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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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라의 캐릭터 줄거리 단계별가이드에서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4권을 기점으로 구분한다.


해리포터는 볼드모트를 물리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볼드모트의 부활전후로 파트가 나뉘어진다는 것


스토리 구조만 4권을 기점으로 나뉘어지는 게 아니라 영단어 수준이 달라진다.


3권까진 아동용 소설이어서 단어레벨이 높지 않았는데 4권부터는 YA수준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두꺼워진다.


rummage, unobtrusive, chivvy, waddle, jiffy, ruffle, heave, ladle, wince 등


7권에서는 GRE어휘책에 나오는 thwart까지 나온다.


그런데 비유법 같은 문학기법은 성인레벨로 올라가지 않는다.


와와 거리다 ooohed and aaahed

군청색 하늘 blue-black sky를 포함해

마치 ~ 인 듯하다 as if, as though

처럼, 같이 like, as 같은 직접 비교가 빈번하게 쓰여


보여주기(show)보다는 설명하기(tell)에 가깝다 



마지막 사진 4권을 예로 들어 이 문장은 비가 후두둑 쏟아지는 장면을 as if로 연결한 후속 문장으로 해설하고 있다.

The rain was now coming down so thick and fast that it was as though buckets of ice-cold water were being now emptied repeatedly over their heads.


그러나 고급 영문학에서는 비유를 문장 밖에 연결하기보다는 문장 안에서 느낄 수 있게 풀어 쓴다.


매우 굵고 빠르게 비가 내렸다를

Slammed against라든지 hit with the weight of라든지 pressed hard라든지 밀도와 압력을 느낄 수 있는 감각적인 동사로 치환한다.


나아가 fast로 상징되는 힘과 시간, thick이 의미하는 흐린 시야를 아래처럼 확장해 쓸 수도 있다.


어쨌든 형이상학적 은유나

밀도, 온도, 리듬, 음향을 활용한 문학적 이미지를 빚는데까지는 나아가지 않는다


The rain slammed against them, each drop a splinter of cold glass breaking on their skin.

비가 기차를 세차게 때렸다.

떨어지는 빗방울마다 차가운 유리 파편처럼 부서지며 피부 위에서 깨져나갔다.


The sky emptied itself in shards of cold light, each strike of rain a small shiver running through the world.

하늘은 차가운 빛의 파편으로 자신을 쏟아냈고,

빗방울이 닿을 때마다 세상이 미세하게 몸을 떨었다


라고 써볼 수 있겠다. 아니면 좀 더 쉽게


The rain pressed hard against the train, a dense curtain of sound that blurred the world outside.

빗방울이 기차를 내리쳤는데 소리의 두꺼운 커튼이 외부 세계를 흐릿하게 했다 같이 공감각을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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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에서 박찬욱 감독의 33년을 조명한 지상파 최초 다큐멘터리 <뉴-올드보이 박찬욱>이 넷플에 동시에 공개되었다.


2년 전 봉준호 감독의 영화학교 입학 전 초기를 조명하는 넷플 오리지널 다큐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가 여러모로 생각난다. <노란문>에서는 '우리는 그냥 동아리였는데, 봉준호는 영화를 진심으로 생각했구나'라는 회한이 중심 감정이었다. <뉴-올드보이>는 박감독과의 협업이 의미있었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이 중심이 된다.


두 다큐멘터리에서 그려진 감독들의 영화사적 성취는 공동체 모두의 성취로 기능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의 소속감과 성취감은 이 두 감독의 세대에 국한된 것이고 다음 세대는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대정신과 세대감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후속 세대는 우리의 성공이 충무로의 성공이자 나라의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고 다르게 접근할 것 같다. 자신이 속한 취향 공동체의 지향을 드러내는 수단이라든지, 사업적 성취를 위한 홍보 수단이라든지


국가나 영화계의 집단적 위신 향상이 자신의 자존감 향상과 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영화는 발전하고 좋은 영화는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인류에겐 맥락과 이야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큐는 DDP 바스키아전이나 리움 이불전, MMCA 김창열전 같이 그간 작품을 톺아보며 시대의 변화를 음미하는 회고 형식인데, 스틸컷의 미술은 전시회로서 존재하고, 움직이는 이미지의 영화는 영상으로 존재한다. 정지되어 있는 이미지는 정적 공간에 정지되어 있기에 사람이 동적으로 움직여서 가야만 감상이 되고, 동적으로 존재하는 영상은 흘러가기에 사람이 정지해 앉아서 보는 것이다.


아울러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영화 감독의 피사체는 살아있고 인격이 있는 배우이기에 감독 자신도 그 배우, 나아가 스태프의 관계성 속에 존재한다.  봉, 박 감독 모두 내향인이지만 협업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고 다큐로서 기록된다는 뜻. PR을 원하지 않아도 자신이 다루는 매체 형식의 특성상  이미지 외부에 존재할 수 없고 카메라 안에 포함되어야한다. 내향인이지만 살다보니 외향인이 되어야하는 아이러니. 인격적인 감독과의 기억이 따뜻하고 좋을수록 동료의 입을 빌려 감독은 선하게 그려진다.


두 감독이 존재했기 때문에 시네마테크나 영화감독조합도 유지되고 저작권, 스태프 노동문제, 룸쌀롱 문화타파 같은 여러 구태들이 타파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올드보이>의 시그니처 장면, 오대수의 격투 연출에서 봉준호 감독의 얼굴이 보인다. <올드보이> 유지태 아역은 유연석 배우라는 걸 이 다큐를 보고서 알았다. 좋은 작품은 다시 읽으면 재밌다. 시간이 갈 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2부 마지막에서 탕웨이의 중국어 인터뷰 중 자막에 포함되지 않은 게 있다. 억양(어조의 기복:语气的起伏) 다음에 因为有跟着去说的时候, 是能(跟)深刻的感觉到 정도로 들리는데 yinwei you genzhe qu shuode shihou shi neng gen shenke de ganjue dao


조금 이상하다. 분명히 shi neng gen shenkedeganjuedao로 들리는데 neng gen이 아니라 能给人이 되어야 말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함께 가서 말할 땐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 정도의 뜻이다.


말하다가 말이 좀 꼬였을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의 작품성을 설득하기 위해 근친서사의 <오이디푸스>를 언급한다.


화면에 언급된 구절은 오이디푸스의 자기 인식을 나타내는 핵심 구절로


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에게서 태어나 - 존재론적죄

결혼해서는 안 될 사람과 결혼하고 - 근친상간(어머니와 결혼)

죽여서는 안 될 사람을 죽였따 - 부친살해(아버지 살해)


라는 비극적 운명의 삼중 구조와 인간의 무지가 빚어내는 윤리적인 아이러니, 그리고 너무 늦은 알아차림을 나타낸다.

ὦ τάλας, ἐγὼ μὲν ὃς ἐγένοντο παρ᾽ οἷς οὐ χρῆν,

καὶ οὓς οὐ χρῆν ἔγημα, καὶ οὓς οὐ χρῆν ἔκτεινα.

이때 첫 문장은 자세히 보면 의미심장하다.


한: 나는 태어나서는 안 될 이들에게서 태어났고

영: Born of those from whom I should not have been born

희: ἐγένοντο παρ᾽ οἷς οὐ χρῆν

나는 태어났다 — 그러면 안 되는 이들로부터


희랍어 직역에 소포클레스가 숨겨놓은 모호한 중의성이 보인다.


이 말의 해석은 두 가지다.


하나는 그들은 나를 낳아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는 부모의 죄이고(혈통의 금기)

또 하나는 나는 그들로부터 태어나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는 나의 죄(존재의 금기)다.


그들이 낳아서는 안 되었고, 나 역시도 태어나서도 안 된다는 두 겹의 금기가 포개져있다.


오이디푸스의 부모인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는 자신이 낳은 아이가 불길하다는 신탁을 듣고 버렸으니 애초에 그들의 잘못이 있고


신탁에서 예언했던 자신은 존재 자체가 죄의 증거이며 운명(신탁), 법(결혼), 도덕(살인)라는 세계의 질서를 붕괴시킨 불법적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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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시는 대개 8월 말에 열러 12월까지 계속 해서

땡볕일 때 움직이지 않고 선선해지면 여유있게

움직이는 게 좋다고 몇 달 전 글에 썼다


혹시나 얼리 어답터, 도파민 중독자여서 오픈하자마자 갔다면

지금은 보릿고개 구간이다


메이저 전시는 다 갔고

올해 말에 열릴 전시가 아직 다가오지 않았으니.


8월에 열려 10월에 마무리한 

가고시안 무라카미 때문에 APMA

금호 유현미 때문에 국현미와 아트선재는 빨리 갔을텐데


그럼 국중박 멧, 세종문화회관 샌디애고, 송은미술대상 등

마지막 피날레가 오기 전까진

청주, 과천, 광주, 대구, 대전 등 서울 외곽과

평창 북촌 서촌 을지로 등의 강소 갤러리를 돌아 추궁기를 버텨야한다


국현미 올해의 작가상+김창열+하이라이트(공통 12.21까지)

리움 이불+셔틀로 호암 루이즈 부르주아(모두 26.1.4까지)

아모레퍼시픽 마크브래드포드(26.1.25)

K&L 시대전술+국현미과천 젊은 작가+근현대2개

국현미덕수궁과 서울시립 강령

예전오르세, 세화노노탁, 부산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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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읽어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다


그러니까 노벨문학상을 탈 정도로 의미있는 작가인데


그 의미가 어떤 서클에서는 확실하고 선명하게 논의되었는데


나는 그 존재조차 몰랐다는 것 아닌가


그전에 나는 민음사, 을유 등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몇 백 권도 읽지 못했다.


세상에 얼마나 읽을 책이 많은가


내가 알지도 못하는 작가가 얼마나 많은가


나는 시간을 제대로 쓰면서 살아온게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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