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발견 - 먹기 전에 꼭 알아야 할 48가지 건강 지식
하상도 지음 / 북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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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먹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옛날엔 길 가다가 보이는 열매들을 따 먹거나 배고프면 아무데서나 사먹어도 아무 탈도 나지 않았다. 지금은 밖에서 사먹는 음식에 조미료가 들어갔는지, 원산지는 어디인지 꼼꼼히 살펴야 하고 길에서 열매를 따 먹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집에서는 잘 먹을 수 있을까. 소금이나 설탕, 인스턴트 음식들도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아이들의 간식도 그냥 먹여야 하나 조금 더 부지런을 떨어볼까 고민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아버지께서 오랜 시간 고혈압이셨기 때문에 진작에 우리 집에선 조미료가 퇴출당하고 소금의 양은 대폭 줄었다. 그렇게 자라왔기 때문인지 나 또한 결혼하여 주방의 주인이 되었을 때 조미료는 당연히 사용해 본 적이 없다. 간 또한 조금 싱거워서 사실 내가 만든 음식이 그렇게 맛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모름지기 음식이란 조금 짜고, 맵고, 달아야 맛있는 것 아닌가?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선 조금 짜고 맵고 달게 먹어도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너무나 많은 정보가 쏟아지므로 사실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것도 한몫한다. 이것 저것 나쁘다는 것을 빼고 먹자면 정말 먹을만한 음식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좋은 재료, 올바른 방식으로 조리하여 건강한 음식을 먹여주고 싶지만 이것저것 따지자면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나 피곤하다.

 

<음식의 발견>은 그러한 의문에 답을 달아주는 책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이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위생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인 하상도 작가는 정보의 호수 속에서 어찌할 바 모르는 일반인들을 위해 속 시원히 대답해 주고 있다. 책은 작가가 미디어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은 것인지 매우 최근의 사태들(메르스나 에볼라 바이러스, 구제역, AI 사건 등)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어 꽤나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여러 번 겹치는 설명이나 의견이 반복되어 조금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책은 궁금한 것들을 해소해 주는 지식책이기 때문에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찾아 의문을 해소하면 된다.

 

책은 크게 4부로 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무서워하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설명이 1부, 안 먹어도 그만이지만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이 들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기호 식품"에 대한 이야기가 2부, 그 외 유언비어에서부터 떠도는 위협적인 이야기들에 대한 것이 3부, 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각종 오해와 올바른 건강 상식"이 4부이다.

 

최근에 벌어진 여러가지 사건들을 중심으로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매도된 음식 재료들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알 수 있다. 소금에 대한 진실이나 표백제, 설탕의 진실 같은 것들 말이다. 작가의 의견을 취합해 보자면 모든 음식은 "약"과 "독"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므로 그것을 정부 차원에서 단시간에 바꿔보려는 것은 잘못됐다고 한다. 그보다는 제대로 된 표시를 하고 그것을 보고 올바른 구매를 하여 제대로 된 식습관을 가져야 하는 소비자의 몫이 더 크다는 것. 그래서 사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너무나 식품첨가제나 소금, 설탕 등을 옹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므로 국가 차원에서는 올바른 식습관을 기르기 위한 제대로 된 교육을, 소비자는 올바른 식습관을 기르고 미디어에 휘둘리지 않는 판단을 키우기 위해 촉각을 세워둘 필요는 있는 것 같다.

 

매일 삼시 세끼를 차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요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주부로서는 더욱 그렇다. 한때 남편에게 우리나라도 매일 나가서 사먹는 외식제도가 보편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또한 높은 열량과 나트륨양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이가 "나만 안먹으면 됐지~" 심보가 아닌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음식을 판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쨌든 <음식의 발견>을 읽고 나니 걱정스럽기만 하던 음식 준비가 조금은 편해진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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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1 - 조선 패밀리의 탄생 조선왕조실톡 1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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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 인기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는데 어느새 사람들이 챙겨보기 시작했고 그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손 안의 작고 짧은 만화 같던 웹툰은 어느새 인터넷을 나와 책으로, 드라마로, 영화로까지 나들이 중이다. 혹시 내 아이도 여기에 빠져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나~ 걱정하고 있을 즈음 아이가 한 웹툰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했다. 읽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진짜 맞나, 물어보기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내게 이야기 해주기도 한다. "조선왕조실톡"은 그렇게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로맨스물 보다는 역사였기에 안심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조선왕조실톡"이 책으로 나왔다. 시대순으로 다시 재정비 했기 때문에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것, 매회가 끝나면 "실톡 돋보기" 페이지를 통해 조금 더 자세하게, 진짜 이야기를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웹툰이 가짜 이야기를 전해준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재미를 위해 조금 과장되어 있고 현대식으로 표현되었기에 오해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설명이라고나 할까.

 

1권은 "조선 패밀리의 탄생"으로 구성되어 태조에서부터 연산군까지의 이야기다. 조선이 어떻게 건국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고려말 이성계 장군의 배경에서부터 나라의 기틀을 잡았지만 피를 보았던 건국 패밀리(태조- 정종- 태종)가 1부, 본격적으로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해 성군의 이미지를 구축한 성군 패밀리(세종- 문종- 단종)가 2부, 조카를 몰아내면서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고 그때부터 꼬여 결국 그 댓가를 받은 폭군 패밀리(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가 3부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의 기발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기본 역사를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게 꼬아놓을 수 있을까 싶다. 그렇기에 역사라면 도리도리, 무조건 싫다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비결이 될 것이다. "실톡 돋보기"의 해설로 그냥 재미에서 그치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도 된다.

 

 

웹툰 끝에는 이렇게 실제 실톡에 기록된 사실과 재미를 위해 넣은 것들을 구분해 주고 있어 한 번 더 정리하는 시간도 되고 아이들에게도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주는 기준이 되어줄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왕조 27명 임금들의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큰 기록물이다. 태종의 경우 어떻게든 사관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 내용조차 실려있을 정도이니 얼마나 훌륭한 우리 역사인지 잘 알 수 있다. 그런 내용을 억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낄낄거리며 웃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아이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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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
이어령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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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땐 "가위바위보"가 그저 비유인 줄 알았다. 아마도 은연중에 가위바위보가 아이들만 하는 놀이라거나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하찮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책을 들추고 이 "가위바위보"가 진짜 "가위바위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아이들의 철학 책을 제외하곤 이어령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다. 다만 한 일간지의 부록이었던 주간지에서 연재되던 그의 글을 접하고 이 놀랍고 풍부한 지식에 감탄하고 감탄했기에 "문명론"이라는 제목에 지체 없이 책을 집었던 것 같다.

 

책은 꽤나 두꺼운데 앞에는 한국어로, 뒤쪽엔 일본어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원래 10년 전 일본에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고 대입 시험에도 곧잘 출제되는 책이라고 한다. 그런 책을 한국에서도 번역본으로 출간된 것이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합본되었기에 일본어에 밝은 사람이라면 비교해서 읽어볼 수도 있겠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책이라고, 작가의 숱한 비유와 예시로 쉽게 설명되어 있다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그 많은 예시들이 사실 중심으로 가는 길을 좀 산만하게 흐트려놓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가위바위보"라는 누구나 할 줄 아는 놀이를 가지고 한, 중, 일 사이의 문명이 나아갈 길을 얘기하고 있다니 정말 놀랍기만 하다.

 

"왜 지금 가위바위보인가"로 시작한 이야기는 가위바위보의 특성과 구조, 가위바위보의 문명과 아시아의 문명으로 이어져 한, 중, 일 세 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서양 아이들은 동전을 던지지만 아시아 아이들은 가위바위보를 한다. 앞이냐 뒤냐 그 단면만으로 결정하는 동전은 '실체'이며 '독백'이다. 하지만 상대의 손과 만났을 때 의미가 생기는 가위바위보는 '관계'이며 '대화'이다."...9p

 

한 번도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우리에게 이미 서양 문화가 익숙하기 때문인지 혼자 무언가를 결정할 때는 동전을 던져서, 여럿이 순서를 정하거나 한 명을 골라야 할 때는 가위바위보를 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왜 그렇게 하는지 생각해 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작가의 설명을 읽고 있자니 정말 동전 던지기는 사물을 통해 양자대립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 중간은 없는. 하지만 가위바위보는 둥근 원이다. 가위가 보를 이기고, 보는 바위를 이기고, 바위는 가위를 이기는, 어느 누가 가장 우세한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원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또한 상대방이 무엇을 내밀지 의중을 살피며 늦게도, 빠르게도 아닌 동시에 내밀어야 결정이 나는 가위바위보.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동양, 아시아의 원류이자 문명이다.

 

"표면만 보면 비기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 엄격한 경쟁이지만, 구령을 외치며 서로 호흡을 맞춰 하나가 되지 않으면 게임은 진행되지 않는다. 가위바위보는 경쟁과 협력이라는 대립 관계가 하나가 되어 있는 불가사의한 시합이다."...109p

"반도성의 회복은 한민족만의 일은 아니다.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전체가 '삼파'의 역학관계를 회복하고 독특한 로컬리즘을 살리는 일이다. "...233p

 

작가는 바로 이 아시아의 문명 코드인 가위바위보 형태로 한, 중, 일이 아시아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보인 대륙의 중국과 주먹인 섬의 일본 사이에 가위인 반도, 한국이 서로가 서로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선택하며 서로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럴 때 혼란의 아시아가 아닌 세계를 이끌 수 있는 아시아가 될 수 있다고.

 

요즘 아이들은 가위바위보 만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방법으로, 변형시켰지만 잘 들여다보면 그 또한 가위바위보의 삼자대립 형태를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누구 하나 가장 잘나지도 않고 뒤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로 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가 잘나서가 아니라 우연성에 의한 선택일 뿐이다. 이 놀이를 함께 한 다른 이들의 협력으로 인해 선택된. 새로운 경험이었다. 평소 별 생각없이 생각했던 무언가로 이렇게까지 확장시킬 수 있구나~ 하는.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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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에서 찾아낸 조선의 민낯 - 인물과 사료로 풀어낸 조선 역사의 진짜 주인공들
이성주 지음 / 애플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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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조선의 역사는 언제나 박제된 역사였다. 사람이 아니라 사건이 먼저 나왔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역사를 움직인 것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역사 속 인물은 우리가 그렇듯 아주 작은 사건이나 감정의 변화에 의해 무언가를 결정하게 된다. 미시사는 어쩌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연구일지도 모른다. "...저자의 말 중

 

우리가 역사를 이해할 때 꼭 필요한 것이 거시사와 미시사를 함께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큰 흐름을 알지 못하면 단편적인 사실들만 알기 때문에 큰 그림을 볼 수 없다. 반대로 큰 흐름만 안다면 자세히 기억하지 못한 상태로 역사가 쉽게 와닿지 못한다. 때문에 큰 흐름 속에 자세한 이야기들로 채워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선 주로 굵직굵직한 사건들 위주로 거시사를 배우게 된다. 제대로 "흐름"이 각인되기 전에 시험보기 급급한 암기로 역사는 곧 잊혀지곤 하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사람"을 이해하고 난 뒤에야 우리는 제대로 역사를 이해할 수 있을 터인데 그러려면 정말 많은 책을 읽어 다양한 시각을 키워야 한다.

 

<실록에서 찾은 조선의 민낯>은 조선왕조실록 속 작은 이야기들을 통해 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나 어떠한 사건의 뒤엔 어떤 사람들과 결정이 있었기 때문인지를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전시 기획자인 작가의 스토리는, 조금은 어려울지도 모르는 실록 속 정보를 다양한 예와 설명으로 재미있게 풀어준다. 미시사란 것이 그렇듯이 순서 없이 이리저리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득하지만 전혀 어지럽거나 산만하지 않다. 한 이야기에 푹~ 빠졌다 나오면 또 다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듯이.

 

역사 교과서에는 중립 외교를 했던 광해군을 적극 도와준 충신 강홍립의 이야기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광해군의 중립 외교이지 강홍립이라는 사람이 그 뒤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나오지 않는다. 또, 이순신 장군 대신 자리를 맡아 그야말로 처참한 실패를 했던 원균의 이야기도 그저 그 사실에서 그칠 뿐이다. 하지만 <조선의 민낯>은 그러한 사실 뒤에 숨은 이야기를 여과 없이 들려준다. 10여년 간의 포로 생활과 끝까지 조국을 위해 배신자라는 오명을 쓰면서까지 나라에 충성을 다한 강홍립의 이야기는 너무나 감동적이다. 또한 자신의 왕위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말도 되지 않는 논리를 앞세우며 원균을 공신에까지 올려놓은 선조의 졸렬한 행동엔 기가 막할 뿐이다.

 

 

조선시대에 오직 독서만을 위한 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었다는 이야기나 우리의 빛나는 활을 만들기 위해 물소를 수입하고 그 물소뿔을 얻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던 왕실의 이야기는 처음 알게 된 이야기이면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특히 독서당이나 과거 시험의 논술고사 이야기는 예부터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이야기다.

 

생생하다. 지금껏 여러 권의 책을 읽어 미시사를 채워보려 했던 노력에 비해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임금들의 결정이 자신들의 안위나 권력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그러한 결정을 하기 전까지 수많은 고민과 번복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사실과 그들 또한 나약한 인간이었을 뿐이라는 사실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실록이라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기록에서 찾아낸 여러 이야기들은 역사를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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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이의 사춘기가 두렵다 - 십대 아이와 이대로 멀어질까 두려운 부모에게
조덕형 지음 / 경향BP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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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아이가 나와 같은 독립성을 가진 한 인간이라는 생각보다는 너무나 연약하고 상처 받기 쉬운 나의 소유물 같은 존재로 생각하기 쉽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는 부모가 돌봐주어야 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생각 같지만 결국 아이는 자라고 스스로의 생각과 의견을 표출하고 결국은 부모에게서 날아가려 한다. 그리고 부모는 그 어긋나는 의견에 감정을 더하다 보면 아이와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게 마련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를 잘 보낼 수 있을까. 그저 누구나 겪는 시기이니 피하고 잘 견디기만 하면 지나가는 걸까.

 

<엄마는 아이의 사춘기가 두렵다>를 쓴 조덕형님은 한창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딸, 아들의 아버지이자 아동, 청소년을 위한 다음 세대 교육연구소인 킹메이커교육연구소의 대표라고 한다. 사춘기를 지나며 각종 고민과 사건에 매여 있는 아이들을 상담해 주며 생긴 별명이 '중2킬러'라고 하니 아이들에게는 꽤나 인기 있고 상담하고 싶은 선생님이기도 한 것 같다.

 

책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가 없었다." 나로 말하자면 4학년 2학기부터 만 2년이 되어가는 동안 딸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다 뒤늦게 태어난 둘째까지 제 1 사춘기의 시기(만16개월 자유 의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터라 그 누구보다 이 책의 내용이 절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내려놓았다를 반복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책의 뒷부분을 읽다 보니 아이들과 상담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아이들과의 공감대를 위한 "재미"라고 하시던데, 어째서 책을 쓰실 때는 그런 재미를 전혀 가미하시지 않았는지 의아하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재미가 무슨 말이냐고 한다면... 적어도 책이 산만하지 않게는 쓰셔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주제넘은 생각까지 해 보았다.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얻은 교훈 몇 가지를 뽑아 보자.

 

1. 우선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여 문제를 더욱 크게 만들지 말라는 것. 아이의 부정적인 면은 무시하고 긍정적인 면을 찾아 이야기 해주자.

2. 감정 표출에 능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휘둘려 자기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아이에게 쏟아붓는다면 아이와의 관계는 점점 나빠지기만 할 뿐이다.

3. 아이의 홀로서기를 위해 너무 과하게도, 너무 적게도 주지 말자. 아이를 뒤에서 지켜봐 주고 언제나 뒤에서 응원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흠~ 내가 답답했던 부분이 사실 이런 부분이었는데 이렇게 이론적인 이야기들은 부모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육아서가 쏟아지고 각종 매체의 강의를 통해서 이미 많은 공부를 했을 부모들은 좀 더 실행 가능한 것들을 바라지 않았을까. 아이들과 소통이 정말 잘 되는 저자가 아이들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고민과 해결 방법을 case by case로 소개해 주었다면 오히려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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