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고 있네

 

 

종일 우중충한 날씨,비도 오락가락 하니 괜히 우울해지는 날이다.

-엄마,날이 이래서일까 우울하다.

-따알,잠깐 우리 아파프 산책길 산책할까..

-엄마 그럼 우리 산책하고 감자튀김 사러가자...

의견일치 큰딸과 가지전을 하여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는 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을 속으로

두여자 바람을 맞으러 나갔다.그래봐야 바로 아래...

 

 

 

 

 

 

 

 

 

 

 

 

 

가을비에 단풍이 더 곱게 물들었지만 단풍잎도 많이 떨어져 내렸다.

비에 젖어 떨어진 낙엽이 땅 위에서 곱게 다시금 꽃으로 환생...

가는 가을을 애닮퍼 하는듯 하다.

잠깐 두여자 가을비 속에서 가을을 맘껏 담으며 여유를 담아 보았다.

그리곤 집앞 수제돈까스집에 가서 딸이 먹고 싶다는 '생감자튀김'도 사고

따뜻한 내 조끼 하나 산다고 갔다가 따알 사파리에 옆지기 친정엄마 조끼까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산책을 했다. 딸이 '엄마 우리 비싼 산책했다.' 한다.

그러면 어떤가 따뜻하고 여유를 담았으면 되지..가을도 담았는데...

이 비 그치고나면 가을을 더 깊어지겠지...

(날이 흐려서 잘 담아지지 않았네..ㅜ)

 

201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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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 김말봉 애정소설
김말봉 지음 / 지와사랑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오월,울집은 바로 옆에 작은 동산이 있어 아카시아와 찔레꽃 향기로 온 집안이 흔들린다. 창 문을 열어 놓으면 뒷산에 가지 않아도 찔레꽃 향기와 아카시아 향기에 정말 정신을 차릴 수 없어 꼭 몇 번은 뒷산에 가고야 만다. 온 산을 하얗게 덮은 찔레꽃,유독 뒷산엔 찔레나무가 많다. 아무곳에서나 잘 자라는듯한 찔레,거친 땅에서 가시를 세운 찔레는 오월에는 정말 대접받는 꽃이다.그 하얀 꽃에 벌들이 윙윙 알통다리를 하여 노란 꽃가루를 묻히고 이 꽃 저 꽃으로 날아디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향기와 소박함에 취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구나 난 장사익의 <찔레꽃>과 양희은의 <찔레꽃 피면>이란 노래를 좋아해서인지 더욱 이 계절엔 찔레꽃에 취한다.

 

찔레꽃은 참 소박하면서도 순수한 꽃인듯 하다. 가꾸지 않아도 그 향기는 은은하고 멀리 멀리 퍼진다. 그런 찔레꽃을 좋아하고 찔레꽃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안정순'이라는 가정교사를 하는 이십대 처녀는 비가 오면 빗물이 줄줄 세는 초가집에서 아버지 병구안을 하고 어머니와 제비새끼들 같은 동생들을 책임져야만 하는 실직적인 가장역할을 해야만 한다. 꽃다운 나이에 꽃과 같이 피어날 수 없는 운명이지만 그녀의 향기는 멋부리지 않아도 은은하게 흘러 나오는 찔레꽃처럼 그녀를 본 사람들은 그녀만의 멋에 반한다. 그녀에게는 민수라는 약혼자가 있다. 그는 시골부호의 아들이지만 그에게는 출생의 아픔이 있다. 그런가하면 농사만을 알고 땅만 아는 아버지의 잘못으로 땅은 모두 00은행앞으로 잡혀 들어가게 생겼다. 목숨줄이나 마찬가지인 땅을 은행에 모두 빼앗기게 된 것, 그 은행의 두취가 바로 정순이 가정교사로 있는 집이기도 하고 그의 집에는 독신으로 살겠다는 미술을 한 딸 '경애'가 있다. 그녀의 구두를 백화점에서 밟은 인연으로 민수와 경애는 인연이 되고 또 그렇게 운명적으로,아니 복수심에 우연이 필연이 되고 마는 운명을 선택한다.

 

우연하게 가정교사 자리를 00은행장인 조두취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그곳 마나님은 오랜 병인생활로 가정교사를 음혜하기도 하고 자신 멋대로 나가게 한다. 그것이 그녀가 그녀 자리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했지만 피해는 모두가 당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여인네들의 삶에 주목을 하며 읽게 되었다.물론 사랑과 욕망 그리고 돈이라는 것을 따라가기도 했지만 그것들과 얽힌 여인네들의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을 본다. 안방마님이 병인생활로 정신적으로 날카로워졌다면 그 밑에서 마님의 수족처럼 움직이는 할멈은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이익을 꽤하려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꾀에 자신이 걸려 들고 만다. 그런가 하면 사랑이 아닌 돈에 움직이는 기생 옥란의 삶 또한 참 가련하면서도 씁쓸하다. 기생이기에 한 남자에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돈에 흔들리며 급류와 같은 삶을 사는 여인네,그녀가 바란 것은 아들의 뿌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었지만 결국 자신으로 인해 모든 뿌리를 잃고 만다.

 

00은행장 조두취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간 정순,그녀는 돈에 휘둘리지 않고 조두취의 아이들을 성심성의껏 자신의 본분에 맞게 울타리가 되는가 하면 경애가 아무리 언니 동생 먹자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돈의 상하 관계에 자신은 밑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에 맞게 처신을 하는가 하면 조두취의 아들과 딸인 경구와 경애는 뿌리부터 자본가의 자식들이기에 그들이 아무리 남을 위한 것을 한다고 해도 남에겐 그저 자본가의 자본을 가지고 쇼를 하는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순의 약혼자 민수까지 경애의 차지가 되고 민수 또한 복수심에 경애를 선택하지만 정순은 자신의 본분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는 찔레꽃처럼 경구의 구애를 뿌리치지만 아들과 함께 찔레꽃과 같은 정순을 음탐하는 조두취,정순을 다 가졌다고 생각한 순간 크나큰 오류에 빠졌다는 것을 그로 인해 해를 당하기도 하는 조두취의 끝은 찔레꽃의 무수한 가시에 찔린 인간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소설은 1930년대에 쓰여진 애정소설이라고 하는데 지금 읽어도 재밌다. 그 시대의 문화가 담겨 있고 그 시대를 읽을 수 있어 두께는 있지만 빠져 들어 금방 읽을 수 있다. 그 시대에는 흔하지 않던 자유연애 자유결혼 구시대와 신세대간의 갈등 돈에 대한 욕망등이 잘 담겨 있다. 부모의 세대는 중매혼이었다면 그들의 자식들은 '자유연애와 자유결혼'을 꿈꾼다. 부모들이 부를 축적한것과는 다르게 그들은 누리고 살고 싶어하고 그들이 이상처럼 농촌부흥이라도 힘을 써야만 할 것 같다. 비만 오면 빗물이 줄줄 세던 초가집에서 살던 정순이 고대광실 고래등같은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갔지만 그 집에서 산다고 그녀 또한 부르조아가 될 수는 없다. 그녀의 뿌리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찔레꽃럼 그녀만의 터전이 있는 것이다. 타인의 자본을 내것인양 욕망을 가져서도 안되고 그것에 물들어 가봤자 자신만 다치고 자신만 상하게 된다. 고대광실에서 정순이 얻는 것은 한달 가정교사로 얻을 수 있는,자신의 가족이 굶지 않을 정도의 최저생활비다.

 

'세상은 물레바퀴다.' 민수네의 어려움을 쳐다보지도 않았던 조두취의 딸 경애를 민수가 구해줌으로 인해 세상은 혼자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얽혀 사는 것이라는 것을 민수의 아버지는 '물레바퀴'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민수는 자신의 땅을 빼앗아 간 자본가들에 맞써 복수하듯이 경애와의 사랑 없는 사랑을 선택하게 되는 험한 세상, 그 속에서 아무 흔들림없이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그 향기를 발하는 정순의 확고한 삶은 희망을 보여준다. '이렇게도 돈이 귀중한 물건인가.민수씨가 나를 버리고 돈을 취한다면 정말 돈은 퍽 소중한 물건이지?' 사람이 살아가는데 얼마의 돈이 필요한 것일까? 그것이 모라라도 문제지만 차고 넘쳐도 문제가 되는듯 하다. 마음이 우선인 사랑에 돈이 개입이 되고 나면 그것은 더 큰 문제를 낳는다. 마음이 아닌 저울질로 선택하는 사랑에 마음을 다치는 사람들,그렇지만 그 속에서도 온전한 사람은 분명 있다. 지고지순하면서도 어느 것에도 물들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꽃을 피우는 정순의 삶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찔레꽃, 여인네들의 심리묘사도 좋았고 돈에 얽힌 인간의 욕망을 엿본듯 하여 씁쓸하긴 하지만 1930년대를 다시 만난듯 즐겁고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사랑과 돈, 그것이 어떤 색과 향기를 가지느냐에 따라 삶 또한 다른 향기를 보여주리라. 좋은 작품이 묻혀 있지 않고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이 기쁘고 구수한 된장찌개 한 그릇 배부르고 맛나게 먹고 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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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낙엽비 단풍비

 

 

 

 

 

 

가을비가 내리니 단풍이 더욱 곱게 물들었다.

창 밖으로 보여지는 아파트 화단의 단풍이 어쩜 그리 고운지,꼭 나무에 꽃이 핀 듯 정말 이쁘다.

브라인드를 올리다 창 밖을 보고는 딸을 불렀다. '따알,여기로 와봐.단풍 정말 이쁘다.'

했더니 시험을 보기 위해 집에 내려온 따알,'와, 정말 이쁘네..' 한다.

창 밖만 내다 보아도 창을 열고 잠깐만 찬공기를 맡아서 정말 좋은데 춥다고 창문도 열지 않고

그저 꽁꽁 싸매고 이불 속에서 며칠 째 있다. 가을비가 내리니 더 춥다. 마음도 스산하고..

수능이 바로 코 앞이라 더 그렇다. 일요일엔 큰 딸이 내려오고 딸이 내려오자마자 저녁에 막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식구들이 모두 오래간만에 랑데뷰,그리곤 바쁘게 저녁을 먹었다.

막내의 저녁시간이 한시간,정해진 시간에 저녁을 모처럼 가족이 모두 먹기 위하여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하는 작전으로 겨우 시간안에 저녁을 먹을 수 있었는데 녀석들은 정보 교환을 하느라

밥도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먹긴 먹었지만 그것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허겁지겁 먹어야 했다.그래도 간만에 모두 모여 먹었다는 것이 참 좋았던 시간.

 

난 며칠 째 오른쪽 부위가 아파서 겨우겨우 움직이고 있다.이제 좀 아프지 않을 시간인데

복병처럼 아프지 않던 곳이 아프니..하긴 아픈곳이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가며 아프다.

그러니 하루라도 아프지 않다고 말을 할수가 없으니 더 미안하기도 하고 아프다는 소리도 하기 그렇고.

나도 빨리 건강을 찾고 씩씩하게 움직이고 싶고 가고 있는 가을을 맘껏 누리고도 싶고

다가오는 수능에 딸들 뒷바라지도 잘해주고 싶은데 맘처럼 쉽지가 않다는 것.

내일은 벌써 예비소집일이고 그 다음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능일,올해는 수능추위라는 말은

있을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두녀석이 여기저기 떨어져서 시험을 치르게 되니 그 또한 걱정...

 

창 밖으로 보여지는 풍경에 마음이 심란하여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창문을 열고

몇 번 내다 본 가을속,가을비에 낙엽비 단풍비가 내렸다. 길바닥에 꽃 핀 단풍비가 참 이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가 다시 눕고 말았다.요즘 며칠은 일어났다가 다시 눕고 말았다는..

아직 몸이 온전치 못해서인지 아님 그동안 누적된 피로가 잠으로 보상받고 있는 것인지  

다시 누우면 단잠을 잔다. 그리곤 몹시 호들갑스럽게 놀라 일어나 아침을 시작한다.

그동안 반찬을 하지 않아 먹거리가 없는데 일요일 잠깐 시장을 봐 온 것으로

뚝딱뚝딱 아침에 두어가지 했더니 그새 식탁이 풍성해졌다. 딸이 놀란다. 아침을 먹고도

치울것도 많고 옆지기 회사 직원분이 사주신 우족에 잡뼈를 넣고 푹 고았다.

그리고 단호박도 쪄서 큰딸과 한쪽씩 나누어 먹고 여시도 옆에서 덤으로 얻어 먹고

늘 혼자 먹다가 큰딸이 있으니 그래도 집안이 북적북적하고 둘 다 혼자서 먹다가 함께 먹으니

식탁에 좀더 온기가 돈다. 역시나 사람은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것을...

가을비 내리는 날 혼자 있었다면 더 쓸쓸하고 추웠을텐데 딸이 옆에 있으니 훈훈한데

무엇이든 정해진 시간은 빨리 오기에 정해진 시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리 여유로운 시간은 아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은 다 지나가게 되어 있고 지나고 나면 그 시간이 그리워지는 법,

미리 불안해 하고 걱정하기 보다는 즐기는 맘으로 보낼 수 있기를...

 

201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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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농담 - 개정판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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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자기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 생명의 시한까지도 - 에 대해 주치의가 알고 있는 것만큼은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의사와,가족애를 빙자하여 진실을 은폐하려는 가족과,그것을 옹호하는 사회적 통념과의 갈등이 될 것이다...' 시한부 생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운명은 얼마가 남았다' 라고 말해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될 때도 분명 있다. 그것이 좋게 작용할 수도 있고 나쁘게 작용할 수도 있고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난 자신의 생을 정리할 수 있는 책임을 당사자에게 주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하지만 나 또한 친정아버지가 '폐암'판정을 받고 나서는 가족이 모두 모여 의논을 한 결과 부모님께 더 큰 고통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병에 대하여 말해주지 말자를 택해야만 했다.가족은 물론 친척분들과 함께 해야만 했다. 그렇게 병에 대하여 은폐를 했지만 부모님들도 약간은 눈치를 채고 있었고 옆에서 병간호를 하듯 하신 엄마는 알고 계신 듯 했다. 한 집안에 큰 병을 앓는 환자가 있게 되면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처럼 어느 틈엔가 가족간에 틈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것은 '돈'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인다. 모든것이 걱정이 없다면 괜찮지만 만약에 병을 뒷받침할 돈이 없다거나 누군가 떠 안을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저자의 다른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에 보면 할아버지나 오빠의 죽음등이 나온다.죽음으로 인하여 가부장제에서 여인네들이 생활전선에 뛰어 들어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굿건하게 일으켜 세워야 하는,그야말로 여인네들의 임을 지고 일어선 꿋꿋한 삶이 잘 나타나 있다.이소설에서도 영빈과 영준의 아버지는 자신이 책임도 아닌것을 떠 안고 죽음을 맞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태어난 여동생 영묘는 그렇게 하여 집안에서 요상한 존재가 된다. 생과 사는 일직선상에 있는 것처럼 이렇게 태어나고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가운데 그래도 꿋꿋하게 어머니는 아들들을 부족하지 않게 공부를 시키지만 영준은 어머니의 뜻에 따르지 않고 미국으로 가게 되고 영빈은 의사가 되어 어머니 곁에 남아 영묘와 함께 만족하는 삶은 아니지만 남들에게는 부러운 삶을 이어간다.그리고 영묘 또한 Y건업의 맏아들에게 시집을 가서 남들눈에는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어 살아가게 되지만 그들의 행복도 잠시 영묘의 남편 송강호는 집안의 가족력인 '폐병인 결핵'인줄 알았던 병이 '암'이서 시한부 생을 선고받게 되지만 겉치장과 형식과 자신들의 사고방식을 굽히지 않는 시댁의 뚯에 의해 장작개비처럼 점점 말라가며 죽어간다. 하지만 누구도 그에게 시한부 생,병을 이야기 해주지 않는다.

 

의사이며 박사에 교수인 영빈은 아내 모르게 '현금'이라는 초등 친구를 애인으로 두고 살아가는 이중 삶을 사아야 했고 자신의 집안과는 너무 다른 '송 회장' 네 맞써 싸우듯 살아야 했다. 송회장네집은 돈으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물질만능주의 집안처럼 맏아들이 죽음직전에 있는 것 또한 남의 눈을 의식하고 자신들 겉치례에만 신경을 쓰고 의학이 아닌 미신이나 그외 민간요법에 더 목을 맨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보면 그들이 맏아들이 남겨지는 식구들을 위하여 '유언'을 남기지 못하게,재산에 대한 권한을 주지 않기 위한 계략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재벌가의 맏며느리이지만 수중에 돈 한 푼 없고 아무런 힘도 없는 영묘, 두 아들을 두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하나도 없고 그럴 힘도 없고 친정의 세력도 없다. 권력과 돈이면 모든 것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시댁에서 영묘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삶에서 오빠인 영빈 또한 아무것도 못 해주게 된다. 그런가 하면 영빈의 아내는 남편 몰래 '아들'을 갖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드디어 늦둥이로 아들을 낳게 된다. 여인네들의 삶이란 뒤웅박팔자라고 하는데 그녀가 누가 권해서 '아들'을 낳으려고 한 것이 아닌 자책에서 아들을 원한다.그것도 의사인 남편을 속여가며 두번씩이나 유산을 하며 갖게 되는 '아들'에 대한 의미는 무엇일까?

 

이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영빈의 능소화가 핀 집의 추억속의 소녀인 '현금'의 생과 영빈의 여동생인 '영묘'의 생과 영빈의 아내 '수경'의 삶인 듯 하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세 여인의 삶은 너무도 다른 방향을 향해 달려간다. 영빈에게 일탈을 꿈꾸게 했던 능소화를 연상시키는 현금의 삶은 자신이 혐오하던 것을 즐기며 살게 되고 목말라 하게 된다. 음식을 하기 싫어했고 임신을 하지 않기 위해 피임을 했던 그녀가 음식만드는 것을 조하하게 되고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가 하면 뒤늦게 아이를 가지고 싶어했지만 그녀에게 그런 능력은 이제 더이상 기회가 없다. 그런가 하면 수경은 아들이 없다고 누가 구박을 하지도 않았는데 자책에 아들에 잡착을 하는가 하면 영묘는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을 얽매고 있던 시대의 권력과 돈으로 떡칠하는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찾게 된다. 그녀들의 삶에 과연 '돈'이란 돈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영묘의 남편 송강호의 죽음이 '아주 오래된 농담'처럼 된다는 것은 '시간'만이 안다. 돈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려던 송회장은 영준이 나타남으로 인해 돈 앞에 무릎을 꿇게 되는가하면 치킨박의 삶은 남은 식구들을 위하여 자신의 삶을 스스로 포기한다. 그들의 삶에 돈은 또 어떤 의미일까?

 

돈과 사람의 생명을 저울에 올려 놓고 저울질을 하면 어느 쪽으로 기울까?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의 저울은 다 다른 눈금으로 기운다. 배부르게 가졌어도 하나 모자람으로 인해 늘 허기를 느끼듯 서로 다른 '욕망'으로 불타오르는,현재의 행복과 현재를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그 속에서 여인네들은 돈과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는 꿈을 꾸며 '현재'에서 자신을 본다. 그 중에서 현금이 제일 현실적이면서도 자신에게 알맞는 옷을 찾아 차려 입을 줄 아는 여인네인듯 하다. 영빈과의 관계로 먼저 깔끔하게 정리할 줄 알고 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는 삶인데 그 속에서 자신이 열정을 다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아 현실에 안주한다. 그런가하면 수경이 '아들'에 집착하는 것은 그녀를 존재하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딸만 낳고 시어머니와 함께 한 삶이서도 자신과 남편의 오롯한 삶이 없다고 느낄 수 있는 삶에 늦둥이 아들은 새로운 끈을 이어주고 가정을 온전하게 디시 서게 해주는 힘을 준다. 여인네들의 삶은 정말 무엇인가?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묻고 싶다. 자신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어느 일부분처럼 있는 듯 없는 듯 투명인간처럼 존재하며 또 한편 슈퍼우먼으로 존재해야 하는 삶,지나고 나면 농담처럼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지만 그 속에 자신은 없다. 저자의 소설을 읽다보면 유독 여인네들의 강한 삶이, 좀더 깊숙히 여인네들의 삶을 파헤치 들어가며 어느 한편으로는 일탈을 꿈꾸는 여인을 꼭 한명 등장을 시킨다.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에서 저자와 춘희의 삶이 비교되듯 이 소설에서는 수경과 현금의 삶이 또 비교된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정말 뒤웅박팔자를 보여주듯 속시원히 풀어 놓는 여인들의 인생 이야기에 내 삶은? 물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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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을날에

 

 

 

시월 병원생활 후 미루고 미루던 한약을 지으러 나게 되었다. 아직까지 기운을 못 차리고 있고

지난주말에 맞은 영양제의 효과도 없는것처럼 빙글빙글 하고 있으니 옆지기가 남들이 잘한다고

하는 한의원을 알아 보고는 가자고 하여 따라 가게 되었다. 나야 내가 다니던 동네 한의원도

좋기만 한데 낯선 그런곳이 좋다고 하니 뭐가 좋은지 그냥 따라가는 수준인데 한의원 간다는것

보다 가을날에 잠깐 콧바람 쐰다는 것이 좋아 차로 훌쩍 한바퀴 도는게 괜히 설레임.

 

울동네하고는 많이 떨어진 시장동네인데 그곳은 예전에는 명동과도 같은 곳이라 친구들과 엄청

다니던 곳인데 지금은 낯설고 너무도 많이 변했기도 했지만 왜 그리 딴세상 같은지.

겨우겨우 찾아서 들어 간 곳, 이것저것 검사를 하더니 아직은 이상이 없단다. 아직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수술후 상태가 괜찮게 호전되고 있으니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씀.

수술후 빈혈주사에 뜻하지 않은 응급상황이 발생하여 수혈까지 받았으니 남의 피로 지금 한달은

건강하게 견디고 있다는 것,그러지 않아도 지난 주말에 내과에 갔을 때 약을 복용해야하는지

물었더니 수혈을 받으면 남의 피가 내 몸 안에서 한 달은 간다며 한 달 후에 검사하고 먹으란다.

한 달 후면 상태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면서.그런데 이곳 한의원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보약도 한 달 후에 먹어야 한단다.아직은 수혈받은 피가 작용하고 있어서 상태를 더 두고 봐야

하다는 것이다. 별이상이 없다니 다행인데 오늘 간만의 외출이라 그런지 빙글빙글,허방다리를

짚고 있는 것처럼 왜 이리 어지럽고 기운이 없는지. 한의원에 들어 가는데 문을 밀고 들어가는 것도

힘든 내 몸,밖에 나갔던 여직원이 내 뒤를 따라오며 몹시 안좋은 것 같다며 말하는데 그래도

수혈 덕분에 건강상의 이상은 없다니 다행인데 이놈의 에너지는 언제쯤 활기차게 생겨나려는지.

 

이틀여동안 오른쪽 수술부위와 배가 너무 아파서 혹시나 충수염이 아닌가 혹여 또 걱정..

여기에 또 수술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몹시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오늘은 통증이 가라앉았다.

어제 저녁에는 간만에 울엄니께 전화를 했더니 울노인네 와서 밥도 못해주고 병간호도 못해주어

미안하다니...에고 엄마 내가 엄마를 보살펴주어야지 엄마가 왜 다 큰 딸년 병수발을 든데요..

하고 되받아 말했지만 울엄니,수술했는데 가보지도 못하고 뭐 해주지도 못하고

김치나 담아 주겠다면서 김치를 담겠다고 하여 말리고 말리고...잘 먹어야 빨리 일어난다며

'한동안 움직이지 말고 니 몸이나 건사해라.애들이나 사위나 신경쓰지 말고 힘든것 사위보고

하라고 하고 그저 조금씩 자주 먹고 그래라.그래야 기운이 펄펄나지. 자꾸 아파서 걱정이네.'

울엄니 정말 걱정도 팔자다. 올해는 아버지 가신 후로 마늘이 제일 안되었다.물론 너무 가물어서

밑이 잘다. 밭에 마늘을 심어야 하니 그 마늘들 모두 쪼개느라 이틀동안 정신이 없다면서

겨우 저녁 드시고 한 숨 돌리고 계셨단다. 집에 가보지 못하고 전화도 못했으니 울엄니 얼마나

걱정을 하고 계셨을까. 젊은것이라 빨리 일어날 수 있고 괜찮다고 해도 '그저 조심해라.니 몸이

제일 중하니라..조심혀라..' 하시는 울엄니... 울엄니의 가을도 그렇게 깊어가고 있다.

옆지기는 내일 백양사로 단풍구경을 가는데 난 집근처에서도 단풍구경도 못하고 집콕...

그래도 이렇게라도 숨을 돌리고 들숨 날숨 제대로 쉴 수 있는게 어딘가.

내게 주어진 시간들은 덤인 인생,모든 것이 아름다울 수 밖에...

 

20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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