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미술관의 분위기와 서도호 작가의 축복받은 가정환경에 대한 대만인의 코멘트가 눈에 띈다.

쓴 이는 성북구는 올드머니, 전통부자 출신 문인들이 밀집해있는 지역으로 예술의 풍취가 짙다(농후하다)고 했고(聚集了很多老錢文人的地方,藝術氣息非常濃厚) 맞말. 뉴머니 지역인 이태원, 청담과는 다르게 성북, 평창은 차분한 문인의 향기가 있다.

서도호와 서세옥 두 부자의 작품을 보면서 이 두 남자를 지원한 아내가 누구인지 궁금했다고 했고, 정민자 여사를 찾아보기까지 했다. 그러며 서도호 작가는 환생을 잘한 것 같다고, 즉 자신의 작품제작을 지원할 수 있는 좋은 가정환경에서 잘 태어난 것 같다며(很會投胎) 폄하하는 의미가 아니라 감탄이라고 덧붙였다(非貶意,是感嘆). 전후나 지금이나 대다수의 작가들이 생활고로 인해 작품활동을 지속할 수 없어 영화간판제작, 공방, 까페, 디자이너, 광고회사 취직 등으로 먹고살기 위해 타협하는 상황에서 자기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는 건 축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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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로젠퀴스트의 콜라쥬와 드로잉에 대한 책에서 먼저 스무 점 남짓한 부담없는 분량의 작품을 보고 나서 재단 수석 큐레이터의 글을 읽고나니 작품이 다시 보인다. 스스로 보고 읽고 다시 보면서 1층으로 들어가 2층으로 나오는 기분

스케일업 실험
영화빌보드 도공으로서 초기 커리어
숨겨둔 콜라쥬 아이디어 노트
광고언어의 이미지와 누구나 알아보기에 위아래로 바꾸어도 알아보는 먼로..
그를 거쳐서 광고와 현대소비사회가 미술의 일종으로 이해될 수 있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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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 MOA에서 하고 있는 일상의 이미지전. 3층 메인에서 하고 있다. 지하에는 얼마 전 뉴호라이즌스라는 이름으로 신진작가와 아카이브전이 열렸는데, 메인이 동양화와 서양매체의 융합, 데포르메 팝아트, 조각이라면 지하는 영상, 뇌파, 설치작품이다.


참여 작가를 세 갈래로 분류해보면 동양화의 새로운 실험을 하는 세 명 손동현, 김화현, 박그림이 하나, 그리고 아오키지(옥승철), 권기수, 아트놈, 서기환 등 팝아트 혹은 일상의 이미지 하나, 권오상, 마카롱 조각 함도하, 노준, 이원우 등 조각 계통이 하나다.


마이클 잭슨을 동양적 초상화에 그리거나(손동현), 순정만화풍으로 불교도상과 벗은 남성 몸을 그리거나(김화현), 퀴어 불교(박그림)가 접근법이 비슷하다.


옥승철은 잠실, 대전, 권오상은 최근에는 리움, 느와, 강남 등 수십 곳에서 보았는데 이번엔 아오키지의 고글 반사빛이 간결한 삼각형으로 처리된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편, 이윤성이 가장 문제적이었고 가장 인상깊었다. 아래 공식 인스타에도 못 올라오는 그림.


지난 봄 안국역 아라리오에서 했던 1세대 여성 사진작가이자 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자인 박영숙 회고전의 1층에 거대한 중년 여성 나체 전신 사진이 있던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할까. 적나라한 여성 누드묘사라서 둘 다 SNS에 올리기 힘들다는 뜻


그림은 성인애니풍으로, 라오콘과 별자리 12궁(조디악), 수태고지(annunciation)의 구도인데, 벗은 2D 여성 캐릭터의 가슴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70K 정도다. 쇄골은 얇고 가슴은 비현실적으로 풍만해 거대한 만두나 수박같고 허리는 개미보다 얇다.


필명 뒤에 숨은 게 아니라 이름을 당당히 걸고 이런 작품을 디스플레이한 게 용기가 있고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생각했다. 이렇게 적나라한 여성의 누드를 볼 때 당혹스러움은 흡사 프랑스 1865년 살롱전에 마네가 <올랭피아>를 출품해 사회의 은밀한 이면을 드러내어 충격을 준 것과 비슷하다. 김화현이 순정만화풍 아이돌 남성 나체를 전시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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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벨문학상 앤카슨 수상발표가 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녹스와 그 리뷰였다. 몇 년 전 서울리뷰오브북스에 18세기 영문학을 연구하는 민은경의 서평을 읽은 것이 기억났고 어디서 읽었더라, 중얼중얼 거리며 서가에서 잡지 시리즈 전권을 빼서 찾다가 22년 가을호에서 발견했다. AI나 사이트 검색으론 못 찾았는데 손으로 더듬얼 찾았으니 결국 아날로그적 피지컬 경험을 대신할 수 없다.

3D를 2D에 재현하려는 지난 몇 천 년 동안 인류의 노력도 제한적이었는데, (입체인 건물을 평면인 설계도에 그리거나 회화, 만화로로 현실을 재현하거나) 어떤 경험은 특정 사물과 시공간에 고정되어 있어 이진법으로 환원되는 어휘로는 호출이 되지 않고, 색성향미촉법이 환기되어야 비로소 소환이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어디서 읽었더라? 를 대답하기 위해서는 그때 그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비슷한 현실자극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종이책을 넘기며 육안으로 읽은 개인적 독서 경험을, 매트릭스의 니오가뇌에 가라테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는 메모리 학습으로는 대체할 수 없다.

서평 대상 책이 신기해서 우리말 번역본과 원서를 다 구매했었다. 22년간 소식이 끊겼던 오빠가 덴마크에서 갑자기 죽은 후 상실과 애도의 감정을 담아 비전형적인 형식으로 만든 실험적인 책이었다. 사진, 편지, 단상, 낙서, 번역메모를 오려 붙었던 원본 수첩의 방식을 그대로 복제해 고전부터 현대까지 시, 산문, 일기, 사진, 사전적 정의, 비평이 모조리 뒤섞여 기존 문학적 분류체계로는 정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특이한 책이었다.

2. 이민진의 아메리칸 학원이 내용이 친근하고 문체는 쉬워 술술 읽히긴 하지만 600페이지로 분량은 있는 편이라 좀체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내일 모레 우리말로 출간되는데 영어원서로도 우리말로도 두 번 읽어야한다는 것은 확실히 느끼고 있다. 한국어와 다른 표현방식으로 익숙한 문화요소를 번안해서 비교해 볼 필요가 있는 까닭. 마치 같은 식재료를 다른 레시피로 사용하는 것처럼 예컨대480페이지에 홍길동을 ˝비범한 지적 능력과 기술을 지닌 소년으로, 더 큰 공동체를 구하고 삶에서 명예로운 지위를 얻고자 노력하는 인물(a boy with unnatural powers of intellect and skills who tries to save the larger community and earn an honorable station in life)˝이라고 묘사한다. Lion이 엑소더스의 초중딩과 포트레스의 고딩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쓴 표현이다. 더 큰 공동체에 헌신 운운은 입학 원서 SOP에 빈출하는 표현이라, 1500달러로 칼리지 투어하며 대학 입시를 논하는 앞뒷장 전후맥락과 상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어쨌든, 한국에서는 홍길동하면 서자로서 주류인 적장자가 아닌 한이 있다든지 하며 ˝아비를 아비라 부를 수 없는˝ 이 먼저 튀어나오는 것과 차이가 있다. 참고로, 펭귄에서 홍길동 영어번역이 옛날에 나왔는데 너무 멋 부리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 선호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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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에 새로 조인한 1956년생 영국인 덴질 포레스터 왈, 미술학교 동기들 대부분 북미의 추상표현주의에 관심을 가졌지만, 난 내면을 뒤흔들고 깊이 울림을 주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 1980년대에 난 달스턴에 있는 피브스같은 나이트클럽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 모네의 수련이나 반 고흐의 풍경화가 회화 그 자체라는 단순한 동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야. 자신에게 진정한 의미가 있는 대상을 그려야 하는 거지

로팍이 소개하길, 왈, 1980년대 초 런던의 덥(dub)과 레게신이 지닌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와 에너지에 기반을 둔 회화 작업을 발전시켜 온 작가는 선과 색채를 통해 리듬과 움직임과 감정을 시각적 형태로 구현해낸다. 샘플링, 믹싱, 루핑과 같은 음악적 기법을 시각적 언어로 치환하여,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독창적인 색채가 뚜렷하며 대담하고 역동적인 구성을 만든다

조토 고야 피카소에 음악이 융합하고
아프로캐리비안과 유럽이 조우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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