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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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 온 곳의 근처 도서관은 생긴 지 5년밖에 되지 않아서 도서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이름만 알던 책들이 간혹 보이기는 하나 조금 오래된 책이지만 진짜 재미있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던 책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최근엔 어떤 책을 찾아서 빌려오기보다는 그저 장서 중에 훑어보다가 빌려오는 편이라 힐링 소설들이 많다.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도 몇 년 전 베스트셀러였던 것이 기억나 빌려왔는데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을 새로 옮긴 책이라고. 첫 출간되었을 때보다도 24년에 영국 출판계에서 상을 받으며 최근에 더 유명해진 책인 듯하다. 이 소설의 배경인 진보초 고서점 거리를 '성지 순례'하기 위해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을 정도라고.

다카코는 사귄 지 1년 된 남자친구로부터 결혼한다는 소식을 접하고서야 남자친구에게 놀아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런 배신감보다 헤어진 데 대한 충격과 슬픔이 너무 커서 회사도 관두고 침거에 들어간다. 하지만 엄마의 협박과 외삼촌의 권유로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중고서점을 운영하는 외삼촌네 모리사키 서점에 들어가 알바를 하며 지내게 된다.

사실 내용면으로만 따지자면 20년대 초반부터 유행하던 힐링소설들과 구성 면에서 그렇게 다르지 않다. 얼마 전 읽었던 오가와 이토의 소설들과도 비교해도 그렇다. 하지만 아무래도 "서점"이라는 배경 자체가 책을 사랑하는 독서가로부터 애정을 더욱 많이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저 안타까웠던 점은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일본 근대 소설들을 우리나라 번역본으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ㅠㅠ 주인공과 공감하며 함께 읽어볼 수 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서점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은 생각보다 많고 아름다운 사랑(성장 서사보다 사랑이 좀더 좋다) 이야기를 담은 더 좋아하는 작품들이 있어서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도 재미있었지만 2편까지 읽을 생각은 좀 들긴 하다.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

참고로... 더 추천하는 작품은... <채링크로스 84번지>와 <섬에 있는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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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루카메 조산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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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 작품 모두 읽어보기 시도 중... 하지만 우리 도서관에선 몇 편 있지 않아 앞으로 두세 권 정도가 끝일 듯. "츠바키 시리즈"를 읽으며 오가와 이토라는 작가가 참 아는 것도 많구나~ 싶었는데, 이번엔 산부인과에 대한 이야기다. 조산원을 배경으로 하면서 임신의 과정이나 출산의 과정 등을 적나라하게 하나하나 표현한다. 아이를 낳아본 이들이야 '맞아, 저랬었지...' 하겠지만 아닌 이들은 좀 층격적일 수도 있을 듯.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츠루카메 조산원> 도 주인공의 서사에 주변 이들의 서사가 얽혀 주인공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고아원 출신으로 양부모에게도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모든 이들에게 버려졌다고 생각하고 살던 마리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가정 교사였던 남편과 결혼했지만 남편밖에 모르던 마리아 곁을 아무 예고 없이 남편이 떠나버린다. 남편을 찾아 함께 여행왔던 남쪽 섬으로 간 마리아는 그곳에서 츠루카메 조산원의 원장, 카메코를 만난다. 그리고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츠루카메 조산원에 신세지기로 한다.

자신만 사랑받지 못하고 자신만 어려움에 처한 줄 알았던 마리아는 조산원에 의지하는 또다른 사람들과 그 조산원에 아이를 낳기 위해 들르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아이들의 탄생을 지켜보며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몸이 움츠러들었다. 올려다보니 묵직해 보이는 구름이 하늘을 가득 덮고 있다. 남쪽 섬에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것은 이런 흐린 날이 있기 때문이다. 화창한 푸른 하늘은, 이전에 많은 비가 내렸다는 증거다. "...164p

독특한 배경과 따스한 이야기들, 빠른 가독성으로 즐겁게 읽은 책이 되었다. 마냥 행복과 해피엔딩만을 이야기하지 않은 점도 놀랍고 신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되니 우리는 또 그렇게 앞을 바라보고 미소지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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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연애편지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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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에 이은 대망의 3편, <츠바키 연애편지> ㅎㅎㅎ 이렇게 츠바키 시리즈 3권을 모두 읽었다. <츠바키 문구점>은 할머니의 대를 이어 문구점과 대필업을 하는 포포에 대한 이야기(대필업 각각의 사연이 더 많았다)였다면 <반짝반짝 공화국>은 결혼을 한 포포가 결혼 생활과 가정에 적응해 가며 행복을 찾아나가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었다. 마지막 <츠바키 연애편지>는 어느새 10여 년이 흘러 남편의 큐피를 이은 둘째와 셋째를 낳고 정신없는 육아가 얼추 끝나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이제 다시 본업에 돌아온 포포의 이야기를 다룬다.

여전히 아이들과 가사, 문구점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지만 그 속에서 자신이 하던 대필업을 떠올리고 가정 생활과 본인 사이의 균형을 찾아나가는 포포의 모습이 아름답다. 아이들만 성장하는 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다양한 환경에 놓이면서 어른도 또 한 번, 다시 한 번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잖아. 매일 조금씩 변화하니까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느 날 문득, 어라? 눈앞의 풍경이 많이 달라졌네, 하고 깨닫게 되지. 그게 바로 시간의 힘이야. 사람에게도 자연치유력이 있어서, 상처도 그냥 놔두면 저절로 낫잖아. 의미 없는 반항을 하는 게 오히려 사태를 더 나쁘게 만드는 것 같아. 그런 때일수록 힘을 쭉 빼고 흐름에 몸을 맡기는 거야. 그러면 나중에는 그 일도 우스갯거리가 돼."...62p

나이가 드니 더 잘 느끼게 된다. 당시에는 안달볶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어쩔 줄 모르지만 오히려 유연한 자세와 한발 더 멀어짐으로써 조금은 수월하게 넘어갈 수도 있음을, 또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생각보다 별 일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거다.

오가와 이토의 힐링 소설들은 바로 그런 여유를 실어주는 것 같다. 주인공과 주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 한때 힐링 소설들을 좀 읽다가 다 그게 그거인 것 같아서 읽지 않았는데 폭풍처럼 바빴던 날들이 끝나갈 때 즈음 붙잡은 오가와 이토의 소설들이 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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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웨스트매콧 컬렉션 세트 - 전6권 메리 웨스트매콧 컬렉션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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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되어 중고로 한 권씩 모으고 있던 시리즈.
이렇게 예쁘게 옷 갈아입고 세트로 나와서 얼마나 감사한지!
크리스티의 기존 소설과는 다른,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소설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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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공화국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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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의 속편 소설인 <반짝반짝 공화국>.

처음 이 <츠바키 문구점>을 검색할 때, <츠바키 연애편지>만 연결된 것 같아서 그 책이 속편인 줄 알았는데, 제목은 전혀 다르지만 <반짝반짝 공화국>이 2편인 것을 알고 얼른 다시 도서관서 대여해왔다.

이렇게 시리즈같지 않은 제목을 갖게된 이유는, 앞편인 <츠바키 문구점>의 끝 부분에서 데이트 신청을 받고 사랑하게 될 것 같았던 큐피의 아버지와 결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반짝반짝 공화국>은 <츠바키 문구점>의 1년 후 이야기이자 문구점의 대필 이야기가 주였던 1편과 달리 그 1년 동안 사랑을 하고 청혼을 받아들여 1년 후 결혼하게 된 포포의 사적인 이야기가 2편 <반짝반짝 공화국>인 셈이다. 때문에 대필한 편지보다 포포가 사적으로 쓴 편지들이 훨씬 많다. 또, 제목도 포포가 큐피네 가족과 함께 닦아가는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적인 이야기보다 대필을 통해 알게되는 다양한 사연이라든가 어떤 혼을 담아 어떻게 편지를 쓰게 되는지 등의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어서 3편인 <츠바키 연애 편지>가 더욱 기대되는 편이다. 그럼에도 포포네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었고... 또한 오가와 이토가 소설이어도 실용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한 것처럼 요리라든가 지역의 명소라든가 하는 등의 다양한 이야기도 소소하게 읽는 재미가 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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