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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도시 피렌체는 4월의 축제 "플로라리아"라는 꽃의 향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영어명은 플로렌스이다.) 1300년대에 상업과 금융업을 통해 엄청난 재력을 얻은 메디치 가문이 피렌체 정계에 등장해 권력을 장악한 후 예술을 장려하여 단테, 보티첼리, 미켈란젤로등 내노라 하는 예술가들이 그야말로 창작의 꽃을 피운 곳이기도 하다.

 
왼쪽은 "꽃의 성모마리아 성당(산타마리아 델 피오레)"이라 불리는 두오모 성당 앞에서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내려다 본 성당의 전경이다. 색색의 대리석으로 장식한 외관이 굉장히 화려하고 붉은색 돔이 인상적인 이 성당은 약 150년에 걸쳐 지어졌다고 한다. 성당옆 오른쪽은 지오토 종탑인데 3명의 예술가들에 의해 30년에 걸쳐 완성된것이다. 1층은 지오토의 설계로 완성되고 2층은 안드레아 피사노가 세운 후 마지막으로 프란체스코 탈렌티가 세공기술을 이용해 세가지 대리석으로 종탑을 섬세하게 덮었다고 한다.

  
시뇨리아 광장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시뇨리아 광장은 피렌체의 정치적 중심지로서, 종교적 물의를 일으킨 자를 화형에 처한 장소였다고 한다. 지금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넘치는 모습이지만, 수백년전 권력과 종교적 명분에 스러져 간 사람들을 저 동상들은 보지 않았을까? 왼쪽 사진은 메디치가의 대공 코지모 1세의 기마상을 배경으로 찍은것이고, 가운데는 사비니 여인의 강탈을 묘사한 조각상이다. 그리고 오른쪽 사진은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앞에서 원재의 머리를 잡고 힘겨워하는 남편! ㅋㅋ

  
왼쪽은 단테의 생가 앞에서 "신곡" 대사를 연기하고 있던 배우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가이드 말로는 꽤 유명한 배우라고 한다. 오른쪽 두 사진은 이태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주차모습이다. 대형차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주차난이 심한 관계로 엄청난 부자들도 주차하기에 편한 아주 작은 소형차를 몰고 다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마티즈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심지어는 건물벽과 직각으로 주차해도 주차선안에 들어가는 2인용 자동차도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깜찍했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수상 도시 베니스는 이태리 여행중에서 가장 이국적이고 독특한 곳이었다. 운하를 따라 죽 늘어서 있는 집들은 물위에 바로 솟아올라 있어 건물과 건물사이가 도로가 아니고 물이다.  훈족의 침입을 피하기 위해 석호로 둘러싸인 섬들로 사람들이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섬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하며, 120개의 섬이 400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왼쪽은 외부가 특히 화려하게 장식된 건물이다. 대부분 300년에서 500년정도 된 매우 유서깊은 건물이며, 귀족들의 궁으로 지어진 것들이다. 미술관이나 성당도 섞여 있는데 아치형의 창과 대리석의 기둥들이 모두 비슷비슷한듯 하면서도 나름 고유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는 배우 차승원이 순창고추장 광고를 찍은 리알토 다리. 베니스를 양분하는 운하 카날 그란데의 가운데쯤에 있는 다리인데, 수상택시를 운전하던 청년이 "순창! 순창!"하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세번째는 해가 넘어가 노을도 막 사라지려 하는 베니스 운하의 모습.오른쪽은 수상택시 운전하는 청년과 함께 찍은 혜지와 원재. 혜지는 그 청년이 핸드폰을 3개나 갖고 통화하는것을 놀라와했는데, 베니스에서 수상택시를 모는 거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핸드폰을 3개정도는 갖고 있다고 한다. 핸드폰에는 각각 서로 다른 애인의 이름이 저장되어 있다고...^^

    
 
  베니스에서 유명한 것중의 하나가 유리 공예라고 한다. 공장에 들어가 유리공예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사진에 나오는 장인 아저씨가 집게만으로 순식간에 만들어 낸것은 고양이었다. 공장 위에는 공예품을 파는 매장인데, 형형색색 아름다운 유리 잔들과 샹들리에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공예품을 들고 물건을 팔기위해 설명하는 아저씨가 가끔 쓰는 한국말은 "삐까뻔쩍!"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니기때문에 그저 눈으로만 열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자꾸 보다보니 지나치게 "삐까뻔쩍"한것이 눈을 질리게도 하는것 같았다.







    
왼쪽은 산 마르코 성당의 전경이다. 베니스의 수호성인 성 마르코에게 바쳐진 것으로 성 마르코의 유해를 보관하기 위해 지어진 성당이다. 안에 들어가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보물실이 나온다. 가운데는 산 마르코 광장에서 비둘기들에게 둘러싸여 즐거워 하는 원재의 모습이다. 이 사진만 보면 영화 "나 홀로 집에"가 자꾸 생각난다. 오른쪽은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쇼핑몰에 있는 가게중 하나인데 카니발에 사용하는 수많은 가면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대에는 이 카니발때에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춤과 노래와 방탕을 즐겼기때문에 익명성을 보장하는 가면이 꼭 필요했다고 한다.

혜지가 얼마전 마법의 시간여행 33권 <베네치아에서 열린 축제>와 38권 <다빈치와 하늘을 날다>를 다시 읽어보길래, 중학생이 되서 읽어도 재밌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전에 읽을때는 그냥 지나쳤던 인물과 건물, 유적에 대한 설명들이 베니스와 피렌체를 둘러본 후 다시 읽으니 더 생생하게 와 닿는다는 말을 했다.

33권 <베네치아에서 열린 축제>에는 잭과 애니가 카니발이 열리는 베니스로 가서 모험을 한다는 내용인데, 베니스의 역사와 카니발에 대한 설명, 산마르코 성당과 광장, 두칼레 궁전, 탄식의 다리, 화가 티에플로, 바다의 신 넵튠등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38권 <다빈치와 하늘을 날다>는 잭과 애니가 피렌체로 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프레스코화를 그리다 실패하는 모습과 모나리자를 완성하는 모습을 보는 내용이다. 주로 다빈치의 예술활동과 관련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지막 부연설명에서 모나리자 그림이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있는 이유, 두오모 성당, 지오토의 종탑, 메디치 가문등에 대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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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실컷 눈구경을 하고 나서 바로 이태리로 넘어가 도착한 곳이 밀라노! 해가 빨리 지는 겨울이라 다섯시쯤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추위에 하두 떨었던지라 얼른 숙소에 들어가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아니 그런데 가이드는 저녁식사 후에 바로 두오모 성당과 라스칼라 극장을 보러 간다는 것이 아닌가!!! 여행사 일정표에 밀라노가 나와 있길래 저렴한 가격에 참 여러군데도 다닌다 싶었는데 이렇게 오밤중에 관광을 하는것이었어??!! 하지만 어쩌랴..."디카가 작아서 밤엔 사진도 잘 안나오는데..." 툴툴거리며 허겁지겁 패션의 도시 밀라노를 훑었다...쩝~

 
1386년에 시작해서 500년에 걸쳐 완성된 밀라노의 상징 두오모 성당.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성당이라 한다. 앞부분에 가림막은 건물에 묻은 때와 먼지를 스케일링하는 작업때문에 있는것인데 스케일링 작업만도 10년째 진행중이라 한다. "두오모"는 대성당을 뜻하는 말이고 이태리의 큰 도시에 있는 큰 성당은 모두 "두오모"로 불린다. 그 중에서도 밀라노와 피렌체의 두오모가 유명한데 피렌체의 두오모는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 등장해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듯 하다. 하지만 나는 밀라노의 두오모가 훨씬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수많은 첨탑과 조각상들로 이루어진 성당은 하늘에 맞닿고자 하는 사람들의 소망을 그대로 표현하는 듯 하고, 그 거대한 크기와 단정한 색채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색창연함은 보는 이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나오게 만든다. 밀라노의 두오모는 밤에 보는것이 더 아름답다 하니 밤에 잠깐 들른게 꼭 불평할 일은 아니었던듯도....^^;;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는 두오모 성당 바로 옆에 있는 쇼핑몰인데 몰을 따라 걸어가면 스칼라광장이 나온다. 패션의 도시 밀라노를 대표하는 쇼핑 아케이드로 약 200M의 거리가 유리 천장으로 덮여 있다. 아케이드는 명품 브랜드부터 잘 모르는 브랜드까지 꽉 들어차 있는데 쇼윈도우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고 있다. 우리가 사진 찍은 곳도 한 명품 브랜드 앞!!(브랜드가 뭔지는 역시 기억 안 남^^;;) 그런데 우리가 가리고 서 있는 마네킹들은 패셔너블한 의상을 입고 있었는데 앉아있는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은 왠지~~~내복 분위기??!!*^^*

 
아케이드의 중앙 십자로에는 크리스마스 조명 장식을 꾸미느라 한창이었는데 사진보다는 실제 조명이 훨씬 화려하고 예쁘다. 가운데 비어있는 곳에 들어갈 하얀 조명을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


이 곳은 그 유명한 라 스칼라 극장! 오페라 가수라면 누구나 무대에 서는것이 꿈인 극장이다. 위의 쇼핑몰을 따라 죽 지나오면 스칼라 광장이 나오고 그 광장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외로 외관은 평범하다. 두오모 성당의 빛나는 자태를 본 후라 더 수수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내부는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게 꾸며졌다고 하니 역시 세계 정상의 극장임에는 틀림없나보다. 공연을 할 때는 직원들 모두 옛날 복장을 입고 일을 한다고 한다. 조수미씨도 저 꿈의 무대에 섰다고 하니 새삼 자랑스러워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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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8-03-0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 스칼라극장에서 조수미 공연관람하면서..너무 자랑스러워 가슴이 벌렁거렸다는 얘기 들은 적 있는대..
와,,,님 너무 멋진 여행, 그리고..어쩜 이렇게 자세히..여행기를 쓰실 수 있는지..
모두모두 부럽기만 하네요~~~

책향기 2008-03-04 09:59   좋아요 0 | URL
느즈막히 사진 들여다보며 여행때 느낌을 떠올리다보니 이것저것 말이 많아지네요^^
 

셋째 날은 새벽에 일어나 떼제베를 타고 스위스로 향해 출발했다. 우리나라에서 KTX도 한 번 못타본 내가 프랑스에서 원조 기차를 타다니 살짝 기분이 묘했는데, 막상 기차를 타보니 생각보다 빨리 달리는것도 아니고, 삶은 계란을 파는 카트가 지나다니지도 않아 서운한 마음까지 드는것이었다. 기차역은 외관은 우리나라의 서울역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안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기차역과 달리 기차를 타러 플랫폼에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거나 하는 일이 없다. 역안에 들어서면 매표소와 마주한 곳에 바로 선로가 있고 떼제베 기차가 주욱 늘어서 있는것을 볼 수 있다. 남편 말에 의하면 기차역을 새로 짓지 않고 옛날 건물을 그대로 역으로 개보수 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랑스 사람들이 옛것을 없애지 않고 리모델링해서 사용하는 실용주의적인 국민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스위스하면 알프스, 알프스 하면 스위스가 아니던가! 우리는 스위스에 도착해 일명 하이디산이라고 불리는 알프스의 한 봉우리에 오를 예정이었는데, 그 유명한 융프라우를 바라볼 수 있는(?!) 산이라고 가이드가 설명해 줬다. 그나마 유럽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많아 융프라우가 보일지 모르겠다는 걱정을 하며 갔는데 하늘이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파랗게 맑은 날씨여서 가이드가 우리 팀은 정말 운이 좋다고 연신 감탄을 했다. 우리가 오른 산은 인터라켄이라는 도시에 있었는데, 인터라켄은 "호수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아무렇게나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어도 바로 그림엽서가 나온다더니... 호수며, 산봉우리며, 하얀 설경, 그 설경을 누비는 스키어들, 계곡에 가득한 운무, 옹기종기 모여있는 전원풍의 집들, 개를 데리고 산책하며 환하게 웃는 스위스 사람들까지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단 한가지 괴로운것이 있었다면 그 놈의 추위!!! 워낙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인지라 겨울과 눈을 엄청 싫어하는 나였는데 산봉우리에 올라가는 리프트까지 바람막이가 없는 것을 타는 바람에 그날 밤 내 얼굴이 시골 아낙네처럼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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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1-22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마나 책향기 님 스위스 여행하고 오신 거에요?
와~ 부러워요. 인터라켄이 호수사이,군요. 가보고 싶어라~

책향기 2008-01-23 00:05   좋아요 0 | URL
저 여행갔다온지가 한달이 넘었어요. 짬 날때마다 사진 들여다 보고 있는데 역시 기억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답니다. 설명들을땐 다 알거 같았는데 사진에 나온 배경이 도대체 어딘지 기억이 안 나는거 있죠...^^;;

비로그인 2008-01-23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다녀오셨군요.
저는 지금 여행중이신가했어요.
이렇게 그림만으로도 제눈은 호강을 하네요.

책향기 2008-01-23 11:41   좋아요 0 | URL
후후.. 제가 하도 서재에 흔적을 안 남겨서 여행중이라 생각하셨나보다...한동안 뜸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들여다보고는 있었답니다. 여행의 미덕은 역시 나중에 사진 들여다보며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데 있는거 같아요^^

마노아 2008-01-23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멋져요! 정말 부러워요. 아이들 좋아죽는 기분이 십분 이해가 가요^^

책향기 2008-01-24 11:18   좋아요 0 | URL
정말 멋있죠? 혜지만한 아이들도 그 높은곳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더라구요~
 

방학때마다 친구들 해외여행 가는거 부러워하던 아이들을 데리고 드디어 우리도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남편과 심사숙고 여행사 상품을 고른 끝에 7박 8일 서유럽(프랑스, 스위스, 이태리)으로 정했다.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비수기를 골랐고, 항공사도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가는 러시아 항공으로 했더니 1인당 50만원 정도는 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내식이 너무 입맛에 안 맞았고, 첫 날과 마지막날 호텔이 형편없어서 돈 아끼려면 역시 고생을 해야 한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첫 날과 마지막 이틀은 대부분 비행기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때 두 시간 반 정도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모스크바 공항을  둘러보고 나니 우리나라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이 얼마나 깨끗하고 잘 지어진 공항인지를 알았고 새삼 자랑스러웠다.

   
모스크바공항의 화장실                   모스크바 공항내에서, 공항 안이 전체적으로 어둡다.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인형들이 전시된 면세점. 남성정장매장. 곰이 예뻐서 한 컷.^^             

둘 째날 - 파리

흔히들 파리를 낭만과 예술의 도시라고들 부르곤 한다. 사실 공항에 도착했을때는 밤이었기때문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아침이 되어 거리를 누비고 다니니 그때서야 내가 파리라는곳에 있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있어서 거리는 모두 선물을 사려는 사람들의 행렬과 온갖 화려한 장식 불빛들로 생기가 넘쳤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역시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앞에서.

 
모나리자 그림은 생각보다 작았다.                  미술책에서만 보던 숱한 명화들 앞에서 한 컷.

 
옛날에 궁전이었던 흔적을 보여주는 화려한 천정. 미켈란젤로의 조각작품 <노예>. 미완성

 
파리지엔들이 식사와 커피를 즐기는 카페.          온갖 한국말로 관광객을 웃게 만들던 웨이터

  
몽마르뜨언덕 사크레쾨르 성당 앞에서              수많은 화가들이 초상화 그려주는 곳

 
개선문 앞에서 모처럼 가족 모두^^                     에펠탑을 배경으로 남편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밤에는 반짝이는 에펠탑과 샹제리제 거리를 즐길 수 있다. 그 환상적인 야경을 카메라에 담아왔어야 하는데 우째 이런일이....!! 개선문 앞에서 사진을 찍고나니 디카 배터리가 다 되는 바람에 더 이상 카메라가 작동이 안 되는 것이었다. 결국 에펠탑 사진은 일회용 카메라로 찍었다. 여분의 배터리를 가져가지 않은 준비성 없는 와이프를 타박하지 않고 열심히 일회용 카메라 필름을 돌리며 셔터를 누른 우리 남편에게 감솨!!! 어쨌든 일회용 카메라의 한계때문에 화려하게 빛나는 에펠탑은 찍지 못했다. 흑흑~

저녁을 먹은 후 바로 에펠탑 야경과 세느강 유람선 투어가 옵션이었는데 옵션 가격이 1인당 80유로였다. 우리 가족이 모두 선택하면 320유로...얼른 계산해보니 40만원 정도가 드는 것이었다. 유럽이건 한국이건 사람사는데는 다 비슷비슷할텐데...에펠탑 한 번 올라가고 유람선 한 번 타는데 1인당 10만원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저녁을 먹으며 남편과 함께 의논을 했다. 결국 우리 가족만 용감하게 빠져나와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가기로 결정! 마침 저녁식사를 하러 간곳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었고, 그곳으로 오는 길에 에펠탑이 걸어서 가도 될만한 거리에 있다는 것을 남편이 보았다고 하길래 저녁을 먹고 에펠탑까지 걸어가서 구경을 한 후 콜택시를 타고 숙소로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우리가 옵션에 참여하지 않고 따로 에펠탑에 가겠다고 했더니 현지 가이드와 인솔자가 우리를 겁주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자기네는 단체로 가니까 기다리지 않고 바로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지만 개인이 가면 1시간도 넘게 기다려야 하며, 콜택시로 숙소(호텔은 파리 외곽에 있었다)까지 갈 경우 요금이 200유로도 넘게 나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파리 택시는 3명만 타게 되어 있어서 4인 가족이 탈 경우 추가 요금까지 내야 하고, 가장 큰 문제는 크리스마스 시즌인데다 주말까지 겹쳐 콜택시 부르는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순간 불안감과 함께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파리까지 온 이상 에펠탑에서 야경은 꼭 보고 싶은데 터무니 없는 요금을 지불하기는 싫고... 고집을 피웠다가 추운 밤에 미아가 되지는 않을까 겁도 나고... 그 때 마침 남편이 지나가는 식당 주인에게 조용히 부탁을 하는 것이다.

"저...여기서 에펠탑까지 걸어갔다가 오려고 하는데 나중에 저희가 여기로 다시 오면 택시 좀 불러 주실 수 있나요?"

"아~ 물론이죠. 다녀오세요.^^"

그 순간 남편이 어찌나 지혜롭고 현명해 보이던지!!! 너무나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신 식당 주인 덕분에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일행과 헤어져 파리 시내를 우리끼리 걸어다니며 상점안을 구경도 하고 건물 감상도 하면서 잠깐이나마 파리지엔이 될 수 있었다.^^  에펠탑 앞에서는 가이드 말대로 한시간 정도를 기다려 입장을 했는데 기다리는 동안 온갖 국적의 사람들로부터 온갖 나라말들을 들으며 서 있어야 했다. 제일 힘들면서도 웃겼던 것은 우리 바로 뒤에 서 있었던 젊은 연인들의 키스하는 소리!!! 5초마다 한 번씩 쪽쪽쪽 소리를 내는 그들의 애정행각에 무심하기란 엄청 힘든 일이었다는거...나중엔 그 젊은이들 입술이 없어진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였으니까.^^ 아.. 글로벌과 에로틱과 추위가 난무하던 에펠탑 앞의 줄서기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ㅋㅋ

아무튼 기다림 끝에 꼭대기까지 올라간 에펠탑은 생각보다 무지무지 높았는데 밑으로 펼쳐진 파리 야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나는 사실 좀 무섭기까지 했다. 너무 높아서...^^;; 그래도 보석이 흩뿌려져 있는것처럼 반짝이는 도시를 320M 높이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니 무서움쯤은 당연히 참아야 했다.

에펠탑에서 내려와 다시 한식당으로 향했을때는 밤 9시 30분 정도였는데, 식당 주인이 콜택시를 불러주었는데 가이드 말대로 좀 기다려야 하긴 했다. 하지만 15분정도 기다렸을 때 택시가 도착했고, 식당 주인이 운전사에게 1명 더 타는것에 대한 추가요금을 받지 말아달라고 당부까지 해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호텔에 도착했을 때 미터기에 나온 요금은 28유로! 나는 현지가이드가 파리 택시가 비싸다고 누누이 강조한 말이 떠올라 50유로 정도는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운전사가 미터기를 가르키며 더 달라고 요구한 요금은 5유로!!! 우리는 기분좋게 35유로를 주고 내렸다. ㅋㅋ 추가요금을 안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깎아는 준것이었다. 결국 에펠탑 입장료 45유로에 택시요금 35유로. 우리는 에펠탑 야경 투어를 90유로에 해결할 수 있었고 밤 10시에 숙소에서 편히 쉴 수 있었다.

세느강 유람선은 타지 못했지만 내가 워낙 추위를 많이 타 추운 강바람 맞으며 유람선 타는것에 대해서는 그닥 아쉬움도 없었다. 나중에 옵션 관광을 하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느강 유람선에서 내렸을 때 일행이었던 중학생 남자아이가 다른 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그 아이를 찾아 헤매느라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난리법석을 피웠다는 것이다. 결국 늦은 밤 11시가 넘어서야 아이를 찾았고 다들 호텔에 돌아왔을 때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 그 얘기를 해 주시며 우리를 어찌나 부러워들 하시던지 지금도 그 때 용감하게 우리 갈 길을 갔던 선택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잭과 애니가 1889년 파리의 만국박람회에 가서 에디슨, 에펠, 파스퇴르, 벨을 만난다는 내용이다. 에펠탑의 꼭대기에는 구스타프 에펠의 방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만국박람회때 에펠과 에디슨이 여기서 만났다고 한다. 책에서는 잭과 애니가 에펠탑 꼭대기에 모여있는 네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에펠탑의 계단 1652개를 걸어서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도 그 높이와 매서운 바람에 질려 다리가 후들거렸던 나로서는 어린 주인공들의 배짱이 놀라울 뿐이다. 마지막 부연설명에서 벨이 전화를 발명하게 된 경위, 에디슨이 발명왕이 되기까지의 과정, 파스퇴르의 업적, 에펠이 에펠탑과 자유의 여신상을 세운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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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7-12-2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뵈니 반갑습니다^^ 가족 유럽여행이라니 너무 부러워요~ 저희도 언젠가.. 하며 꿈꿔봅니다.

책향기 2007-12-24 14:42   좋아요 0 | URL
미설님 저도 반갑네요. 오자마자 오늘 날짜까지인 서평단 도서 리뷰 허겁지겁 올렸어요^^ 유럽 여행은 아이들이 중학 1학년 이후에 가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네요. 큰애는 흥미로와 했는데 5학년인 둘째는 그닥 재미없어 하더라구요. 저희는 몇 년동안 중국이나 동남아 여행의 유혹을 꾹 참고 안 갔다가 이번에 저질렀답니다!!

마노아 2007-12-25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가족이 함께 유럽여행이라니, 너무 근사했겠어요. 사진 더 올려주세요^^

책향기 2007-12-26 14:4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여행은 역시 젊을 때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벌써 비행기에 오래 앉아 있는것만으로도 무릎이 저리고 아프더라구요...흑~ 하지만 님 말씀대로 근사한 여행이었어요^^ 자주 오셔서 사진 구경 해 주시와요~

미즈행복 2007-12-2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족 유럽여행은 제 간절한 꿈인데...
아, 너무 부러워요~
아, 부럽다!!!
아.....

책향기 2008-01-02 12:01   좋아요 0 | URL
아이들 크면 꼭 다녀오셔요^^

순오기 2008-01-14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져요.
아직 해외여행 한 번 못 갔지만...아이들은 중학교 때 한번 보내주지요. 이제막내가 중학생 되니까 내년 쯤에 여행시키고 나면 제가 가려고요. 두 다리 썽썽할 때 가야겠다 생각은 하죠!^^
행복한 가족여행이라 더 부러와요~~~ 사진도 잘 봤어요. 루브르~~~~다빈치코드가 생각나는군요.

책향기 2008-01-14 13:59   좋아요 0 | URL
두 다리 썽썽할 때 가야겠다는 생각 완전 동감입니다!!^^ 아직 젊다고 생각했는데 마음만 그렇더라구요. 저 여행중에 얼굴에 각질이 하도 많이 생겨서 피부과 갔더니 몸이 너무 피곤해서 그렇다고 무슨 힘든 일 있었냐고 묻더군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무조건 쉬라면서... 여행도 젊어 해야겠다는거 절실히 느꼈답니다^^
 

얼마 전 신청한 서평단 책 <그늘의 계절>이 도착했다. 책표지가 산뜻하고 재미있다. 한동안 귀차니즘에 빠져있느라 서재를 들여다 보고만 있었다. 아... 얼른 이 고질병에서 헤어나와야 할텐데 ... -.-;;  알라딘에서도 나의 이 게으름을 눈치챈 모양이다. 절묘한 타이밍에 서평단으로 뽑아주셔서 지지부지 별반 다를 것 없는 생활에 활력을 주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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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행복 2007-11-3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고 문구가 매우 인상적이네요. 음, 과대과장광고인가, 불후의 명작인가~

책향기 2007-11-30 10:40   좋아요 0 | URL
훗... 그러게요. 얼른 읽어보고 말씀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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