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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영화 감독과 제작사가 국제적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을 경우 영어권 전문 서평가들의 글을 꼭 읽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로 치며 한 줄 평으로 해당하는 짧은 글 안에 유려한 글쓰기가 압축되어 있다.


느낌만 감각적으로 묘사하거나, 좋다 나쁘다 정도만 말하는 일뷰 리뷰와는 차원이 다르고, 아카데믹한 영어를 배울 기회가 있다. 


애국심만으로 우리 영화를 봐주는 선의의 한국 관객을 넘어, 작품 자체로 승부하려면


셰익스피어부터 연극으로 단련된 해외의 전문 관객층에게 작품 자체의 가치를 호소해야하는데


그러려면 그들이 작품을 볼 때 무엇을 보았고 시각적 영상을 어떻게 언어화해서 표현했는지 공부해봐야한다.


그런 평론글은 우리로 하여금, 미야자키 하야오의 표현대로, 1층에 있다가 2층으로 올라가서 세상을 볼 수 있게 하여 시선이 고양되게끔한다.


2. 예를 들어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영어 한 줄 평 하나만 보자.


다음 링크 레딧에 지금까지 나온 미키17의 리뷰가 모아져 있고

https://www.reddit.com/r/movies/comments/1iq74ir/bong_joonhos_mickey_17_review_thread/?rdt=51043


토탈 필름의 리뷰가 인상적이다.

https://www.gamesradar.com/entertainment/sci-fi-movies/mickey-17-review/


Mickey 17 is funny and charming from the get-go, building out a fascinating sci-fi world from its central conceit that ends up speaking to powerful and timely concerns through humor, satire, and exhilarating genre elements. Bong Joon Ho's best English movie to date and arguably Robert Pattinson's best movie ever.


파파고로 대충 번역돌리면 이렇다.


미키 17은 처음부터 재미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유머, 풍자, 신나는 장르 요소를 통해 강력하고 시의적절한 고민에 말을 걸며 중심적인 자만심에서 매혹적인 공상과학 세계를 구축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지금까지 나온 최고의 영어 영화이자 로버트 패틴슨 감독의 역대 최고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우선 단어만 보자

1) get-goㅡ 처음부터라는 뜻이다. get ready준비! get set하시고! go!출발! 이라는 표현에서 축약된 표현이다. 요이땅 같은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


2) central conceit - 번역기는 중심적 자만심이라고 사전 그대로 번역했는데 틀렸다. 네이버 사전에도 없는 표현이지만 영어 위키피디아에는 있다. In drama and other art forms, the central conceit of a work of fiction is the underlying fictitious assumption which must be accepted by the audience with suspension of disbelief so the plot may be seen as plausible. 드라마 및 기타 예술 형식에서 central conceit은 허구적 가정의 근본적인 개념으로, 관객이 이를 불신의 지연 상태에서 받아들여야 줄거리가 그럴듯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central conceit을 단어 그대로 풀면 "중심 은유"이고, 위키피디아의 영어로 풀며 "근본적이 허구적 가정" 혹은 "허구적인 가정의 근본적 개념"이다.


이 말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풀자면 중심적 허구 설정, 극적 허구의 전제, 혹은 더 짧게 줄이자면 핵심 가정이 된다. 원작 설정이라는 번역은 좋지 않다. 


캐주얼하게 말하자면 작품을 보는데 뭔가 현실적이지 않거나 논리적이지 않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려며 필수적이라서 덮어놓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이없다고 생각하는 그 허구적인 설정이 네러티브의 중심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야기의 중심축이 무너진다. 관객이 믿거나 말거나 스토리는 그 설정 위에 움직인다.


예를 들어 매트릭스의 central conceit은, 인간은 시뮬레이션 현실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거부하면 전체 이야기가 무너진다.


미녀와 야수에서 central conceit으 저주받은 왕자가 야수로 변하여 사랑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주의 마법과 구원이라는 설정


그러니 결국 설정상 받아들여야 하는 가상의 전제라는 뜻이다. 그 말은 곧 스토리가 의도한 비현실성이기도 하고,  관객이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임시로 받아들여 허구를 존재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극적 허용이라고도 풀어볼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맥락을 central conceit하나로 표현했는데,


central이라는 말에 underlying, fundamental 같은 근본적, 핵심적이라는 뜻을 추가하고

conceit이라는 말에 사전적 정의인 은유를 넘어서, 허구, 설정을 추가해

영화, 예술분석이라는 맥락 속에서

최종적으로 관객이 허용해주는 전제, 네러티브의 중심축 같은 의미까지 확장했다.


c와 c로 두운을 맞춘 표현 시리즈를 영어권 화자들은 좋아한다. 두 단어 안에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중심적 허구 설정으로 일단 역어를 고정한다.


3) to date으 지금까지라는 말이다. 한국어로는 역대, 역대급 정도의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4) arguably는 비평 언어에서 많이 등장하는 단어다. argue=주장하다, able=할 수 있다 ly=부사 처리

주장할 수 있으니, 주장할 수 있는데, 주장하건대, 라고 일차적으로 뜻이 이해되고

풀어쓴 의미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마 거의 틀림없이" 이러 말이다.

정말 자연스럽게 풀자면 "과언이 아니다"라고 하면 좋다. 왜냐면 부사처리해서 앞에 두지 않고 용언 뒤에 보조용언으로 연결하는 게 한국어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llow to도 ~하는 것을 허락하다라고 두 번 푸는 것이 아니라 ~하도록하다. attempt to, try to도 ~하는 것을 시도하다, 노력하다가 아니라 ~하고자 하다, ~해보려 하다라고 쓰는 것이 한국어에서는 자연스럽다.


여기서 해당 문장에서 "주장하건대 로버트 패틴슨의 최고작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마 거의 틀림없이 로버트 패틴슨의 최고작이다" 보다는 "로버트 패틴슨의 최고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하는 편이 좋다. 앞서 문장 하나가 더 있었기에 단독 문장이 아니라서 더욱 그렇다.



4. 문장 구조 상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


1) 첫 번째 문장의 원래 주어와 술어 : Mickey 17 is funny and charming from the get-go, 

2) ving 연결 : building out a fascinating sci-fi world from its central conceit 

3) that 수식 : that ends up speaking to powerful and timely concerns through humor, satire, and exhilarating genre elements. 

4) 두 번째 문장은 두 개 병렬 처리 : Bong Joon Ho's best English movie to date and arguably Robert Pattinson's best movie ever.


ving연결된 문장은 주어를 중심으로 ~이며 ~이다. 라고 병렬처리 하면 좋다.

that은 이를 통해, 이는 으로 연결하거나, 아니면 아예 문장을 자르는 편이 좋다.


1) <미키 17>은 처음부터(from the get-go) 유쾌하고 매력적이며, 

2) 중심적 허구 설정(central conceit)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SF 세계를 구축한다. 

3) 이를 통해 유머, 풍자, 그리고 짜릿한 장르적 요소를 활용해 강렬하고 시의적인 주제를 탐구한다. 

4) 봉준호 감독의 역대급 최고의 영어 영화이자, 로버트 패틴슨의 최고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까지는 영화 자체에 대한 기술이고 - 작품 분석

4)는 감독과 배우에 대한 평가이다. - 의의, 맥락

작품이 이러니, 이런 함의를 낳는다, 로 이어지는 좋은 문장이다. 미술사 시각적 분석과 맥락적 함의에 대한 훈련이 되어있다.


그리고 1~4번의 모든 아이디어를 단 2문장에 우겨넣을 때, 1~3번은 S V 본문장 + ving 로 연결 + that 이하 수식구로 연결해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을 활용했다.



이렇게 읽고 나면

1) 처음부터 재밌다.

2) 시의적 주제를 다룬다

3) SF 세계를 바탕으로 극적 허용을 하고 있다. 실제 사건은 아니지만 스토리 진행상 필수적이 SF적 요소가 있다.

4) 장르적 요소를 활용했다.

5) 유머도 있고 풍자도 있다.

6) 봉준호 감독과 로버트 패틴슨 최고작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간결하고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다 읽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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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전체가 노윤서의 아름다움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금 길고 서사가 있는 화보 트레일러 같다는 생각을 했다. 김민주도 예쁘게 그려졌고, 홍경의 연기도 빛났지만, 영화관의 스크린 보다 더 빛나는 것 같은, 강아지 입꼬리의 노윤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런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공포, 예술, 사회고발 영화에 출연하느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은 적을 것 같다. 어떻게 해도 편집과 미술로 예쁘게 되며, 심지어 리메이크여서 16년전 작품의 리메이크여서 고정 관객이 해외에까지 확보가 된다. 


과거 김희선, 이영애, 전지현 등이 그랬던 것처럼 많으 사람들의 공통적 문화 기억에 특정한 아름다운 컷이 박제가 되면 사람들은 계속 그 예쁜 순간을 기억하게 되고 여배우는 청춘 스타로서 오랫동안 그 후광을 유지할 수 있다. 영화 관객이 많이 줄었는데도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 노윤서가 출연한 Lee 패션광고가 많이 노출되고, 자선행사에도 포토 라인업에도 마지막 순서이긴 하지마 ㄴ제니, 김연아 등과 함께 언급되고 있는 듯 하다. 이 영화를 계기로 노윤서는 포스트 청춘 스타로서 등판했다고 생각한다.


2. 원작 대만 영화와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두 자매의 부모님이 대만 오리지날 버전에서는 아프리카로 선교를 떠났는데 한국 리메이크작에서는 지방에서 콘도 경영하는 부부로 나온다. 대만은 음식점과 한국은 도시락점이다. 이외에도 몇 가지가 있는데, 이런 부분은 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상을 반영하지 않나 싶다. 큰 스토리라인은 거의 그대로 원작을 따랐다. 차이점이 있다며 편집점을 잡고 컷을 전환할 때 CF같은 부분이 많이 보였다는 점이다. 수영장이나 호수에서나 약간씩 지루하게 늘어지는 점이 생길 수 있는데도, 배우들의 매력과 아름다움에 취해 그런 지연을 잊게 된다.


수어도 수어와 함께 보이는 얼굴 표정 연기도 다 적절했다. 배우들이 수어 연습을 열심히 했을 것 같다. 영화는 좋아하는 감정을 고백하는 수영장신에서 절정을 맞이 한다.


3. 영화를 볼 때 주연보다 조연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편인데, 아버지 역으로 나오 현봉식은 쿠사리 먹는 가장이나, 조폭의 말단 보스(절대 가장 세거나 멋진 역은 아니다)나, 딸의 꿈을 위해 도와주지 못하는 무능한데 나름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 조선업 중간 관리자(빅토리)같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그런 안쓰러운 샌드위치 역할로 주로 나오는 편이다. 김희선과 유해진의 로맨스가 나온 달짝지근해: 7510에서의 아저씨 역할이 그런 필모 중에 조금 특별했는데.. 


4. <말할 수 없는 비밀>도 리메이크되었다. 대만 청춘 영화에서 보이는 어떤 잔잔하고 소박하면서 애틋한 사랑의 느낌이 있다. 중국 로맨스는 너무 묵직하고 일본 로맨스의 캐릭터는 다소 정형화되어 있거나 비애를 위한 극단적인 설정을 사용하는 편이다. 감정 역시 사회문화의 산물인데, 너무 장소특정적이지 않은 달달한 감정을 어느정도 국제적으로 공감시키기에 대만 청춘 영화가 괜찮은 선택이다. 


미국에서 <코다>가 아카데미상을 탔었다.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의 각색이었다. 이 영화는 가족의 굴레를 넘어 막 사회에 나가서 자기 꿈을 펼치고 싶은 주인공의 서사가 중심이었다. 좋아하면 직설적으로 좋아한다고 말하는 정서에서는 자기 감정 숨기고 못 말하고 뚝딱거리는 태도가 공감을 얻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달달함의 국제적 통용이라고 했을 때는 일단은 동아시아 위주이다. 동양은 감정 숨기고 서양은 감정을 드러낸다라는 도식적인 이분법을 취하지는 않는다. 동양권에서 그런 정서가 과거부터 이어져오고 창작물을 통해 학습되고 해서 조금 더 보편적인 측면이 있겠지만, 서양이라고 그런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숨어서 좋아하고 공적으로 자기 감정 말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의 고백을 다룬 일련의 창작물이 많고, 과거로부터 이어져서 학습된 곳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수어로만 대화하는 침묵의 공간을 아름다운 배우들의 얼굴과 표정연기와 파스텔톤의 연출이 다 커버해주었다. 영화는 배경음악마저 말을 아껴오다가 반환점 이후 자기 감정을 고백하는 신에서 처음으로 음성이 터진다. 이런 카타르시스는 대만 원작에서 보다 더 부각되었다. 배우 노윤서는 감독에게 평생 감사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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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전에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를 찍을 때 캡틴 아메리카와 존 허트 경 등 해외 배우들과 스태프들 앞에서 고사를 찍었는데 돼지 머리는 아이패드로 대신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오늘 우연히 내 알고리즘에 떴다.


검색해보니 다음 링크에 관련 방송의 스크린샷이 잘 정리 되어 있다.

https://theqoo.net/square/1813484105


봉준호 감독 같이 글로벌 협업 경험이 있고 해당 시대의 일반적인 사람과 비교해 보다 열린 시각과 외국어 실력이 있는 사람도 그러할진대, 다른 이들은 어떠하겠는가. 이 부분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고 대안을 찾아보자.


문제는 그냥 대다수 사람들이 대충 원래 그래왔으니까라고만 알고 있고 그 맥락과 의미를 설명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그리고 우리끼리만 살면 아무 문제 없지만 한류가 확산되고 한국 문화에 관심있는 외국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 문화를 외국어(영어)로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더이상 외국에 있는 고급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영어->한국어로 일방향 독해를 하던 시절에서 벗어나, 우리 것을 외국인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한국어->영어로 모드를 치환해야하는 시대가 다다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계화(글로벌라이제이션), 글로벌 리더라는 모토가 유행하던 시기에는 한국어를 영어로 바꾸는 자체에 만족을 했던 것 같다. 그만큼 21세기 이전에는 극히 일부의 한국인만 외국어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할 수 있었다. 88올림픽과 92년 여행 자유화 이전 80년대는 외국에 대한 인식도 외국에 우리를 이해시켜야한다는 인식 자체도 없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는 현지에서 생활했고, 아랍 건설 노동자들은 아랍어를 몰랐으며, 대우맨을 비롯한 상사맨들은 거래 자체에 관심있었지 한국문화는 이벤트용 홍보에 지나지 않았다. 적당히 설명이 없더라도 그냥 한복 입혀놓고 사진 찍는 퍼포먼스로 충분했고, 한복의 명칭, 상징, 의미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았을 것 같다. 그정도 여력이 안되었다.


그런데 이제 한류가 확산되고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도 많아지는, 한류의 중흥기에 올라사게 되면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자료가 없던 시절에는 어설픈 외국어로라도 일단 생산하는 게 중요했다. 마치 물자가 없던 시절에는 있는 게 어디야하면서 대충 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치약 브랜드가 하나인 시절에는 치약이 있고 없고가 중요하지 성분이 무엇이고 잇몸강화용도인지 치석제거용도인지 구취제거용도인지 향은 어떤지 용량은 어떤지 그런 세세한 사항을 따지고 있을 여유가 없다. 그런데 이제 한국문화를 브로큰 잉글리시로나마 소개하는 것을 넘어 외국인들이 이해가 가능한 수준으로까지 설명할 필요가 생겼다. 그럼 영어->한국어의 언어적 번역을 넘어서 영어권 사고방식에 맞는 한국어 설명이 필요하다. 그것은 한국어의 표현방식을 재조정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데에까지 나아간다. 한국어도 영어도 둘 다 잘해야하고,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책을 많이 읽어야한다. 사전에서 단어를 찾아 하나하나 환원해서 치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적 번역과 전달방식의 변환을 고민하는데까지 이르러야한다.


아마 할리우드와 협업이 처음인 상황에서, 안 그래도 신경쓸 것이 많은데, 영화업계에 그냥 하던 관습이라 자기도 이유를 잘 모르는 고사문화에 대해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여력도 없었을지 모른다. 혹은 자주있는 일인데, 동양인들은 서양인들 앞에서 자기들만의 무언가를 할 때 약간 쭈그러드는 경향이 있다. 그네들의 매서운 매의 눈초리 때문에 더욱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정작 물어보면 아무 생각없다. 잘 모르니까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일부 웹툰 웹소 라노벨 등에서 자주 보이는, 좋아하는 이성에게 자기 마음을 당당하게 고백하지 못하고 우회하는 것 같은 쭈글거리는 마음이다. 




2.

존 허트 경은 고사문화가 궁금했으나 해소되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혹은 봉감독에게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 아쉽다. 


존 허트 경이 궁금해했던 고사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무엇인가? 돌아가신 그에게 가상으로 대충 답해볼까? 


고 존 허트 경! 제가 설명해드릴게요


우선 당신이 보고 있는 이게 무엇인지 명사적 정의를 내려주고 발음을 도와주는 게 현실적이다.


The Korean traditional ritual that you are witnessing is called Gosa—spelled G-O-S-A.

당신이 보고 있는 한국 전통 의례는 고사라고 불러요. G, O, S, A라고 쓰죠.


To pronounce it easily, say "Go", just like in "go home." 

발음을 쉽게하자면 Go(가!)를 발음해서보세요. 집에 가!의 가!(GO)요.


Then say "Sa", as in "safari," but without stretching it into "say-a." 

그리고 사파리할 때처럼 사라고 말해봐요. 하지마 세이아 이런 식으로 a를 늘리지 말구요.


Instead, keep it short and crisp, with a soft "h" at the end for a more natural pronunciation: sah.

대신 a를 짧고 경쾌하게 발음하세요, 마지막에 h를 넣어서 자연스럽게 발음하는거죠. sah.


For a mnemonic trick, imagine someone saying, "Go sacrifice for good luck!"—GO-SA. This not only helps with pronunciation but also connects to the ritual’s meaning.

암기법이 있는데요, 누가 복 빌러 제사간다고 말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여기도 Go-SA가 있죠. 이렇게 하면 발음뿐 아니라 의례의 의미도 이해할 수 있겠죠.


Put them together, and you get "Go-sah," which rhymes with "no spa." Gosa~ Go sacricfice~ no spa~

정리해서 말하자면 Go-Sah가 되는거요. no spa같은 라임이 나구요. 고사~ 제사 지내다~ 노스파



3. 그럼 이제 역사적 상징적 의미를 말할 차례다.


Gosa is a traditional Korean ceremony meant to seek good fortune and protection from misfortune. It has roots in ancient agrarian and shamanistic practices, where offerings were made to spirits to ensure a bountiful harvest or protection from harm. Over time, it evolved beyond farming and became a common practice in various fields, including construction, business, and entertainment. In film productions, it symbolizes our collective hope for a smooth and successful shoot, free from accidents or difficulties. We usually offer a pig’s head and place money in its mouth, symbolizing prosperity, and arrange food offerings to invite good spirits and ward off bad luck.


Even though Korea has become more modernized and secular, this practice continues because it fosters a sense of unity among the cast and crew. It’s less about belief these days and more about tradition, habit, and creating a shared moment before embarking on a challenging journey together.


고사는 좋은 운과 불운으로부터의 보호를 기원하는 전통적인 한국 의식입니다. 고사는 고대 농업과 샤머니즘 관습에서 유래하였으며, 농작물이 풍성하게 자라도록 혹은 해를 입지 않도록 영혼에게 제물을 바쳤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농업을 넘어서 건설, 사업,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반적인 관습이 되었습니다. 영화 제작에서 고사는 사고나 어려움 없이 순조롭고 성공적인 촬영을 기원하는 공동의 희망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보통 돼지 머리를 제물로 바치고 그 입에 돈을 넣어 번영을 상징하며, 좋은 영혼을 초대하고 나쁜 운을 물리치기 위해 음식을 바칩니다.


비록 한국이 더욱 현대화되고 세속화되었지만, 이 관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믿음보다는 전통과 습관, 그리고 함께 어려운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공동의 순간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자 그러니까 할리우드 스태프들이 듣고 싶었던 것은 별게 아니다. 봉준호 감독도 외국 감독 중 한 명이고, 한국도 여러 외국 중 하나다. 네덜란드에서 온 사람들이 자기 의례를 펼치건, 카자흐스탄 스태프들이 뭘하건, 한국 스태프가 고사를 지내건 큰 상관없다. 한국은 그냥 원 오브 댐이다. 당당하게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 알아들을 수 있게 압축적으로.


핵심은 별게 아니다. 안 해봐서 못하는 것일 뿐. 대단한 학술적 지식이나 연구가 필요한게 아니다. 


영화 제작에서 고사는 공동의 희망을 상징한다. 번영을 위한 것이다. 성공적으로 촬영하고자 하는 기원이다. 나쁜 운을 물리치기 위한 것이다.


고사는 공동의 희망이라는 표현이 핵심. 그리고 그 의미(효과)를 몇 개 더하면 끝. 영어권 화자들은 압축적으로 표현된 정의 하나와 그 효과/의의를 몇 마디를 오래 기억한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집에 돌아가서 저녁 먹으면서 한 마디 하는 것인데, 보통 이렇게 대화가 오간다.


A: 허니(자기야) 오늘 봉감독 현장에서 어땠어? 

B: 한국 풍습에 따라 의례를 하던데, 고사라고 하더라구. 돈 많이 벌고 촬영 잘 하기 위한 공동의 희망을 상징하는 의식이래. 흥미롭더라구. 

A: 그래 뭐가 있었는데?

B: 돼지 머리 두고 절 하더라구

A: 왜 돼지 머리를?

B: 돈 잘 벌러. 번영을 위한 것이라던데. 한국에서 되게 오래 전부터 해왔대. 우리 업계말고도 여러 분야에서

A: 오오 그래서 한국이 잘 사나보다

B: 메이비


4. 자 가장 중요한 부분. 이게 끝이 아니다. 영어권 배운 사람들은 반드시 후속 질문(followup question)이 따른다. 그리고 유력한 경우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오랫동안 외국 뉴스에서 외국기자의 질문의 방식과 뉴욕타임즈 같은 신문에서 경험적으로 관찰한 영어권 배운 자들의 사고 방식, 접근 방식이 이랬다. 이런 부분이 더 배울 지점이고, 한국이 문화적 선진국이 되는 데 배울 부분이다. 질문을 확장하면서 외연을 넓히는 질문들이다. 이런 부분을 대충 원래 그랬어 하고 퉁쳐버리면 발전이 없다. 공회전만 할뿐이다.


1) 왜 돼지를 쓰나요?

2) 한국 영화계에서 언제부터 고사를 지냈죠?

3) 다른 업계에서도 고사를 지낸다면 영화업계와는 무슨 차이가 있죠?


그럼 대답해볼까? 이런 식으로 말하면 된다. 영어를 쓰고 한국어는 귀찮아서 번역기로 돌렸다.


1) 우선, 동아시아와 한국에서 돼지가 갖는 상징에 대해서 말하면 된다. 여기서 돼지는 이제 정관사를 넣어서 특정해야한다. The N of 이하에는 보통 the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자세한 것은 콜린스 코빌드나 옥스포드 문법참조하면 된다.The symbolism of the pig in Korea and East Asia


One key element of the ritual is the pig’s head, which symbolizes prosperity and abundance. In many East Asian cultures, pigs have long been associated with wealth because of their plumpness, which signifies plenty. In Korea, the word for pig, 돼지 (dwaeji), is also linked to good fortune and financial success. It’s common for people to interpret dreams of pigs as a sign of incoming wealth. In the ritual, we place money in the pig’s mouth as an offering, reinforcing the belief that this act will bring prosperity and smooth operations."


고사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돼지 머리로, 이는 번영과 풍요를 상징합니다. 많은 동아시아 문화에서 돼지는 그 풍성함 때문에 부와 관련이 깊습니다. 한국에서 돼지를 의미하는 단어 '돼지'는 좋은 운과 재정적 성공과도 연결됩니다. 사람들은 돼지를 꿈에서 본 것을 다가오는 부의 신호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식에서는 돼지 입에 돈을 넣어 제물을 바치며, 이 행위가 번영과 원활한 진행을 가져온다는 믿음을 강화합니다."


2) 그 다음 어떻게 언제부터 한국 영화계에서 고사를 했느지 말하면 된다. How (and from whence) the (Korean) film industry adopted Gosa


While gosa originated in agriculture and was later adopted by businesses, the Korean film industry started practicing it around the 1970s-80s, when large-scale productions became more organized. Given the unpredictable nature of filmmaking—equipment failures, weather disruptions, accidents—crews adopted gosa as a way to ensure a successful and accident-free shoot. It also serves as a unifying moment before filming begins, bringing the entire cast and crew together in shared hope and focus."


고사는 농업에서 시작되어 기업에 의해 채택된 후, 1970~80년대 대규모 제작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한국 영화 산업에서도 고사가 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제작은 예측할 수 없는 특성이 있어 장비 고장, 날씨 변화, 사고 등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 제작진은 고사를 통해 성공적이고 사고 없는 촬영을 기원했습니다. 또한 고사는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팀워크를 다지는 순간으로, 전체 출연진과 제작진이 함께 희망과 집중을 공유하는 시간이 됩니다.


3) 그리고 나서 영화업계 말고 다른 업계에서 고사는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면 된다. 여기서 industries는 복수이고, 산업이 아니라 여러 업계를 의미한다. differences in Gosa across industries.


Gosa is performed differently depending on the industry. In construction, the ceremony is done before breaking ground to ensure safety and success. In business, companies hold gosa at the beginning of a major venture, often using a pig’s head or other food offerings. The film industry’s gosa is unique in that it emphasizes teamwork—key figures such as the director, lead actors, and producers take turns bowing and placing money in the pig’s mouth, reinforcing a collective wish for success.


고사는 업계에 따라 다르게 진행됩니다. 건설업에서는 착공 전에 고사를 올려 안전과 성공을 기원하고, 사업에서는 주요 사업이 시작될 때 돼지 머리나 다른 음식을 제물로 바칩니다. 영화 산업에서의 고사는 팀워크를 강조하는데, 감독, 주연 배우, 프로듀서 등의 주요 인물들이 차례로 절을 하고 돼지의 입에 돈을 넣으며, 성공을 위한 공동의 소망을 강화합니다.


4) 그리고 마지막으로 적당히 마무리 wrapup을 한다. 매우 중요! 나열만 하고 끝나면 똥 싸다만 느낌이다. 말할 때 마지막에 클로징 멘트를 해줘야한다. 말한 것을 솜씨좋게 재서술(paraphrase)하거나 인사이트를 제공하거나 다른 큰 문맥으로 확장시키는 열린 질문을 하느 것이다. 이 부분이 영어권 교육과정의 핵심중의 핵심이다. 여기서 배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드러난다. 이런 서술을 할 때 같은 표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동의어를 얼마나 많이 아느냐에서 어휘 수준이 드러나고 어휘량이 영미권 교육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다양한 방식으로 말할 수 있겠지만 대충 이렇게 써보면 깔끔하다.


In some cases, the ritual is performed symbolically with just food offerings instead of a pig’s head, especially if the team prefers a more modern or less religious approach. However, many still prefer the traditional version, believing it strengthens the team’s bond and respects cultural heritage. In my case, I used an image of a pig’s head on an iPad, in case my Hollywood staff or the kids on my team, who are unfamiliar with this ritual, might be uncomfortable with a real pig's head. However, if I were performing it in Korea, we would definitely use a real pig's head, as there are excellent restaurants specializing in pork dishes like gukbap and samgyeopsal. We should go together one day to try some delicious pork! The treat’s on me.



일부 경우엔 돼지 머리 대신 음식만을 제물로 바치는 상징적인 방식으로 고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팀이 더 현대적이거나 덜 종교적인 접근을 원할 때 그렇죠. 그러나 많은 이들이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을 선호하는데 왜냐면 고사가 팀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문화적 유산을 존중한다고 믿기 때문이예요. 내 경우엔 아이패드에 돼지 머리로 대신해쓷네, 혹시나 내 할리우드 스태프나 내 팀의 어린아이들이 한국 고사를 잘 몰라서 실제 돼지 머리 가져다두며 불편해할까봐예요. 하지마 한국에서 했더라면 진짜 돼지 머리를 사용했겠죠. 돼지국밥이나 삼겹살 같이 돼지고기요리를 잘하는 레스토랑이 한국에 많으니까요. 맛있는 돼지고기 저랑 같이 때리러가시죠. 제가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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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저메키스 Robert Zemeckis 감독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했다.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1. 포레스트 검프(1994)이후 약 30년만에 톰 행크스와 로빈 라이트가 만났다. AI로 디에이징 기술을 써서 화제가 되었다. 톰 행크스의 어린 시절은 괜찮았지만 음성이 전혀 10대 같지 않아서 위화감이 있었다.


2. 영화에서 카메라는 고정되어 한 시각을 고정하고 있는데, 화면의 일부를 브리콜라주로 표현하고, 인물을 레이어화해서 페이드인, 아웃으로 움직인다. 한 화면에 여러 시대가 섞여있기도 하다. 한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성장과 몰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대의 여러 형태의 가족을 등장시키면서 만남, 임신, 독립, 죽음, 장례 같은 개별 주제에 맞춰서 등장시키는 재밌는 연출을 사용했다. 기왕 여러 세대가 겹쳐있다면 모두가 동시에 결혼하고 임신하고 성장하는 것에 비해 이렇게 카드 게임 하는 것처럼 일부 패를 꺼내서 보여주고 덮어두고 하는 연출이 더 흥미롭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같은 의식의 흐름도 일부 차용한 것 같다. 하지만 중심을 잡기 위해 메인에는 참전군인 아버지 알(Paul Bettany분), 화가가 되고 싶었으나 현실에 순응한 리차드(Tom Hanks분)와 그의 딸 바네사(Zsa Zsa Zemeckis)의 이야기다.


영화 후반부에 리차드는 치매 걸린 마가렛과 함께 다시 집을 보러 오고 그때서야 카메라가 이동하며 카메라의 뒷편과 집 전경을 보여준다. 전혀 움직이지 않던 카메라가 엔딩에 와서 드디어 움직이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중간에 뒷편을 보여주기 위해 해리스네가 이사 중 가구를 움직이다가 가구에 붙은 거울을 통해 뒷배경을 보여주었다. 이어서 브리콜라주로 마가렛의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는 신도 있었다.


3. 이 영화는 미국사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1492년 이전은 다루지 않는다. 그 점에서 한국사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의 공룡 출현에서 번성했던 쥐라기를 거쳐 백악기 말 운성 충돌로 인한 빙하기 이후 바로 콜럼버스 이전 시대로 넘어 간다. 선콜럼버스 시대(pre-columbian period)는 1492년 이전의 시기로 미국사와 미국미술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이다. 선주 아메리카 시대라고도 한다.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중생대부터 시작하라고 했으면 고조선, 삼국, 신라, 고려를 다 거쳐서 조선 성종 23년까지 도달해야한다.

미국사이므로 공룡과 빙하기 다음은 미국 원주민이고 그 다음이 대략 18세기 식민지 시기 백인들이다. 이 감각이 미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미국사 교과서의 1장은 선컬럼비아시대이고 이는 지구사, 교류사, 생태사 같은 느낌이다. 2장부터 식민지사가 시작하는데 사실상 영국사와 유럽사라고 볼 수 있다. 최소한 유럽사를 끼지 않고 미국사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 다음 현대사는 몰빵이다. 너무 많은 사람 너무 많은 사건이 나와서 이해가 어렵다. 미국 예능계 생각해보면 된다. 너무 많은 셀레브리티가 있어서 일일이 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다. 수직으로 다룰 시간 감각을 수평으로 확장해버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4. 나오는 가족들을 대략 기억나는대로 정리해보자면

1) 공룡(인류세의 중요한 일원이므로 포함)


2) 미국 원주민 부족(키스신과 장례신이 나온다)


3) 식민지 시기(뒤에 큰 집 주인 윌리엄 프랭클린과 아들, 손자. 정비되지 않은 진흙 도로에 흑인 노예가 마차를 돌에 궤어 마차 바퀴를 빼내는 신도 있고 독립전쟁에서 영국인들을 이겼다고 말하는 신도 있다)


4) 화면의 초점이 되는 집을 지은 비행광 신사의 가족. 딸은 바이올린을 켜고, 신사는 aviation is the future이라고 말하는 비행광이다. 독감-1918년 spanish flu로 죽은 것을 보아 20세기 초의 인물이다. 남편이 죽고 집을 팔고 이사간다. 집의 첫 주인.

(중간에 이외에 또 다른 19세기 가족이 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난다)


5) 미국이 대전으로 인해 호황을 맞았을 시기의 20세기 사이 발명가-아티스트 가족. TV가 새로 등장하고 있고, 와이프는 움직이는 화면 나오는 라디오라고 말한다. 남편이 개발한 발판 의자 릴렉시보이가 TV와 페어링이 잘 될 것 같아 상품성이 있어서 기업과 계약을 맺는다. 와이프는 진공청소기를 몰면서 춤을 춘다. 대략 1930-40년대 음악이다.


6) 이 영화의 주 대상이 되는 참전군인 출신 알과 와이프가 이사온다. 집의 세 번째 주인이다. 포탄이 근처에서 터져서 귀가 잘 안들린다. 알코올 중독이다. 친구 테드를 집에서 잃는다. 이후 집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아내에게 필요한 신경재활센터가 근처에 있는 플로리다 요양원에 갔다가 와이프와 사별하고 집에서 죽기 위해 돌아온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돌봄이 생각난다.


7) 알의 아들 리차드가 마가렛과 결혼하고, 마가렛은 시부모를 모시면서 산다. 이게 대략 2차대전 이후 50년을 다루고 있다.

린든 존슨 때문에 주택 대출이 9%라고 했던 부분에서 대략 60년대 느껴진다. 아버지는 필라델리피아 지역을 다 외울 정도로 영업사원 하는데 실적 부진으로 인해 구조조정 시기에 잘리고 이후 진공청소기 또 판다. 20년에 걸쳐서 주택 대출은 다 상환했다. 부인이 임신해서 여기서 살고 싶다고 해서 산 집의 가격이 당시 돈 3400달러였다. 이후 아들에게 다 물려주고 리차드는 10만 달러에 팔았다. 장남인 리처드는 미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생명보험회사 다녔다. 승진은 못한다. 마가렛과 결혼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의 딸은 가족의 첫 대학생이고 헤비메탈에 취했던 반항기 있던 10대였는데 로스쿨에 거쳐 로펌의 시니어 파트너가 되며, 엄마와 파리 여행도 간다. 삼남 지미는 해군에 입대했다.


8) 집 팔고 난 다음 세대로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족 해리스네가 있다. 집을 관리해주던 라켈은 냄새를 못 맡다가 죽는데 코로나 팬데믹시기일 것이다. 아들 생일 축하파티를 하는데 아시아계도 여럿 보인다. 아들이 운전면허를 따고나서 속도 위반 걸렸을 때 총 맞지 않기 위해 경관에게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버지가 교육하는 장면이 아주 길게 나온다.

19세기에 해당하는 두 가족이 나온다. 남북전쟁이나 유럽풍의 복식을 입은데서 알 수 있다. 이들이 앞선 건축물(프랭클린이 살았다고 한)의 주인이 되겠다.


5. 미술팀이 미술만 하는 게 아니라 역사연구도 아주 자세하게 했어야했다.

소파의 브랜드, 재질 같은 것. 다이얼 전화기에서 유선전화기에서 안테나 있는 무선전화기를 거쳐 스마트폰까지의 변천사.

나오는 온갖 소품들의 고증들... 쉽지 않다. 고생했을 거다. 


6. 아이들이 놀 때 부르는 노래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I HAD A LITTLE BIRD, IT’S NAME WAS ENZA, I OPENED THE WINDOW, AND IN-FLU-ENZA이고 1919 스페인 독감 때 많이 불렀다. enza라고 하는 새가 들어온다. 안으로 인(in) + fly 대신 플루 + enza. In Fly Enza이다.


다른 하나는 Ring Around the Rosie이다. 이건 식민지 시대, 대공황 등에 많이 불렀던 것 같은데, 중요한 파트는 마지막에 "주저 앉는다!" 부분이다.


7. 마가렛은 리차드와 자신만의 집을 지어 독립되 공간에서 살고 싶었지만 평생 시부모와 함께 살았고 그 꿈은 영원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런 마가렛이 이렇게 복작복작한 곳에서 살기 싫다고 말하는데 해당하는 영어는 commune꼬뮌이다.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있던 사람들이 모여살던 바글바글한 공동체읻네, 각본도 잘 썼고 이를 한국어로도 잘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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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2025)

Nocturnal

김진황 감독





1. 브로큰은 2020년 개봉했어야하는데 팬데믹 때문에 오랫동안 창고에 있다가 나온 영화로 알고 있다.

5년을 묵혔다. 이 영화가 추구하는 감각은 5년 전에 대중에게 드러났어야했는데 이제 다시 보면 거의 홍콩 누아르처럼 오래 전 품었던 꿈의 흩어지는 파편처럼 느껴진다.

건물이 풍화되는 것 같은, 단단한 물성이 물리적으로 파괴되는 감각이 아니라, 시간 속에 화학적으로 마모되어 없어지는 것 같은 감각이다.


2. 영화에는 솜씨좋은 트위스트들이 세 부분 있었다. 가게를 찾아온 민태를 집에 데리고 가서 경찰을 만나게 한다라든지, 문을 열었는데 그 문이 그 문이 아니었다라든지, 만두집에서 사실 문영이 있었는데 못 보고 밖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니 사실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라든지. 영화를 본 지 이미 몇 주 지나서 이정도만 일단 써둔다.




3.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지막 남애빌 앞 횟집에서의 격투신이다.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카메라나 액션 연출 다 좋지만, 영화관에서 커트를 세고 있었는데 얼굴에 묻은 피의 위치가 세 번이나 달랐다. 핏자국이 우측 위에서 조금 굵은 선으로 턱 앞쪽으로 조금 꺾여있는 것과 우측 위에서 얇은 선으로 구렛나룻쪽으로 있는 것 등등. 화란에서 송중기가 담배 피는 신에서 담배의 길이가 네 번씩 달랐던 것이 생각난다. 마지막 부분에서 미술부문의 만듦새가 부족해서 아쉬웠다. 나중에 OTT 나오면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4. 임성재

창모파 조직원 임성재는 이유를 물어보지 않는다.

대화가 대부분 "가자" "네" 정도다.

좋은 점이라면 배우가 대사와 상황을 살려주었다는 것이고, 부족한 부분이라면 그러한 대화가 두 세번씩 반복되다보니 약간 설득력이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상황 설득력이 없는데 동생이라고 다 맞춰주는 것이 왜 그러는 것인지 전달이 잘 안되었다. 배우발로 살렸다.


임성재는 당근과 같은 중고거래 사이트의 사이버 범죄를 모티브로한 박희곤 감독의 <타겟(2023)>(영어제목은 Don't Buy the Seller)에서 단독 빌런으로 나왔었다.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말라는 법칙에 따라 그의 범죄 이유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단독 빌런으로 나와 주인공을 밀어붙이는 카리스마를 보일 수 있는 인물인데 여기서는 배민태(하정우 분)의 서브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


우연히도 나는 이 날 브로큰에 이어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관람했는데 임성재가 둘 다, 상반된 캐릭터로 나왔다.

전작에서는 조직원 병규이자 동생이자 나중에 배신하는 거친 세상의 캐릭터로

후작에서는 샤방샤방 밝은 세계의 마술부 뇌맑은 선배 고태로.

놀라운 대비였다.




5. 정만식


지난 이십년간 한국영화에서 조직의 보스역할로 정만식이 가장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그 역할에 잘 어울리는 사람도, 대중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비치는 배우도 없을 것이다.


처음 정만식이 그런 조직 보스 역할로 나와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은 희대의 작품 똥파리다. 최근에 <화란>에서 비슷한 감각을 시도한 적 있으나, 똥파리만큼의 임팩트는 없었다. 


그만큼 똥파리는 2009년 그 당시에 영문제목처럼 숨 못 쉬게 하는(breathless) 느낌을 주었다. 양익준과 김꽃비와 이환(이환은 나중에 명필름을 통해 감독 입봉도 했다)의 서로의 목을 조르며 옥죄는 듯한 스토리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양익준이 그 다음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나는 DVD로 봤는데 후기 영상 같은 것까지 다 봤다. 그 후기 영상에서 네덜란드 가는 영상도 있었다.


똥파리로 인해 양익준 감독은 네덜란드까지 가서 상도 탔는데 원타임원더였던 것인지 시절이 맞지 않아서 였는지 배우로만 틈틈히 나왔다. 그런 사막 속에 물 한 방울 없는 듯한 매섭게 타오르는 햇살 속에 핏줄마저 메마른 느낌의 영화는 그 이후로 별로 본 적이 없다.


똥파리에서 정만식은 이미 그러한 캐릭터로서는 완성되어 있었다. 배우로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완성본을 보여준 상태로 이십 년 동안 균일하게 (약간의 변주만 주면서) 감독들이 원하는 디렉팅에 부응해왔다. 이 영화에서 그는 백색 양복을 입고 살인 후 피를 묻히며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카메라는 피를 닦는 마담을 아래로 놓은 채 우측으로 종단 운동을 한다.



6. 이설


일반 소개 사이트에서는 설명이 없지만 이 영화에서 나는 마약팀 형사로 나온 이설 배우를 보았다. 매우 저평가된 배우다.

형사물에 여형사 하나 필요해서 끼워넣을 때 강하고 다부지고 눈매가 강한 얼굴에, 취미가 격투기 계통인 배우 중에 적절한 배우 하나 찾으라면 이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설은 그런 여형사 캐릭터에 갖히기엔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나는 생각한다. 옥란면옥, 방법 재차의, 판소리 복서 등에서 상당히 솜씨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에서 아역으로 나온, 최근에는 <히어로는 아닙니다>에서 눈을 보면 마인드 리딩이 되는 고도근시로 나온 박소이와 홍상수 감독의 연인 김민희가 아주 살짝씩 겹쳐보이는 얼굴이다.


발음이 약간 귀여운 혀깨무는 듯한 느낌이 있는데 선이 굵고 눈이 매섭고 "뭐 어쩌라구요" "그래서요?"와 같은 대사를 말할 것 같은 모습이다. 언밸런스 속에 매력이 있다.


그 발음의 느낌은 예고편 0:31에 있다. 예고편에 얼굴은 안 나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dtUF3k-V6CQ


아마 시절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차기작 소식도 없고, 회사와 계약 종료도 하였다. 아마 연기 공부를 어딘가에서 조금 더 하는 5년 정도를 갖고, 다시 나오면 어떨까 싶다. 나는 이설 배우가 무언가 더 좋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3학년 때 데뷔해서 20대 초반에 반짝 인기를 끌고 1977년 건너갔다가 다시 돌아와 활동하는 배우 문숙도 있다. 1977년 다음 작이 2015년이다. 도가적이고 목가적인 느낌도 주면서 반지의 제왕 엘프여왕같은 60대의 노쇠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 문숙 배우같은 배우가 없다. 이설 배우도 중장년 이후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젊은 여배우는 어디서나 불러주고 어디서나 할게 있다. 30대 후반부터 40대가 고비다. 일이 안 들어온다. 자기만의 어떤 대체불가능한 포지션 같은 게 없으면 안된다. 대중들은 누구나 주인공으로는 젊고 예쁜 히로인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건강, 피부, 체중 관리를 해도 20대의 싱그러움을 이길 수는 없다. 공부해서 배우로서 포지션과 자기만의 분야를 찾아나가야한다. 이런 저런 공부를 많이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잘 될 것 같다.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았던 것 같은데 제대로 조명을 못 받았고, 처음 한 바람 타임이 끝났다. 다음 풍이 언제 불어올 것인가. 불어오기까지 무엇을 하면서 기다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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