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당시 300수를 보통화로 읽으면 운이 안살지만 광동어로 읽으면 운이 산다?

- 맞습니다. 하지만 우열은 아니고 취향 차이예요


저도 옛날에 이런 부분이 궁금해서 광동어 선생님 모셔놓고 몇 십 시간 과외하면서 배웠는데 그때 깨달은 것을 토대로 풀어볼게요. 원어민이 아니라 충분히 틀릴 수 있어요!


당시 300수 제2수 하지장의 回鄉偶書를 예로 들어볼게요 다음 유투브 클립에서 시작하자마자 첫 순서로 광동어로 읽어주어서 음을 들어볼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WsDeHLRel-w&list=PLwGzae2QhE5cbTkpZ4BfcUOxqtkb-1sGf


1. 이 시를 4성인 현대중국어로 읽은 병음은 이렇구요

Shào xiǎo lí jiā lǎo dà huí

Xiāng yīn wú gǎi bìn máo shuāi

Ér tóng xiāng jiàn bù xiāng shí

Xiào wèn kè cóng hé chù lái


2. 9성인 광동어로 읽은 윗핑은 이래요

Siu3 siu2 lei4 gaa1 lou5 daai6 wui4

Hoeng1 jam1 mou4 goi2 ban3 mou4 seoi1

Ji4 tung4 soeng1 gin3 bat1 soeng1 sik1

Siu3 man6 haak3 cung4 ho4 cyu3 loi4


당시는 평수운(平水韻) 체계에 따라 운을 맞추고 이 시는 7언절구, 평성 운을 사용하는데요

2구와 4구 그리고 가끔 1구도 포함해서 끝 글자가 같은 운부에 속해야 해요

이 시에서 1,2,4구 마지막 회, 쇠, 래는 중고음 기준으로 같은 평성 운부라서 운을 이루어요 平水韻 灰韻(平聲)에 속하지요

운부는 현대의 성조와 완전히 같지는 않아서 글자마다 운부가 어디에 분류되어 있는지 확인해야해요

세 글자는 분류체계에 의해 모두 평성이고 같은 운부입니다

한/중/광으로 읽어보면

回 회 / 회이 / 우이

衰 쇠 / 솨이 / 서이

來 래 / 라이 / 러이

이렇게 되죠 


북경어도 뭐 ~이로 끝나는게 비슷하지 않나 ?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성조에도 역사적 계통성이 남아있어요.

중고음(中古音)의 4성 체계(평성거입)가 현대적으로 분화된 것이 광동어 9성이라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요

중고음 → 광동어로 이렇게 분화됩니다.

平 →陰平 / 陽平

上 →陰上 / 陽上

去 →陰去 / 陽去

入 →陰入 / 中入 / 陽入

원래 당시 중고음에서는 회쇠래 셋 다 平聲 灰韻이고

현대 광동어에선 1성과 4성으로 갈라졌어도

역사적으로는 같은 평성 계열이라 현대 광동어에서도 역사적 계통이 같게 되죠

回 wui4 → 陽平

衰 seoi1 → 陰平

來 loi4 → 陽平

上聲이나 去聲이 나중에 평조로 바뀐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글자 하나하나 다 뜯어봐야하죠

1성, 4성으로 평성이 갈라졌나 물어보면 청탁, 성모의 차이가 들어가는데요

1성 (high level) 陰平 清聲母 + 平聲

4성 (low level) 陽平 濁聲母 + 平聲

이건 또 한 학기 진도라서 일단 패스. 


대충 광동어 1성=陰平, 4성=陽平이라는 점이 중요하죠

성조에 중고음의 역사적 계보가 반영이 꾸준히 되고 있다만 기억해보아요

그러니까 광동어로 한시를 읽으면 중고음으로 한시를 읽는 것과 같다는 말이 됩니다!

북경어는 역사적 중고음 4성이 변화, 탈각이 많았어요 음운 체계가 대거 재편되고 성조도 재배치되고 종성도 단순화되었죠

그러니 역사적 음운 보존도는 광동어가 높아요 북경어는 중고음 음운 흔적이 적죠

그런데 이게 우열은 아니라는게 중요해요

당시를 광동어로 읽으면

1입성의 ptk 받침이 주는 종결감

2평상거입 대비

3운부 대응

같은 요소가 꽤 직관적으로 캐치돼요

북경어 낭독에선 당시의 의도가 파악되지 않구요

그렇다고 현대 북경어로 읽는게 안좋은 건 아니예요

입성의 닫힘은 사라지나 서정적이게 들리죠

그래서 어떤 사람은 당시를 광동어로 읽을 때 역사적이고 고풍스럽다고 느끼고

어떤 이는 북경어로 읽을 때 낭랑하고 옥구슬 굴러가는 것 같다고 느끼죠

미학적 테이스트의 차이일 수 있어요


정리하면

回 (MC: hwoj) → 平聲, 濁聲母 → 陽平 → wui4

衰 (MC: sroj) → 平聲, 清聲母 → 陰平 → seoi1

來 (MC: loj) → 平聲, 濁聲母 → 陽平 → loi4


시의 특징은 1,2,4구 마지막 回/衰/來에서 평측(平仄)과 압운이 맞물린다

평상거입(平上去入)이 잘 보존된 광동어로 읽을 때 이 느낌이 산다

특히 p, t, k 받침으로 끝나 단절적 느낌을 주니 의미와 음성이 공명된다

그러니까 입성 p t k의 받침구조가 3행 bat1 sik1 4행 haak3에 등장해

강한 사운드에 리듬이 짧게 끊기고 정체성의 단절이나 절단적 순간, 단호한 내용을 강조한다

예컨대 3구 마지막 不相識가 북경어처럼 bù xiāng shí가 아니라 빳 쇵 섹 bat1 soeng1 sik1 탁-탁-탁 끊기고

4구에서도 客가 크어(kè)가 아니라 학(haak3)으로 받침으로 끝난다

입성은 3-4구에서만 등장한다

북경어로 읽으면 부드럽긴한데 고전의 긴장과 운율은 사라져버리네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26-02-16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성도 어려운데 9성이라니 그래서 북경어와 광동어는 중국인들 조차 서로 못 알아듣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군요
 

서머싯 몸 면도날과 세상 여러 기이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족해할만한 주간 단편 소설이 있어요. 매주 다른 솔깃하고 흡입력는 이야기가 나와 질릴 새가 없다는게 장점이예요

예언과 복권 당첨설을 각색한
김동식 소설가의 조선일보 아무튼 주말 연재입니다

계속 읽었는데 불현듯 떠올라 커넥팅닷해요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6/02/14/KLVP7LRXYNBI3KHN6VQEY3YOEE/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5/04/19/XDVSP226URHEXID52G4QWHYU2U/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4/12/14/ZKX6APQM5RAETALH6BQ453KKA4/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5/07/12/DV45BC2ZHFGS5ODVQ4ASNYWCO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프리카 족장 시대보다 더한 사례를 발견했다

이와테현3구 19선 중의원 오자와 이치로

27세 당선(1969년) 후 2025년까지 57년 연임

이에 대한 반응은 이렇지 않을까

와 19선이나 했어? 레전드다!

vs

57년 동안 썩은 꼰대 권력이다

낙선함으로써 그 정체가 비로소 드러났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권불십년이라하는데

잠시 사주를 검색해보니... 그의 대운이 비로소 끝났더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월 13일 금요일 08시부터 14일 토요일 12시까지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최악이므로


나가지 말고 일정 캔슬하고


집에서 책을 보자 영화도 보고


너무 심한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영화와 미술관람 후 생각과 정서를 서술할 적합한 어휘를 찾지 못해 운을 떼지 못하고 있다가 예상치 못했던 세렌디피티를 통해 적절한 단어를 찾게 되기도 한다.

신간 <헬라어의 시간> p117 스플랑크니조마이(애끊는 자비)에서 영화 <시라트>의 촉각적 EDM을 설명할 가능성을 발견했다.
"고전 그리스 문학에서 스플랑크나는 분노, 불안, 욕망, 사랑과 같은 충동적 정념… 분노로 내장이 달아오르다… 같은 표현이 사용되는데, 이는 인간 감정을 머리가 아니라 배와 가슴 깊숙한 곳의 신체감으로 느꼈던 고대인의 정서 이해를 반영…내장 기관이 흔들릴만큼 깊고 강렬한 감정"


















삼청 국제, 잠실 소마, 용인 백남준 등 최근 수 년 동안 여러 식물 관련 전시를 보았다. 18세기가 물리학의 전성기, 20세기가 화학의 황금기였다면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다. 세포분자생물, 뇌과학, 진화학, 생리학, 생태학등 리좀식으로 학문이 분화하고 한결 더 증진된 이해는 미술에도 반영된다. 제니퍼 로버츠를 경유하자




https://www.amazon.com/Transporting-Visions-Movement-Images-America/dp/0520251849


Transporting Visions follows pictures as they traveled through and over the swamps, forests, towns, oceans, and rivers of British America and the United States between 1760 and 1860. Taking seriously the complications involved in moving pictures through the physical world―the sheer bulk and weight of canvases, the delays inherent in long-distance reception, the perpetual threat to the stability and mnemonic capacity of images, the uneasy mingling of artworks with other kinds of things in transit―Jennifer L. Roberts forges a model for a material history of visual communication in early America. Focusing on paintings and prints by John Singleton Copley, John James Audubon, and Asher B. Durand―which were designed with mobility in mind―Roberts shows how an analysis of such imagery opens new perspectives on the most fundamental problems of early American commodity circulation, geographic expansion, and social cohesion.


책은 1760년부터 1860년 사이, 영국령 아메리카와 미국의 늪지와 숲, 도시와 바다, 강을 가로질러 이동한 이미지들의 여정을 추적하며 그림이 물리적 세계를 통과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성을 진지하게 다룬다. 즉, 캔버스의 거대한 부피와 무게, 장거리 운송과 수신에 따르는 지연, 이미지의 안정성과 기억을 환기하는 능력을 위협하는 상시적 위험, 그리고 운송 과정에서 예술작품이 다른 사물들과 뒤섞이는 불안정한 상황 등을 면밀히 고려한다.

저자는 초기 미국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물질적 역사를 서술하는 하나의 모델을 구축한다. 그녀는 이동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John Singleton Copley, John James Audubon, Asher B. Durand의 회화와 판화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로버츠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초기 미국의 상품 유통, 지리적 팽창, 사회적 결속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