 자신들의 삶이 있고 행복이 있다. 산티니케탄의 노천카페에서는 '500원' 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가난하고 소박하고 평화롭고 따듯하게 인생을 배우고 삶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곳,그곳이 바로 라딴빨리의 노천카페들입니다. 오세요,당신. 500원이면 하루 종일 당신의 인생과 철학,예술과 여행에 대해 세계의 젊은이들과 먹고 마시며 행복하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500원이며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요즘은 500원으로 과자 한봉지를 사기도 어렵다.자판기의 커피는 마실 수 있지만 '여섯명이 실컷 먹고 이야기를 나눈 호사스러운 식사의 값은 150루피,3750원입니다... 돈이 생의 전부가 될 수 없다는 것, 많은 돈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의 돈이 더 가치 있다는 것,어쩌면 이 사실이야말로 돈의 진정한 의미 아니겠는지요?' 부자들은 모르는 가난한 자들이 누리는 행복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돈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알기에 그들은 없어도 여행객의 안녕과 행복을 빌고 신을 위하여 꽃을 바치고 오늘도 가족을 위하여 몇 푼 안되는 돈을 벌기 위하여 릭샤를 끌고 거리로 나오는지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 배우는 삶의 1초란 더욱 소중한 것이다.

위를 보지 않고 땅을 딛고 선 마음은 풍요롭고 주머니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들은 더욱 소중한 시간들이 되어 값진 선물이 되어 내게도 돌아온다. 그런 인고의 시간을 견딘 자만이 '조전건다'의 달빛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것처럼 꽃은 활짝 피어 달빛의 향기를 품어낸다. 중간 중간 그가 품고 있었던 '타고르의 시' 가 있고 그와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했던 마음이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자유롭게 풀밭위에서 공부하듯 어디에 얽매이지 않고 신을 찾아가는 길처럼 자유롭게 자신의 행복을 찾는 산티니케탄의 모든 이야기는 시인에게 와서 한편의 '시' 가 된 듯 활짝 피어났다.어쩌면 인생이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행복이 더 많은지 모른다. 무욕의 행복에서 피어나는 꽃향기,그리고 바람이 오롯이 담겨 있는 1초 1초는 내 삶의 되돌아보게 만든다. '나 지금 행복속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주듯 그의 조전건다는 내게 피어 난 것만 같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종병기 활 - War of the Arrow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리뷰] 죽이는게 목적이 아니라 내것이라면 지켜야 한다,최종병기 활 2011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남이), 자인(문채원), 김무열(서군), 류승룡(쥬신타), 이한위,이경영...

*병자호란 배경-네이버 지식백과발췌


1627년(인조 5) 후금(後金)의 1차 침입 때 조선은 후금과 '형제의 맹약'을 맺고 전쟁을 마무리지었다. 이때 조선은 후금의 요구에 따라 1628년 이후 중강(中江)·회령(會寧)에서 무역과 후금에 대한 예폐(禮幣 : 외교관계에서 교환하는 예물)를 실시한 바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점차 과도한 식량이나 병선(兵船) 등을 요구하고 때로는 변경 민가를 침입하여 약탈을 일삼았다. 더욱이 '형제의 맹약'을 '군신(君臣)의 의(義)'로 개약(改約)할 것과 무리한 세폐(歲幣)와 정병(精兵) 등을 요구해오자 조선에서는 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후금에 대하여 선전포고를 하자는 척화배금(斥和排金)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가운데 용골대(龍骨大)·마부태(馬夫太) 등이 1636년 2월에 후금 태종(太宗)의 존호(尊號)를 조선에 알림과 동시에 인조 비 한씨(韓氏)의 문상차 조선에 와서 후금에 대한 군신의 의를 들먹였다. 이에 인조가 사신접견을 거절하고 국서(國書)를 받지 않자, 조선의 동정이 심상치 않음을 안 이들은 도주과정에서 공교롭게 조선조정이 평안도관찰사에 내린 유문(諭文)을 빼앗아 본국으로 가져갔다. 이 과정에서 후금은 조선의 후금에 대한 입장을 파악하였고, 결국 재차 침입에 나설 빌미를 제공받은 셈이었다. 같은해 4월 후금은 국호를 청으로, 연호를 숭덕(崇德)이라 하였고, 태종은 관온인성황제(貫溫仁聖皇帝)의 칭호를 받았다. 청 태종은 이 자리에서 조선 사신에게 왕자를 볼모로 보내서 사죄하지 않으면 대군을 일으켜 조선을 공략하겠다고 협박해왔다. 청의 이같은 요구는 결국 조선 내 척화분위기를 강화시켰고, 조선 조정은 그해 11월 조선의 왕자와 대신 및 척화론자들을 압송하라는 청의 통첩을 묵살하여 강경책으로 맞섰다.

이 영화는 1636년에 일어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다.남이의 아버지는 강직한 사람이었지만 직언을 해서인지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하게 된다.죽기 직전에 그가 사용하던 활과 딸 자인을 아들 남이에게 맡기며 '네가 이제부터 자인의 아비다.자인이를 꼭 지켜라' 라는 말을 남기며 그의 친구를 찾아갈 것을 당부한다.어린 누이동생 자인을 데리고 집의 뒷산에 숨어서 아버지가 죽는 마지막 순간을 모두 보게 된 남이는 누이를 데리고 아버지 친구를 찾아간다. 그 집에는 남이 또래의 남자아이가 있고 그들은 남매를 잘 보살펴 준다.그러다 1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장성한 서군은 자인을 아내로 삼고 싶어 하지만 그들이 역적이라는 사실과 남이가 그들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려한다. 역적이라 하여 시어머니한테 구박을 당할까 걱정하지만 서군은 혼인을 하겠다고 몰아부쳐 급기야 아버지 또한 그들이 부부로의 연을 이어주기로 한다.

한편 남이는 아웃사이더처럼 겉돌면서 아버지의 활을 가지고 신궁에 가까운 활솜씨를 익힌다. 자인이나 남이는 무인의 자식이기에 강직하고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청의 말을 배우기도 했지만 역적이라는 이유로 남이는 누이 자인이 혼인을 하면 그곳을 떠나려고 결심을 한다. 누이의 결혼식날, 성대한 혼인을 위한 준비가 마당에 치뤄지고 남이는 누이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인 '꽃신' 한켤레를 댓돌위에 올려 놓고는 떠나려한다. 그런 오라버니의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 아픈 자인은 서군과 혼례를 시작한다. 그들 곁을 벗어나던 남이는 이상한 징후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곧 청군이 쳐들어 오는 것을 알게 되고는 급히 누이가 있는 집으로 달려 가며 청군의 습격을 받기도 하지만 신궁에 가까운 활솜씨로 가까스로 그들을 따돌리고 누이가 있는 집으로 가지만 누이의 혼례는 엉망진창이 되고 신랑도 신부도 없어졌다. 그리고 그동안 그들을 거두어 주었던 아버지의 친구는 오랑캐의 손에 죽임을 당하였다.원통하고 애통하도다.

남이의 그동안 감추어졌던 활솜씨는 이제부터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누구도 따라올 수 없고 청나라 최고의 장수 또한 그런 활솜씨를 볼 수 없었다. 남이는 능수능란한 활솜씨로 누이의 뒤를 자취를 찾아가지만 이미 누이는 험난한 길에 올랐다. 임금인 인조 또한 백성도 버리고 나라도 버렸는데 백성인들 온전하겠는가.더군다나 청에 볼모로 끌려가는 사람들이야 오죽해겠는가.그들은 험난한 길에서 죽기도 하고 살아도 언제 죽음이 그들을 덮칠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서 하루 하루가 위기일발이다. 그런 와중에도 무인의 딸로서 자인은 오랑캐 앞에서도 절대 굽히지 않으며 자신을 지키려 하고 남이는 그런 누이를 지키기 위하여,아버지가 자신에게 당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혼신을 힘을 다하며 오랑캐의 추적에도 꿋꿋이 살아 남기도 하고 그들을 신궁으로 위험에 빠드리기도 하면서 점점 누이 곁으로 다가가게 된다.

'태산처럼 받들고 호랑이 꼬리처럼 말아 쏴라'
남이의 활솜씨는 정말 놀랍다. 속도도 대단하며 적을 속이며 숨어 적의 목숨을 끊어 놓는데도 놀라운 솜씨를 발휘하는 남이, 아버지의 활에는 '태산처럼 받들고 호랑이 꼬리처럼 말아 쏴라' 라는 말이 쓰여 있어서인지 정말 청의 장수들도 놀라는 놀라운 활솜씨를 가지고 있다. 청의 활은 육량시라 하여 그 위력이 또한 대단하지만 남이의 활은 작으면서도 놀랍도록 빠르고 명중률이 백프로이다. 남이의 화살을 맞은 오랑캐는 한방에 목숨이 끊어지는가 하면 하나를 뚫고 둘을 죽이는 놀라운 솜씨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활은 '죽이는게 목적이 아니라 지키는 게 목적이다.' 임금조차 지키지 못하고 나라와 백성을 버렸건만 일개 역적의 아들인 남이의 활은 자신도 지켜야 하고 자신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피붙이 자인도 지켜야 한다. 그것이 아버지와의 마지막 약속이다.서군에게도 자인을 지키지 못하면 주지 않겠다고 했던 남이다.

'두려움은 직면하면 그 뿐,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적의 왕자를 죽이고 남이와 서군을 먼저 압록강을 건너가게 하지만 자신은 위기에 처하게 되는 남이,그러다 자인을 만났지만 그를 좇던 쥬신타는 그를 끝까지 놓지 않고 물고 늘어져 급기야 그들은 마지막 누군가의 목숨이 끊어져야 살아 남을 수 있는 그런 위기의 상황에 당하게 된다. 남이 자인 그리고 쥬신타... 어떻게 할 것인가. 바람 또한 남이의 편이 되어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남이는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바람을 극복하고 자인을 구하지만 자신은 구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만다.

영화는 요즘 <공주의 남자>에서 수양대군의 딸 세령으로 분하여 한참 사극연기에 물이 오른 문채원이 나오니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그래서였을까 더 낯설지 않다. 또한 사극에는 별로 일것만 같은 박해일이 멋지게 역을 잘 소화해낸 것 같다. 난 그를 보면서 <모던보이>에서 알랑알랑 하던 그의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기도 했지만 박해일 또한 '남이' 역을 잘 소화해 내어 임금도 지키지 못한 것을 지켜내는 강인한 오라비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병자호란이라는 역사를 배경으로 치욕의 아픔을 담아내기도 했지만 '활' 에 대하여 좀더 크게 부상시킨 영화라고 보면 된다. 호랑이까지 싸움에 이용되는 어쩌면 약간은 '왜?' 라는 생각을 갖게도 하지만 한남자의 활에 대한 집념과 지키고자 하는 강인함이 활과 맞물려 액션이 멋지게 살아난 영화를 만들어냈지만 내용은 약간 2%가 부족한 듯 하다. 그래도 영화는 잘 만들어졌다.요즘 역사에 관심을 드라마나 그외 책으로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병자호란' 이라는 또 하나의 역사를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만나게 된다. 이 영화속에는 어쩌면 임금은 나라를 버려도 백성은 버리지 않고 자신의 땅을 지키려 한다는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그것을 활을 통하여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