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첨으로 이탈리안라이스오믈렛을 하여 배가 부르게 먹고는 포만감에
옆지기와 둘이서 덥다며 쮸쮸바를 먹고 있는데 늦은 시간 '띵동 띵동~~'
누군가 울집 초인종을 누르는 것이다. 이런 일은 대부분 택배라고 볼 수 있는데 옆집 아줌마다.
문을 열고 얼른 나갔더니 아줌마는 아파트 밑에 널어 놓았던 고추를 비가 오니 거둬 가져 오셨는데
집에는 들어가지 않고 망설이고 계셨다.
-왜요... 비 와서 고추 거둬가져 오셨나봐요..
-비 때문에 고추가 곯아서 보일러 틀고 말리려고 가지고 올라왔더니 현관문이 열리지 않네..
열쇠로 여는 문이 아닌 자동번호키인데 나갈 때도 잘되던 것이 갑자기 캡을 올려도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핸드폰이며 아무것도 가지고 나가지 않았는데 당황스럽다고 하셨다.
얼른 가서 나도 한번 해 보았는데 안된다. 캄캄하다. 다시 몇 번을 해보아도 안되어
울집 현관키에 누군가 붙여 놓고 간 열쇠집에 전화를 걸어 드릴까요 했더니 그렇게라도
열어야 할 것 같단다. 아저씨는 일식집을 하셔서 늦게 들어오시고 조금 떨어져 있다.
아줌마는 멀리 있는 딸에게 전화를 해볼까 생각중이라고 하셨다.
열쇠집 아니면 A/S에 전화하면 된다고,얼른 핸펀을 가져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 보았더니
이것저것 해보라며 알려 주었는데도 안된다. 아줌마네는 현관키 때문에 몇 번의 애를 먹고
이것도 바꾼지 얼마되지 않았다.그때도 물론 나의 도움을 받으셨기에 알고 있다.올해 초인가
그런데 벌써 건전지가 닳았을리는 없을테고 왜 그럴까..오류인가..
옆집아저씨는 술을 드시면 현관키라는 것은 모두 잠그고 주무시는데 아줌마가 밖에 나왔다가
몇 번 집에 들어가지 못하여 열쇠집에서 몇 번이나 왔다. 자동키와 열쇠 걸쇠가 모두 있는데
그 모든 것을 해서 밖에서는 열수가 없었던 것... 그래서 다시 바꾼 것이다,자동번호키로...
그것이 얼마전의 일인데 안된다니..핸펀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 보는데 우리집것과는
달라 어렵다. 그래서 메모를 하려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줌마가 '열렸어..' 하신다.
오래도록 아줌마랑 고객센터를 연결하여 전화하며 안되던 것이 갑자기 어떻게 된 것인지
된 것이다.다행스럽게..그렇게 하여 고객센터에서 다시 해 보라는 방법으로 현관문을 열어 놓고
몇 번 해 본 후에 다시 오류가 나서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건전지를 갈아 보란다.
건전지 불량일 수 있다며..건전지를 찾아서 다시 건전지를 갈고 아줌마와 내가 교대로 안과 밖에서
몇 번이나 다시 점검을 했는데 잘된다. 오류가 나지 않고..건전지 불량이었나..
아줌마는 삼십여분의 시간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할지 놀랬다며 가슴을 쓸어 내리셨다.
그럴때는 울집에 내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현관벨을 누르라고 했는데도 정말 놀라신 표정..
아마 내가 당했어도 나도 놀라고 당황했을 것이다. 암튼 잘 해결되어 아줌마가 들어가시는 것을
보고 들어와 내가 먹던 쮸쮸바를 다시 먹기 시작,다 녹았다...ㅜ 그래도 시원하게 먹고 있는데
또 누가 현관벨을 누른다. 보니 옆집 아줌마... 왜 또 안되요.. 하고 나가는데
아줌마는 커다란 그릇에 커다란 '게' 3마리를 넣어 가지고 오셨다. A/S를 부르면 2만원이라고
했는데 나 때문에 2만원도 굳었고 집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며 오늘 들어온 싱싱한 게라며
탕을 끓여 먹으라고 가져 온신 것,일식집을 하니 늘 생선이 있는데 오늘은 게가 싱싱한게 들어오고
고생했다며 가져 온신 것. 별거 아닌것 댓가를 바라고 한것도 아니고 미안해서 아니라고 몇 번을
거절을 해도 아줌마는 극구 난리시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받아 들고 들어왔는데 게를 본 옆지기,
-저걸 어떻게 먹어 아줌마 갖다드려..한다. 자긴 그런것 발라 먹기 귀찮아서 싫단다.
냉동실도 꽉 차고 딸들 올 때가찌 냉동실에 넣어 놓기도 그렇고 어쩌지..
그렇다고 나도 그렇게 잘 먹는 편은 아니다. 예전에는 비린것 중에서도 꽃게랑 갈치 고등어만 먹었다.
집에 내려간다고 하면 친정엄마는 시장에서 꽃게,갈치,고등어를 사다 놓으시고는
꽃게탕에 갈치조림 고등어구이를 해 주셨다.늘..그런데 지금은 나도 귀차니즘인지 꽃게를
그리 즐겨하지 않는다. 일년에 한두번..울집 막내는 꽃게를 무척 좋아한다.
막내가 있었다면 정말 좋아했을텐데..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상할까봐 삶았다.
옆지기가 안먹으면 나라도 먹어야겠기에... 다 삶아 놓고 옆지기보고 '먹을거야?' 물었더니
'그냥 먹어볼까?' 오늘따라 우린 저녁을 배부르게 먹었고 옆지기는 내일부터 1박2일로 출장,
나 혼자 있게 되니 먹으려면 오늘 저녁밖에 없다는 것..
비도 오고 구질구질 덥기도 하고 선풍기를 틀어 놓고 거실 한복판에서
게 3마리를 놓고 가위와 젓가락을 가지고 셋팅을 마쳤는데 여시가 난리다. 냄새를 맡고..
다리를 먼저 잘라서 옆지기가 가위로 싹둑싹둑,,난 다른 다리를 먹는데 '와우 맛있다...맛있다..'
먹지 않겠다던 옆지기,난리가 나서 먹는다. 열손가락에 다 묻히고 입가에도 묻히고..
-보시요..싫다더니 무척 잘 먹소..맛있는가베..
-야..이거 맛있네... 맛있어... ㅋㅋ
그렇게 둘은 정신없이 게살을 발라 먹었다. 먹다보니 2개가..2개가 없어졌다...ㅜ
게딱지는 밥을 비벼 먹으려고 하나 남겨 놓고 하나는 먹다 배불러서 남겨 놓고..
암튼 맛있게 먹었다. 얻어 먹어서 그런가 더 맛있다.
딸들이 있었다면 더 맛있게 먹었을텐데 언제 한번 사다가 삶아줘야할 듯..미안...
옆지기 잘 먹더니,'손에서 비린내...이거 어쩌나...비린내..'
너무 맛있게 너무 열정적으로 뜯어 먹더라니..난 손가락보다는 젓가락을 써서..
괜히 아줌마한테 미안하고 맛있고 딸들에게도 미안하고..언제 우리 한번 먹자.맛있게...
2012.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