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다시 맨덜리로 가는 꿈을 꾸었다. 저택으로 이어지는 길 입구의 철문 앞에 섰지만 굳게 닫힌 탓에 들어갈 수 없었다. 철문에는 쇠사슬이 가로걸리고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5쪽)
대중의 인기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 안티팬이 그렇게나 많았는데도 성공했다는 것은 사실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세 가지 요인이 있을 텐데, 첫째는 실력이고, 둘째는 실력. 세번째는 실력? 뮤지컬을 즐겨보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예매 한 번 해보면 알게 되는 거지만, 뮤지컬은 무슨 공연(극제목)을 보는가 보다는 누구(주연배우)의 공연을 보느냐가 더 중요하다. 페이가 어떤 식으로 지급되는지는 모르지만(잘하는 사람 많이 주겠지요), 공연 좌석이 매진되지 않고 많이 남는 경우 다음 시즌에서 주인공이 사라지기도 한다. 더블 캐스팅된 배우가 공연 시간을 늘리기도 하고, 새로운 얼굴이 등판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보다 배우에 대한 선호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뮤지컬 배우도, 성악 전공자도 아닌 걸그룹 출신의 아이돌이 성공하기란 보통의 노력으로 될 일이 아니다. 옥주현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테고, 싫으면 싫은 이유가 100가지나 되겠지만, 나 같으면 한결같이 옥주현 팬이다. 노래를 잘 하고, 노래할 때 표정도 자연스럽고, 입 모양도 예쁘다. 발음이 정확하고, 호흡도 좋고, 성량은 뭐 말할 것도 없다. 팔도 길고 키도 크고 힘도 세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뭐, 1등이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독하다는 말을 들으며 결국 그 자리에까지 갔다. 실력으로만 승부해서.
옥주현의 레베카는 여러 버전이 있는데, 나는 이 버전을 좋아한다. 다른 영상들에 비해 나름 ‘순한’ 댄버스 부인 버전이다. 옥주현의 ‘레베카’를 두어 번 듣고 시작한다. 어제 블랑카님 서재에 댓글을 남겼는데, 블랑카님이 내가 『레베카』를 아직 읽지 않은 걸 아시고는 내가 부럽다고 하셨다. 호호호. 내가 그런 사람이다. 『레베카』 아직 안 읽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