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内藤コレクション

写本 — いとも優雅なる中世の小宇宙

2024年6月11日(火)〜8月25日(日)


1. 도쿄 우에노 공원에 있는 국립서양미술관이다. 나리타공항에서 우에노까지 스카이라이너 등으로 빨리 올 수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2. 전시 제목의 영어와 일본어가 의미하는 정보가 다르다. 사전적 어휘의 등가 교환이 아니다.

외국인이 전시제목을 이해하는 바와 일본인이 이해하는 바가 같지 않다.

영어와 일보어 각 언어를 이해하는 상태에서 각 의미를 뜯어봐야한다.


영어는 Manuscripts from the Naito Collection in the National Museum of Western Art라고 쓰여있다. 일반적인 기술이다. 국립서양미술관 나이토 콜렉션의 필사본이다.


일본어로는 いとも優雅なる中世の小宇宙라고 쓰여있는데

한국어로 바꾸면, 매우 우아한 중세의 소우주라는 뜻이다. 뜻이 완전 다르다.


여기서 또 공부할 바가 있다. いとも이토모는 무엇이고 왜 이렇게 썼는가?

いとも는 매우, 지극히라는 뜻이다. 한자로는 最も라고 쓴다. 한편 이 한자는 JLPT N3 정도의 어휘로 보통 못토모もっとも라고 읽고, 무엇보다도, 가장라는 뜻이다. 한자는 최고 할 때 가장 최最이다. 왜 다르게 읽는가?

같은 한자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라고 같은데

우아하게 아어雅語(가고がご)로 읽으면 이토모라고 읽고, 일반적으로 읽으면 못토모이다.

아어는 말 그대로 우아한 말이라는 뜻이다. 한 한자에 결박된 읽기 방법이 다르다. 


그러데 보통 세련되게 표현할 때는 한자를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왜 히라가나로 썼을까?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대로 한자로 最も라고 쓰면, 이토모라고 안 읽고 못토모라고 읽는다. 일반적인 읽기 방법이니까.

그래서 이렇게 읽지 말라고 한자가 아닌 히라가나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 '매우, 지극히'라는 세련된 읽기가 된다.


히라가나가 반드시 서민의 언어가 아니고, 그저 표기 방법이 하나일 뿐이다.


같은 전시를 가서 같은 것을 봐도 이해하는 바가 다르다.


이 전시 전체의 캡션과 설명이 매우 고상한 어투로 쓰여있어서 공부가 많이 된다.






3. 전시 설명은 번역기 돌리지 않고, 자체 사이트 영어 설명을 가져왔다.

https://www.nmwa.go.jp/jp/exhibitions/2024manuscript.html

https://www.nmwa.go.jp/en/exhibitions/past/p2020.html


印刷技術のなかった中世ヨーロッパにおいて、写本は人々の信仰を支え、知の伝達を担う主要な媒体でした。羊や子牛などの動物の皮を薄く加工して作った紙に人の手でテキストを筆写し、膨大な時間と労力をかけて制作される写本は、ときに非常な贅沢品となりました。またなかには、華やかな彩飾が施され、一級の美術作品へと昇華を遂げている例もしばしば見られます。

In medieval Europe with no printing technology, manuscripts were the principal medium to support the people’s creed and convey wisdom. Scripts were transcribed by hand on parchment made from thinly prepared sheep, calf, and other animal skin. Manuscripts requiring massive time and effort to be produced could, at times, become great luxuries. Some were decorated with lavish illumination and were often sublimated into first-class artworks.



当館では2015年度に、筑波大学・茨城県立医療大学名誉教授の内藤裕史氏より、写本零葉(本から切り離された一枚一枚の紙葉)を中心とするコレクションを一括でご寄贈いただきました。その後も2020年にかけて、内藤氏ご友人の長沼昭夫氏からも支援を賜りつつ、新たに26点の写本リーフを所蔵品に加えています。

In FY 2015, Dr. NAITO Hiroshi, professor emeritus at the University of Tsukuba and Ibaraki Prefectural University of Health Sciences, kindly donated his collection of manuscript leaves en bloc to our museum. Between then and 2020, with additional support from Dr. Naito’s friend Mr. NAGANUMA Akio, we were able to add twenty-six more manuscript leaves to the collection.



当館では2019-20年度に三期にわたり開催した小企画展で、内藤コレクションを紹介してまいりました。しかし、コロナ禍のさなかでもあったため、それらは小規模なものにとどまったと言わざるを得ません。こうした事情をふまえて、改めて内藤コレクションの作品の大多数を一堂に展示し、皆様にご覧いただくべく企画されたのが本展です。また当館はコレクションの寄贈を受けて以来、国内外の専門家の協力を仰いで個々の作品の調査を進めてきました。本展はその成果をお披露目する機会ともなります。

The Naito Collection has been introduced in three small exhibitions at our museum between FY 2019 and FY 2020. However, in the midst of the COVID-19 pandemic, it cannot be denied that the displays remained rather small in scale. In view of such circumstances, we planned this exhibition to present the majority of the Naito Collection collectively to the public anew. Ever since receiving the donation of Dr. Naito’s collection, we have been seeking the cooperation of experts in Japan and abroad to survey the individual works. This exhibition will also be an opportunity to disclose the fruit of such research.



本展は、内藤コレクションを中心に、国内の大学図書館のご所蔵品若干数や、内藤氏がいまでも手元に残した1点を加えた約150点より構成され、聖書や詩編集、時祷書、聖歌集など中世に広く普及した写本の役割や装飾の特徴を見ていきます。書物の機能と結びつき、文字と絵が一体となった彩飾芸術の美、「中世の小宇宙」をご堪能いただければ幸いです。

This exhibition consists of approximately 150 works, mainly from the Naito Collection with a few additional works on loan from university libraries in Japan and one item which Dr. Naito has kept for himself to this day. It is compiled to examine the role of manuscripts and the characteristics of illumination in Bibles, Psalters, Books of Hours, Antiphonaries, Graduals, etc. which were used widely in the Middle Ages. We hope you will enjoy the “medieval microcosm” of beautiful illumination, in which, alongside its function as a book, calligraphy and illustrations are unified.



4. 중세 작품은 저작권이 만료가 되어서 일반 일본 전시장과는 다르게 마음껏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엄지 손톱 만한 크기에 세밀한 그림을 그렸다. 중세의 네일 아트라고 볼 수 있다.


농업기술이 발달되지 않아 단위면적당 작물생산량이 많지 않던 중세 시기에는


물자가 제한적이었으므로 커다란 그림보다는 작게 표현하는 기법이 물자를 아끼면서 예술적 재능을 드러내는


전략적 방법이었을 것이다.









5. 한자를 알아도 한문은 또 배워야하고, 한문은 알아도 초서는 따로 배워야하듯, 

   유럽인이 자국어를 알아도, 라틴어는 또 배워하고, 라틴어는 알아도 중세 필사본의 폰트는 또 배워야한다.

  독일 어느 대학에서는, 침식을 잃고 중세 필사본만 읽는 스터디가 있을 것이다.




6. 캡션 설명에서 중세사가, 중세 미술사학자들의 기여가 많이 보인다.


한 서양사학과의 연구자 TO는 정해져있고, 미국, 유럽하는 식으로 메이저한 분야만 넣기도 힘든 현실적 사정이 있어


전세계적으로 중세사가는 연구를 해도 취직할 자리가 마땅하지 않다.


유럽이라면 자국 역사이고, 해당 기록이 끊임없이 발굴되니까 TO가 있겠지만


한국, 일본, 아니면 동남아 아니면 아프리카나 남미 같은 유럽과 관계없는 나라에서


유럽 중세까지 연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고귀한 일이다.


이런 작품을 전시할 때, 심지어 사학과 졸업생도 잘 모르는


온갖 왕족과 귀족의 계보와, 성서의 지엽적인 부분과, 필사 기법 등 수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심지어 자기 소모적일 정도로 대단한 열정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 촬영 허락이 되어서 사진은 너무 많이 찍었는데 다 올리기에는 번거롭고 한 작품만 보자



7. 다음 작품은





이 저작은 장대한 성경 이야기를, 등장인물의 삽화와 이름을 둘러싼 원을 엮은 족보를 축으로 

이해를 돕는 텍스트와 개념도(다이어그램)을 섞어 풀어내고 있다.

-삽화와 이름을 둘러싼 원이 있고

-이 원을 엮은 족보가 있으며

-이 족보를 가운데 축으로 왼쪽 오른쪽으로 텍스트와 다이어그램이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은 12세기 말 이후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대학 교육 현장에서 인기를 끄는 교재가 되었다.


이 부분을 읽으며,


16세기 이황이 선조에게 올린 성학10도가 생각났다.


어느 시대나 비주얼 교보재는 필요한 것이다. 모두 글로만 개념을 이해할 수 없고, 개념을 시각화하면 더 풍성한 이해가 가능하다.


그것이 얼마 전까지는 인포그래픽, 이후에는 파이썬 등을 사용한 비주얼라이제이션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성학십도를 가장 잘 설명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 전 작고하신 고 한형조 교수님의 책이다.


2011년 당시에 막 출판된 그의 불교 책을 코엑스 반디앤루니스에서 읽고 너무 좋아서 책을 사고 교통비가 없어서 서울대입구역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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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_21 Design Sight 

企画展「ゴミうんち展」 pooploop

2024年9月27日(金) - 2025年2月16日(日)



1. 도쿄 롯본기 미술관 3총사(트라이앵글)은 국립신미술관, 21_21 디자인 사이트, 모리미술관이다. 국립신미술관은 거대한 기획전과 서예, 회화 등 다양한 일본미술협회들의 수준 높은 독립전이 특징이고, 21_21 디자인 사이트는 국립신미술관에서 다루는 전통예술을 벗어난 산업, 시각디자인 계통이며, 모리미술관은 조금 더 국제적이거나(아프리카 민예) 최첨단이거나(AI, 게임전) 동시대적이거나 설치미술적인(루이 부루주아, 세계의 여성작가전) 특징이 있다.


국립신미술관->21_21 디자인->모리 순으로 방문하면 편하고, 특히나 모리는 저녁 6시 이후에도 하기 때문에 다른 전시관 충분히 들리고 폐관 한 다음에 들리기도 좋다. 화요일만 17시까지. 그리고 모리는 월요일도 한다. 그리고 저녁 6시 이후 갈 경우 모리미술관 52층에서 도쿄의 야경을 겸사겸사 감상할 수 있다. 간토평야에 끝없이 펼쳐진 빌딩숲의 전경을.








2. 아래는 일본어 전시 설명이고, 한국어로 번역하기 귀찮아서 파파고로 돌렸다. 번역기를 돌리면 번역기가 한 것 같은 번역투가 나온다.


21_21 DESIGN SIGHTでは、2024年9月27日より企画展「ゴミうんち展」を開催します。展覧会ディレクターには、佐藤 卓と竹村眞一の2名を迎えます。

21_ 21 DESIGN SIGHT에서는, 2024년 9월 27일부터 기획전 「쓰레기 똥전」을 개최합니다. 전람회 디렉터에는 사토 타쿠루(佐藤卓と)와 타케무라 신이치(竹村眞一) 2명을 맞이합니다.



世界は循環しています。さまざまな時間軸のなかで、ひとつのかたちに留まることなく、動き続け、多様に影響し合い、複雑に巡っています。その結果、いわゆる自然界においては、ゴミもうんちもただそのまま残り続けるものはほとんどありませんでした。しかし、いま人間社会では、その両者の存在は大きな問題となっていますし、文化的にもどこか見たくないものとして扱われています。ゴミ捨て場や水洗トイレは、まるでブラックボックスのように、私たちが忘れるための装置として機能してきたかもしれません。完全に消えてしまうものなんて、ないのにもかかわらず。

세계는 순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간축 안에서, 하나의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다양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복잡하게 돌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른바 자연계에서는 쓰레기도 똥도 그냥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인간 사회에서는 그 양자의 존재는 큰 문제가 되고 있고, 문화적으로도 어딘가 보고 싶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쓰레기장이나 수세식 화장실은 마치 블랙박스처럼 우리가 잊기 위한 장치로 기능해 왔을지도 모릅니다.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것은 없는데도 불구하고요.



本展では、身の回りから宇宙までを見渡し、さまざまな「ゴミうんち」を扱います。そして、ゴミうんちを含む世界の循環を「pooploop」と捉えます。これまで目を背けてきた存在にもう一度向き合うと、社会問題だけではないさまざまな側面が見えてきました。すぐ燃やすのでも水に流すのでもなく、じっくり観察し、単純化せずに新しい態度で向き合うと、語りきれないほどの不思議や好奇心に出合えました。ゴミうんちという新しい概念をきっかけに、人工物のデザインも同じようにできないのかと考えた本展は、世界の循環に向き合う実験の場でもあります。決して止まることのないこの世界。欠けていたパーツがピタリとはまると、きっと新たなループが巡りはじめます。

본전에서는, 신변에서 우주까지를 둘러보며, 다양한 「쓰레기 똥」을 취급합니다. 그리고 쓰레기 똥을 포함한 세계의 순환을 'pooploop'으로 파악합니다. 그동안 외면해 온 존재를 다시 한번 마주하니 사회 문제만이 아닌 다양한 측면이 보였습니다. 바로 태우는 것도 물에 흘려보내는 것도 아니고 찬찬히 관찰하고 단순화하지 않고 새로운 태도로 마주하니 말 못할 정도의 신기함과 호기심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쓰레기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계기로 인공물의 디자인도 마찬가지로 할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한 본전은 세계의 순환을 마주하는 실험의 장이기도 합니다. 결코 멈추지 않는 이 세상. 빠져있던 파츠가 딱 빠지면 분명 새로운 루프가 돌기 시작합니다.




3. 주목할만한 작품은 동물의 분비물을 채취해서 옻칠로 굳히고 실제 사이즈의 동물로 만든 작품. 아마 속은 토기나 알루미늄이나 철근 같은 혼합재료를 쓰고 겉표면에만 분비물을 붙였을 것이다.


약간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똥으로 똥 싼 생물을 만든 창의적인 발상이다. 우리가 먹고 분비한 것이 다시 우리가 된다는 것에 대한 은유이다.






4. 순환 시스템에 대한 모든 것을 다 모아둔 방. 17세기 분더 캄머(wunder kammer)가 생각났다. 호기심의 캐비닛, 혹은 경이로운 캐비닛이라고 불리는, 모든 것을 다 모아둔 콜렉션.


똥을 쓰레기가 아니라 순환 시스템 과정 속의 바이프로덕트로 정의한 후


지질, 광물, 재료, 미생물, 지구시스템, 환경공학, 신화, 문학, 문화인류학 모든 것을 다 망라해두었다.


아주 꼼꼼하게 아카이빙했다.




발효식품으로서 요구르트와 함께 김치도 있다.



들어가자마자 분더 캄머(경이의 방)이 생각났다고 말했는데, 전시 제목도 똥 경이의 방이다. 분-경이(대변-경이로움)의 부실(방)이다. 


캡션은 흥미로운 질문을 한다.


"동시에 다양한 의문도 떠오릅니다. 식물이 떨어뜨리는 잎이나 겉잎(殻는 껍질, 껍데기인데 식물의 から는 겉잎정도인 것 같다), 생물의 조개껍데기나 뿔(ツノ는 角인 것 같다)은 자연계에서 어떤 존재일까요? 인간이 만들어내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의 바깥이나 다 쓴 것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중략)

"한 눈에는 연관성을 알 수 없을지 모르지만 여기에 늘어선 각각은 어디까지나 펼쳐진 세계를 구성하는 순환의 일부입니다."


똥을, 더럽다! 싫다! 라는 일차적인 감각에서 떨어뜨려

누구의 똥? 사람의 똥? 식물의 똥? 자연 시스템의 배설물? 하는 식으로 개념의 외연을 확장한 후

순환 시스템의 모든 것을 망라한 다음

관객으로 하여금 그 시스템의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오 이것은 무엇의 똥일까, 광물의 똥? 식물의 똥?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온 똥일까, 이 똥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똥을 포함한 자연 순환 과정의 전체를 유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직관적이고, 재밌는 전시다.





5. 비행기가 퇴역 후 부품이 분리되는 장면을 찍은 것이다. 비행기의 분비물, 비행기의 사후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잘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비행기 무덤이라고 불리는 미국 모하비 공항으로 옮겨져서 해체되는 비행기.


해체된 비행기의 일부는 가구나 케이블 음료 캔 등 재활용 소재로 활용되는 것 이외에도


원하는 사람에게 판매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마지막 부분을 영어로는 sold on to the interested parties라고 되어있고


일본어로는 希望者に販売されることもあると言います。희망자에게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라고 되어있다.


희망자를 interested parties 라고 한 것은 적절하다. sold on to보다느 sold to가 조금 더 자연스럽게 읽히고, on은 안 붙이는 것이 나았을 듯한데 큰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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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 이어 시립미술관 계속






가운데 두 작품만 캡션을 읽어보자







손에 국화를 들고 춤을 추는 여성의 모습이 역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팔다리를 유연하게 왜곡시킨 포즈와 


주위에 부유하는 원형이나 구형이 호응하여


경쾌한 움직이 강조되는 한편


어딘가 애수를 띤 서정적 분위기도 감돈다


작자는 짧은 화업에 있어서 격렬하게 화풍을 변화시켰는데


1939년부터 본 작품이 그려진 41년까지의 기간 동안 큐비즘적 경향을 보여주는 좋은 작품을 차례로 발표했다.


제11회 독립미술협회전출품작.


-손에 국화를 들고 있다. 춤을 춘다. 팔다리가 유연하고, 포즈가 왜곡되어 있다. 이를 통해 경쾌한 움직임이 강조된다.

-경쾌한데도 슬프고 서정적 분위기도 있다.

-큐비즘적 작품이고, 작품이 화풍을 완전 바꾸었을 때 그린 것이다.



캡션을 읽고 나면 다시 보인다. 국화, 춤, 유연하면서 왜곡된 포즈, 경쾌하면서도 슬프고 서정적 분위기




의자에 깊이 걸터앉아 멍한 눈을 하는 남자


굵은 윤곽선으로 표현함으로써, 인물의 존재감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모델은 작가 카타다의 친구 서양화가 나카데 산야.


몸을 약간 비스듬히 기울인 불안정한 자세한 표정은 작가 카타다의 무거운 마음 속이 투영되고 있는 것 같다.


- "걸터 앉는다" "비스듬히 기울였다" 라는 객관적이고 기술적 표현이

- 불안정하 자세라는 해석을 거쳐, 작가의 무거운 마음이라는 주관적 해석으로 나아간다.


우선 작품을 제대로 시각적 분석을 하고 나서 해석을 해야한다. 해석에 대해서는 설득 된다, 되지 않는다라고 토론할 수 있다.


캡션을 읽고 나면 다시 보인다.










이데미츠 미술관은 사진 촬영 금지여서 전시장 전경 사진만 찍었다.


카타콤을 닮은 매우 적막한 곳에서 경건한 그리스도교 도상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감상에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설립자 사진



이곳에는 심장을 멎게하는 듯한 작품이 있었으니





광활한 바다 속에서 거친 파도에 시달리며 고뇌하는 난파자.


하지만, 그런 거친 바다에도 언젠가는 바람이 그치고, 바람이 멎고(凪のように) 고요해지는 때가 온다.


루오에게는 그런 내용을 읽은 시가 몇 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루오는 그 난파자를 예술가의 모습과 겹쳐 놓았던 것이다.


사나운 하늘에도 맑은 하늘이 찾아오듯 고난의 길을 걷는 예술가에게도 분명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이 작품의 아우라와 캡션의 문학적 표현에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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滋賀県立美術館


”みかた”のちょっと多い常設展 

2024年7月6日(土)〜9月23日(月・休)


日本画って何だろう? 

2024年7月6日(土)〜9月23日(月・休)


滋賀の家展 

2024年7月13日(土)〜9月23日(月・休)












1. 시가는 교토 오른쪽에 있는 소도시다. 교토 국박을 들렀다가 냉큼 다녀왔다. 상설전, 일본화란 무엇일까, 시가의 가옥들 같은 여러 전시가 있가 있었다. 소도시 미술관의 소장품전인데도 기획전시만큼 놀라운 퀄리티의 콜렉션이 있었다.


콜렉션보다 더 놀라운 것은 큐레이터의 아주 감각적이고 명확하며, 시각적 분석에 충실한 캡션이었다.


작품과 관객을 독대하게 도와주는, 불필요한 곁가지 이야기를 뺀, 캡션 설명이었다. 아래 몇 개만 우리 말로 풀어두었다.




2. 교토 국박에서 보다가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 마감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서 택시 타고 갔다. 거의 처음 타 본 일본 택시였다. 7-8만원 남짓 나왔는데 택시비가 상당히 비쌌지만 그래도 시간을 세이브한 값으로 치면 괜찮았다.


공원에는 함께 의지하며 늙어가는 노부부가 산책하고 있었다. 잘 가꿔진 큰 공원과 함께 있는 미술관이다.




3. 돌아올 때는 지하철을 타고 갔다. 목가적인 나무 가옥 너머로 이글거리듯 타오르는 태양이 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마루야마 겐지의 "그렇지 않다면 그토록 석양이 아름다울리 없다" 에세이집이 생각났다.



나도 이렇게 한 번 써보자. 시각적 분석의 예제.


철제 장치로 이뤄진 지하철 창밖으로,

붉게 달궈진 저녁 해가 용광로에서 용융된 철처럼

이글이글 타오르며 산마루를 넘어간다.

하늘은 온통 주홍빛으로 물들고

육첩방 남의 나라 목가적 목제 지붕들이 

그 아래서 까무룩한 실루엣으로 누워있다


지붕 너머로 둥근 해가 서서히 삭아드는 순간,

사위가 후끈후끈 달아오른 듯하지만

동시에 싸늘한 어둠이 슬그머니 내려앉는다. 

전깃줄은 차가운 열기를 가로지르며 팽팽하게 뻗어 나가고

그 선을 따라 매서운 바람도 번쩍번쩍 찢기듯 스쳐 지나간다.


지붕 위로 번진 햇살은 어느새 스르르 사라지고,

도시는 후두둑, 석양을 추모하는 인공 불빛을 하나둘 켜기 시작한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지하철은 무심히 다른 역으로 달려나가고

나는 저 타오르는 해를 기억 속에 고스란히 담아둔다.

뜨겁게 타올랐던 순간들이 저녁 노을처럼

천천히 식어간다




4. 전시는 이런 저런 것이 있었는데 다 좋았다.




5. 전시 캡션 설명 3개만 우리 말로 풀어본다




하얀 꽃을 피우는 제라늄 화분을 그리고 있다.

배경은 생략되어 있고

화분은 두툼한 질감을(厚ぼったい質感を) 간략하게 나타낼 뿐이며(表すのみで)

제라늄이 풍부하게 자라는 잎과 흰 꽃에 눈이 간다.

가는 선을 이용해 제라늄의 모습을 붙잡고(파악하고)(とらえ)

섬세하게 색을 겹쳐(細やかに色を重ねて) 요철(오목함과 볼록함)이나 음영, 깊이(奥行)를 표현하고 있다

날실과 씨실의 짜임새(織り目)에 틈이 있는 생견(동양화 그리는 비단)에 그리는 것을 활용한, 빛에 녹아드는 것 같은 작품이다.


시각적 분석에 충실한 훌륭한 설명이다. 대단하다.


1) 대상은 하얀 꽃과 제라늄 화분. 제라늄은 식물의 한 종류이고, 몰라도 대략 아래 있는 초록색 무엇이겠거니 짐작이 가능하다.

2) 배경이 생략되어 있음

3) 화분은 두툼한데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음

4) 제라늄이 많고, 꽃이 흼

5) 제라늄은 가는 선으로 표현했고, 색이 겹쳐 있어서 오목 볼록 그림자 깊이감을 표현하고 있음

6) 비단은 올과 올 사이에 틈이 있고, 그 틈을 활용한 작품이다. 빛에 녹아드는 것 같다


6.




금박을 깔아 놓은 바탕에 군청색을 듬뿍 겹쳐 후지산을 그리고 있다.

산기슭(麓=ふもと)을 천천히 걷는 소떼를 한 마리가 뒤늦게 따라간다.

군청색 사이로 비치는 금빛이 햇살의 힘(日差しの力強さ)도 느끼게 한다.

파란색과 금색 두 가지 색으로 생명력이 넘치는 웅대한 풍경이 표현되어있다.


깔끔하다.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1) 금박, 군청색, 후지산

2) 소떼는 산기슭을 걷고 있고 한 마리가 뒤에

3) 금빛은 햇살

4) 생명력 넘친다



7.




마치 음악이 들려올 것 같은 자유로운 선과 선명한 색채로 이루어져있다.

출품된 작품은 석판화(リトグラフ 영어의 lithograph에서 유래. lithos는 그리스어로 돌을 의미한다), 목판, 드라이포인트 등각기 다른 판화기법이 사용되었으며, 

그 질감의 차이에 의해서도, 연주되는 하모니가 변화하고 있다.

바실리 칸딘스키(1866-1944)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고

모스크바대에서 법률과 경제학을 공부한 뒤

1896년 본격적인 그림 공부를 위해 독일 뮌헨으로 여행을 떠났다.

1900년대 후반부터 모양과 색이 공명하는 추상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만약 우리나라 같았으면 칸딘스키에 대한 설명이 먼저 나왔을 것이다.

그러니 시각적 분석이 먼저다.

그리고 인물 설명이 나오고 그 인물 설명은 시각적 분석이나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정도로 간략해야만 한다.


충분하면서 깔끔한 설명이다.


1) 자유로운 선과 선명한 색채를 음악이 들려올 것 같다고 감각적으로 은유함.

2) 다양한 판화 기법이 사용되었음을 설명 ->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어디가 다른 판화기법인지 볼 수 있게 궁금증 유발

3) 판화기법이 다양하다, 로 설명이 끝난게 아니라 그 기법이 결국 어떠한 시각적 요소에 기여했는지 설명: 

판화기법이 다르므로 질감이 다르고 따라서 연주되는 하모니가 변화하는 것 같다고 설명

4) 칸딘스키의 일반적인 인물설명 후 1900년대 후반부터 이러한 '모양'과 '색'이 공명하는 추상적 그림이 나온다고 설명. 

->관객으로 하여금 이 그림이 추상적인가라는 궁금증부터 시작해 어디에 모양과 색이 공명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동기부여

+독일의 영향에 대한 일부 암시


8.




폐관하며 나가는 발걸음에 저녁 하늘을 보았다. 이렇게 한 번 써보자. 시각적 분석의 예제.


어스름이 내려앉은 하늘

태양은 구름 뒤로 몸을 숨겼지만

낭중지추의 존재감을 숨길 수 없다

빛은 이제 막 기지개를 키며 일어난

어둠 속에서도 퍼져나간다.


검푸른 구름은 저무는 태양을 머금고

그 가장자리는 파스텔톤의 황금빛으로 물든다.

빛줄기는 하늘을 가로지르며

마치 시간의 틈새로 스며드는 기억처럼

부드럽게 번져간다.


나무 실루엣이 고요한 그림자처럼 서있고

세상은 서서히 어둠과 빛 사이에서

하루의 마지막 숨결을 내쉰다.


하늘은 오래 달이고 묵힌 장처럼 깊은 색을 띠었다.

해는 구름 뒤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다가,

슬며시 가장자리를 타고 흘러내리며 빛을 퍼뜨린다.

노을빛이 구름 속으로 스며들어 퍼질 때,

그 자락은 노릇노릇 익어가는 듯하다.


둥실둥실 떠 있는 구름은 한껏 부풀었다가

서서히 바람에 녹아들며 사그라지고,

햇살은 그 틈새를 비집고 나와

줄줄이 흩어지다 이내 하늘에 길게 번진다.

나무들은 까끄라기처럼 어둠 속에 스며들고,

세상은 점점 서늘한 숨을 내쉬며 하루를 접는다.


저 멀리서, 빛과 어둠이 뒤섞이는 하늘 아래

누군가는 문득 지나온 날들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달이 뜨기 전, 해가 남긴 미련 같은

이 순간의 빛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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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九州市立美術館開館50周年記念

大コレクション展 ―あの時、この場所で。―

Kitakyushu Municipal Museum of Art: The 50th Anniversary Exhibition The KMMA Collection-At This Place, At That Time


2024年9月7日(土)~11月10日(日)


1. 기타큐슈 진에어로 항공비+숙박+음식+전시 다 포함해서 20만원에 저렴한 미니멀리스트 여행을 갔었다.


버스를 타고 내려서 올라간다. 나만 걸어서 올라간 것 같다. 내려올 때는 소낙비를 다 맞고 내려왔다. 그래도 좋았었다.



다 왔다!






2. 기타큐슈 전경이 다 보이는 미술관이다.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깨끗한 전망이 선명하게 보인다.



3. 미술관 내부



4. 기타큐슈는 규슈지방 위에, 후쿠오카 옆에 있는 곳이다. 북 규슈라는 뜻이다. 이런 지방 시립미술관에도 어마무시한 수준의 콜렉션이 있다. 일본은 소도시 미술관 투어도 가볼만하다. 계획하고 있다. 돈만 좀 더 생기면




5.


우키요예화가 이노우에 야스지의 아사쿠사를 그림이다. 1885년작이다.


확대해서 보면 선명감이 이루말할 수 없다. 강철탱크에 담긴 콜라원액을 탄산수와 함께 바로 만들어주는 맥도날드 콜라를 마시는 기분이다. 5모금 마신 이후의 단당류와 카페인의 영향으로 느끼는 모종의 강렬한 선명감 같은 것이다.




6. 설명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아주 좋은 표현이다.




1) 눈 속의 아사쿠사 절을 위에서 내려다보듯이上から見下ろすように그린다.描く。

- 여기서 미오로스見下ろす는 見下す로도 쓸 수 있는데 볼 견에 아래 하가 붙어서 물리적으로 아래를 굽어본다는 뜻이다. 가끔씩은 경멸적perjorative한 표현으로 깔보다라고도 쓸 수 있다.


- 이 표현 하나를 보고 나면 이제 시점의 위치가 좌측 상단에서 우측 하단으로 이동하는 시선으로, 즉, 아사쿠사 절의 성스러운 위치에서 속세의 시장을 내려다보는 느낌으로 전환된다.


2) どぎつくなりがちなアニリン由来の赤を要所に配して、

강렬해지기 쉬운 아닐린 유래의 붉은색을 적절히 배치하여 

- どぎつく는 몹시 강렬하다라는 뜻이다. 붉은색의 느낌을 이런 문예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이에 더해 아닐린 안료라는 물성으로까지 설명했다.

강렬해지기 쉽다는 뜻은 아닐린이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을 띠기 쉽다는 의미이다.


-적절히라고 했지만 한자로는 요소이다. 일어로는 요-쇼.

그러니까 이 문장 안에 이미 "히라가나" "카타가나" "한자의 음독""이 섞여서 오묘한 긴장 속에 아름다운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도기쯔쿠나리가치나 - 히라가나 - 일본 고유의 표현

아닐린 - 카타가나 - 서양의 안료

유래의 적색을 요소에 배치하여 - 한자의 음독 - 중국적, 전통적 한자들


강렬해지기 쉬운 아닐린 유래의 붉은색을 적절히 배치하여 


3) 白い雪とコントラストを際立たせながら

하얀 눈과의 콘트라스트(대비)를 두드러지게하면서도(강조하면서도)

-키와다츠는 국제의 제와 설 립자인데 際立(きわだつ) 여기서는 눈에 띄고 두드러지게한다는 뜻이다. make sth conspicuous같은.

-적색과 백색의 대비를 솜씨좋게 표현했다.


品良くまとめている。 

품위 있게(가지런히) 정리하고 있다.

-그 전체적인 느낌이 가지런하다는 의의를 부여했다. 아주 좋다.

-보통品은 시나로 읽지만 여기서는 힌으로 읽고 ひんよく라고 한다. 품질 좋다는 말에서 가지런하고 멋지다는 아주 좋은 표현이다. (네이버사전에도 없다)


읽고 다시 보면 다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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