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2 <우리들의 밥상> 26년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무료일 때 가서 좋았다고 생각


어떤 한시가 재밌었는데

배저착진/집사린(杯箸錯陳集四隣)
향력육전/상두진(香藶肉膞上頭珍)
노참어차/하유해(老饞於此何由解)
불효도문/대작인(不效屠門對嚼人)
에서

2행의 두루미냉이 력藶과 (버섯으로 번역)

4행의 밥식 변에 약은 토끼 참이 붙은 참탐할 참 饞


를 처음봐서 신기


///

해석을 살짝 수정하고 설명을 덧붙이면 배저착진/집사린(杯箸錯陳集四隣) - 잔(깐빠이의 그 배)과 젓가락(저)을 뒤섞어(착) 놓고(진), 집V사린O(사방의 이웃을 모으니)

향력육전/상두진(香藶肉膞上頭珍) - 향력(향기로운 버섯)과 육전고기를 두고 관례를 한다/진수성찬이다/정말 맛있다 - 캡션 석문에서는 관례를 한다고 했는데, 상두=최상급+진미라는 뜻에서 정말 맛있다. 최고급 요리다라는 뜻이 부합하다


노참어차/하유해(老饞於此何由解) - 늙은이가 참어차(이-음식을 탐낸들) 하유해(어떻게 해결해줄까만은)

불효/도문대작인(不效屠門對嚼人)

- 본받을 효. 본받지않으리. 도문(도살장/푸줏간) 대면에서 저작하는(입맛 다시는)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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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 이동훈미술상은 늘 흡족스러웠다. 매 년 꽤나 많이 갔는데 대중성도 오리지널리티도 갖춘 균형있는 작품이 많았다. 이번에도 괜찮은 것 같다.

KTX 타고가며 의식이 속절없이 흘렀다. 모남없이 무난한 밸런스는 고구려와 백제와 신라 사이에 끼인 지리적 완충지대로서 충청도의 지역적 문화가 반영된 것일까?

전동 프로펠러가 없던 고대에는 계절풍에 의존해야했다는 연구를 읽은 적이 있는데, 물길이 거친 대한해협 직접횡단이 힘들어 직선거리는 짧으나 부산-후쿠오카는 교류가 덜하고 오히려 서해인 태안쪽에서 해풍을 타고 가면 후쿠오카와 세토내해로 갈 수 있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포항을 포함한 동해안은 난류인 쓰시마 해류의 영향을 받아 니이가타 등 일본 서해안과의 교류가 가능은 했으나 동해는 기상이 급변하고 피항할 곳이 적어
안정성과 빈도면에서 서해나 남해 연안항로에 비해 이용이 제한되었다고. 교토의 우회적 표현방식과 충청도는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 규슈방언에 되게(대개デゲ)가 많이라고 한다

https://www.instagram.com/p/DajuGlQCc17/?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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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나는 장편이 기대되는 작가다. <혼모노>같은 무속풍 단편도 흡입력이 있지만 대산문화 26년 여름호/인비인에 수록된, 한의학 학습한 탕약제조사 반려 피지컬 AI 옵티머스를 다룬 <고>를 보면 장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비유하면 반짝이는 크리스탈에 강한 빛을 쏘이면 멀리 퍼지는 것과 같다. 영화, 게임, 시사, 대중문화 등에서 레퍼런스가 보이는 착상 소재가 충분히 길게 디벨롭될 수 있어 보인다. 역량도 보이는데 중간에 급히 마무리한 느낌이 강하다. 그녀에게 관건은 시간이다. 가끔 웹툰/웹소설 댓글에서 보이듯이 가둬놓고 군만두 주면서 매일 글을 쓰게 하자.


김초엽은 단편이 좋다. 거의 중단편만 보았고, 중단편만 좋다.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가 이미 완성형이고, 장편으로 억지로 늘리는 건 좋지 않을 듯하다는 인상이다. 마치 이미 50호 캔버스에 유화가 잘 칠해져있는데, 고무줄 늘이듯 상하좌우로 잡아당기면 색채가 옅어지고 구도가 망가지는 것과 같다. 이 말은 작가로서의 역량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적절한 방식이 있다는 뜻이다. 충분히 시간이 지나 중견작가가 되면 어떨지 모르는 일이고 지금까지 읽은 작품의 경향성으로 봐서는 그렇다. 예를 들면 한중 6명 작가의 단편 앤솔로지 모음 <다시 몸으로>의 수록작 <달고 미지근한 슬픔>을 읽으면서 장편을 솜씨좋게 요약한 다이제스트 글로 깔끔하게 쳐낸다 생각이 들었다.


길게 길게 쓰려면 어느정도 스토리가 호방하게 치고나가는 맛도 있고 일관성도 있어야하는데 그 제왕은 아직까지 황석영이다.


예소연은 주기적으로 글을 받고 싶은 정기구독형 작가다. 오늘날 사람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톺아보면서 시대와 호흡하는 글을 계간 잡지처럼 주기적으로 읽고 싶다. 무난하고 무해하며 하찮은 반려펫같아 몽니를 부릴 때도 귀엽다. 매일과 함께 걷는 글이다.


최근에 나온 한미중 탐독 시리즈의 이병한은 대기업회장이 좋아할 웅혼한 문체를 구사한다. 일필휘지로 동서양의 정치경제 역사문화를 종횡무진하며  시대의 병을 진단하고 솔루션을 선언하며 영어와 한문을 특이하게 조합해 사용한다. 그런 부류의 또 다른 최근 스피커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송길영이 있다. 송길영은 조금 더 분석적이고 미시적이고 독야청청하지는 않으나 고유한 문체가 있다.


자기만의 영한문 조어를 사용하면서 시대상을 분석하는 옛 대표 저자는 고 이어령이 생각난다. 그외 여럿 있으나 굳이 언급하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맥을 짚는 글의 특징상 유통기한이 지나면 색이 바래보이기도 하고, 행보가 썩 좋아보이지 않아서다. 고 이어령 교수가 언급하기 무난하다. 기호학과 문화상징, 포이에시스.


그런데 이병한의 글은 대기업 회장, 투자자는 시원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학자들은 팔짱을 끼고 볼 것이다. 전혀 다른 주제를 커넥팅닷하는 만큼 유비가  창의적이나 거칠고 탄탄하게 뒷받침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일론 머스크와 코스모스 사피엔스=무궁아

밴스는 가톨릭 성당에서 신학의 미래를 각습

마가의 문화전쟁은 꼬장꼬장한 선비정신으로 무장한 위정척사운동

테크노-유신은 미국판 흑묘백묘론, 뉴-아메리카의 개혁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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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 최신개정판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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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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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아오의 <책이라면 팔 만큼> 1-3권 읽었다.

외국도서 소개 첫 페이지에 보이는 표지 띠지에
<이 만화가 대단하다!> 2026년 남성편 1위
<만화대상> 2026년 대상을 탔다고 해서 궁금해서 샀다.

소재는 헌책방(후루혼야=고서점)이지만, 구체적인 도서정보 전달이 중심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사람들의 개인사, 진실된 마음의 교류가 고갱이다.

액션과 폭력 위주의 소년만화와는 다른 어떤 삼삼하고 슴슴한 그래픽노블이다. 서사를 중심으로 시각을 곁들인 문학, 보는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한국에는 그 맥락이 많이 끊겼는데 창비만화도서관이 있었다. 와야마 야마의 <여학교의 별>, <레스토랑 가자> 같은 예시가 있다.

1권은 대원에서 우리말로 번역되어 1주일 후 7/15 예약판매중이다.

1권도 좋았는데 2권보다는 3권이 더 좋아서 1-3권을 함께 읽어야 의미가 온전히 앞뒤로 잘 닫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수미쌍관이 완성된다.

1권은 25년 1월 15일
2권은 25년 4월 15일
3권은 26년 4월 15일에 발간되었다.

<이 만화가 대단하다>는 선정기간이 매년 10월 1일부터 다음 해 9월 30일까지라고 하니 2026년 수상작은 24년 10월 1일부터 25년 9월 30일까지 발간된 1-2권을 대상으로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3권이 1-2권보다 더 좋아서 이대로라면 27년에도 분명 선정될 것 같다.

예컨대 1권 마지막 6화의 모모비 미대 4년생의 졸업전시-헌책방 할아버지-퇴사하고 책방 시작하는 주인공 3인의 이야기가 상당히 심금을 울렸는데, 3권 17화에서 다시 등장한다. 구체적인 스포일러는 제외.

그러나 요지는 할아버지가 오해하고 실망한 부분도 있고, 미대생의 생각없는 철부지스러움도 있고, 책의 활용에 대한 서로 마음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책은 읽는 용도였을까? 상품으로서 책을 팔고나면 소유자 마음 아닌걸까? 그런데 졸전 테마에 대한 교수의 크리틱은 좋지 않았고, 미대생도 찝찝함이 있어 괴로워하다가 다시 찾아갔는데

주인이 바뀌었고 대화를 하며 깨달음을 얻는다. 이를 통해 철없이 손자력을 발휘해 싸게 책을 샀다고 말했던 사람이 한 단계 성숙해지고 진전이 된다.

상대를 악마화하고 나쁜 놈으로 전락시키는 것보다 훨씬 단단하고 이야기다. 이렇게 캐릭터가 성장을 하면 진취적으로 미래를 논할 수 있다. 나아가, 책읽기를 바라며 책을 주었던 옛 서점주인 할아버지는 시간이 지나니 미대생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래서 1권의 아픈 마음은 가벼이 휘발된다. 너무 오래 유통기한이 지난 고통에 안주하지 않게 하는 이런 처리도 참 좋다. 사람은 과거와 화해하고 망각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그를 할아버지의 팬이라고, 팬이 왔다갔다고, 하지만 팬 1호는 나라고 잘 마무리한다.

그리고 이 일화의 메인 소재는 정작 다른데 있는데, 책방에 가면 소변욕이 생기는 아오키 마리코 현상에 대한 것이었다. 흥미로운 이름이다. 이건 이제 스포일러라서 여기까지. 우리말 번역자는 그 안내문구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아오키 마리코 현상 거절>? <화장실은 밖에서>? <책방에서 화장실 가고 싶은 마음 사절>?

사실 처음에 책 제목만 스크린에서 보았을 때는 5년쯤 전 코로나 시기에 읽었던 <책방 시작합니다>랑 비슷한 책이 아닐까 싶었다

와세다대 출신으로 대형서점 체인 리브로의 히로시마/나고야지점 점장 등을 역임하고 도쿄 스기나미구에 자기 책방을 연 츠지야마 요시오의 독립서점 <타이틀> 분투기이다. 구글맵에 핀해놓고 아직도 못 가고 있다. 지금 잠깐 검색해보니 다행히도 아직 영업중이다. 스기나미구는 조용한 주택가인 것이 은평구나 서초구와 비슷할까

최근 서울리뷰오브북스에 독립서점 인터뷰가 많이 다뤄지고 있고,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매년 우후죽순 싹 틔워낸 독립출판사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이 만화를 꽤나 재밌어할지 모르겠다

특히 1권 도입부에, 책방에 들어 온 사람의 모습을 잠깐 보아도 살지 안 살지 알 수 있다는, 마치 곧 하차할 사람을 판독해내는 만렙 지하철출퇴근 직장인 같은 모습에 공감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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