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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조선까지 한반도의 주택과 가구에 얽힌 주거문화와 그 사회경제적 변천을 총망라하는 풀컬러 도판의 책이 일본에서 얼마 전 발간(3.20)


저자는 일본의 가구도구실내사학회회장을 역임하고 50년 넘게 일본생활문화사를 연구해온 고이즈미 가즈코(小泉和子) 선생. 일본주거문화를 이해하려면 동아시아문화를 이해해야하기 때문이라고


17세기 조선상류층에서 온돌이 채택된 이유는 중소지주나 지방사대부들이 중앙관료로 진출하게 되면서부터라고. 말하자면 탑다운이 아닌 바텀업 방식


"한일 모두 신발을 벗고 들어가며 바닥에 앉는 생활양식은 같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외부시선을 중시하느냐, 내부시선을 중시하느냐에 있다. 한옥은 외부시선을 일본 주택은 내부시선을 중시한다"고 말하며 "건축에 대한 기본 자세 자체가 정반대"라고 강조


가격은 4만4천엔입니다. 네, "엔"이요. 44만원. 91세의 혼과 노고가 담긴 424페이지의 풀컬러책이니 아주 싸지요. 개인구매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도서관! 사주세요!


한옥의 상류 주택은 곡선미가 돋보이는 지붕, 기둥 위의 복잡한 결구 구조, 거북이 등껍질 무늬, 죽살무늬, 卍(만)자 등 다양한 디자인의 창살을 외부에 노출시키는 등 외관 장식에 힘을 쏟으며 집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이게 한다. 반면 내부는 별다른 장식이 없고 벽으로만 둘러싸인 단순한 구조로 붙박이장이 따로 없기 때문에 가구가 실용성과 장식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고 따라서 가구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반면 일본주택의 경우 교토의 니조성은 “현관 입구만 카라하후(唐破風) 지붕으로 화려할 뿐 외벽은 마이라도(舞良戸)만 나란히 있을 뿐이며 창호는 뒷면이 드러나 있어 매우 무뚝뚝해 보인다”고 평가. 하지만 실내는 도코노마, 쇼인, 후스마 그림, 화려한 목조 난간 등으로 꾸며져 있어 실내만으로도 하나의 완결된 공간을 형성하고 있으며 “일본 주택은 실내에만 집중되어 있어 외부 시선에 별 관심이 없다”고 본다. 이어서 일본 주택 내부를 장식하는 도코노마, 쇼인, 후스마, 붙박이장 등은 원래 독립된 가구였지만 건축에 통합되면서 ‘가구의 빌트인’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가구 자체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https://artexhibition.jp/topics/news/20250417-AEJ2630698/


https://www.amazon.co.jp/%E6%9C%9D%E9%AE%AE%E5%8D%8A%E5%B3%B6%E3%81%AE%E4%BD%8F%E3%81%BE%E3%81%84%E3%81%A8%E5%AE%B6%E5%85%B7%E3%81%AE%E6%AD%B4%E5%8F%B2-%E5%B0%8F%E6%B3%89%E5%92%8C%E5%AD%90/dp/4805509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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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Systems Red (Paperback)
Martha Wells / Tor.com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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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짧은 노벨라(novella)다. 


주인공은 츤데레 같고 전개는 터미네이터+오피스 합쳐놓은 것 같다는 SNS의 표현이 있었다.


다만 엔딩이 이게 최선일지가 약간 의문.


머더봇은 회사 정비소 같은데서 다시 눈을 뜨고 지배자 모듈 비활성화되어서 자유를 얻었지만 자유롭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자기가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확신이 없다.


그래서 결국은 자신이 익숙한 세계로 돌아가 혼자서 임무를 수행하고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로 하는데 밤중에 호텔을 나가 작업복 훔쳐 입고 화물선이라는 말도 없고 심판도 하지 않는 무심한 존재와 여행을 하러 난다.


자기를 행복한 하인봇이라고 하는 엔딩. 또 다른 여정으로 시작하는 엔딩.


영어는 쉽고 재밌게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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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 쯤 SNS에서 무라카미 타카시(村上隆)의 책을 읽고 있다는 글을 봤는데 재밌겠어서 주문했다. 그 글을 보고 주문한 사람이 또 있었는지 검색했을 때는 바로 배송이었는데 몇 시간 지나니 아차, 이럴 수가, 직수입 배송으로 1주일 정도 걸린다는 것. 열흘 넘게 기다려 어제 저녁 겨우 배송받았다. 미안 알라딘, 이번에는 예스에서 주문했는데 너한테 주문할걸 그랬다 이렇게 오래 걸릴거였다면. 근데 7천원대라 무료배송쿠폰을 쓰려고...




작년 여름 교토 교세라 미술관에서 봤던 작가의 전시가 생각난다. 일본전통을 자기 스타일로 재해석한 그림이었다. 우리에게는 뉴진스의 삼촌팬으로 알려져있지만 팝아트 분야에서 이미 유명했다. 요즘 GPT로 지브리, 디즈니 스타일로 렌더링하는 것이 유행인데 무라카미 스타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을만큼 자기만의 세계와 색감이 있다.






일본기업론의 기업은 company가 아니라 창업의 어감이다. 젊은 예술인을 위한 처세술, 성공학 같은 책이다. 앞부터 안 읽고 중간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전시회는 굿즈샵의 셀링에 방점이 있었다. 책을 읽어보면 이해된다. 팔려야한다! 예술은 돈 벌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잘 팔리기 위해 하는 노력들이 무척 대단하다.


원래 일본은 편지를 쓰는 문화인데, 글자 하나 하나를 다른 색깔로 칠했다. (본인이 했을까? 어시가 했을까?)



전시 마지막에서 일본 여자 모에 캐릭터의 2m 넘는 프린트 앞에서 극혐으로 인해 볼이 떨리던 20대 언저리의 라틴계 서양여성의 얼굴표정이 생각난다. 여성의 성상품화에 대해 세포속까지 혐오하던 표정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고가 팔리고 굿즈샵은 낙양의 지가를 올린다.


책을 읽어보면 미국을 경유해서 네임밸류를 올리는 법부터 해서 온갖 노하우가 가득한데 어째서 그 비슷한 방법으로 성공한 일본예술가는 없는 것인지


1) 그건 마치 인문학과 성공학을 파는 유투버와 지식도소매상들이 자기처럼 되라고 외치지만 그렇게 못되는 이유와 같다

또한 부동산 투자가가 강연하고 책을 파는데 정작 그 방법으로 그만큼 성공한 사람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2) 지식을 판다면 그 분야는 끝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그 분야의 전체상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볼 여유가 없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도 알 수 없고, 가르칠 시간도 없다.


3)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아무리 노하우, 레시피, 가이드, 전략 다 알려줘도 따라하지 못 한다고 했다.


4) 총론은 말해도 각론은 알 수 없다. 무라카미 다카시가 이렇게까지 여러 노하우를 알려주는 수고를 들여도, 정작 자신의 주변에서 누구를 만나야할지, 어떤 컬렉터를 컨택하고, 어떤 해외에이전시와 어떤 식의 메일을 주고 받아야하는지 하는 구체적인 것은 예술가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


5) 사람들은 정말 알짜정보는 셀링하지 않는다. 셀링할 시간도 없다. 정말 주식,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내가 하거나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근처의 인물에게 주지, 나를 모르고 보은할지 어떨지도 모르는 무작위 대중에게 그것도 무료로 배포하지 않는다. 


6) 처세술, 성공학 책은 구체적이더라도 한계가 있다. 모든 사람의 인생은 개인사기 때문이고, 개인사를 다 공개하기까지 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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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전에 올라 온 이동진 3월 최고의 책에 예소연 작가를 골랐다.

이동진의 책 큐레이션은 정확하다. 훌륭한 안목이다. 좋은 책이다.



관련없는 오멘일 수도 있지만, 나흘 전 한겨레 양선아 기자의 기사에서 예소연 작가를 언급했었다. SNS에 바이럴되길 시작할 징조인지. 이동진의 추천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니 좋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188282.html





초기작도 상당히 괜찮다. 문학과 지성사의 소설 보다 잡지 2023년에 수록된 글과 초기 장편소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긋닛 4호에 수록된 글도 좋다.

















최근 유행한 무해한 글과 비슷한 느낌도 들지만, 혼란과 다툼을 외면하지는 않는다. 이해불가능한 존재들을 다정하고 섬세하게 충돌시키는 감각이 좋다.


소란스럽게 속삭이는 상황이나 개판이 되는 장례식 같이 두 모순적인 요소를, 서로 화해불가능한 돌처럼 강하게 맞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콩에 떡 메듯 서로 찰지게 합치시킨다.


가장 최근작 중 하나인 '영원에 빛을 져서'는 란, 동, 석 세 명의 인물이 나온다.


한국 문학을 읽을 때 재밌는 것은 인물의 성별을 판별하는 일이다.


명사마저 성별구분이 명확한 유럽어는 무조건 몇 단락 가지않아서 인물이 she인지 he인지 나온다. 인칭대명사를 통해 나올 때도 있고, his나 her 같은 소유대명사를 통해 드러날 때도 있다.


그러나 한국어(+일본어)는 맥락상 발견해야한다. 석이가 여자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우리말은 '그' '그녀'라고 쓰지 않는다. 석은 남성 이름 같이 들리기도 하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p11에 가서, 주인공(동)이 "캄보디아, 실종, 여성"을 검색한 정황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그 전까지는 다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인 상태로


마음 한 켠에 궁금증을 묻어둔 채 읽는 것이다.


한국문학을 읽을 때의 소소한 재미다. 이런 점에 포착해 독일어로 작품활동을 하는 다와다 요코는 의도적으로 성별을 지웠지만, 인공적으로 지웠기 때문에 글이 잘 읽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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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가다가 어떤 SNS 글에 위의 책 추천이 있었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10개국이 미국에 100억 달러(오늘날 가치로 1,900억 달러) 이상을 빚졌는데, 영국의 부채는 46억 달러로 절반 가까이. 당시 미국 재무장관 앤드류 멜론과 당시 영국 재무장관 윈스턴 처칠 스토리를 입체적으로 조망한 이야기


라고 했다. 흥미가 생겨서 주말 독서로 괜찮겠다 싶었다. 책을 구해서 읽었는데


4.6 billion 이라는 부분이 없었다. 4장에 가서 13국이 40억 달러 빚졌다 같은 표현은 있었는데, 검색으로도 한참 찾다가 글작성자님에게 문의했다. WSJ에서 본 서평이라고 했다.


이러면 이해가 된다. WSJ 서평자가 책이 아니라 다른 데서 얻은 정보랑 함께 요약해둔 것이었다.



https://www.wsj.com/arts-culture/books/mellon-vs-churchill-review-the-payback-problem-23453b9f


WSJ는 유료 구독해야 볼 수 있고, 다음 사이트에서 기사 일부를 볼 수 있다.


https://www.magzter.com/ja/stories/newspaper/The-Wall-Street-Journal/A-FEW-BILLION-BETWEEN-FRIENDS?srsltid=AfmBOooH1r2NLpG2wEJaQ6ENBL9v6i1U-ijHm1WDPBokmF6dA5EJEBsl


In a nutshell, the debt story of the 1920s goes like this. Following World War I, 10 countries owed the U.S. more than $10 billion ($190 billion in today's money), most of which had been used to purchase U.S. goods and munitions during the conflict. Britain's share of the debt, the largest, was $4.6 billion; France owed $4 billion. Their economies in shambles, however, they were in no position to commence timely and full repayment.


그냥 스윽 스윽 읽다가 11장에서 재밌는 것을 발견


Reporters asked American signatories to the bankers’ manifesto to explain why they supported high tariffs in the United States and no tariffs in Europe. They replied defensively, “It is only the European tariff that is bad. The American tariff is a different matter.



기자들은 은행가들의 선언문에 서명한 미국 측 인사들(signatories)에게 왜 미국에서는 높은 관세를 지지하면서 유럽에서는 무관세를 지지하는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방어적으로 답하기를,

"문제가 되는 것은 유럽의 관세뿐이다. 미국의 관세는 다른 문제다"






약 70년이후에 같은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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