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보낸 하루 라임 틴틴 스쿨 3
김향금 지음 / 라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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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생활하는데 있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때는 언제일까. 당연히 가장 가까운 조선시대일 것이다. 하지만 역사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이 조선의 모습 그대로가 이어진 것은 아니다. 여러 사건들이 있고 그 사건들에 영향을 받아 생활 모습이 바뀌고 그렇게 정착된 것들 중 많은 것들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사건이란 아마도 조선 전기와 후기를 나누는 임진왜란, 병자호란이 될 것이고. 따라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생각, 풍습 등이 조선 후기에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여행기이기는 해도 이 책은 어엿한 역사책이다. 굳이 분류해 보자면, 조선의 생활사나 풍속사에 관한 책에 속할 것이다. 하고많은 역사책 중에서 왜 하필 생활사냐고? 크고 작은 건물, 거리 풍경, 다양한 사람들 등 220년 전 한양의 소소한 일상을 만나 본 경험이, 조선의 역사를 큰 그림으로 바라볼 때 든든한 밑바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작가의 말 중)

 

 

작가의 말 중 위의 말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해 놓은 글인 것 같다. 우선 이 책은 우리가 관중이 되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조선의 곳곳을 관찰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때론 위에서 전체적으로 조망하기도 하고 때론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 보거나 맛을 보고 듣기도 하며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을 여행기라고 했다. 한양이라는 한정된 공간이기는 하지만 인왕산 기슭에서부터 시작한 여정이 남촌의 경화세족의 사랑채와 안방에서 육조거리로 나와 시전과 여러 시장을 돌고 성균관을 거쳐 마포나루로 향한다. '하루'라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한양의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거기에 맞는 설명과 느낌들을 나누니 여행기이다.

 

또한 정조 시대의 어느 하루를 정해 놓기는 하였으나 이곳저곳을 돌며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어떤 생활을 하는지가 신분에 따라 잘 설명되어 있다. 어떤 일을 하는지, 무엇을 먹고 배설은 어떻게 하며 시장에서는 무엇을 팔고 거리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고 어떤 옷이 유행이었는지 등등 그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은 역사서이기도 하다.

 

 

 

다양한 지도나 그림들이 많이 곁들여져 있다. 책을 읽으며 작가의 상상을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중간중간 많은 한양의 지도와 생활사 등이 그려진 그림들이 덧대여져 상상의 완성이 이루어진다. 한번에 이렇게 많은 자료들을 보기도 힘들거니와 위로 아래로, 멀리서 가까이서 설명과 함께 들여다 볼 기회도 흔치 않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과거를 통해 우리를 반추해 보고 더욱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을 하기 위해 우리는 역사를 배운다. 조선 시대 사람들이 엄청난 대식가여서 지금까지 음식물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장원 급제를 하고 좋은 벼슬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조선 시대 사람들을 보며 지금의 우리를 떠올린다. 이렇게 보니 그동안 별반 나아진게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아주 조금씩이라도 우리는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 본다.

 

재미있는 역사책은 흔치 않다. 아니 사실 관심만 있으면 역사는 재미있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방대한 자료와 다양한 그림, 지도 등으로 흥미를 끌 수 있고 따분한 시대적 나열이 아닌 생활사를 들여다 본다는 점에서 일단 아이들에게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하지만 결코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은 역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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