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도전하는 아이의 인생에는 막힘이 없다] 서평단 알림
스스로 도전하는 아이의 인생에는 막힘이 없다
EBS기획다큐멘터리-동기 지음 / 거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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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를 보면 윌 스미스가 아들을 데리고 교회에 갔을 때 신도들이 부르는 찬송가 구절중에 특히나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이 있다.

주여. 내 앞에 놓인 높은 산을 치우지 마시고 내게 그 산을 넘을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에게 끊임없이 몰려드는 어려운 상황들이 내 숨을 턱 막히게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행복을 향해 아들의 손을 잡고 뛰고 또 뛰는 그의 모습을 보며 과연 그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것인가 자못 감탄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EBS 기획 다큐멘터리 "동기" 2부작을 책으로 엮어낸 것을 읽고 나니 그에게 닥친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선 힘은 바로 그의 마음속에 내재되어있던 강력한 동기에서 나온것이었다는 사실을 나는 문득 떠올리게 되었다. 아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게 해 주고자 하는 부성애가 그에겐 매우 강한 동기로 작용한 것이다. 부모된 사람으로 자식의 행복과 성공을 바라지 않는 이는 없을것이다. 자식이 이 영화의 주인공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는것은 더더욱 바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내 아이가 <행복을 찾아서>의 주인공같은 삶을 살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아이들에게 어떤 자세를 바라게 될 것인가? 여기 이 책에 실패에 굴하지 않고 우뚝 설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니 부모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볼만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 책은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자기통제력에 관해서, 2부는 학습목표와 평가목표, 그리고 3부는 어떻게 하면 아이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지 동기향상 프로젝트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본문 전에 서문에서 "동기"의 정의와 에디슨의 예를 들어 본문에서 나올 내용을 요약해서 서술하고 있다.

1부에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대해 나오는데, 누구나 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는것은 아니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노력한다"는것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시간을 들이고, 다른 것을 하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충동을 잘 억제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노력이라고 인정해 준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충동을 잘 억제하고 자신을 다스리는 능력을 심리학에서는 "자기통제능력"이라고 하는데,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노력을 잘 하는 사람인것이다.(p21)  그렇다면 노력형 인간은 타고나는 것인가? 그것은 스틸페이스(Still Face)실험과 만족지연능력 실험을 통해서 어느정도 후천적인 양육환경에 의해 증진시킬 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만족지연능력(자신이 원하는 것을 미룰 수 있는 능력)은 부모와의 애착관계, 즉 신뢰관계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하니, 지키지 못할 약속은 남발하지 말 것이며 약속을 했으면 무슨일이 있어도 지키고 볼 일이다. 내 아이가 끈기있게 참을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라면 말이다.

2부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 내용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크고 작은 실패를 겪게 마련인데 이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어떤 이는 좌절을 하고 또 어떤 이는 다시 도전을 한다. 즉, 실패(또는 성공)의 원인을 자신의 노력에 두느냐 아니면 타고난 능력이나 외부 요소에 두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같은 실패를 겪어도 노력귀인을 하는 아이는 다음 문제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반면, 능력이나 외부 요소에 귀인하는 아이는 다음 문제에 대해 해도 안 될것이라고 지레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는 실험 결과는 꽤 흥미로왔다. 또한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학습목표, 평가목표와도 연관이 있다. 학습목표는 배우는 그 자체에 흥미와 가치를 두는 태도이고 평가목표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자 하는 태도이다. 이와 관련해 제시된 여러가지 사례도 매우 흥미롭다. 책에서는 이승엽, 마이클 조던, 빌 게이츠등의 예가 나오는데 모두 큰 실패를 딛고 성공을 이룬 케이스로서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가에 신경쓰기보다는 노력으로 성공을 일구어 냈다.

마지막으로 3부는 어떻게 하면 학습목표를 갖도록 동기를 키워줄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보상과 칭찬이 아이들의 학습목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읽고 우리가 아이들에게 일상적으로 해 줬던 칭찬과 물질적 보상들이 사실은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것이 아니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보상이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는 적절할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계속될 경우 아이의 목표가 학습보다는 보상 그 자체에 집중된다니, "100점 맞으면 장난감 사 줄께~"를 남발했던 나로서는 뜨끔한 대목이었다. 또 칭찬과 야단도 능력보다는 과정 위주로 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너는 수학을 잘해(못해)"보다는 "이번에 문제를 많이(조금) 풀더니 점수가 올랐구나(내렸구나)."하는 식으로 말해야 아이가 자신이 노력하고 안하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지라 아이들 교육에 신경쓴답시고 교육에 관한 책을 여러권 읽어 보았지만, 책을 읽을 때마다 대단해 보이는 부모와 남달라 보이는 아이들 이야기에 다소 주눅드는 느낌이 들곤 했더랬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은 실패를 이겨내는 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 "동기"라고 말하는 이 책을 만나고 나니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어떻게 성장해 갈 것인지 실마리를 잡은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물고기 잡는 법"은 바로 동기인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물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이 책을 읽고,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약간 아쉬운 점도 몇가지 있었다. 우선 EBS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엮어낸것이라 분량이 짧은편인데 비해 가격이 좀 비싸다는 감이 있다. 이 책을 읽고 크게 깨닫는 바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책값이 아깝지 않을 수 있겠지만 책의 분량이나 만듦새만 놓고 본다면 책값이 과하게 책정되지 않았나 싶다. 책의 주제가 너무 공부쪽으로만 치우친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실패를 딛고 일어선 예로 이승엽선수나 에디슨등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 결론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를 잘 하게 만들것인가로 귀착하니 또다른 <공신 만들기>책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내용상 주 독자층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했을텐데 일러스트가 너무 아동취향이라는 점이 거슬렸다. 차라리 방송에 나왔던 장면을 사진자료로 쓰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몇 군데 눈에 띄었다. (p7 심워줘야 =>심어줘야, p9 흥미를 느끼는 못하는 =>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p64 이습엽 => 이승엽) 길지 않은 분량인데도 오타가 있는 편집과 세련되지 못한 일러스트는 내용이 갖는 무게감을 깎아내리는 요인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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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10-2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꼼꼼히 쓰셨네요. ^^
행복을 찾아서,는 저도 감동적으로 본 영화에요^^

책향기 2007-10-25 23:03   좋아요 0 | URL
음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내용 정리로 밀고 나갔더니 꼼꼼하게 보였나보네요 ㅋㅋ <행복을 찾아서>는 혜경님 리뷰 읽고 본 영화였답니다. 모르셨죠??*^^*

순오기 2007-10-2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고 꼼꼼한 서평까지 올리셨군요.
동기부여보다는 보상쪽으로 자꾸 치우치게 되어서 저도 반성합니다.

책향기 2007-10-25 23:04   좋아요 0 | URL
저도 보상과 칭찬에 관한 부분은 많이 느끼고 반성했어요. 근데 읽을 때만 반성하고 자꾸 까먹게 된다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