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도전하는 아이의 인생에는 막힘이 없다] 서평단 알림
스스로 도전하는 아이의 인생에는 막힘이 없다
EBS기획다큐멘터리-동기 지음 / 거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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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를 보면 윌 스미스가 아들을 데리고 교회에 갔을 때 신도들이 부르는 찬송가 구절중에 특히나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이 있다.

주여. 내 앞에 놓인 높은 산을 치우지 마시고 내게 그 산을 넘을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에게 끊임없이 몰려드는 어려운 상황들이 내 숨을 턱 막히게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행복을 향해 아들의 손을 잡고 뛰고 또 뛰는 그의 모습을 보며 과연 그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것인가 자못 감탄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EBS 기획 다큐멘터리 "동기" 2부작을 책으로 엮어낸 것을 읽고 나니 그에게 닥친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선 힘은 바로 그의 마음속에 내재되어있던 강력한 동기에서 나온것이었다는 사실을 나는 문득 떠올리게 되었다. 아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게 해 주고자 하는 부성애가 그에겐 매우 강한 동기로 작용한 것이다. 부모된 사람으로 자식의 행복과 성공을 바라지 않는 이는 없을것이다. 자식이 이 영화의 주인공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는것은 더더욱 바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내 아이가 <행복을 찾아서>의 주인공같은 삶을 살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아이들에게 어떤 자세를 바라게 될 것인가? 여기 이 책에 실패에 굴하지 않고 우뚝 설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니 부모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볼만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 책은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자기통제력에 관해서, 2부는 학습목표와 평가목표, 그리고 3부는 어떻게 하면 아이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지 동기향상 프로젝트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본문 전에 서문에서 "동기"의 정의와 에디슨의 예를 들어 본문에서 나올 내용을 요약해서 서술하고 있다.

1부에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대해 나오는데, 누구나 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는것은 아니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노력한다"는것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시간을 들이고, 다른 것을 하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충동을 잘 억제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노력이라고 인정해 준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충동을 잘 억제하고 자신을 다스리는 능력을 심리학에서는 "자기통제능력"이라고 하는데,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노력을 잘 하는 사람인것이다.(p21)  그렇다면 노력형 인간은 타고나는 것인가? 그것은 스틸페이스(Still Face)실험과 만족지연능력 실험을 통해서 어느정도 후천적인 양육환경에 의해 증진시킬 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만족지연능력(자신이 원하는 것을 미룰 수 있는 능력)은 부모와의 애착관계, 즉 신뢰관계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하니, 지키지 못할 약속은 남발하지 말 것이며 약속을 했으면 무슨일이 있어도 지키고 볼 일이다. 내 아이가 끈기있게 참을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라면 말이다.

2부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 내용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크고 작은 실패를 겪게 마련인데 이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어떤 이는 좌절을 하고 또 어떤 이는 다시 도전을 한다. 즉, 실패(또는 성공)의 원인을 자신의 노력에 두느냐 아니면 타고난 능력이나 외부 요소에 두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같은 실패를 겪어도 노력귀인을 하는 아이는 다음 문제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반면, 능력이나 외부 요소에 귀인하는 아이는 다음 문제에 대해 해도 안 될것이라고 지레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는 실험 결과는 꽤 흥미로왔다. 또한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학습목표, 평가목표와도 연관이 있다. 학습목표는 배우는 그 자체에 흥미와 가치를 두는 태도이고 평가목표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자 하는 태도이다. 이와 관련해 제시된 여러가지 사례도 매우 흥미롭다. 책에서는 이승엽, 마이클 조던, 빌 게이츠등의 예가 나오는데 모두 큰 실패를 딛고 성공을 이룬 케이스로서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가에 신경쓰기보다는 노력으로 성공을 일구어 냈다.

마지막으로 3부는 어떻게 하면 학습목표를 갖도록 동기를 키워줄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보상과 칭찬이 아이들의 학습목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읽고 우리가 아이들에게 일상적으로 해 줬던 칭찬과 물질적 보상들이 사실은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것이 아니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보상이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는 적절할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계속될 경우 아이의 목표가 학습보다는 보상 그 자체에 집중된다니, "100점 맞으면 장난감 사 줄께~"를 남발했던 나로서는 뜨끔한 대목이었다. 또 칭찬과 야단도 능력보다는 과정 위주로 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너는 수학을 잘해(못해)"보다는 "이번에 문제를 많이(조금) 풀더니 점수가 올랐구나(내렸구나)."하는 식으로 말해야 아이가 자신이 노력하고 안하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지라 아이들 교육에 신경쓴답시고 교육에 관한 책을 여러권 읽어 보았지만, 책을 읽을 때마다 대단해 보이는 부모와 남달라 보이는 아이들 이야기에 다소 주눅드는 느낌이 들곤 했더랬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은 실패를 이겨내는 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 "동기"라고 말하는 이 책을 만나고 나니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어떻게 성장해 갈 것인지 실마리를 잡은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물고기 잡는 법"은 바로 동기인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물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이 책을 읽고,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약간 아쉬운 점도 몇가지 있었다. 우선 EBS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엮어낸것이라 분량이 짧은편인데 비해 가격이 좀 비싸다는 감이 있다. 이 책을 읽고 크게 깨닫는 바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책값이 아깝지 않을 수 있겠지만 책의 분량이나 만듦새만 놓고 본다면 책값이 과하게 책정되지 않았나 싶다. 책의 주제가 너무 공부쪽으로만 치우친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실패를 딛고 일어선 예로 이승엽선수나 에디슨등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 결론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를 잘 하게 만들것인가로 귀착하니 또다른 <공신 만들기>책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내용상 주 독자층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했을텐데 일러스트가 너무 아동취향이라는 점이 거슬렸다. 차라리 방송에 나왔던 장면을 사진자료로 쓰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몇 군데 눈에 띄었다. (p7 심워줘야 =>심어줘야, p9 흥미를 느끼는 못하는 =>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p64 이습엽 => 이승엽) 길지 않은 분량인데도 오타가 있는 편집과 세련되지 못한 일러스트는 내용이 갖는 무게감을 깎아내리는 요인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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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10-2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꼼꼼히 쓰셨네요. ^^
행복을 찾아서,는 저도 감동적으로 본 영화에요^^

책향기 2007-10-25 23:03   좋아요 0 | URL
음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내용 정리로 밀고 나갔더니 꼼꼼하게 보였나보네요 ㅋㅋ <행복을 찾아서>는 혜경님 리뷰 읽고 본 영화였답니다. 모르셨죠??*^^*

순오기 2007-10-2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고 꼼꼼한 서평까지 올리셨군요.
동기부여보다는 보상쪽으로 자꾸 치우치게 되어서 저도 반성합니다.

책향기 2007-10-25 23:04   좋아요 0 | URL
저도 보상과 칭찬에 관한 부분은 많이 느끼고 반성했어요. 근데 읽을 때만 반성하고 자꾸 까먹게 된다는....-_-;
 

살고 싶으면...입 다물라.

이 한마디는 군주의 권력아래 가장 폐쇄적이고도 억압된 삶을 살아야 했던 궁녀들의 강요된 규칙이자 동시에 그들의 처절한 생존전략이었을 것이다. 궁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어지는 치열한 암투, 그 속에서도 사랑을 갈구하는 금지된 욕망은 궁녀들에게 비밀 아닌 비밀이 되어 그들의 삶을 옭아맨다. 드러난 비밀을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않아야 하는 궁녀의 세계를 다룬 영화 "궁녀"는 한 궁녀의죽음 앞에 펼쳐지는 궁궐 안 사람들의 꿈틀거리는 욕망과 스멀거리는 권력욕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는 내의녀 천령(박진희)이 희빈이 8년간 데리고 있던 월령의 죽음을 파헤쳐 나가는 현재와 천령과 월령, 월령과 같은 방을 쓰는 옥진의 과거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진행된다. 여기에 유일하게 왕의 아들을 낳은 희빈과 그렇지 못한 중전사이의 팽팽한 힘겨루기도 하나의 이야기축으로 등장한다. 초반부 목매달아 죽어있는 월령의 시체를 검시하며 사인을 규명하는 내의녀의 모습은 나름 과학적이고 치밀해 보여 이야기의 전개가 흡족스러웠다. 하지만 작가와 감독은 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전개에 힘을 잃어버리고 결국 <전설의 고향>의 정서에 기대기로 결심한듯 했다. 죽은 월령의 원혼에 의지해 결말을 살짝 마무리해 버리고 만것은 못내 아쉬운 감이 들었다. 차라리 아들을 원자로 책봉시키고자 했던 희빈의 욕심을 극대화 시겼더라면 더 긴박감 있는 추리 스릴러가 될 수 있었을텐데....아니면 궁녀들을 농락하는 왕의 조카 김남진의 캐릭터를 더 강하게 묘사하는것도 괜찮았을 것이다. 권력을 향한 희빈의 욕망과 여자를 품고자 했던 왕의 조카의 욕망이 궁녀들의 삶을 제대로 헤집어놨어야 영화의 묘미가 더 살지 않았을까...?


"죽은자는 말이 없다. 그것이 죽음의 미덕이지..." 하지만 그녀는 죽은 후 그녀의 입속에 중요단서를 숨겨놓는다. 죽은 자의 암시는 영화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관람 포인트다.

아쉬운점은 남자배우들의 연기에도 나타난다. 궁녀들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나쁜 남자로서 김남진은 그닥 어울리는 배우가 아니었다. 느물거리며 "사랑해~"라고 뇌까리는 <사랑>의 김민준처럼 파격적인 변신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아뭏든 궁녀를 그저 품기만 하고 버리는 바람둥이 왕족으로서 그의 표정연기와 대사톤은 밋밋하기 그지 없었다. 또 왕으로 등장하는 이름모를 남자배우에게도 불만이 생긴다. 희빈의 처소에서 희빈의 베갯머리 송사를 들어주는 짧은 장면이었지만 그의 어색한 대사처리에 어찌나 짜증이 나고 어이가 없던지... 감독은 "우정출연"이나 "특별출연"을 해 줄 만한 남자배우를 찾지 못했던 것일까....?

하지만 한 김 빠지는 이야기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게 만든 힘은 각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영화 전반에 걸쳐 볼거리가 풍부했던 의상과 미술이라고 생각한다. 열정적인 모습의 박 진희,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김 성령, 권력과 생존을 갈구하면서도 연약한 듯 이중적인 모습의 윤 세아, 금지된 사랑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하는 임 정은등 주요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좋았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감찰상궁으로 나오는 김 성령의 절제되고도 안정적인 모습은 조용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주연인 박진희 못지않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죽은 월령의 친구 옥진을 취조하는 감찰상궁.


궁녀들의 생활모습과 중전, 후궁들이 입고 나오는 고급스러운 한복과 머리장식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화려하면서도 색의 화사함을 한 톤 눌러놓은 듯한 느낌의 한복들이 무표정한 중전과 다른 후궁들의 얼굴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억눌린 궁중 여인들의 욕망을 표출하는 듯 하였다. 또 궁녀들의 입단속을 위해 행한 "쥐부리글려"라는 의식이 있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쥐부리글려"는 섣달 그믐날 그 해 입궁한 어린 궁녀들에게 입단속을 시키는 의미에서 그녀들의 입에 밀떡을 물리고 젊은 내시들이 횟불로 위협하며 "쥐부리 지져, 쥐부리 글려"라고 말하며 입을 지지는 흉내를 내는 의식이다. 이 영화에서는 영화 전반에 흐르는 궁녀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키포인트이며, 과학적 수사에서 원혼이 개입되는 중요한 반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궁녀들의 입단속과 행실이 바르지 못한 궁녀를 처형하는 의식 "쥐부리글려"

이 영화로 데뷔를 한 김 미정 감독은 상상력과 고증을 재해석해서 보여주는 시각적 면에서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듯 하다. 하지만 스토리로 관객을 끌고 들어가는 강한 흡입력면에서는 아직 내공을 더 쌓아야 할 듯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친구와 내가 한 말은 "아~조조로 보길 잘했어."였으니까... 하지만 관객들 앞에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궁녀"라는 소재를 택해 이야기로 버무려 낸 그녀의 대담함과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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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궁녀(2007) - ★★★★
    from 靑春 2007-10-23 08:55 
    이 포스터 정말 잘 만든듯. 각자의 표정들에 각 캐릭터의 특징이 모두 담겨 있다. 남자배우 넷이 나오는 '리턴'에 이어 이번엔 여자배우 다섯이 등장하는 '궁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지면 나에겐 소재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로 무척 흥미로웠던 영화다. 내가 고등학생때 여고괴담1편을 보고 느꼈던 신선함 그 이상이랄까.(그러고보니 박진희의 데뷔작이 여고괴담1탄 이었던듯?) 하지만 그로인한 기대 때문에 조금 더 잘 만들었다면..하는 생각이..
 
 
뽀송이 2007-10-19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려고 하는 영화인데요.^^
박진희랑, 김성령 좋아하니까 안보긴 그렇고, 저도 조조로 볼게요.^^

책향기 2007-10-19 17:58   좋아요 0 | URL
네~ 나름 볼거리는 풍부한 영화니까 조조로 보시면 만족하실거에요^^

비로그인 2007-10-2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근에 어깨~ 뭐라고 하는 이미연이 나오는 영화를 봤어요.
영화 제목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다지 신통하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저만의 영화를 오랜만에 봤기에 기분은 좋았어요.
중간에 울린 대여섯통의 전화만 아니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요즘 너무 바쁜 것이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티가 팍팍 나던걸요.
제가 좀 여유로워지면 그때 우리 이야기 더 많이 나누어요.

책향기 2007-10-24 14:02   좋아요 0 | URL
와~영화보시는동안 6통의 전화라... 민서님의 인기는 사그라들지를 않는군요!! 전 하루종일 6통도 안 오는데^^

미즈행복 2007-10-23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신작영화얘기에는 도통 낄 수가 없네요. 저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가 보고싶은데... 황정민과 임수정이 나왔다는...

책향기 2007-10-24 14:04   좋아요 0 | URL
음 님께서는 미쿸신작영화를 보실 수 있잖아요^^ 저도 황정민과 임수정의 <행복>을 보러가야겠다 마음먹었었는데 어째 가지질 않네요~

미즈행복 2007-10-27 08:23   좋아요 0 | URL
영어 못하는거 아시면서, 흑흑...
애 봐야하는거 아시면서, 흑흑...

책향기 2007-10-29 22:05   좋아요 0 | URL
^^;;

홍수맘 2007-10-25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박진희"라는 배우를 좋아하는지라 얼렁 보고 싶은데 짬이 안 나요. ㅠ.ㅠ
님 글을 읽으면서 '어떻게든 꼭 보고 말리라' 다짐해 봅니다. ^^.

책향기 2007-10-25 23:00   좋아요 0 | URL
별 내용없는 글 보고 다짐까지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남편은 지금쯤 기분좋게 취해있을것이다. 새로운 날로 바뀐지 1시간 30분정도 지났으니 취중에도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택시를 잡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집에 도착하면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것을 서너번만에야 성공해서 들어올것이고, 아무리 취한 상태라도 욕실에 들어가 샤워는 꼭 하고 잠이 들겠지...

남편은 자상한 사람이다. 아니...자상한 사람이었다. 타고난 성격이 섬세하지는 않으나, 자신의 여자와 아이들을 아낄 줄 아는 사람이라서 나와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대부분 흔쾌히, 그리고 빠르게 들어주었다. 결혼 후 10여년간을 죽 그렇게...

하지만 남편의 자상함은 2년전 큰 회사로 옮기면서 조금씩 조금씩 그 회사에 빼앗기고 있다. 아침 6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일찍 와야 밤 9시, 대부분은 밤 12시가 넘어서 퇴근하기 일쑤고 오늘처럼 심의가 있는 날은 통과해도 술, 못해도 술이니 새벽 2시나 3시는 돼야 들어올 것이다.

큰 회사로 옮길 기회가 왔을 때 옮기는게 좋겠다고 간절히 원했던것은 바로 나였다.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1년 동안 못 받은 적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그때는 주말이면 늘 우리 가족 넷이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회사에서 매일 안부전화하고, 주말에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비디오 대여점에 가서 함께 볼 영화를 고르고, 2주에 한 번은 시댁에 가서 저녁을 먹고 오곤 하는 소소한 일상이 지금 생각해 보니 다 월급은 제 때 못 주지만 퇴근시간은 칼같은 회사에 다녀서 가능한 일이었던것이다.

지금은 월급때문에 마음 졸이는 일은 없다. 하지만 남편은 이제 나에게 자주 전화하지 않는다. 오늘 같은 날이면 술취한 남편이 언제나 들어올 것인가...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리고 영화를 볼 때나 전시회를 갈 때, 심지어는 시댁에 갈 때조차 나와 아이들 이렇게 셋만 함께 할 때가 잦아졌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자상하다. 그이는 단지 우리에게 자상하게 해 줄 수 있는 시간이 없을 뿐... 월급 걱정 없는 회사에서 몸이 부서져라 돈을 벌면서도 자신의 여자와 아이들에게 내어줄 시간 없음에 늘 "미안해"를 입에 달고 사는 남편의 자상함이 나는 고맙다....

.

.

.

(나의 속마음 : 아니.. 이 사람이... 지금 몇 신데 아직도 안 들어오고...현관 문 못 열면 그냥 문고리를 확~ 걸어버릴까보다... 핸드폰은 놔뒀다 뭐하는거야... 걱정안하게 전화라도 해주지...아님, 전활 잘 받던가! 이번 주에도 시댁에 셋만 가게 하면 가만 안 놔 둔다... 우띠.....아~~월급도 많이 주고 퇴근도 칼같이 하게 하는 회사 어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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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0-17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의 소소한 얘기들이에요. 바깥지기님 건강은 괜찮으신지 염려되네요. 책향기님 이야기에서 따뜻한 향기가 나요. ^^

책향기 2007-10-18 09:41   좋아요 0 | URL
저도 늘 건강이 걱정인데, 검진해보면 늘 별다른 이상 없다 나오니 고마울 따름이죠. 운동부족으로 배가 점점 나오는게 제일 걱정인데 정작 본인은 운동보다 잠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답니다.

미즈행복 2007-10-18 0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회사는 없는것 같아요.
제 신랑도 회사 다닐때 거의 매일 새벽 2시 귀가였죠. 아침에는 좀 늦게 나가기도 한 때도 있지만. 바쁜 시즌이 있는 직업이었는데, 바쁜 때는 더 늦게 왔고, 안 바쁜 때는 글쎄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한 10시에 왔었나? 하여간 회사 다니는 내내 집에서 한끼도 먹은 적이 없었어요. 주말도 당근 반납이고. 안 바쁜 시즌에는 주말에 쉬었던 것 같기도 한데 잘 기억이 안나요. 하여간 얼굴 본 적이 별로 없었다는 기억만 나요. -근데 지금도 회사는 안다녀도 여전히 바빠서 얼굴 보기 힘들어요- 아, 정녕 공무원밖에는 일찍 들어오는 직업이 없단 말인가요?

책향기 2007-10-1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깨어있는 얼굴은 하루에 한 이삽십분정도 볼까 말까에요...이번 주말은 좀 쉬려나 했는데 회사 체육 대회 하러 나간다고 해서 또 애들만 데리고 시댁가게 생겼답니다^^;

미설 2007-10-1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댓글 남겨주셔서 반갑게 보고 찾아 왔어요^^
주말까지 일이 있으면 정말 여러모로 힘들지요. 저희 남편도 작년까지는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쁘고 열두시 전에 들어오면 일찍 들어왔다 했는데 요즘은 좀 나아요. 언제 다시 바빠질지 알 수는 없지만요, 그래도 애들이 아빠 얼굴 못 보는 날이 주중엔 더 많은 듯 해요..

책향기 2007-10-19 12:42   좋아요 0 | URL
미설님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바쁜 아빠를 둔 우리 모두 아자아자 힘내요^^
 
Test engine TOEFL vocabulary
서울어학원 R&D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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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가 영어학원에서 토플 시험을 정기적으로 보기 시작해서 조금 도움이 될까 싶어 구입하였다. "중학생밖에 안 된 아이가 토플 시험이라니..." 한숨이 나왔지만, 어차피 어휘력은 영어의 기본이니 고등학교나 대학교 가서라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책을 펴면 이 책을 어떤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안내가 나온다. Basic Study Plan(5주 학습프로그램, 10주 학습프로그램), Quick Study Plan이 있다.

 



 

 

기본적으로 하루에 30단어씩 공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중요도에 따라 별표 갯수로 구분해 놓았고, 예문과 유의어들을 함께 수록했다.

 





 

 

 
30개의 단어 공부가 끝나면 바로 연습문제가 나온다. 유의어를 찾는 문제들이다.

 

 

 

 

일주일 분량의 단어공부가 끝나면 다시 연습문제가 나온다. 예문 속에 들어있는 단어의 유의어를 찾는 문제들이다.

 

서울 어학원에서 iBT TOEFL 최신 경향을 분석해서 2000개의 단어를 골랐다고 하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무료로 MP3에 다운받아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굳이 책에 나온 일정대로 공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 자신의 실력과 시간에 맞게 분량을 정하면 될것 같다. 하지만 단어암기라는 것이 그리 재미있는 공부는 아니니 이 책은 자신의 끈기와 의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의 역할을 더 많이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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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드레스 백 벌이 있어 일공일삼 11
엘레노어 에스테스 지음, 루이스 슬로보드킨 그림,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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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 페트론스키 - 미국의 소도시로 이민 온 폴란드 소녀다. 학교에 올때마다 깨끗하지만 약간 구겨진 빛바랜 파란 드레스만을 입고 다니는 완다... 미국식 이름과는 다르게 너무 긴 이름때문에 이미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어 있지만 크게 웃지도 않고 말도 별로 없는 완다는 어느 날 페기에게 자신의 옷장에 드레스 백 벌이 한 줄로 나란히 걸려있다고 말해 페기에게 놀림을 당하는 계기를 만들고 만다.

페기 - 13반에서 가장 인기도 많고 얼굴도 예쁜 아이. 이름도 이상하고 가난한 완다가 드레스 백 벌이 있다고 말하자 매일매일 완다에게 드레스가 몇 벌이냐고 물어보는 '놀이'를 시작한다. 

매디 - 페기의 가장 친한 친구. 완다를 놀리는 일이 마음 불편하지만 페기에게 그만두자고 말할 용기는 없다. 그녀도 완다처럼 가난하지만 완다를 향한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올까 두려워 완다를 도와주지 않는다. 

괴롭히는 아이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등장하는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캐릭터가 바로 그 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아이이다. 이 책에선 괴롭히는 아이는 페기,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완다, 페기와 완다 사이에서 마음 고생을 하는 아이는 매디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저자는 페기나 완다보다는 매기의 감정을 좀 더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괴롭히는쪽에 선 아이들의 입장도 그리 마음 편한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기때문일터이다. 

완다는 13반 학교 친구들과의 커뮤니티안에 스스럼없이 뛰어들기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튀는 아이였다. 일단 완다의 이름부터 13반의 여느 아이들과 달리 너무 길고 어려웠다.그리고 완다가 사는곳은 보긴스 하이츠였다. 그곳은 사람이 살 만한데가 아니었다. 그곳에서 완다는 늘 빛바랜 파란색 원피스(깨끗하긴 했지만)를 입고 학교에 왔다. 이미 이런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이 완다를 놀릴 수 있는 이유는 충분했다. 거기다가 완다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옷장에 드레스가 백벌이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13반 아이들의 눈에 절대 평범한 친구로 보일 수 없는 행동인 것이다.

완다의 "드레스 백벌"은 학교 그림그리기 대회가 열리면서 아이들 눈앞에 실제로 나타나고, 완다의 아버지가 선생님께 보낸 편지로 인해 아이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완다에게 했던 말들이 얼마나 완다를 비참하게 했는지 깨닫게 된다.

우리 완다는 이제 학교에 다니지 않을겁니다. 우리 가족은 대도시로 이사갑니다. 우리를 폴란드놈이라고 부르지 않는데로요. 이름이 왜 그렇게 이상하냐고 묻지 않는데로요. 대도시에는 수많은 이상한 이름들이 있거든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본능적으로 배타적 성향을 타고 나는것일까?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보편적인 기준(생김새, 차림새, 성격, 출신등등)에 부합하는 사람들에게는 관계가 열려있는 반면 그 기준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벽을 둘러치고 경계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경계가 지나치면 결국 놀리거나 따돌리는 등의 행동으로 나타나는것이리라...

지금이야 인종의 용광로라고 불리는 미국이지만, 저자는 1940년대 미국에 급증하기 시작한 유럽 이민자들에게서 주류사회에 들지 못하는 이들의 소외감을 읽어낸 듯하다. 시대도 다르고 나라도 다르지만 우리 주변에서 서성이는 어떤 친구에게 먼저 손 내미는데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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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0-11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곤 환상적으로 생각했는데, 이런 가슴 아픈 이야기군요.
용기는 살면서 정말 필요한데도 잘 드러내지 못할 때가 많아요~~ ㅠㅠ
향기님, 손가락은 좀 좋아지셨나요~~~? 워드 자꾸 두드리면 안 되는데 질문을 했군요~ ^*^

책향기 2007-10-11 15:14   좋아요 0 | URL
손가락이 여엉~ 나을 생각을 안 하네요. 오늘은 손가락 마디에 관절 주사를 맞았어요. 제발 좋아져라 좋아져라 하고 주문걸고 있는 중이어요^^

순오기 2007-10-11 17:53   좋아요 0 | URL
추천을 빼 먹어서 다시 왔어용!

책향기 2007-10-12 21:54   좋아요 0 | URL
추천해주시러 일부러 다시 오시다니...순오기님 너무 고맙습니당*^^*

미즈행복 2007-10-11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빛나는 리뷰예요.
반갑습니다. 이사로 인해 한달간이나 인터넷 사용 못하다가 오늘에야 왔어요.
이제 자주 올께요~

책향기 2007-10-11 15:17   좋아요 0 | URL
너무너무 오랜만이에요. 이사가신 곳은 마음에 드시나요? 그리고 "빛나는 리뷰"라니... 너무 과한 칭찬이세요. 갑자기 얼굴 화끈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