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 언니님들 두 달 만에 만나고 왔다. 큰아이 5살 겨울, 발레 수업(그래요. 저, 발레 수업 보내고 그런 엄마예요. 지역 문화 센터/3개월/18,000원. 발레복이 더 비싸요 ㅎㅎ) 할 때 만난 언니님들이고, 큰아이들 일곱 살 무렵부터 책읽기를 같이 했다. 같은 책 읽기도 하고, 다른 책 읽기도 했다. 첫 책이 로알드 달의 『멍청씨 부부 이야기』. 『어린이 사자소학』을 같이 읽었고, 『Harry Potter』도 같이 읽었다. 나란히 앉아 독서록 쓰기도 하고, 써온 독서록 발표하기도 했다. 감자를 먹고, 떡을 먹고, 소시지를 먹고, 카스타드를 먹고, 냉오미자차를 마시고, 요구르트를 마시고, 주스를 나눠 마셨다. 생일 파티를 했고, 박물관을 함께 다녔고, 과학관도 같이 갔다. 이제 아이들은 다 자라 일상이 바쁘고. 어디, 한가롭게 책 읽을 시간이나 있으시겠어요? 우리들만 남았다.
언니님들이 가져오신 책이랑 내 책 꺼내놓고 사진 한 장 찍는다.
J언니가 울프 책을 집어 드시고 ‘집 안의 천사’가 누구야? 그게 뭐야? 물으셔서 짧게 대답했는데, 제대로 말했나 모르겠어서 집에 와서 다시 펼쳐본다. 공부의 최대 묘미는 복습에 있다.
말하자면 내가 어느 유명한 남자의 소설을 평하려고 손에 펜을 들라치면, 그녀가 내 등 뒤에 살며시 나타나 소곤대는 것이었습니다. <이봐요, 당신은 젊은 여성이에요. 그런데 지금 당신은 남자가 쓴 책에 대해 글을 쓰려 하는군요. 다정하고 상냥하게 굴어요. 아첨하고 적당히 비위를 맞추는 거예요. 우리 여성의 모든 술수와 책략을 쓰도록 해요. 당신에게 당신만의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해요. 무엇보다도, 정숙하세요.> (『집 안의 천사 죽이기』, 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