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를 다녀왔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채 떠나는 길. 도착하니 양평이었고, 차에서 내리니 <이재효 갤러리>였다.

도시에서는 아니겠지만 산이 있는 곳, 흙이 있는 곳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돌, 나무 그리고 쇠(주의: 총, 균, 쇠 아님)를 가지고 만들어낸 장관에 서울쥐는 참말로 놀라고 말았다. 나무는 훤칠하고, 돌은 앙증맞은 모습 그대로 귀하고 예쁜데... 사람은, 우리 인간은 왜 그 돌에 굳이 구멍을 내어 철사로 엮어서 그 돌들을 묶어 내리는 걸까. 나무를 고르고 자르고 문지르고 붙여서 이 예쁜 무엇을 만들어내는 걸까. 자연은 온전하고 완벽하지만, 인간은 그에 반드시 무언가를 더하고 싶어 하고, 또 다른 인간은 그러한 인간의 노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는데. 자연에서 왔으되 자연은 아니며, 자연적인 것은 아니되, 자연스러운 이 무엇을, 오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알라딘에 서재를 만들 때, 닉네임을 뭐로 할까 고민하다가 옆에 앉아 있는 큰아이의 헤어스타일에 착안해 닉네임을 정했다. 그러니깐 그때 단발머리는 내가 아니고 큰아이였다. 서재의 이름도 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바탕화면도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화면 그대로 쓰는 게으른 사람인지라 성의 없이 '책이 있는 풍경'이라고 지었다. 풍경이라 하자면, 자연적인 정취가 묻어나야 할 텐데, 내 사진은 김치냉장고 위 아니면 집 근처 커피숍 사진이라 풍경이라 부르기 민망하기는 했다.

갤러리를 돌아보고 커피숍 2층에 올라왔는데, 평일 오전이라 사람이 별로, 아니 전혀 없어서, 집에서부터 굳이 챙겨간 나의 소중한 신간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냥 그 자체를 감상해도 좋으련만, '책이 있는 풍경'의 서재 주인이라 그런지 책이 있는 사진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인다. 이를테면, 이렇다.





오후에는 <뮤지엄 산>에 갔다. '책이 있는 풍경'의 만행은 그곳에서도 이어졌다. 4권을 구매했는데, 소설가 정찬 님의 책은 오두방정 컨셉과는 어울리지 않아 이렇게 3권만 촬영에 참여했다.







이제 책을 읽을 일만 남았다. 장강명 책 마저 읽어야 하고, 헨리와 알렉스의 사랑싸움 마저 구경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신간으로 넘어간다. 계획은 그렇다고 한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6-05-17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작품들이 정말 근사하네요. 그러다가 책이 등장하면 더 근사해진다고, 저 역시 그렇게 느낍니다. 나들이 하기 좋은 날씨죠. 요즘 날씨는 진짜 축복같아요! 저도 헨리와 알렉스 계속 읽어야 합니다. 그 와중에 다른 젊은여남의 사랑에 잠깐 휘둘리다 왔습니다. OFF CAMPUS...

단발머리 2026-05-20 08:43   좋아요 0 | URL
책과 커피와 아름다운 풍광이 함께하면 세상 완벽하죠. 갑자기 캐나다뷰가 떠오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운데 자리는 꼭 책이어야 합니다.

저도 헨리랑 알렉스 계속 읽어야 해요. 끈끈한데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가네요.

닷슈 2026-05-17 1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주 양평이군요

단발머리 2026-05-20 08:42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

독서괭 2026-05-17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갤러리도 책이 있는 풍경도 넘 멋집니다!! 힐링 제대로 되셨을 듯요~
단발머리님은 닉넴과 서재명 탄생 비화 ㅋㅋㅋ 대충 지었다 ㅋㅋ
저도 헨리와 알렉스 진행중입니다. 10장 들어갔어요~

단발머리 2026-05-20 08:44   좋아요 1 | URL
네, 간만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닉네임과 서재명 대충 지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는 비밀 아닌 진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장이면 많이 읽으셨네요. 부러워요, 독서괭님! 자주와요, 독서괭님!

망고 2026-05-17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단발머리님이 단발머리가 아니라니 대충격!
사진 너무 좋네요 책까지 있으니까 더더😍
근데 나무들 이어놓은 무늬가 저만 좀 징그러워 보이는 거겠죠🥶

단발머리 2026-05-20 08:46   좋아요 1 | URL
제가 오프에서 알라딘 서재 이웃님들 만나면 제일 먼저 듣는 인사가 ㅋㅋㅋㅋㅋ 어?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아니시네요? 라고 ㅋㅋㅋㅋㅋㅋ저는 긴 단발이라고 항상 우깁니다. 가끔 길이 조절 실패하면 단발이 되기도 하는데 그러면 외출을 자제하고요.
나무들 이어놓은 무늬가 사실 좀.... 그렇죠? 실제로 보면 조금 덜한데, 사진으로는 그렇게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