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엊그제 올라온 26년 봄 문화 프리뷰 기사에서 TV, 연극, 댄스, 영화, 전시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중 내가 관심있는 영화와 미술전시를 읽다가 표현이 인상깊어서 가져와 설명한다. 솔직히 뉴요커 정갈한 문단에 감각적이고 뉘앙스가 풍부하면서 응축적이 표현 정말 잘써서 읽으면서 짜증난다 너무 질투햇!
출처 : https://www.newyorker.com/culture/goings-on/spring-culture-preview-2026
1. 미술분야 봄시즌 기대전시
뉴욕 멧 라파엘, 뉴뮤지엄 재개관 뉴휴먼전(히토슈타이얼 막스에른스트), 모마 프리다디에고전, 뒤샹전, 모마 5주년 중견작가 단체전(53명), 휘트니 비엔날레를 꼽았다.
좋은 표현
서두에서 : "This spring is an exciting season for acolytes of contemporary art, because two of New York’s most important recurring survey shows will align, giving viewers a chance to engage with a broad swath of new work."
올봄은 현대미술의 열성 추종자들에게 무척이나 설레는 계절이다. 뉴욕에서 가장 중요한 정기 기획전 두 개가 같은 시기에 맞물려 열리기에 관람객들은 방대한 범위의 신작을 폭넓게 접할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1) a broad swath of NY
스웨스는 낫을 한 번 휙 휘둘러 베어나간 한 줄기 자리를 말하는데 뉴욕의 구역화된 거리를 시각화면서 넓은 영역이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뉴욕 여러 곳, 광범위한 뉴욕시가지에서, 정도로 풀 수 있는 말이다. 깔끔하고 괜찮은 표현.
2) acolytes of contemporary art 현대미술 다니는 사람, 열성추종자
학생, 제자 동의어로 pupil도 있고 disciple도 있는데 디사이플은 약간 그리스도적 느낌의 사도다. 한편 애콜라이트는 일본 zen이나 스타워즈와 언급되는 경우가 많고 명상적이고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겨 미술전시를 조용하지만 열정적으로 보는 사람을 수식하기 좋은 표현이다. 스승 관계를 함축할 수도 있어 열성 추종자+문하생의 느낌. 이정재가 스타워즈 시리즈 출연했을 때도 제목이 애콜라이트였다.
3) recurring survey shows는 명사구로 반복되는(리커링) 서베이 쇼(개괄, 개설하며 폭넓게 조망하는 전시)라는 뜻이다. 뒤에 will이라는 조동사(modal verb)가 나왔으므로 동사일리가 없다. 한 세트의 명사구다. 주기적으로 돌아오고 반복 개최되는 정기 동향전 정도의 의미다.
다른 단락에서
3) 뉴욕 멧에서 하는 라파엘전은 일생일대의 기회(once-in-a-generation opportunity)라고 하는데 문단을 깔끔하게 It’s worth braving the crowds for this one(인파를 무릅쓰고라도, 사람이 붐비는걸 감수하고라도 볼 가치가 있다)라고 맺었다.
brave는 형용사로서 용감하다, 지만, 동사로서는 위험이나 불쾌함을 무릅쓰다, 감수하다라는 뜻이고 brave the snow(눈보라를 맞서다) 같은 식으로 쓰인다. 영문학에서 종종 등장하는 진짜 글맛 있는 표현이다.
2. 영화분야 올봄 기대작
“The Devil Wears Prada 2” (May 1) boasts many of the same actors from the first installment—including Meryl Streep, Anne Hathaway, Emily Blunt, and Stanley Tucci—along with new ones, such as Simone Ashley, in a comedy about a fashion magazine’s efforts to cope with new media.
5월 1일 개봉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 잡지사가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로, 1편에 출연했던 훌륭한 배우들(나열 생략, 다들 아는 이름들이므로)을 대거 재등장시키면서 시몬 애슐리 같은 새로운 배우들도 등장시킨다.(문장 순서 재조정)
여기서 boast는 뽐내다, 자랑하다가 일차적인 어의고, 나아가 자랑할 만한 무언가를 갖고 있다, 라고 푸는데 문맥에 따라 탄력적으로 번역한다.
시즌1에 출연한 훌륭한 배우들을 자랑하다, 라고 직역하기보다 더 적절하게 풀 수도 있다.
1편 배우들이 훌륭하다, 자랑할만하다라는 점을 관형격으로 수식하고
boast.. from을 살려 재기용, 대거 재등장하다라는 용언으로 바꾼다. 이렇게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위처럼 바꾸었다.
이때, first installment는 1차 납입금, 할부금 1회차 정도의 뜻인데
첫 번째 영화first film나 시즌1이라고 밋밋하게 쓰지 않고 시리즈 프랜차이즈의 연속성을 의미하면서 영화업계의 상업성을 표현했다.재밌고 적절하다.
3. 뉴요커에서 언급한 봄시즌 영화 기대작품 중에 중동 지역 작품이 많다. 정치적 문제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올까? 깐느 경쟁분야 출품작은 가능할 수도.
아랍어와 현대 히브리어가 음성으로 들리는 영화다. 같은 아랍어라도 ㅈ를 ㄱ로 발음하는 이집트 구어와 20세기 초 팔레스타인을 배경으로 단아한 영국억양과 요르단쪽 레반트 구어(샴 암미야)가 공존하는 작품은 귀 밝은 이에게 달리 들린다.
1)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전기영화 Eagles of the Republic (4월 17일)
- 굿뉴스 느낌. 감독은 스웨덴인 Tarik Saleh. Abdel Fattah El-Sisi에 대한 바이오에픽.
https://youtu.be/fdCVRcZ4x4c
2) 이스라엘 텔아비브 작곡가 겸 뮤지션이 가자지구 점령에 대한 찬양가를 의뢰받은 스토리의 풍자영화 Yes (3월 27일) Nadav Lapid 감독.
- 풍자극이 아니었으면 제작, 개봉이 어려웠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궁금해서 트레일러를 보니 EDM이 들리는데 지난 2023년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노바 음악축제를 기습해 납치해 간 사건이 떠오른다.
https://youtu.be/-1onUOERhXo?si=HoRI3PsITZEC_3Tk
3) 1936년 영국점령시기 팔레스타인의 한 마을에 유럽에서 온 유대인 난민이 도착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Palnestine 36 (3월 20일) Annemarie Jacir 감독. 역사드라마.
- 웅장한 오케스트라 배경의 다키스트 아워같은 영국시대극, 현대역사물 좋아한다면 좋아할지도
https://www.youtube.com/watch?v=wWtwnae_5UI
4. 서브스턴스때문인지 바디호러도 인기를 끈다.
The fraught bonds of parents and children get a varied workout. Julia Ducournau’s “Alpha” (March 27) is a body-horror drama about a teen-age girl (Mélissa Boros) who, as a result of a tattoo, may have contracted a mysterious disease that her mother (Golshifteh Farahani), a doctor, treats.
귀찮아 번역 생략.
중세와 달리 아무도 신체훼손하지 않고 안전한 집에서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현대에 바디호러 픽션을 본다.
유복한 금수저 작가가 끔찍한 그림을 그리고 찢어지게 가난한 작가가 아름다운 판타지를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
5.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원작기반 애니메이션 (5월 1일)도 눈에 띈다. Andy Serkis 감독.
동물로 은유해서 느슨하고 얕게 미국정치를 풍자하는 시의적절한 영화다. 영화개봉시점의 정치현실을 풍자하는 촌철살인 애니다.
극단주의 정치 시대다. 이런 숨막히는 시대야말로 마치 왕정의 광대처럼, 은유와 해학이 넘치는 풍자극이 조명받는다고 생각한다. 현실도 너무 각박하고 사람들이 양극화되어 싸우는데 픽션에서 마저 첨예한 문제를 다루고 싶지 않은데 그렇다고 너무 판타지로 현실도피하고 싶지 않다. 뜨거운 머리를 식혀주며 해학으로 웃게해주고 위트로 긴장을 풀어주면서 약간의 교훈을 남기는 이솝우화 형식이 마치 더위 먹은 자에게 찬물을 촥 끼얹어주는 것 같아, 앞으로 이 뜨거운 병오년과 뜨거운 기후변화의 시대와 뜨거운 화9운의 시대에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다. 그래서 지난 포스팅에서 장항준 감독이 3.1 운동 배경으로 웰컴투동막골 풍의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ttps://youtu.be/g8wLmj9SiKM?si=uWLTo5l6H4mdytX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