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 중남미의 영향이 없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천경자와 이쾌대

채도 낮은 그레이 계열과 채도 높은 원색이 공존하는 묘한 남미적 화풍이다

이쾌대는 10년 전 국현미 덕수궁에서 전시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의 일본 유학시절 디에고 리베라, 오로스코, 시케이로스 등의 벽화운동을 접하고 대다수가 문맹인 민중에게 고대문명과 전통민속을 대중매체인 벽화와 시각적 언어로 보여주는 멕시코의 탈식민지 문화운동에 감명을 받았다

올해 암스테르담 출판사에서 이쾌대의 예술을 식민, 분단 등 국제정세의 변화와 함께 분석하는 책이 나왔다. 일독을 요한다

어떤 이는 전생의 기억 때문일까 어떤 나라에 특히 끌린다. 대표적으로 아프리카 인도 중남미 티벳 몽골. 돈 벌고 잘 살다가 갑자기 번개를 맞고 훌쩍 혈혈단신으로 그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소식이 간혹 있다.

예술가는 어떤 나라를 보면 갑자기 영혼을 한 톨마저 그 나라로 진공흡입해들어가는 경험을 한다.

전생의 인연이리라



책 소개

좋은 표현


This book celebrates the life and works of Lee Qoede (1913–1965), who focused on art’s social purpose and representation of civilians. He believed “art must be an integral part of the struggle in reality. It cannot simply be a still-life of apples, flowers, or scenery.” Born in South Korea, he was a prisoner of war, defected to North Korea, was politically purged, and died at fifty-two. His works were banned in South Korea until 1988.

This monograph explores Lee Qoede’s art within the context of Cold War politics and international leftist exchanges, including his experiences of civilian massacres, prisoner-of-war camps, and his defection to North Korea. It examines social realism, socialist realism, and Mexican mural influences on Lee’s oeuvre, reevaluating his place in South Korean art history. Highlighting the global impact of Lee’s work, the book integrates insights from international artists and movements, challenging Eurocentric modernism and offering a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his artistic journey



귀찮아 구글번역기 돌림


이 책은 예술의 사회적 목적과 시민의 재현에 초점을 맞춘 이쾌대(1913~1965)의 삶과 작품을 기념합니다. 그는 "예술은 현실 투쟁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사과, 꽃, 풍경의 정물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믿었습니다. 남한에서 태어난 그는 전쟁포로로 월북하여 정치적 숙청을 당하고 5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1988년까지 남한에서 금서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단행본은 냉전 정치와 국제 좌파 교류라는 맥락 속에서 이쾌대의 예술을 탐구하며, 민간인 학살, 포로수용소, 그리고 월북 경험을 다룹니다. 사회적 사실주의,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그리고 멕시코 벽화가 이쾌대의 작품 세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며, 한국 미술사에서 그의 위치를 ​​재평가합니다. 이 책은 Lee의 작품이 세계적 영향을 미쳤음을 강조하며 국제 예술가와 운동의 통찰력을 통합하여 유럽 중심적 모더니즘에 도전하고 그의 예술적 여정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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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폼이 좋았습니다 다들 기억하실 거예요 과열되었다고 할 정도로. 미술관도 많이 구매하고 작가군도 많고. 그런 과열장은 글로벌 자산 배분흐름 속에서 미술품이 충분한 대체투자처라는 점을 보여주었죠 늘 그래왔듯

머지 않아 한 번 상승장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저점에서 중장기적 투자기회의 서막을 응시할 수 있는 자가 기회를 잡을 것입니다


현재 미술시장은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맞물려 유동성 위축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침체기를 겪고있다고 진단합니다. 그리고 향후 미중 기술패권 경쟁와 관세 재편 속 미국과학자 이탈에 따른 달러약세가 전망됩니다. 중동과 러시아발 안보리스크는 글로벌 자금의 리스크 헷지수요를 꽤 자극할 것이고 부동산과 함께 실물자산인 블루칩 미술품이 가치저장수단으로 특히 신흥부자들에게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옛날에는 중국부자였으나 점차 베트남, 인도부자로 옮겨갈겁니다 프리즈나 아트바젤같은 국제 아트페어에서의 주요 기관구매 재개 조짐이 보이면 회복세의 신호탄이라 해도 되겠죠. 


다들 알다시피 이전 정부의 코로나 보조금 같은 양적완화정책이 부동산상승을 촉진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죠. 돈이 풀리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가치 보존을 위해 주식, 금,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겠됴. 그리고 돈이 풀리는 배경에는 거시경제적 요인이 작용하는데 그 신호를 감지하는게 핵심이겠구요 예컨대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이 하나. 연준과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해서 시중유동성이 확대되는 때. 지금은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긴축기조지만 선회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질 때가 리트머스 시험지. 어려움.


양적완화 재개가능성을 점쳐보는 것이 둘. 채권시장 불안정이나 은행 유동성 위기 같은 것. 어려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셋. 쉬움. 미중 경쟁 심화와 인프라 투자확대 같은 신호는 선명.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대응이 넷. 쉬움. 중동,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라 국방 및 복구예산 확대(특히 폴란드 독일 등에 현대로템과 한화가 큰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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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culture/music/1196031.html


한겨레 노형석 기자 신경써서 잘 쓴 기사


이 요지경들의 공통점은 첨단 디지털 기술과 아티스트의 상상력이 결합된 인문적 시각예술을 좇는다는 점이다. 흔히 미디어아트 하면 ‘빛의 벙커’ 기획전처럼 명화들을 흘러가는 확대 동영상으로 만들어 입체감을 높인 미디어 블록버스터 전시나 서울 삼성동 코엑스, 세종대로를 현란하게 물들이는 대형 광고전광판의 행렬, 국립중앙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의 실감 역사 영상 등을 연상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 이와 다른 각도와 감성의 결로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언어를 개척하려는 소장 작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이남 작가는 편안하고 친근한 전통산수화를 고향과 향수라는 코드를 통해 대중적으로 풀어낸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펼쳐온 명화 차용과 현실 이미지의 결합이란 도식이 고답적으로 되풀이되고 의미와 해석의 층위가 얇고 단순하다는 맹점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또 다른 건너뛰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아영 작가는 중동에서 일했던 부친의 기억을 살린 10년 전 사운드 연작을 발전시킨 이번 신작을 통해 여느 미디어 작가와 다르게 이야기와 이미지를 꾸려내는 크리에이터의 역량을 보여줬지만, 부친의 기억과 건설된 아파트의 후일담, 석유의 지정학적 상징성 등 층위가 다른 이야기들이 인공지능 애니메이션까지 동원한 현란한 영상 속에 복잡하게 뭉치고 뒤얽힌 얼개여서 방향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갈래잡기가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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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s2a.kr/


유영하는 선 FLOATING LINES

박인경, 차명희, 김미영, 엄유정

APRIL 8 - JULY 5, 2025


S2A는 오는 2024년 5월 8일부터 7월 5일까지, 《유영하는 선(線) Floating Lines》전시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세대의 네 명의 여성 화가, 박인경(1926), 차명희(1947), 김미영(1984), 엄유정(1985)의 ‘선’ 작업을 한 자리에 모아 조망합니다. 종이 위에 그려낸

섬세한 선부터, 유화 특유의 깊이 있는 질감까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이들의 작업은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는 삶의 형태와 순간들을 자유롭고 유연한 붓질로 담아냅니다. 세대를 초월한 네 명의 여성 화가들이 펼쳐낼 《유영하는 선》 전시에 많은 관심과 관람 부탁드립니다. 




삼성역에서 개포로 넘어가는 고개에 있는 S2A에 다녀왔다.


의류패션기업이 모태인 글로벌세아그룹 산하 갤러리다. 휘문고부근에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윤형근을 묶어 <필(筆)과 묵(墨)의 세계: 3인의 거장>전을 했는데 한문해설이 아주 자세하고 기획도 선명하고 동선이동도 깔끔해서 좋았다. S2A는 넓고 직관적이 공간에 작가의 화풍을 대표하는 핵심작품만 엄선해서 적절하게 배치해 보고나서 무엇을 봤는지 정확히 기억나게 해준다. 확실히 브랜딩, 마케팅 기반의 기업이라 코어 메시지 전달력이 좋다.



이번 전시도 좋다. 출품하는 작가 모두 여성이지만 여성을 전면에 부각하지 않았다. 현명하다. 미술가로서 그들에게 주목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기획 자체에 여성 작가 4명마 포함했으니 그 이상으로 전면에 내세울 필요없다. 과유불급이다. '여성'미술가를 강조하게 되면 미술에서 '여성'만 찾기마련인데 이 전시는 여성이 중요한게 아니라 회화작품 속 '선'의 유동(flow)에 방점이 있다. 그러니 '여성'이라는 카피라이팅을 할 경우에는 불필요한 오독을 유발한다.


2024년에는 여성미술가를 주목하는 전시도 열리고 책도 많이 나왔다. 대표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아시아여성미술가 전시 <접속하는 몸>이 있었고 2권 합해서 950쪽에 달하는, 현대미술포럼이 기획한 한국 근현대 미술을 만든 여성들: 그들도 있었다 2권 세트도 있다.



















린다 노클린의 위대한 저서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Why have there been no great women artists?)에 따라 여성이 주목받지 못한 여러 환경적 제도적 요인에 주목하며 그들을 조명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반대로 미술가로서 본질이 잊혀지고 "여성"이 전면에 부각되어 과연 그들이 여성에 대해 무엇을 말했는가에 천착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여성의 몸,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차별 등등. 여성이라는 점을 지우고 그냥 미술가로서만 보길 원하는 전시는 여성을 강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들어가자마자 4명의 작품을 한 눈에 담게 다이제스트로 배치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진입해 안을 완만한 호로 훑고 왼쪽으로 나오는 구조다. 동선이 아주 깔끔하고 좋다.




하이라이트쳤다

빨간색이 박인경

노란색이 엄유경

파란색이 차명희

보라색이 김미영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박인경의 수묵화 → 차명희의 존재론적 유화 → 엄유경 → 김미영으로 배치되었는데

전시의 글은 박인경 → 차명희 → 김미영 → 엄유경 순으로, 김미영의 리드미컬한 선을 엄유경이 받아들였다는 식으로 서술되어있다. 둘의 1984년, 1985년생으로 거의 같은 나이이며 작품상으로도 영향을 받은 것 같지 않다.



박인경, 숲8, ink on paper, 연도미상, 이응노 미술관 소장

(수묵의 붓질이 보인다)


디테일, 차명희, 순간, 캔버스에 아크릴과 숯, 2024

(숯조각이 보인다)


디테일, 엄유정, Balloon Vine, 캔버스에 구아슈와 아크릴, 2021

(구아슈 선이 보인다)



김미영, Snow Ball, oil on linen, 2023

(물감이 마르기 전 다시 색을 덧입힌 웻 온 웻 기법으로 인해 섞인 선의 궤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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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5/05/07/RIS6RHSGOBCRNODH4XLSKNEOJA/


연구예산 삭감에 미국과학자들이 대거 망명한다.


중국계는 중국으로 돌아가고, 백인은 언어와 문화가 비슷한 캐나다가 차선책, 그 다음 호주와 영국.

연구자의 해외 망명은 제국패권 이동의 신호다


첫 번째, 15세기 비잔틴 제국몰락 후 16세기 엘 그레코가 베네치아로 이주한 후 스페인에서 활동한다

비잔틴 아이콘화를 배웠던 엘 그레코가 티치아노와 틴토레토의 영향을 받은 후 톨레도로 넘어가 스페인 카톨릭 신비주의에 일조한다

엘그레코가 대표적이고 그리스계 비잔틴 학자가 이탈리아에 이주해 르네상스 부흥과 매너리즘 발달에 도움을 준다


두 번째, 17세기 황금시대에 암스테르담으로 상인, 과학자, 출판업자가 대거 몰린다

주식회사와 증권거래소라는 사회경제적 혁신으로 해상패권, 식민지경영, 금융중심지 역할을 한 네덜란드에 스페인 가톨릭 탄압을 피해 유대인, 신교도, 프랑스 위그노, 플랑드르 인쇄업자등이 이주했고

이러한 다양한 기술인력의 유입에 힘입어 정물화, 지도 등 예술과학혁명이 일어난다

스피노자는 철학자일 뿐만 아니라 당대의 반도체기술이라할 수 있는 광학렌즈제작자였다


세 번째, 19세기 하우스만의 상하수도 정비, 위생개선, 넓은도로와 공원조성으로 근대적 대도시 프랑스 파리가 탄생한 이후 문인과 예술가가 파리로 몰려 벨에포크와 모더니즘을 탄생시켰다. 이미 루이14세, 18세기 계몽주의 시대 때도 예술철학의 중심지였던 파리가 더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면서 유럽문화수도로 확립된다. 스웨덴, 미국, 폴란드 화가는 인상파화풍을 배우고 고국으로 돌아가 나름의 미학적 전통을 탄생시킨다


네 번째, 2차 대전시 유대인 과학자들이 미국 망명한다

프린스턴의 아인슈타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오펜하이머, 시카고의 레오 스트라우스 등 전후 미국의 과학혁신과 리버럴아츠 중심 고등교육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다섯 번째, 트럼프 2차 집권 후 연구 예산 대폭삭감으로 인해 과학자들이 캐나다, 중국, 유럽으로 이주하고 있다

새로운 과학기술 패권이동의 조짐이 보이고 글로벌 연구 허브경쟁이 본격화된다.


과학자와 예술가의 이동은 패권의 변화의 조짐이다. 신호탄이다..


과학자, 예술가들의 이주는 단순히 개인적 선택일 뿐 아니라

지식권력과 인력자원의 이동, 제국의 흥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한다. 

트럼프 시기의 과학자 유출, 중국과 유럽의 인재 유치경쟁은 현대판 두뇌 전쟁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봄직하다. 그러나 나는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해보고 싶다.


우선, 예술가와 과학자 중 누가 더 빨리 움직이는가? 를 생각해보자. 흥미로운 질문이다.

답은 모른다이다. 알 수 없고 둘 다 가능하다.


예술가의 경우

1) 빠를 수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에서 보듯 슬럼화된 옛 공장지대 (성수동, 을지로, 영국 테이트, 중국 798예술지구 등)의 낮은 임대료에 상대적으로 가난하여 도구가 많이 없는 젊은 예술가들이 빠르게 이동한다. 배낭 하나 캐리어 하나 메고 유학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빠른 이동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2) 느릴 수 있다.

중견 예술가는 큰 작업공간이 필요하고 후원자를 따라 이동한다. 납품 스케쥴, 미팅 등이 밀려있어 상대적으로 느릴 수 있다.

심지어 이동의 방향 또한 개도국에서 선진국이 아니라, 전혀 관계 없는 나라로 이주할 수도 있다. 티벳, 히말라야, 인도에 많은 서양인들이 하안거 동안거를 지내고 불교수련을 하고 있고, 김윤신처럼 아르헨티나에서 작업할 수도 있다.

또한 하나의 도시로 대거 이주가 아니라 여러 허브와 노드로의 개개인의 분산적 이동일 수도 있다.


과학자의 경우

1) 빠를 수 있다.

포르투갈의 디지털 노마드 비자와 대만의 디지털 유목민 비자는 IT기반의 디지털 노마드형 연구자의 이주를 촉진시킨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 줌미팅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 연구소라는 새로운 형태가 등장하면서

디지털 인프라만 활용할 수 있다면 개인의 물리적 이동은 쉬워졌기 때문이다.


2) 느릴 수 있다.

과학자는 펀딩뿐 아니라 연구 인프라와 장비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양자컴퓨터나 입자가속기처럼 몇 조원이 들어간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라면 이동은 쉽지 않다.

부동산대출문제, 서버이전의 문제, 실험실/연구소/대학원생 방법론세팅의 문제도 결부되어있다.

아무리 중국의 천인계획, EU의 영입정책이 있어도 전자는 문화와 정치문제가 있고, 후자는 펀딩규모가 너무 적다.



아울러 이동하지 않는 선택지도 있다.

훌륭하고 뛰어난 인재가 반드시 더 좋은 조건의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의 교육, 기존 사회적 인맥, 혹은 정치적/윤리적 신념은 이동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더 좋은 곳의 정의도 연구자마다 다르다. 연봉이나 펀딩이 아니라 소속감, 자율성, 정치적 안정성, 문화적 친연성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2차대전 후 미국으로 이동문제에 대해 이어말하자면

나치 치하에서도 독일에 남아 있었던 예술가와 과학자들이 있다.

이주한 이들의 성공신화에 가려진 정주한 이들의 지성사도 동등하게 중요하다.

망명하지 않고 그 자리에 남아 있었던 이들은 태업, 적응, 타협, 저항, 은폐전략을 사용해 살아남아 후속세대를 보존하고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을 확장해보자

과연 연구자의 이동이 패권의 이동인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예전처럼 국가단위의 경쟁구도로 파악할 필요가 없다.

이제 글로벌 통신망이 완비되었기 때문에 과거처럼 편지나 전보로 소통할 필요가 없어졌다.

물자의 교환도 신속하다.

따라서 글로벌 연구 커뮤니티, 오픈소스 협업 등이 가능하고 이동한 지역에서 생필품 등 소비재 소모만 하고 실제로는 기존 연구망에 소속되어서 지식권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왜냐? 한 비유럽 국가가 국가정책에 따라 인재를 많이 데려가도

이미 영어기반으로 견고하게 구축된 지식생태계에서는 서구 네트워크에 의존해야만하기 때문.

코딩과 과학, 경제용어는 국제적으로 영어로 세팅되어 있다. 학술용어도 영어로 호환되고 따라서 몸은 비영어권국가에 있어도 생각과 정신의 지향성은 영어권에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물리적 이동과 권력 이동은 관계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재의 물리적 이주가 제국의 패권이동이라는 직선적 인과관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대안으로 이런 접근법이 필요하다.

인재 이동은 = 디지털 네트워크 + 데이터 권력 + 문화 언어 자본을 합한 요소로 파악해야한다.

이러한 복합적 교차점에서 권력이동을 바라보는 다층적 시야가 필요하다.


그러니 이 시야로 다시 문제를 분석하자면

단기적으로는 과학자의 물리적 이동이 눈에 잡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누가, 어떤 네트워크가, 무슨 기관이 지식공유의 플랫폼과 표준을 선점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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