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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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고전적인 제목 때문에 뭔가 꺼려지는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읽는 이동진 님 추천 책이니까~^^ 구매해 두고 지켜보다가(진짜 나쁜 습관이지만 이러지 않으면 읽고 싶지 않은 이... 기분.ㅠㅠ) 복숭아의 계절을 맞아 들고 읽기 시작...ㅋㅋ

탐스런 복숭아 표지의 복숭아 가운데 쯤에는 어릿한 실루엣이 보이고 그 실루엣은 강 한 줄기와 한 사람의 뒷모습이다. 뭔가 웅장한 내용이 될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아직 어린 한 소녀의 등장부터 첫 눈에 반한 아찔한 첫사랑의 느낌과 이어 불편한 혐오감이 후다다닥 전개된다. 빅토리아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 다시 앞뒤 표지를 펼쳐 들여다 보고 이 작품이 1940년경 미국이라는 배경을 알게 되면 그 혐오감이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제발 빅토리아가 너무 힘든 삶을 살게 되지는 않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윌이 남긴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간다는 것이 어찌 보면 진리라는 생각이 든다. 운명이 존재한다고 믿지는 않지만 지금 들쑥날쑥 삐죽삐죽한 롤러코스터같은 삶이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는 결국 추억으로 남아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의 노력을 하면서 그저 묵묵히 내 자리에서 성실하다면 못 버틸 운명 따위 없다.

인생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책, 역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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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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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 작가의 세 번째 읽은 책이다. 사실 작가 이름을 알린 것이 <오베라는 남자>였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읽고 싶었으나 책을 구하는 것이(몇 년 전부터 도서관 이용 아니면 중고도서로 구매하기 때문에) 여의치 않아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제일 먼저 읽고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을 읽고 나니 작가의 완전 팬이 되어 버려 <오베라는 남자>를 꼭꼭! 읽고 싶었다. 어느 날 큰 딸이 드디어 중고서점에서 구매해 온 <오배라는 남자>! 또 이리저리 밀려 한참 시간을 띄운 후 이제서야 읽었다.

역시 좋다. ㅠㅠ 어둡지 않고 엉뚱하면서 즐겁고 하지만 가볍지 않다. 시종일관 울컥거리기도 하고 킥킥대로 웃게도 만드는 이 힘은, 역시 작가의 필력 덕분일 것이다. 무엇보다 "타인을 향한 사랑"이라는 주제가 더없이 좋아서 이런 등장인물들이라면 이웃해서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아니, 그 전에 내가 그런 이웃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진다.

오베는 부인을 잃었다. 더이상 삶의 의지가 없어 오베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삶을 그만두려 한다. 그런데 그런 계획을 실행하려고 할 때마다, 매일... 무슨 일인가가 생긴다. 자신의 의지이거나 아닌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주변인들을 돕게 되고 오베는 그렇게 하루하루 아내 없는 삶에 동화되어 간다.

정말로 너무나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도 그랬지만 <오베라는 남자> 또한 그렇다. 이러니 한 권 한 권 사 모을 수밖에. 극 내향인으로서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은 1인으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서로를 도우며 살아간다면 삶의 의미가 있을 거라고 여기게 만드는 소설이다. 완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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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양장)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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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고 언젠가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극찬하는 여러 분들이 있어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하는 생각이 들었던 책. 표지를 보고 어디서 본 것 같은 디자인이다~ 생각은 했지만 막상 떠올리지 못하다가 책 속 "네 인생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야 앗! 하고 놀랐다. 아, 그러니까 바로 이 책이 영화 <콘택트>의 원작이었구나...하고.

책은 총 8편의 단편과 창작 노트로 구성된다. 첫 단편인 "바빌론의 탑"이 얼마나 신선했던지, 도대체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극찬하는지 이해됐다. "이해"와 "네 인생의 이야기", "일흔두 글자", "지옥은 신의 부재"나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 다큐멘터리" 모두 SF 라 정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영역을 넘나들고 힌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정신이 홀딱 빠질 정도였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딱 나의 한계다..ㅋㅋㅋ

"영으로 나누면"과 "인류 과학의 진화"는 아무리 해도 이해 불가다. 도대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오히려 다른 작품을 내가 이해했다는 데 위안을 삼을 정도. ㅎㅎ 뭐 딱 두 편만 이해하지 못하고 나머지 단편을 정말 너무 좋았기 때문에 거기에 충분히 소장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책을 읽었으니 영화를 보러 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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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 다산어린이문학
도미야스 요코 지음, 이구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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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아름다운 두 소녀의 얼굴이 표지를 가득 채운 <두 개의 달>은 표지부터 시선을 끈다. 닮은 듯, 다른 두 소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벌써부터 궁금해지는데다 언제나 신비로움 가득한 "달"이 제목에 들어가니 당연히 읽고 싶을 수밖에 없다.

그런 표지의 첫 느낌처럼 소설의 시작은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보육원에서의 대화는 한 아이에 대한 것이고 누군가가 그 아이를 원한다는 것, 그런데 그 아이는 뭔가 좀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스테리는 아이뿐이 아니다. 이 아이를 원하는 츠다 할머니는 생일과 혈육, 달이라는 단서를 달아 아이를 찾고 있다. 어쩌면 이 아이는 어떤 음모에 이용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가 하면 또다른 곳에서 또다른 아이가 같은 형식으로 츠다 할머니와 연결된다. 츠다는 왜 이 아이들을 찾는 것일까.

앞부분의 진행이 무척 흥미로워서 정말 즐겁게 읽어나갔다. 달과 연관된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아이들, 미즈키와 아키라가 각각 다른 곳에서 지냈지만 이 둘은 같은 눈과 각자의 능력을 갖춘 아이들이라는 설정도 그렇고 어째서 아무 관련이 없는 츠다가 이 아이들을 한 곳에 모았는지도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다른 환경에서 자랐기에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게 된 두 아이가 서로를 받아들이고 함께 하는 모습은 무척 흐뭇하기까지 하다.

마냥 판타지일 것만 같던 <두 개의 달>은 서서히 츠다의 비밀이 밝혀지며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로 이어진다. 뒷 표지에 쓰인 츠다의 말, "나로 인해 죽은 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돌아오지 못해도 괜찮아."(...뒷표지 중)는 책의 주제로 이어지는 문장이다. 한순간의 실수와 판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하지만 그것을 되돌려놓기 위해 하는 행동은 또 어떤 결말로 이어지는지, 그것을 책임질 수 있는 자만이 결국은 용기내어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소중히 해야 함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가장 하기 힘든 일. 그래도 하루를 충실히, 내 곁의 이들에게 감사함을, 오늘도 별일 없이 하루가 지나감에 행복함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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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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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한때 일본어를 공부하며 읽게 된 작품이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이었다. 소설 속 등장하는 별명이라든가, 그 내용이 무척 재미있고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는 인간들의 내면을 참으로 잘 묘사하는 작가로 남아 있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고,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 많아서 의외로 집에도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이 꽤 있다.

<마음>도 제목을 알고 있던 책이다. 다른 제목과는 달리 너무나 평범해서 오히려 기억에 남았던 책이다. 한편으론 대놓고 "마음"이라고 제목을 지었으니 그의 어떤 작품들보다 더 인간의 마음에 대해 다루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상은 선생님과 나 사이에 있던 일, 중은 부모님과 나 사이의 일을 이야기하고 그 와중에 받은 선생님의 편지, 즉 하에서 선생님의 유서를 다룬다. 학생이었던 어린 시절 '나'는 여름방학 놀러갔던 곳에서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인간적 끌림으로 인해 도쿄에 돌아와서도 만남을 이어간다. 하지만 선생님은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럼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선생님 댁을 방문하고 관계를 이어간다.

'나'에게 있어 도쿄와 고향은 이상과 현실로 분리되어 있다. 고향은 생활비와 교육비를 내 주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장래를 걱정해야 하는 곳인 반면, 도쿄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고 선생님 댁을 방문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해 고찰하는 이상적인 장소다. 동시에 속을 알 수 없는 선생님에 대한 탐구심이나 인간 본연의 마음을 알고 싶어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생님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선 선생님이 감추는 그 무언가를 알아야 하고 '나'는 결국 선생님의 유서를 통해 그 내용을 알게 된다.

따라서 상과 중보다는 하에서 드러나는 "선생님의 유서"가 이 책의 백미다. 선생님이 왜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선생님은 처절하게, 혹은 담담하게 자신의 "마음"을 서술한다. 거기엔 일말의 주저함이나 망설임이 없다. 그런가 하면 그 젊은 시절의 선생님이 겪었을 "마음" 자체를 독자들은 고스란히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완전한 악인이나 완전한 선인은 없다. 선생님의 '나'에 대한 충고와 고백이 너무나 가슴 아픈 이유이다. 과연 우리는 선생님을 욕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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