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자민당 총재선거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가 승리했다. 일본은 국회가 선출한 총리를 텐노가 형식적으로 재가하는 구조고 장기적으로 자민당이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자민당 총재선거는 사실상 총리선거와 같다.
기시감이 든다. 데자뷰! 2017년과 2022년 프랑스 마크롱vs르펜에서 1차 투표 결과 그대로 결선 투표로 갔던 구도와 비슷하다.
2017년 1차 투표에서
마크롱vs르펜 23.8% vs 21.5%이
결선투표에서 66.10% vs 33.90%가 되었다.
2022년 마크롱 재선 여부를 결정하는 대선 1차 투표에서
마크롱vs르펜 27.6% vs 23.4%이
결선 투표에서 58.54% vs 41.46%
3-4위 지지자 중에 르펜 반대표가 많아 마크롱이 결선에서 그 표를 흡수했다. 1등에 반대하는 3등 이하가 2등에게 힘을 몰아줘서 역전승을 하던 적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1등이 그대로 1등이 된다.


다카이치 사나에에게 표를 준 자민당 의원들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여러 해석이 있겠다.
일본의 선거제도는 한국처럼 다수대표제와 비례대표제를 섞은 반반 짬뽕이다. 준비례대표제(semi-proportional formulas)라고 한다.
유권자는 의원 후보자 1명 + 정당 1곳을 함께 뽑는데 소선거구에서 1등이 당선되고, 정당 득표율로 비례 의석을 나누어 두 결과를 합산한다.
각 소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자가 당선되는 것은 단순다수제(majority-plurality)의 형식이다.
여기에 전국을 11개 큰 선거구로 나누고 정당이 얻은 표 비율대로 의석을 배분한다. 이 비례대표제 의원은 국민의 의사가 직접 연동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연동형 비례대표제(mixed-member proportional)처럼 전체 의석수를 보정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 합산방식이다.
보정을 한다는 말은 지역구에서 이미 많은 의석을 얻은 정당은 비례대표에서 덜 받고 적게 얻은 정당은 비례대표에서 보충 받는다는 뜻이다.
보정 받지 않으니 일본은 단수대표제+비례대표제 반반짬뽕에 의석 수 조정없는 단순 합산이다. 즉 준비례대표(다수대표제+비례대표제)+(단순 합산) 병립형모델이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소선거구에서 이기면 비례대표도 더 받을 수 있어서 장기 집권 여당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독특한 점이 있다. 일본 전체에서는 자민당 우위로 몰아주고 자민당 안에서 당헌에 의해 내부 총재 선거를 하는 방식은 프랑스 선거제도와 닮았다. 국가선거제도와 별개의 총재선거가 majorty-pluralty 혼합형의 결선투표형이고 여당 장기 집권 속에서 사실상 프랑스식 모델과 같다고 본다.
선거에서 이기는 방식은 크게 두 개가 있다.
Plurality(상대다수제)에서는 1등만 하면 된다. 과반 필요 없음. 후보가 난립할 경우 15% 득표로도 승리할 수 있다.
한편 majority(절대다수제)에서는 반드시 과반 득표자가 필요하다. 1차에서 과반이 안나오면 1, 2위를 한 두 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해서(이를 runoff라 한다) 과반을 몰아줘 확실한 승리후보를 만든다. 1차는 majority 2차(결선)은 plurality인 셈이다. 혼합된 방식이다.



Arend lijphart에 따르면 호주나 아일랜드 대선처럼 가장 득표가 낮은 후보(최약자)부터 없애면서 올라오는 방식이 진정한 의미의 절대다수제라고 하는데(p134) 취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이번 일본 선거를 보면서 기시감이 들어서 다시 옛날 책을 들춰보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픽 출처 : 연합뉴스와 동아일보
https://www.yna.co.kr/view/AKR20170424003051081
https://www.yna.co.kr/view/GYH20251004000400044
https://www.yna.co.kr/view/GYH20251004000300044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20411/1128298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