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노자는 천재다

고미숙의 ‘공부의 달인’에는 음독, ‘소리내어 읽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소리내어 읽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공부를 할 때에 큰 도움이 되지만, 외국어를 배우는 데도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거다. 그 예가 박노자 교수였다. 박노자 교수는 <춘향전>과 북한신문 <로동신문>을 소리내 읽어가며 한국어를 배웠다는 거다. 사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내용면에서 뿐만 아니라, 그가 구사하는 한국어의 유려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우리도 그렇게 하면 이렇게 될 수 있는거야? 가까운 분의 한 마디 들어본다.

“박노자는 천재야.“

아, 맞다.

2. 돈이 없는 사람은 비국민이다.

구미권에서는 합법적 살인의 대상이 주로 피부색이 다른 이방인이지만, ‘선진화’된다는 이명박 대통령 치하의 대한민국은 주로 저항을 시도하는 빈민들을 합법적으로 죽임으로써 자기확립을 한다. 용산 참사의 경우, ‘국살’을 당한 서민들은 사후 보수 언론으로부터 ‘도심 테러리스트’라는 호칭까지 받았다. 미국이나 러시아, 노르웨이 군경들이 죽이곤 하는 비유럽적 타자들과 비교할 만하다. 대한민국에서 돈이 없는 사람은 ‘비국민’인 것이다. (25쪽)

대한민국에서 돈이 없는 사람은 비국민이라는 그의 진단은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다. 그렇게 대우받고 있고, 그렇게 인정되고 있다. 돈이 없는 비국민이 청하지도 않은 인사와 존경을 받는 때가 있는데, 그 때가 이른바 선거철이다. 그 때는 ‘국민이 주인이고, 국회의원은 머슴’이다. 하지만, 금배지 달고 나면, ‘국민의 머슴’은 ‘의원님’으로 돌아가시고, 돈이 없는 사람은 다시 '비국민‘으로 돌아간다.

3. 국가는 전쟁을 좋아한다.

그러면 자본가들이 전쟁 비용을 증세와 국채 발행 등 사실상 인플레를 통해 조달하는 ‘국방국가’의 탄생을 반긴 이유는 무엇일까? ... 전쟁이 가져다주는 ‘특수(산업 호경기)’가 없으면 자본주의 경제는 이윤율이 경향적으로 저하되며 장기적으로 지탱되지 않는다. ...주기적 불경기로 소비재 시장이 위축될 때 적당한 투자처가 없는 엄청난 잉여자본을 가격이 안정적인 무기 생산에 쏟아부어 불황을 유보하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의 중요한 운영 기법이다. (115쪽)

자본주의가 계속해서 운용되기 위해서는 ‘전쟁’의 발발, ‘전쟁’의 지속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지적이다.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고, 가격이 안정적이고, 개발이 용이한 무기 생산을 통해 자본가는 부를 축척하고, 국가는 본연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한다.

나를 위한 국가는 없다. 그렇게 알고는 있었지만, 웬지 서글퍼진다. 나를 위한 국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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