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로마사 - 7개 테마로 읽는 로마사 1200년
모토무라 료지 지음, 이민희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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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는 유럽사나 세계사의 가장 근본이 되는 역사이다. 문학이나 인문책을 읽다가도 로마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올바로 이해할 수 없음을 알게 되고 꼭 책이 아니더라도 우리 생각의 바탕이 되는 동양 철학, 사상과 함께 서양 철학,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로마사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 것이 아니기에 수박 겉핥기 식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처음 읽는 로마사>는 제목 그대로 로마 입문서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로마사나 세계사를 공부하며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읽으면 더 좋은 것 같다. 크게는 로마사를 기-승-전-결로 나누어 로마가 어떻게 생겨나서 어떻게 멸망했느지까지 설명하고 있지만 작가는 그 과정을 다시 일곱 개의 테마로 나누어 로마사에서 가장 궁금해 할 것 같은 질문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아주 깊이 있는 로마사의 설명은 아니지만 우선 로마사의 흐름을 알 수 있고 그렇게 알게 된 흐름 속에 생길 만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친절히 설명해 주고 있어 왠만큼의 호기심은 해소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본 설명에 들어가기 전, "들어가며 - 로마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코너와 "로마사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페이지가 참 좋았다. 그들을 속속들이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라고 해야 할까. 내가 어떤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로 어떤 지식을 받아들이게 되면 아무리 잘 이해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저절로 외우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키워드" 페이지에서 로마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과 그들의 생각을 알고나니 그동안 생겼던 의문들이 좀 풀리는 느낌이다.

 

 

로마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에서 시작한 국가이다. 로마와 그리스는 마치 한 세트처럼 시작하는데 그리스와 로마가 갈리게 되는 시점이 바로 각자의 독재자를 쓰러뜨리게 되는 시점에서부터인 것 같다. 가까이 있어도 국민성이 달라 서로 다르게 발전한 그리스와 로마. 빠른 정치 형태인 민주정을 발전시켰지만 결국 흐지부지 유능한 지도자 없이 혼란에 빠진 것에 반해 로마는 "공화정"으로 발전시키고 어느 한 명에게 집중되지 못하도록 온 국민이 힘쓴 결과 아주 오랫동안 발전을 거듭한다.

 

 

"지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지만 최후에 로마가 승리를 거머쥔 이유는 한 번의 실패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그의 가능성을 믿고 재기할 기회를 계속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86p

 

이번 책을 읽으며 가장 큰 수확은 로마인들의 생각이다. 그저 역사를 역사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들의 세계를 살다 온 느낌. 따라서 역사를 가장 잘 이해하는 과정을 읽을 듯하다. 여기에는 작가의 서술 방식도 한 몫을 했는데 군데군데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특히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의견과 비교하며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따라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양쪽의 의견을 접하고 나의 의견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얼마 전 읽었던 같은 출판사(교유서가)의 <로마의 일인자> 시리즈가 생각났다. 어쩌면 이 두 책이 서로 상호보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마인들의 생각이 그 책에 아주 잘 드러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먼저 <로마의 일인자>를 읽었을 때에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이다. 다양한 책을 다방면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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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보이니? 명화갤러리편 - 660 동그라미 퍼즐 컬러링북 무엇이 보이니
토마스 패빗 지음 / 북앤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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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 북이 인기다. 집에 각양각색 색연필도 많겠다, 우리집도 그 인기에 편승해 컬러링북이 한 권 있다. 그 책은 딸의 것인데 아무래도 혼자 색칠하기엔 좀 심심했는지 함께 색칠하자고 해도 쉽지 않다. 일단 다양한 색을 스스로 구성하여 꾸며야 한다는 점, 뭐, 아무 색이나 칠해도 예쁘다고는 해도 색감의 통일성을 생각한다면 둘 보다는 혼자 하는 것이 훨씬 예쁘다. 그런데 이것이 또, 어떤 색을 칠할까~ 고민하게 된다는 점. 역시 쉽지 않다.

 

<무엇이 보이니?>라는 컬러링 북은 기존의 컬러링 북과는 또 다르다. 우선 신기하다. 다른 컬러링 북은 디자인을 앞에 내세운다. 아기자기, 아름다운 그림들을 색칠하는 즐거움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보이니?>는 그림을 보면 언뜻 어떤 그림인지 알 수가 없다. 그저 동그라미와 동그라미로 겹쳐진 알 수 없는 접점들. 그래서 실제로 컬러링을 해 보기 전에는 어떤 그림인지 알 수 없다는 "짜릿함"이 있다. ....고 생각했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칠한다는 기쁨에 그만 책을 꼼꼼히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 책 뒤쪽에 목록이 있다. 뭐 그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면 목록을 보지 않아도 된다. ^^

 

 

 

우선, 색 칠하는 방법. 그림의 동그라미 안에는 1부터 5까지의 숫자가 씌여져 있다. 1이 가장 진한 색, 5가 가장 연한 색. 이 명도만 잘 지키면 아무 색이나, 아무렇게나 칠해도 된단다. 그래서 이 컬러링 북을 잘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 다섯 가지 색을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대로 색을 정할 수 있다는 흥미로움, 어떻게 완성될까 지켜보는 기대감이 있다. 그 무엇보다 처음 색을 정해놓고 나면 정말 아무 생각없이 나 자신을 잊고 색칠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검정으로만 명암을 달리하여 색칠해 보기로 한다. 1번만 칠한 모습인데 이것만으로도 사실 어떤 그림인지 조금은 드러난다. "명화 갤러리편"이라고 명화 전체는 아니고 그 일부분인 점도 좋다. 이 작품은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3번까지 칠하고 나니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다. 이 정도만 돼도 아름답지만 완성되면 어떤 모습일지 정말 기대!

 

 

검은색으로만 명암을 표시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다섯 개의 명암만 확실하게 구분해 놓기만 하면 색칠은 일사천리이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꼼짝없이 앉아 색칠하게 된다.

 

이번엔 명암을 달리하여 색을 정하고 칠해보기로 한다. 아이와 함께 정하고 칠했는데 다른 컬러링 북과는 달리, 처음 정해놓은 색대로 칠할 수 있어 함께 칠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점. 무엇보다 속도가 팍팍 진행되니 훨씬 즐겁다. ^^

 

 

"명화 갤러리편"이라 아이들 배경지식에도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시간 날 때, 심심할 때, 지루할 때, 아무 때나 조금씩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가족의 힐링 타임용 컬러링 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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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되어줄래? - 십 대들의 관계 맺기와 감정조절을 위한 따뜻한 심리학 교실
노미애 지음 / 팜파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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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십대는 참 힘든 시기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를 정도로 누구나 인정하는 힘든 시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의 행동이나 언어가 어른들의 비위를 거슬리고 갈등을 일으킨다. 비단 어른들과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다. 그들끼리도 충돌하고 어른들이 봤을 때에는 별것 아닌 것들로 다툼과 왕따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그 누구에게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들이다. 부모는 너무 가까이 있어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고 친구들도 각자의 문제로 고민할 때이니 누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 줄 것인가.

 

 

<내 편이 되어줄래?>는 10대들의 관계 맺기와 감정 조절을 위한 심리학 책이다. 노미애 작가는 심리학을 공부한 교사로 그동안 많은 청소년들의 고민을 듣고 나누며 그들이 성장하도록 도왔다고 한다. 책에는 작가가 직접 상담을 해 주면서 알게 된 10대들의 고민 중 겹치는 고민들을 크게 네 파트로 나누어 아이들이 직접 자신과 비슷한 고민들을 보고 자신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파트 1은 "친구, 너는 나의 편이 맞니?"로 친구들과의 관계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사례와 그 사례에 적합한 충고와 조언이 뒤따른다. 우선 고민의 대상자를 제대로 이해해 주고,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꼬집는다. 그러고 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중요 포인트엔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도록 줄도 쳐 있다. 하지만 심리학 용어들이 너무 많다. 물론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한 방편이겠지만 과연 이 어려운 용어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작가가 해 주는 말을 제대로 100% 이해하는 아이들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그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파트 2는 "부글부글, 지금 이 감정이 너무 힘들어!"로 여러 이유로 갑자기 화가 폭발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파트 3에서는 "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요..."로 이성관계에 대한 여러 문제점을, 파트 4에서는 "나는 왜 이 집에서 태어났을까?"로 가족들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사례들은 정말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0대들의 진솔한 고민이다. 파트마다 사례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과 함께 상담이 끝나고 나면 "관계 맺기를 위한 심리학 교실"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좀 더 근본적인 청소년기에 대한 설명과 대처법을 알려주고 있다.

 

 

나는 사실 이 페이지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사례들 중간 중간 거기에 맞는 책이나 사상, 일화 등을 소개하며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설명하고 있는데 오히려 직접적인 설명보다는 이 페이지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사실 심리 상담 설명은 내가 읽기에도 좀 어렵고 반복되는 설명과 너무나 쳔편일률적인 뻔한 해답에 너무나 지루했기 때문이다. 과연 조금이라도 지루한 것을 참지 못하는 10대들이 이 책을 제대로 읽어낼 수나 있을런지.

 

체육 선생님과의 문제가 있었던 학생의 사례에서는 거부감까지 들었다. 학생은 선생님의 너무한 행동에 대해 큰 충격을 받고 괴로워 하는데 말로는 이해한다고 하면서 선생님을 두둔하고 똑같은 "대인관계"로 치부해 버렸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서 '~해야 한다'라는 생각은 비합리적 사고에 속합니다. '~ 해야 한다.'란 생각은 상대방에게 내 기준의 완벽을 요구하기 때문에 관계를  힘들게 합니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할 수도 있다,'~하면 좋다'가 '합리적인 사고'랍니다."...88p

 

선생님과의 관계가 어째서 일반적인 대인관계인지, 선생님이 왜 실수할 수도 있고 실수를 하지 않으면 좋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선생님은 선생님이라는 특성 때문이라도 성실하고, 언제나 올바르려 노력해야 하며 학생들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옳지 못한 처사로 학생들을 괴롭게 한다면 그건 이쪽이 그쪽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잘못된 것이다.

 

안그래도 반항심으로 가득찬 아이들이 과연이 이 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싶다. 심리학적으로 해답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빈 말처럼 '이해한다'고 하지 말고 정말로 이해하며 진실된 상담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책보다는 눈을 마주보며 직접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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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내내 즐기는 취미 52 - 이 계절 마침 맞은 꾸미기와 선물 만들기
클레어 영스 지음, 서나연 옮김 / 니들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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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무런 취미 없이 사는 것이 가능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무언가로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취미를 가지고 있다. 취미가 자주 바뀌기도 하고 아주 조금씩 밖에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아주 오랫동안 취미를 갈고 닦아 결국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다. 취미에 한계는 없다. 좀 더 좋은 취미를 즐기기 위해 노력할 뿐.

 

<일 년 내내 즐기는 취미 52>는 집안을 가꾸는 것과 연결된 취미이다. 처음 제목에서 유추했던 것은 '일 년 내내 즐겨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은'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책의 내용은 일 년 내내 다양한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소개하는 데 있다.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은 1월에서부터 시작하여 3월, 4월의 부활절, 12월의 크리스마스 장식까지 정말 다양한 취미들을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만드는 기쁨을 느낄 수 있고 대부분 집안을 장식하는데 쓰인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만들기를 좋아하시는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좋다는 말을 들어서인지 그림은 잘 못 그려도 바느질이나 엽서 꾸미기, 공작 등은 아주 좋아했다. 학교를 다니며 바느질 전공을 했고 임신 해서는 십자수를 몇 년, 아이가 유치원 다니며 조금 한가할 때는 퀼트까지. 조그만 아이가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바느질은 내게 꽤 매력적인 취미이다. 하지만 중간 중간 손을 놓는 걸 보면 아주 푹~ 빠질 수 있는 취미는 아닌 것 같다.

 

처음 책을 보며 즐거웠던 이유는, 한 가지에만 매진하지 않고 다양한 취미를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게 해주니 참 좋다, 라는 생각이었다. 아이와 함께 해볼 만한 것들도 눈에 띄고 아이가 잠들고 나면 즐길 만한 취미도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깊게 들여다 보고 읽어보니 조금은 실망스럽다. 바느질 종류야 내겐 익숙한 것들이라 괜찮지만 공작 종류들은 전문 도구들이 필요하다. 누구나 쉽게 시간만 내면 만들 수 있는 것들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는 한 번 따라해 보고 싶다. 완성된 작품을 보니 정말 탐이 나고 꼭 만들어서 큰딸에게 선물하고 싶은데 막상 따라 해보려니 크라프트 종이니, 투사지니 하는 내가 잘 모르는 재료들과 함께 설명을 잘 이해할 수 없어 당황했다. 직접 따라하지 않고 읽어서 이해가 안되는 건지, 번역상의 문제인 건지... 아니면 원래 이 책이 이미 익숙한 사람들을 위주로 씌어진 건지, 잘 모르겠지만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재활용을 이용한 작품보다는 새로 구입해야 하는 재료들이 많은 것도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꼭 따라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 몇 가지는 모두 바느질을 이용한 것들이다. 아무래도 내게 익숙한 재료와 방법이라서 그런 가보다.

 

 

특히 표지에도 소개된 이 블랭킷, 무릎 덮개는 정말 마음에 든다. 방법도 그리 어렵지 않다. 재봉틀만 있으면 그냥 득득~ 박으면 되니까. 아~ 하지만 또 저렇게 예쁜 손수건이 12장이 없다. 전혀 다른 풍의 손수건을 이용하기도 좀 애매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은 이 무릎 덮개 방법을 활용한 쿠션 만들기이다. 예쁜 꽃무늬 손수건이 12장은 없지만 1, 2장 정도는 있으니까~^^

 

 

또 우리 둘째를 위한 강아지 쿠션도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 책 뒤쪽엔 이 책에 필요한 도안들을 한데 모아 페이지를 따로 구성해 놓았다. 축소해 놓은 도안은 확대가 필요하겠지만 도안이 있으니 일단 어떻게든 만들어볼 수는 있을 것이다.

 

긴긴 겨울밤 바느질을 잡으면 즐겁다. 딸이고 아빠고 엄마고 온가족이 마루에 앉아, 각자 방에 들어앉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데서 벗어나 각자 취미를 공유하고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재작년엔 딸과 함께 긴긴 목도리를 떴는데 올해는 바느질로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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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보낸 하루 라임 틴틴 스쿨 3
김향금 지음 / 라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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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생활하는데 있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때는 언제일까. 당연히 가장 가까운 조선시대일 것이다. 하지만 역사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이 조선의 모습 그대로가 이어진 것은 아니다. 여러 사건들이 있고 그 사건들에 영향을 받아 생활 모습이 바뀌고 그렇게 정착된 것들 중 많은 것들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사건이란 아마도 조선 전기와 후기를 나누는 임진왜란, 병자호란이 될 것이고. 따라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생각, 풍습 등이 조선 후기에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여행기이기는 해도 이 책은 어엿한 역사책이다. 굳이 분류해 보자면, 조선의 생활사나 풍속사에 관한 책에 속할 것이다. 하고많은 역사책 중에서 왜 하필 생활사냐고? 크고 작은 건물, 거리 풍경, 다양한 사람들 등 220년 전 한양의 소소한 일상을 만나 본 경험이, 조선의 역사를 큰 그림으로 바라볼 때 든든한 밑바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작가의 말 중)

 

 

작가의 말 중 위의 말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해 놓은 글인 것 같다. 우선 이 책은 우리가 관중이 되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조선의 곳곳을 관찰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때론 위에서 전체적으로 조망하기도 하고 때론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 보거나 맛을 보고 듣기도 하며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을 여행기라고 했다. 한양이라는 한정된 공간이기는 하지만 인왕산 기슭에서부터 시작한 여정이 남촌의 경화세족의 사랑채와 안방에서 육조거리로 나와 시전과 여러 시장을 돌고 성균관을 거쳐 마포나루로 향한다. '하루'라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한양의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거기에 맞는 설명과 느낌들을 나누니 여행기이다.

 

또한 정조 시대의 어느 하루를 정해 놓기는 하였으나 이곳저곳을 돌며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어떤 생활을 하는지가 신분에 따라 잘 설명되어 있다. 어떤 일을 하는지, 무엇을 먹고 배설은 어떻게 하며 시장에서는 무엇을 팔고 거리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고 어떤 옷이 유행이었는지 등등 그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은 역사서이기도 하다.

 

 

 

다양한 지도나 그림들이 많이 곁들여져 있다. 책을 읽으며 작가의 상상을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중간중간 많은 한양의 지도와 생활사 등이 그려진 그림들이 덧대여져 상상의 완성이 이루어진다. 한번에 이렇게 많은 자료들을 보기도 힘들거니와 위로 아래로, 멀리서 가까이서 설명과 함께 들여다 볼 기회도 흔치 않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과거를 통해 우리를 반추해 보고 더욱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을 하기 위해 우리는 역사를 배운다. 조선 시대 사람들이 엄청난 대식가여서 지금까지 음식물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장원 급제를 하고 좋은 벼슬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조선 시대 사람들을 보며 지금의 우리를 떠올린다. 이렇게 보니 그동안 별반 나아진게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아주 조금씩이라도 우리는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 본다.

 

재미있는 역사책은 흔치 않다. 아니 사실 관심만 있으면 역사는 재미있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방대한 자료와 다양한 그림, 지도 등으로 흥미를 끌 수 있고 따분한 시대적 나열이 아닌 생활사를 들여다 본다는 점에서 일단 아이들에게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하지만 결코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은 역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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