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간

 

 

미소라면

 

 

 

 

 

 

일요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딸들을 만나러 한양나들이를 했다. 전날 마트에서 시장을 봐

녀석들에게 줄 반찬을 하는데 마트에서 사온 '메추리알'이 상한 것이다. 삶으려고 3판중에 첫째판을

넣을 때는 괜찮았는데 두번째 것이 상했는지 심한 냄새와 함께 '으윽' 눈으로 발견되는 것을 꺼내고

세번째 판도 넣어 그냥 삶았는데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장난이 아니었다. 그래도 식초와 천일염을

넣고 삶아 까면서 상한 것을 꺼내 놓는데 냄새..냄새..옆지기가 도저히 못견디겠다고 하여

집앞에 다른 곳에서 다시 '메추리알'을 사오라고 하고는 난 다른 일을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

마트에 전화를 했다. 내가 날짜가 지난 메추리알을 사갔다고 생각하는 듯 하여 사간 시간을 정확하게

불러 주고 날짜도 모두 똑같은 날짜라고 알려 주었더니 환불해 주겠단다. 그것은 옆지기의 몫으로

다시 사온 메추리알은 나는 삶고 옆지기는 환불 받으려 갔다. 그리곤 우여곡절 띁에 메추리알장조림을

했다.

 

날이 더우니 반찬을 무엇을 해야하나 하는 '멍'함.. 딱히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도 없고 녀석이 좋아하는

메추리알장조림에 노각무침 양념깻잎 무말랭이 샐러드 돼지고기를 넣은 묵은지김치볶음등을 하는데

에고 괜히 미안하고 씁쓸하고 옆에서 챙겨주지 못하는 늘 미안함. 노각을 저녁에 손질해서 소금에 절여

놓았다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양파망에 넣어서 물을 꼭 짜서는 맛있게 무치고는 먹어보니

'으.....쓰다..약보다 써...우짜노...' 옆지기에게 먹어보라니 '약으로 알고 먹으면 되겠네' 한다.

녀석이 먹을것 같지가 않지만 행운이 따르면 쓰지 않은 부분을 먹을 수도 있겠다 싶어 그냥 가져가기로

화요일에 막내의 짐을 빼야 하니 그 때 다시 안먹으면 가져오기로 하고는 가져가기로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두부를 부쳐 두부조림하고 지고기를 넣고 묵은지김치찌재를 하고

양배추에 사과 크리비아를 넣고 샐러드를 했더니 반찬이 더 많아지긴 했는데 역시나 내겐 모자란 느낌.

 

전날도 늦게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찍 눈이 뗘져서 반찬을 하고 준비하고 아침 일찍 한양행을 했더니

차안에서 피곤,비는 억수로 오고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도 있어 잠이 오지 않았지만 잠깐 눈을 감았다

떠서는 옆지기와 이야기를 하며 가다보니 금방 도착, 녀석들 간만에 만나니 반갑고 이쁘고..

더운데 힘든 시간 함께 하고 있어 미안하기도 하고.. 가져간 반찬들 정리해서 냉장고에 있던 반찬들과

교환해주고 모처럼 그것도 서울에서 가족이 모두 모여 밥을 먹으러 갔다. 우린 지난번에 한 번 갔던

'가츠라'에서 먹기로 했다. 큰놈이 작은놈에게 이곳에서 두어번 사주었던 모양인지 둘이 의견일치를

한 곳이 이곳이다. 모두 찬성하여 서로 맘에 드는 메뉴를 고르는데 모두가 다 다르다. 에비동 가츠동

미소라면 막내는 돈까스..암튼 넷이서 다 다른 메뉴를 시켜서는 모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집에서 아침에 감자를 갈아 '감자전'을 해 가고 복숭아도 까서 통에 담아간 것을 미리 딸들 방에서

먹었기 때문에 그리 출출하지 않았지만 각기 다른 메뉴를 한가지씩 선택하여 먹는데 조금 먹었는데

배가 부르다. 미소라면도 생각보다 맛있고 에비동을 먹으려 했는데 큰딸이 먹는다고 하여 난 어쩔

수 없이 '가츠동'을 먹었고 막내는 고르다 고르다 돈가스로 했다. 모두가 맛있다. 막내는 특히나

이런 음식을 좋아해서 '엄마 이거 어떻게 하는지 알아.엄마가 배워서 해주면 더 맛있을텐데..' 한다.

에고 녀석 그저 엄마가 해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더운날에 음식을 한다는 것은....

그리고 식구가 흩어져 있으니 잘 안하다가 하려면 짜증난다. 그런데 울식구들은 꼭 엄마가...

암튼 모두가 배부르고 맛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옆지기 때문에 한바탕 소란과 웃음바다,

역시나 트러블 메이커, 옆 길로 새는 구멍을 뚫는 달인이다. 암튼 정말 재밌는 일이 있었다.

'검은 우산사건' 그렇게 하여 우린 오늘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는 서둘러 헤어졌다.

딸들은 열공하러 우린 길이 막힐까봐 서둘러 내려오는데 지난번 들른 휴게소 근처에서

옆지기가 졸립단다. 그래서 들러 쉼터에서 안마의자에 앉아 안마를 받고는 개운하게 내려왔다.

방학동안 언니와 함께 있겠다고 한 막내, 그 약속의 시간도 모두 지난 것이다.

벌써 방학이 끝나고 있다. 더워서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만 같더지만 입추도 지나고 덥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되었듯 시간은 흐르고 말았다. 남은 시간들 모두 힘내서 열공하고 최선을 다해주길...

 

2012.8.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