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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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쁜 독서 습관 중 하나. 정말 읽고 싶은 책들은 소장용으로 구입한다. 막상 읽으려고 하면 아까워서 못 읽는다. 그 작가의 다른 책을 대여해서 읽는다. 반복된다....ㅎㅎ 이렇게... 정세랑 작가의 책 중에서 진짜 읽고 싶은 책은 사실 <시선으로부터>이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집 책장에 꽂혀 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지구에서 한아뿐>을 빌려온다. ^^;;

<보건교사 안은영>은 드라마로 봤는데 아주 밝고 경쾌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심리를 아주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지구에서 한아뿐>은 작가가 26세에 처음 쓴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의 상상력이 퐁퐁 샘솟는다. 어디선가 소개하는 것을 들어서 어느 정도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아주 재밌게 읽었다.

무엇보다 한아를 위해 먼 우주에서..(스포가 되려나...)... 하여간 오직 한아뿐인 그의 이야기가 아주 정성스럽다. 작가는 "다디단 이야기"라고 표현했는데 그저 다디달지만은 않았다. SF같기도 한 소설이지만 그보다는 아주 예쁜 로맨스 소설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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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책방 이야기 - 모험과 사랑, 그리고 책으로 엮은 삶의 기록
루스 쇼 지음, 신정은 옮김 / 그림나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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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대여한 서점에 관련된 또다른 책. 부제로 "모험과 사랑, 그리고 책으로 엮은 삶의 기록"이라고 적혀 있는데, <사라진 서점>과는 완전 반대 대척점의 책이다.

우선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로, 저자 루스 쇼의 자서전같은 책이다. 그런데 그 내용은 <사라진 서점>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싶고, 그 많은 고통과 경험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꿋꿋이 이어 온 저자가 그저 대단하다고 생각될 뿐.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도 책방 하나 운영하는 게 꿈이었는데, 기본적으로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난 책방을 열면 안될 것 같다. 내향인 책방 주인이라니... 손님들에게도 못할 짓일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이 어구를 자주 쓰는데 요즘은 쓸 때마다 왠지 표절하는 기분..ㅠㅠ)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잔뜩 책방에 쌓아두고 때로는 마음에 드는 손님들에게 선물하는 저자의 삶이 그저 부럽다.

하지만 그건 이 책의 맨 뒷부분의 이야기일 뿐. 거의 대부분, 그러니까 저자가 겨우 16살일 때부터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 38살 정도까지는 어디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그 많은 순간들을 지나면서도 끝없이 살기 위해 투쟁한 저자의 이야기가 전부 이해되는 건 아니지만(특히 끝이 없는 남편들... 파트너...애인들) 그 투쟁의 과정은 왠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

생각지도 못한 책들이었는데 우연히 발견하고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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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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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서 책장을 둘러보다 서점에 관한 책이 나란히 있어 충동적으로 대여해 왔다.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권이었는데, 우선 <사라진 서점>은 판타지에 가까운 로맨스 소설.

제목 그대로 우연히 발견한 하나의 쪽지로부터 단서를 쫓아 서점을 찾아갔지만 그곳은 그냥 사람이 사는 주택일 뿐, 서점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의 비뚤어진 삶의 여정 속에 이 사라진 서점을 찾는다면 그제서야 제대로 서지 않을까 하는 목표 하나로 헨리는 이 사라진 서점을 찾아나선다. 그 길에 만나게 되는 마서의 이야기와 서점의 시작점인 오펄린의 이야기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펼쳐진다.

책을 펼친 순간부터 쉬지 않고 쭉~ 읽게 되는 책. 그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다. 다양한 작가들과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고 희귀본에 대한 애정과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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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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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을 읽고 난 후 정유정 작가의 책을 하나씩 독파하리라~ 다짐하고 읽은 두 번째 책. 하지만 사실은 작가의 세 번째 책이다. 아주 오래 전에 <내 심장을 쏴라!>를 읽었기 때문. 그때도 어떻게 이런 내용을 쓸 수 있을까 감탄하면서 읽었던 것 같은데,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그 누구보다 많은 사전 조사와 연구를 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병원(내 심장을 쏴라...에서)도, 소방서(28일...에서)도, 그리고 이번 <7년의 밤>에선 스쿠버다이버가 등장한다.

서사 또한 마찬가지다. 앞의 두 책도 숨도 쉬지 못하고 읽어내려갈 만큼의 가독성을 보였는데, <7년의 밤>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계속해서 생각나고 생각나서 도저히 다른 책을 읽지 못할 만큼. 다만 이번 책에선 너무나 혐오스러운 인간 오영제 때문에 도저히 페이지를 넘길 수 없어 며칠 그냥 내버려두다가 한꺼번에 읽어내려갔다.

<7년의 밤>은 첫 문장으로 아주 유명하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6p

소설은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의 과거에서 과거로 이어지며 세령호에서 발생한 사건, 그 사건을 둘러싼 복수, 그로 인한 파장을 보여준다. <7년의 밤>에서 오영제는 그 누구보다 나쁜 인간으로 등장하지만 그렇다고 그 반대편의 최현수가 착한 사람은 아니다. 실수에 실수를 거듭하지만 아들을 지키려는 그의 노력은 눈물겹다.

이런 책이 영화로 만들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사실 2018년에 개봉했었다고 한다. 라인업이 무시무시한데 난 도대체가 이 영화가 기억나지 않음...ㅋㅋㅋ 평을 보니 소설의 긴 호흡을 한 시간 30분 짜리 영화로 만들다 보니 많은 부분이 잘려나갔고 그래서 개연성이 떨어지고 결말도 많이 다른 듯. 역시 소설이 최고!

진짜 무섭고 진짜 재밌었다. 오영제 캐릭터가 진짜 너무 끔찍해서 읽기가 좀 힘들었지만... 다음은 또 뭘 읽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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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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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키건의 짧지만 임팩트 있는 작품들이 너무 좋아서 중고서점에서 한 권씩 구매중이다. 자꾸 새로운 출간이 되고 있어서 다작 작가인가... 아무리 중고서점에서 구입중이어도 너무 많으면 어떡하지...(그러다 또 안 나오면 아쉽기도 하고...)하고 걱정 중이었는데 지금까지의 작품은 최근 <남극>까지 해서 모두 출간된 듯.

<맡겨진 소녀>는 대여해서 읽고 긴 여운이 남아 다음 책 구매하느라 아직 구매 전이고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가슴이 쿵쾅대서, 한 일주일을 우울해 하다가 이 작가의 팬이 되어버렸다. <푸른 들판을 걷다>는 구입해서 아직 읽기 전이고(너무 좋아하면 아껴읽는 편...) 도서관에 갔다가 <너무 늦은 시간>을 발견했는데 얇아서 그 자리에서 모두 읽고 왔다.

<너무 늦은 시간>은 3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제작인 "너무 늦은 시간"을 제외하고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은 <푸른 들판을 걷다>에, "남극"은 <남극>에 실려있다고 옮긴이의 말에서 읽어서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푸른 들판을 걷다>에는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이 없다...이 무슨?ㅋㅋㅋ 내가 잘못 기억한 것인가... 귀신이 곡할 노릇 ㅎㅎ

어쨌든, 3편의 단편 모두 놀라웠다. 25년에 걸친 시차를 두고 완성되었다는데 그런 시차를 느끼지 못할 만큼 놀랍고 뛰어나다. 프랑스 편 제목이 "여성 혐오"라는데 "너무 늦은 시간"과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통해 은밀히 드러난다. 은밀히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런 남성들은 "그래서 뭐? 왜?"라고 느낄 것이기 때문에.

<너무 늦은 시간>에 3편밖에 들어있지 않아 아쉽긴 하다. 특히 "남극"이 <남극>에 들어가 있으니 더욱.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의 두 편이 너무 좋았고 계속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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