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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이 자살하다니... 정말 충격적이고 안타깝다. 아이들도, 재능도 그녀의 삶을 지탱해주지 못할 만큼... 무엇이 그녀를 힘들게 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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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단평가를 보고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며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한 줄서기 교육, 모두가 1등만 하려는 교육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교육은 어떻게 해야 가능할지 고민을 하게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집에서 늘 일등만을 강요받습니다.
그렇게 앞만 보고 자란 아이는 무조건 다른 사람을 이기려고 하고 내 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좁고 차가운 세상에 갇혀 자랍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세상에는 나보다 더 아끼고 보살필 것이 많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진정으로 아름답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람들의 마음에 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서로를 아끼고 보살피며 자란 아이는 넓고 따뜻한 세상을 품게 됩니다.
배려를 받고 자란 아이는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저절로 배려를 할 줄 알며, 나중에 커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어른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 반은 매일 아침 인사를 할 때 '똑똑한 사람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소중하게 지켜 주세요.

 

집안일을 끝내고 원재 준비물이랑 과제를 챙기기 위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선생님께서 위의 글을 올려놓으셨다. 어제 진단평가를 보고 "엄마, 나 시험 잘 봤어. 근데 항상 시험은 잘 본거 같은데 점수가 안 나오니깐 장담할 순 없어~"라고 원재가 말해 웃었던 기억이 났다. 그런 원재도 점수가 잘 나왔다고 좋아하길래, 역시 기초학력평가의 미덕은 자신감 상승에 있나보다 하며 칭찬을 있는대로 해주고 넘어갔는데, 학급분위기는 사뭇 일희일비의 분위기었나보다.

아이들이랑 처음 만나던 날 담임선생님이 엄하시면서도 너무 재미있으시다고 학교가기를 즐거워하는 원재를 보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남자선생님이시면서도 아이들과 만난 다음날 "1년동안 내 자식 기르는 마음으로 가르치겠습니다."라고 문자까지 보내주시고, 학교 홈페이지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댓글을 달아주시는걸 보니 나로서는 원재에 대한 걱정이 한결 덜어지는 느낌이었다. 유치원때 시작한 원재의 틱증상이 심해졌다 나아졌다를 반복하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늘상 그것때문에 환경이 바뀔때마다 더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이었던 것이다.

원재 5학년때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의 기본생활습관을 잡아주겠다고 엄마들에게 포부를 밝히셨던 야무진 여선생님이셨는데 1년 내내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애정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었다. 학년 초 원재가 적응하기 힘들어해 틱이 너무 심해져서 병원에 다니며 치료해야 할 정도였으니....사실 선생님께 약간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조금만 더 개인차를 인정해주고 원재에게 너그러우셨다면....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가장 추억이 많을 6학년때에 선생님다운 분을 담임으로 만난게 원재에겐 행운인것 같다. 내 아이를 통해 전해져 오는 선생님의 진심어린 애정과 교육관이 무한감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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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3-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요즘 새학기라 담임선생님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군요.^^
원재가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니 저도 덩달아 기쁩니다.^^
초등학교 때만이라도 아이들이 실~컷!! 뛰어놀 수 있으면 좋으련만...ㅡㅡ;;
근데... 원재가 5학년때 틱현상을 보였었군요.
틱현상엔 심리적 안정과 가까운 사람들의 진심어린 애정과 관심이 중요한데 말입니다.

책향기 2008-03-14 20:25   좋아요 0 | URL
뽀송이님 같이 기뻐해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원재가 선생님 얘기하며 밝게 웃을때마다 저도 너무 즐거워요^^ 틱은 크면 나아지겠죠? 틱에 대해 얘기 안 하려 애쓰지만 그냥 두고만 보자니 제가 너무 답답하네요~

비로그인 2008-03-1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큰아이와 동갑이군요.
학년이 바뀌면 늘 선생님이 가장 큰 관심사가 되지요.
저도 요즘 눈만 뜨면 선생님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그래서 이 참에 임용고시 보고 선생이 되볼까 생각도 했어요.ㅎㅎㅎ

좋은 선생님 만나 1년동안 활기찬 생활하게 된 아이에게 축하해주고 싶네요.
어머니의 마음이 훨씬 편해질것이고, 아이는 학급분위기에 보다 몰두할 수 있을테구요.

책향기 2008-03-14 20:27   좋아요 0 | URL
승연님이 선생님이 된다면 아이들 재밌게 잘 가르칠거 같아요!! 승연님 말대로원재 담임선생님 덕분에 저 정말 마음 편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씩씩하니 2008-03-2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재가 틱증세가 있네요...배려가 깊은 선생님을 만났으니..나날이.좋아지겠지요??
기도해봅니다....
선생님이 저런 글을 마음 담아 쓰실 수 있는 분이면 원재 잘 다독이며 이끌어주시리가 마음이 조금 안도가 되어요...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 초등학교 은사님으로서의 의미를 가장 많이 가지시는 법이지요..

책향기 2008-03-24 20:11   좋아요 0 | URL
네 아직도 틱이 심해졌다 나아졌다를 반복하고 있어서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에요. 병원에 다녀도 그때뿐이구요. 님 말씀대로 6학년 담임선생님은 커서도 마음에 많이 남을 분이라 정말 다행이다 싶어요^^
 

아이들 국어교과서에 실려있는 책들을 사려고 알라딘에 들어왔다가 순오기님의 페이퍼를 보고 갑자기 따라하고 싶다는 충동이 마구 일어서.... 이렇게 따라했다고 순오기님이 나를 미워하시는건 아닐까?^^:: (넉넉한 웃음짓는 순오기님이 그럴리 없다고 마음대로 생각하면서....^^) 막상 정리하고 보니 시간을 꽤나 잡아먹는 일이었다!!!

1단원 감상하며 읽기에 수록된 작품들이다. 그림이 뜨지 않는것은 정현종님의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세계사 1989)인데 교과서에는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이라는 시가 실려있다.

 

 

2단원 어떻게 읽을까에 수록되어 있다. <개미제국의 발견>은 혜지가 다음 독서토론에서 다룰 책이다. 아이들 나름대로 토론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면 수업시간이 좀더 생동감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이시형박사의 <자기대로 삽시다>(풀잎)는 <자기대로 살아라>는 제목으로 새로이 출간되었다. 성격이 예민하고 소심한 우리 아들을 위해 나도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3단원 우리 고전의 맛과 멋에 실린 고전문학작품들이다. <서동요>는 삼국유사에 전해 내려오는 것이지만 한얼미디어에서 나온 책이 서동요와 백제 문화를 비교해서 서술해 놓았기때문에 공부에 더 도움이 될 듯 하다. 좀 더 깊이있게 읽어보고자 한다면 민음사에서 나온 <삼국유사>를 펼쳐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토끼전>은 창비에서 나온 "재미있다 우리고전"시리즈중에서 골라봤다.

 

4단원 삶과 문학에 실린 시와 소설이다. 예가에서 나온 윤동주 시인의 시집은 "중고생을 위한 논술 필독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시인은 시대를 아파하며 써내려간 시가 먼 훗날 어린 학생들에게 논술이라는 명목아래 시집으로 엮일것을 알지는 못하셨을텐데...^^;; 윤흥길의 <장마>는 혜지가 독서토론모임에서 이미 읽은 책이다. 독서토론때는 <장마>를 주제로 삼았지만 교과서에 실린 작품은 <기억속의 들꽃>이다. 김소월의 시는 6단원에도 나오는데 민음사에서 나온 책으로 골랐다.

                                              5단원 글과 사전에 실린 내용은 사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글을 읽을 때 사전을 찾아가며 읽는 태도를 가르친다. 따라서 뇌과학과 생태학에 관한 내용을 함께 실음으로써 학생들에게 사전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종성의 <뇌에 관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은 교과서에 실린 "잠은 왜 잘까" 외에도 "친구의 뇌를 이식하면 나는 누가 될까?" "머리통이 크면 머리도 좋을까?"등 뇌에 관한 과학적 이론등을 매우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어 아이들의 과학상식 넓히기에도 그만인 책이다.

 

6단원 작품속의 말하는 이에 실린 작품들이다.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도  예가에서 "중고생을 위한 논술 필독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간했다. 곽재구 시인의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는 서정적이고 잔잔한 시어가 마음을 건드리는 시집이다. 6단원에 실린 소설은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와 김유정의 <동백꽃>이다. 두 작품 모두 창비사에서 출간한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중에서 골랐다.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단편 33>에도 김유정의 작품이 있는데, 이 책은 작품뒤에 줄거리 요약과 심화문제까지 있어 작품의 해석에 도움이 된다. 김동인, 현진건, 이효석등 중고생들이 꼭 읽어야 할 대표적인 작가 22인의 작품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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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1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순오기 따라하기라고 신고하셨으니 감사합니다!^^
내년에 2학년 막내를 위해선 제가 수고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별점으로 확 묶어둡니다.
시간 많이 걸리죠~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지만, 나름 재미도 있어요.
내일쯤은 생국에 실린 것 하려고요. 님은 2학년 생국하시면 되겠네요.
3학년 아들녀석을 위해서도 해야 되는네... 시간이 장난아니라서 1학년부터 끝내고요!^^

책향기 2008-03-11 23:49   좋아요 0 | URL
아~3학년거 기대하고 있을께요 혜지 내년에 3학년 되면....ㅎㅎ

pure53 2009-11-0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사 보긴 했는데...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어제 김치 한통을 비우면서 남은 자잘한 신김치를 모아 김치만두를 만들었다. 김장김치를 덮었던 배추겉잎들도 버리기 아까와 다져 넣었는데 질긴 맛이 많이 나 괜히 넣었나 좀 후회가 되기도... 그래도 남편과 원재는 맛있다며 쪄내기가 무섭게 입으로 쏙쏙 넣기 바쁘다. 만두피까지 직접 만들진 못했지만 그래도 쟁반 가득 나란히 놓여있는 만두를 보니 괜히 뿌듯~~~해지는 이 마음!!! 옛날 나 어릴적 우리 엄마도 만두 빚어 내 입에 넣어 주실 때 이런 마음이셨을까???*^^*

  
찜통에 들어가기 전 한 컷! 남편이 만든것도 섞여 있는데 의외로 손맵시가 있는 편?! 내가 만든것이랑 구분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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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30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잘생긴 만두예욧! 우린 설때 큰집가서 만들어야겠어요.
행복한 시간이었군요. 보기도 좋고, 행복이 솔솔 풍겨와요~~~ ^^

책향기 2008-01-31 14:41   좋아요 0 | URL
만들땐 힘들어도 끼니나 간식으로 그만이에요. 순오기님도 맛난 만두 만드셔요*^^*

조선인 2008-01-31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어어어어어 모범이십니다. ㅠ.ㅠ

책향기 2008-01-31 14:42   좋아요 0 | URL
움홧하하하하~ 부러우시죵?? 근데 모범까진 아니어요 쑥스럽습니다^^;;

뽀송이 2008-01-3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군침 돌아요.^^
저도 요즘 김치만두가 무지 땡겼는데 먹고 싶어용.^^;;
남편분 솜씨가 훌륭하셔요.^^

책향기 2008-01-31 14:44   좋아요 0 | URL
겨울에는 역시 김치만두가 최고죠? 남편 솜씨 칭찬해 주신거 전해줄게요^^

아영엄마 2008-01-3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잘 생긴 만두들이군요. 맛도 좋았을 터이니 가족들이 금방 다 드셨을만 합니다.^^ 저는 직접 만들 엄두 못내고 명절 때 시댁 가서나 함께 만들곤해요.

책향기 2008-02-01 14:49   좋아요 0 | URL
저도 직접 만든건 작년부터에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저도 큰 맘 먹어야 만든답니다.

미즈행복 2008-02-01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슬퍼요. 저는 저런거 못 먹어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것 중 하나가 바로 김치손만두인데... 흑흑흑...
"서울에서 제일 맛있는 집" 이란 책에 부암동 손만두집이 맛있다고 나와서 찾아가서 먹었으나 제가 기대한 맛이 아니었어요. 아, 집에서 만든 맛난 김치손만두 먹고파요. 흑흑흑.....
너무 맛있게 생겼어요. 여기서 풀무원 김치만두를 사먹었는데 맵고 맛 없어요. 아, 먹고싶어요. 먹고싶어요. 아, 슬퍼요. 흑흑흑...
-불행히도 제 친정엄마는 음식솜씨 꽝이셔서 제게 저런거 못 만들어주시고, 시어머님은 바쁘셔서 못 만들어주시고, 저건 손이 너무 많이가서 누구더러 만들어달랠수도 없고, 안 팔고, 제가 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고, 흑흑흑..... 너무 부러워요. 앙앙~~~-

책향기 2008-02-01 14:51   좋아요 0 | URL
에공... 어쩌죠? 미즈행복님이 가까이에 계셨더라면 당장 불러서 만두국 대접해 드릴텐데...

마노아 2008-02-01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도 담주에 만두 빚기로 했어요. 사진 보니 침이 꿀꺽이에요^^

책향기 2008-02-01 14:54   좋아요 0 | URL
와... 마노아님이 빚은 만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 알콩달콩 빚은 만두 사진으로 올려주셔요^^

프레이야 2008-02-01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마나 책향기 님, 진짜 이쁘게 잘 만들었네요.
저도 올만에 만두 빚어보고 싶어요.
예전엔 명절때마다 엄마가 만두피랑 속이랑 다 준비해주면 여동생이랑 저랑
빚었거든요. 왕만두로요. 냉동실에 꽉꽉 채워 얼려두면 뿌듯~했어요.

책향기 2008-02-01 23:47   좋아요 0 | URL
정말 예뻐요?? *^^* 저도 엄마 옆에서 만두 빚었던 추억이 새롭네요.

씩씩하니 2008-03-03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올 겨울 만두 한번을 못빚었어요..
언능 해야되는데...옆지기랑 아이들도..만두 해달라구..제촉인대...
님..너무 단정한 만두가,,하니 입맛 쫘~~~~~~~악 당기는걸요..ㅎㅎㅎ

책향기 2008-03-04 10:00   좋아요 0 | URL
날 따뜻해지기전에 얼렁 해 드셔요~ 이제 며칠만 지나도 봄나물이 입맛을 쫘~~~~~~악 당길거 같아요^^
 

다친 손가락이 나을때까지 미루었던 옷장정리를 며칠전 끝내고 겨울에 입을 폴라스웨터를 살까 해서 백화점에 갔었다. 청바지와 주황색 면티위에 검정 후드 집업을 걸치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용감하게(?) 갔는데, 결국 이 용감한 행동때문에 마음상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

어느 여성복 매장 매대에서 목폴라 스웨터 이월상품을 싸게 팔길래 울100% 제품과 혼방제품중 어느걸 살까 망설이는데 샵마스터가 울100% 제품을 적극 추천하는것이었다. 가격은 만원 더 비싸지만 품질이 훨씬 좋다는것이었다. 그닥 내 주장을 강하게 밀고나가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나는 그녀의 말대로 만원 더 비싼 울제품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매장안에 들어가 계산을 기다리던 중 꽤 패셔너블해 보이는 모피코트가 보이는 것이었다. 많이들 입고 다니는 부피감 있는 디자인이 아니라 캐쥬얼하게 입을 수도 있겠다 싶어 가격도 물어보고 만져도 보고 결국 입어보는데까지 간것이었다.

그냥 입어보지 말걸....옷을 걸치고 보니 거울에 비친 모습이 생각보다 예쁘지 않아 "음...그냥 보는것보다는 별로 안 예쁘네요....나하고 잘 안 어울리는거 같아요"라고 했더니 샵마스터가 하는 말... "손님이 오늘 깨는 옷을 입고 오셔서 그렇지 이거 진짜 예쁜 모피에요."

아니... 내 옷이 깬다고??? 청바지에 티를 걸치면 깨는 옷이었어?? 아무리 내가 모피코트를 사지 않을 손님으로 100% 확신이 들더라도 (물론 난 모피코트 살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긴 했다!! 그저 너무 예뻐서 만져보고 입어본것이다) 꼭 그렇게 얘기 해야 하나? 같은 말이라도 "손님이 오늘 화장도 안 하고 편하게 입으셔서 그래요."라던가  "그럼 다른 디자인으로 한 번 입어보실래요?"라고 해도 될 것을...그렇게 콕 집어서 "깨는 옷을 입었다"고 말해야 돼?? 

흘끗 그녀 얼굴을 보니 "당신이 그런 옷 살 능력이나 돼?"라는 문장이 내가 행여 눈치챌세라 억지 미소 밑에 숨어서 줄줄이 지나가고 있더라....기분이 확 상하면서 요즘 같은 세상에 아직도 손님을 행색에 따라 다르게 대하는 직원이 있나 싶어 한심하기도 하고, 좀 더 부지런 떨어 꾸미고 나올걸 그랬나 후회도 되고... 나 원....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기분이 나빠있다가 다음 날 뽀샤시 화장하고 잘 갖춰입고 가서 스웨터도 그냥 환불해버렸다. 그나마 내가 모피에 대한 욕구는 심드렁한편이라 약간 마음 상하고 분개한정도로 끝났지, 정말 모피를 사고 싶었다면 그녀의 말에 급좌절, 초절정 우울 모드로 들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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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11-09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gly marketting이라고 판매기법의 하나라고 하면 더 기가 막히시려나요? 여자들의 허영기를 자극하는 건데, "손님, 이건 손님이 사시기에 좀 부담스러운 제품이에요. 다른 제품을 보실래요?"라고 하든지, "손님이 지금 입고 계신 옷이 격이 안 맞네요. 청바지에는 안 어울리는 고급 제품이거든요."라는 식. 순간 화르륵 불타올라 내가 이 정도는 살 수 있거든요? 라고 호기있게 카드를 꺼내들게 하거나, 무이자할부 대신 일시불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거나, 코트 안에 받춰입을 옷까지 한꺼번에 지르게 하거나 하는 게 목적이죠.

비로그인 2007-11-09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샵마스터라는 사람이 쓰는 말이 고작 "깨다" 정도의 수준이라니 진짜 한심합니다.

아영엄마 2007-11-09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민서님 말씀처럼 샵마스터라는 사람이 사용하는 어휘가 참 수준 이하이군요. 사온 옷도 환불해버리셨다니 기분 나쁜 일 담아두지 마시고 그냥 잊어버리셔요.

순오기 2007-11-10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우리나라는... 운운하게 되는 거 아닌가요?
샀던 옷도 환불했다니, 제가 다 시원하네요! ^^

마노아 2007-11-10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정도면 백화점 홈페이지로 직행할 수준인걸요. 진짜 너무 해요. 버럭!

프레이야 2007-11-10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럭버럭.. 뭐 그런 '혀'가 다 살고 있대요?
조선인님 말씀대로 진짜 그런 마케팅이었을까요?
기본이 안 되어있네요. 머리끄댕이 잡으러 같이 가드려요? 책향기님.
샵마스터는 무슨.. 버럭! (분 좀 풀리셨어요? 풀고 주무세요)

뽀송이 2007-11-10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버럭버럭!!!
이런... #%@%*&#$% ^^;;
그 백화점 옷 환불해 버리신거 잘~~ 하셨어요!!
근데 그런 말 듣고 그냥 오셨어요? ㅡㅜ
하여튼... 기본도 안된 것들!!
향기님~~ 지금은 기분 괜찮으신거죠??
주말 즐겁게 보내시고 잊어버리셔용.^^

책향기 2007-11-10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들 위로에 기분이 한결 나아지네요. 어글리 마케팅 기법이라는게 있다는 말은 조선인님께 처음 들어요. 그게 마케팅 기법이었던, 직원의 수준이 그 정도였던간에 저 확 지르지 않고 온건 잘 한거 같아요.*^^*

미즈행복 2007-11-1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그것도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여기 아는 엄마 하나가 친정 엄마가 한국서 오셔서 큰 맘 먹고 루이비통 매장에 가셨대요. 근데 정말 화장 안하고 그냥 청바지에 잠바 걸치고 가신거죠. 매장 직원이 응대도 안하더래요. 보통 와서 물어보고 설명해주고 막 그러잖아요. 근데 인력이 남아도는데도 아무도 상대를 안하더래요. 그러다가 이 엄마와 친정 엄마분이 뭘 요구하고 살 것 같으니까 그제서야 상대해 주더라는데요? 그러면서 그 엄마가 '한국이랑 똑같아' 하더라고요. 백화점이나 좀 비싼 매장에 갈때는 화장을 꼭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아울러 드레스업도!- 근데 저는 화장을 잘 안해서 원래 화장품도 별로 없는데다가 여기 오면서 다 버리고 왔거든요. -안 쓴지 너무 오래되어서 변질되었을 것도 같고, 쓸 일도 없을 것 같아서- 그래서 저는 비싼 매장 안가고, 못가요^^

책향기 2007-11-28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 오랜만이죠?^^;; 저 그 때 비싼 매장 간거 아니었는데....그냥 캐쥬얼 숙녀복 브랜드였거든요... 저두 비싼 매장 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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