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 - 진리를 위해 죽다 주니어 클래식 2
안광복 풀어씀 / 사계절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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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크라테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도덕 교과서에서 배웠던, "네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을 남긴 철학자라는것 정도였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나에게 작은 호기심을 일으켰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니... '후세에도 길이 이름이 전해져 오는 위대한 철학자인 그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라는 궁금증부터 생긴것이다.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섰던 재판 법정에서 그 자신을 변론한 연설이 후대 사람들에 의해 전해진 내용이다. 달변가로 유명했던 소크라테스는 역사에 길이 남는 명 변론을 펼쳤다. 하지만 훌륭한 변론에도 불구하고 소크라테스는 재판에서 져 사형을 당하고 말았다. 사형선고를 받은 뒤에 탈출할 기회가 많았는데도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죽음을 택하였다. 이는 죽음을 스스로 택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가 살아남는 대신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인가?

소크라테스는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자였고,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살찐 말을 깨우는 등에"에 비유하였다. 그는 늘 바른 말로써 시민들을 일깨우고자 했다. 아테네 시민들은 그와 대화하는 것을 즐기고 따랐지만, 바로 그런 점에서 나라를 운영하는 정치가들에게는 소크라테스가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아테네의 정치가들은 시민들이 사치와 향락에 빠져 나랏일에는 무관심하기를 원했다. 따라서 아테네 시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소크라테스는 정치가들에게는 두려운 '힘'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어떤 젊은이에 의해 시민들을 현혹한다는 죄명으로 재판에 회부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목숨이 달린 재판에서 감정으로 호소해 살아남느니, 당당히 옳은 말을 해서 배심원들의 잘못을 일깨우고자 했다. 그 때 당시 그리스의 법정은 비전문적인 사람들이 돈을 받고 배심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 또한 마음만 먹었으면 돈으로 배심원을 매수해 충분히 재판에서 이길 수도 있었지만 그는 스스로를 변론하고 재판에서 지는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마지막까지 그의 소신과 생각을 사람들에게 알리려 노력했던 그의 당당함이 인상깊었다.

그러고 보면 소크라테스와 같은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꼭 필요한 존재이다. 자신 앞에 놓은 문제를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이상적인 기준과 목표를 제시하여 이뤄나가도록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감정이 풍부한 우리 한국인에게도 꼭 필요한 소양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한국은 정권이 바뀐 뒤 수 많은 혼란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럴 때일 수록 많은 사람들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통해 자신의 이익보다는 올바른 길을 걸어가는 철학을 가진다면, 한국 사회가 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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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27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에는 바쁘셨나요? 통 소식이 없어서 궁금했어요~
소크라테스의 변명~ 주니어 클래식이라면 중3도 읽을 수 있겠네요. 아들과 같이 보고 싶어서요~

책향기 2008-08-28 00:17   좋아요 0 | URL
바쁘진 않았구요...제가 귀차니즘이 병처럼 도지면 겨우 집청소, 빨래하고 애들 밥만 해 먹이는지라...^^ 방학동안 책도 안 읽고 애들이랑 영화만 몇 편 봤어요. 늘 부지런하신 순오기님께 부끄럽네요~ 그리고 감사드려요. 이렇게 게으르고 허접한 서재에 잊지않고 댓글 남겨주셔서요~ *^^* 참~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이번에 혜지가 독서토론모임에서 읽은 책인데 재미는 없었다고 하더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