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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찬 지음 / 길벗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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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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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서가에 있는 어디서 어떻게 이 자리에 있게된지 모르는 낡은 책을 읽었다. Naval Academy of Korea 한국해군사관학교 충무공 소사이어티에서 나온 한국의 국가영웅 이순신책이다.

읽다보니 번역본이 아니라 처음부터 영어로 쓰인 것 같다는 인상이다. 이순신의 유년기와 청년기는 어느정도 스토리로 읽을 수 있고 활터, 통감, 대학, 현충사 같은 고유명사에서만 살짝 한국적 느낌이 난다.

그런데 한산도 대첩이나 남해 해안선 지리와 군사전략이 나오는 순간, 구체적인 관직, 사람, 지역명이 쏟아져나와서 한국사 지식이 없으면 독서난이도가 있을 것 같다. 영어로 쓰여진 이순신 전기를 읽는 외국인이 느끼는 역사문화적 진입장벽이 어떤 느낌인지 한국인에게 미국사로 비유해보자.

비슷한 1607-1754년에 해당하는 미국수능 AP미국사 2장 초기 정착 이주기에는 플리머스, 제임스타운, 쳬셔피크니 하는 지역명과 정착지 이름, 메이플라워서약, 버지니아의회, 퀘이커, 1차 대각성운동 등 교파와
단체명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사피엔스풍의 대륙이주 고고학 문화인류학으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암기량과 난이도가 엄청나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한국사를 잘 모르는 미국인이 이 이순신 전기를 영어로 읽으며 Ohk-po, Sachen, Tanghang-po, Keumboo-dosa같은 고맥락 어휘를 접한다는 것은 한국인이 같은 17세기 미국사를 공부하는 것과 같은 난이도라고 생각한다

AI가 써준 글에 자주 나타나는 어떤 표현은 설령 인간이 썼더라도 생성형인공지능이 썼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다. 감정을 정리한다, 결국 아니다, 구조, 층위, 호흡, 리듬 같은 표현들

그래서 10년 전에는 고쳐야 할 실수로 여겨졌던 오타가 오히려 인간이 쓴 증거라는 표식이 되곤하는데, 인공지능은 커녕 테레비도 부족하던 70년의 한반도에서 출간된 영어책에 friends를 오타낸 것을 보고 귀엽고 다행스럽게 보인다. 10년 전이었으면 편집실수라고 노발대발했을 것 같은데 시대분위기가 변했다.

글은 토플 정도의 깔끔하고 쉬운 구조로 쓰여 고유명사만 조금 낯설뿐이라 한국인은 금방 읽을 수 있다. 토플도 원래 현지인 중1-2정도가 구사하는 종속문, 관계대명사구절에 내용만 대학수준으로 설정되었다. 전문통역사도 청중의 수준을 중2로 상정하고 스피치 구문을 조정한다고 하는데 중2는 낮고 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일반적이고 대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모든 책이 현지인 중2 정도의 레벨로 쓰일 수는 없고, 좋은 책에는 저자만의 독특한 문체와 감각적인 표현이 드러난다. 예컨대 이 책이 쓰인 1970년 전후 69, 70, 71년에 미국에서 유행한 픽션 논픽션을 생각해보면

1970년 같은 해에는 토니 모리슨의 The Bluest Eye
1969년에는 커트 보네것의 제5도살장
1971년에는 존 롤스의 정의론이 나왔다.

1969년 역사 논픽션 부문에는 노먼 메일러의 밤의 군대가 1967년 펜타곤의 베트남전 반전 평화 행진 시위를 다루었고

이어 1970년에는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를 쓰며 디 브라운이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원주민 잔혹사를 서술했으며
1971년에는 동아시아의 근현대사를 다루며 존 토랜드가 떠오르는 태양: 일본 제국의 멸망을 썼다.

이런 책은 말하자면 하나의 언어 공동체에 존재하는 예외적이고 독보적인 존재가 쓴 책이다. 한국어의 신형철, 김훈 정도의 글이다.

이런 원어민 탑급 저자 수준으로 이순신에 대한 영어책을 쓰기에는 정보나 자원이 부족했을터라 최대한 읽기 쉽고 대중적으로 토플 정도의 라이팅으로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토플이 없었는데 왜 토플을 언급하냐면 He firmly believed that.. On the contrary, In addition to 같이 그 영어시험에서 정형화된 작문 템플릿 구절이 자주 등장해서다.

그래도 이정도 글이면 잘 읽히고 무난하다고 생각하고, 부분적으로 한국어의 문장을 영어식으로 고쳤거나, 풀어 설명한 곳을 보면 원어민의 검토를 분명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위 사진에 충청도하고 컴마 관계대명사로 연결해서 부가적인 설명을 더해 커뮤니케이션하기에 너무 먼 지역이라고 한 부분이 그렇다. 이런 식으로 맥락을 모르는 독자를 배려한 부분이 꽤 보이는 독자친화적인 책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70년에 이런 책을 썼다고 하면서 다소 놀랐다. 하지만 윤치호 일기나 초대 유엔대사의 화려한 영어실력을 생각하면 100년 전이라고 영어실력이 떨어진 것은 전혀 아니고 당대인보다 우월한 점도 있다.

다만 조금 걸렸던 부분은 있다
이순신이 한국 서울에서 태어났다고 했거나 born in Seoul, Korea

조선인이 말하는 하느님! 을 올마이티 갓이라고 하거나

당시에 한국이 일본을 (그러니까 조선이 왜를) underdeveloped nation으로 여겼다고 한 부분이다.

조선이 문화적 우위에 있다고 소중화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표현 자체가 개도국, 저개발국(언더-디벨롭드 네이션)이라는 현대 정치학의 어휘를 썼다는 점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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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향한 몸짓 1 - K-Dog, 이 땅이 낳은 위대한 유산 청어소설선 13
장석윤 지음 / 청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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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강아지 애호가가 쓴 소설을 읽었다. 소설가가 아닌 비전문가가 써서 문체가 군데군데 튀는 부분이 있는데 그만큼 전혀 사람의 날 것 그대로의 생동감이 묻어 있어 순식간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었다.

이야기는 크게 3부 구성으로, 사람과 강아지가 한 세트로 주인공이다. 1941년 진도에 살던 동학과 백구, 똘이, 황구의 이야기. 멧돼지 사냥하다가 동학과 강아지들이 죽고, 동학어멈이 새끼 뽕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1970년대 진도 출신 20대 병장이 대통령에게 진상할 강아지를 찾으러 고향에 돌아와 어떤 진돗개가 좋은지 깨닫는 이야기다. 중간 동학어멈과 뽕이 이야기가 가장 길다. 균등한 분량 조절에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쓸 말이 많았다.

강아지 세 마리의 멧돼지 사냥장면의 리얼리티가 압권이다. 암컷 뽕이가 아기때부터 영특한 모습을 보이며 성장하는 장면도 흡입력있다.

저자는 사람도 강아지도 1) 외면이 아니라 내면이 중요하다 2)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3) 처음만 도와주면 독립적으로 성장하고 은혜를 갚는다, 라는 세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다. 이런 교훈적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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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그냥 즐기지 못할까 - 성취 중독 사회, 이유 없이 즐거운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고쿠분 고이치로 철학 강의 시리즈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박영대 옮김 / 유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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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쿠분 고이치로라는 이름만으로도 구매할 의사가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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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없는 미래는 없다 - 프로토콜이 지배하는 새로운 돈의 질서
오태민 외 지음 / 거인의정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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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기대하고 샀다가 사실상 상당히 이론의 깊이가 있었고

한 학기 강의 분량의 개론서급으로 밀도가 있어 한 장 한 장 넘기가 쉽지는 않았다 일출부터 일몰까지 한참 동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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