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템은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만 필요한 건 아니고, 독서를 많이 하고 싶은데 실천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타이머가 어떻게 독서템이 될 수 있는가 싶지만, 자꾸 핸드폰 보고, 유튜브 보다가 어? 벌써 시간이?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참 유용하다. 15분에 맞춘다. 15분 세팅해놓고 그 사이에 다른 거 하지 않고 책만 읽기. 혹은 다른 거 찾아보지 말고 글만 쓰기. 이런 식으로 사용한다.
최근의 최애 독서템은 스톱워치이다. 핸드폰에 스톱워치 기능이 있어서 그걸 사용하면 되겠지만, 핸드폰만 잡으면 자꾸 딴 길로 새어버리기에 과감하게 하나 구입했다. 구입한 건 한 달 전인 거 같은데, 식탁 위에 놓인 스톱워치를 보고는 둘째가 물었다. "어? 이거 누구 거예요?" "내꺼." "아니... 왜?" 수험생과 스톱워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것은 맞는데, 왜 엄마가 이걸 샀는지. 그래, 궁금할 테다. 나도 그렇다. "분초를 아껴서 공부하려고." 보던 스톱워치를 식탁 위에 내려놓고 둘째는 유유히 제 방으로 사라진다.
분초를 아껴서 살았던 적이 없어서, 요즘은 가끔. 그러니깐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도 되나 그런 생각을 한다. 11월이라서 그런 거라고. 그래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책을 샀다. 알라딘에서 덜 샀다고 알려줘서 산 건 아니지만, 아무튼 책을 샀다.
망고님의 페이퍼 읽는 재미에 읽어야지~의 결심만 백만 번 했던 그 책을 구입했다. 알라딘에서 사고 싶었는데 표지가 마음에 안 들어 K 문고 가봤더니 다른 표지의 책이 있었다. 스트라우트 책을 예쁘게 세트로 갖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할 것 같고, 그래서 한 권만 사도 되겠지만. 이 책 한 권 사겠다고 배 띄우기 미안해서 두 권을 더 샀다. 야무지게 사진 찍고 얌전히 보관하고 있다.

『메시지 묵상 성경』은 성경을 다시 읽어보자 해서 샀다. 『의미들』은 친구가 완전 강추라 해서 샀고, 『기억 전달자』는 수업하는 아이에게 선물하려고 샀다. 학교 도서관 책도 있고, 내 책도 있지만, 새 책의 빳빳한 맛을 전해주고 싶어서 샀다. 촉촉 고구마 스틱은 2,000원 추가 적립금 받으려고 샀다. 그러나 이 사진의 주인공은 역시나 앨리스인 것이었으니. 이 수첩이 너무 예쁘고 탐났다. 그래서 위의 책들을 산 게 아니라고 아니할 수 없으나 결국 나는 원하던 수첩을 손에 넣었고. 진짜 마음에 쏘옥! 든다.
분초를 아껴서 읽고 분초를 아껴서 써야겠다,라는 건전한 생각을 또 한 번 해본다. 결심만 100번째이겠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철이 들면 다행이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