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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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츠타야 서점을 방문하기 위해 조사하다가

츠타야 창립자인 CCC의 대표인 마스다 무네아키의 저작

<지적 자본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라는 부제에 걸맞게

현대는 서드 스테이지(third stage)고, 상품과 플랫폼의 시대가 가고

'고객 가치를 디자인해 제안'하는 시대가 온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지적 자본이 창업과 사업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되는 시대.

내가 생각하는 콘텐츠 사업의 미래를 심플하게 정리해 놓았다.

 

다이칸야마에 위치한 츠타야 서점 T-Site는 무네아키의 철학이 잘 녹아든 곳이었다.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라는 철학을 몸소 체험.

최근 후타고타마가와역에 오픈한 츠타야 서점은, 애플 등 전자업체와 콜라보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기업은 모두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 기업은 앞으로의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상품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기능, 또 하나는 디자인이다. 어떤 상품이든 마찬가지다.
43p

기획의 가치란 ‘그 기획이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45p

이것이 ‘서드 스테이지’, 우리가 현재 생활하고 있는 시대다. 이미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안 능력’이 있어야 한다. 플랫폼 다음으로 고객이 인정해줄 만한 것은 ‘선택하는 기술’이 아닐까.
49p

CCC의 중심 철학은 앞에서 예로 든 ‘고객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라는 두 가지 단순한 키워드로 요약된다. 예를 들어, 하드보일드 영화의 팬이라면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도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좋아하는 차분한 느낌의 재즈를 듣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나의 상점에서 그것들을 모두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객 가치를 첫째로 생각한다면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정답이다.
이것 역시 디자인이다.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라는 이념을 MPS(멀티 패키지 스토어) 형태로 가시화하는 작업.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형태를 부여한다는, 그야말로 디자인의 본질을 이끌어내는 여정이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히 지적 활동이다.
지금까지 기업을 성립시키는 기반은 재무자본이었다. 퍼스트 스테이지나 세컨드 스테이지에서는 ‘자본’이 당연히 중요하다. 그런데 소비 사회가 변하면 기업의 기반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 자본’이다. 지적 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
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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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 159
김현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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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떤 사람에게나, 장소에서나 환대 받고 싶어하는 존재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타인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이방인 취급하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마음에 안 드는 경우 왕따를 하기도 한다.

여자가 직장을 다니면서 사회 생활을 하면 싸돌아다닌다고 비하해 표현하기도 한다.

왜 그런 현상이 생겨나는 걸까.

서울대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현경 선생의

<사람, 장소, 환대>는 2015년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어 인문사회 분야에서 많은 조명을 받았다.


'환대'라는 개념을 어떤 사회 집단이 아닌 특정한 '장소'와 연결해서 전개한 점이

사회학적으로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인간의 관계와 인정 욕구에 대해 미시적인 관찰과 흥미로운 이론을 담은 이 책은,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무척 와 닿았다. 사람은 늘 소속할 장소와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하는 존재기 때문에.

내가 있을 장소가 있고, 환대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나도 타인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장소, 환대이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현대 사회는 우리가 잘살건 못살건 배웠건 못 배웠건 모두 사람으로서 평등하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26p

태아, 노예, 군인, 그리고 사형수의 예는 사람의 개념에 내포된 인정의 차원을 드러낸다. 사람이라는 것은 사람으로 인정된다는 것, 다른 말로 하면 사회적 성원권을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말해서 사회는 하나의 장소이기 때문에, 사람의 개념은 또한 장소의존적이다. 실종자의 예에서 보았듯이 특정한 공간을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사람의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우리를 사람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게 된다.
57p

실제로는 여성의 사회적 성원권을 부정하면서도, 음양론에 의겨하여 여성과 남성에게 대칭적이고 상호보완적인 위치를 부여하는 성리학적 세계관이 좋은 예이다. 공간적인 차원에서 이 세계관은 여성에게 안을, 남성에게 밖을 할당한다. 그러면서 여성이 집 밖을 마음대로 나다니는 것을 금기시한다. 하지만 여성의 자리가 집 안이라는 말이 곧 집이 여성에게 속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성은 공적으로 성원권이 없기 때문에 사적인 공간을 가질 수도 없다. 다만 남성의 사적 공간인 집에 그의 소유물의 일부로서 속해 있을 뿐이다. (중략) 가부장주의는 지금도 한국 사회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는 무엇보다 ‘집구석에 처박혀 있지 않고’ ‘싸돌아다니는’ 여자에 대한 혐오 담론 속에서 확인된다.
74~76p

하지만 세계를 집으로 삼는 사람 역시 어딘가에 집이 있지 않을까? 모든 장소에 속한다는 말은 어느 장소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말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올해는 이 나라에서 일하고 내년에는 저 나라에서 일하는 사람, 오늘은 이 도시에서 아침을 맞고 내일은 저 도시에서 밤을 맞는 사람은 아마 세계화 시대에 자본이 원하는 인간형이겠지만,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은 아니다. 현실의 인간은 그처럼 가볍게 삶의 근거지를 바꿀 수 없다. 그는 가는 곳마다 기억의 무거운 짐을 끌고 다녀야 하는데,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갈 때마다 이 짐은 점점 불어나기 때문이다. 쉽게 떠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우리는 쉽게 잊을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2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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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그래비티 - 만화로 읽는 중력의 원리와 역사 어메이징 코믹스
조진호 글 그림 / 궁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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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인이 되고 나서는 평소 중력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일이 없다.

어릴 때 배운 과학 이론일 뿐이고, 살아가는 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궁리 출판에서 나온 과학만화 <어메이징 그래비티>를 지인에게 추천받아 읽으면서도

처음에는 심드렁했다. 또 재미없는 이론들의 나열에 그림을 덧붙인 정도겠지-라며.


하지만 처음 몇 페이지를 읽다 보니 빠져들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조진호 저자는 민족사관고 교사로, 이 책의 기획부터 글, 그림까지 혼자서 담당했다.

생물학을 전공해서 중력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으로부터 출발하여

중력에 대한 많은 철학자들의 고민을 따라가면서 흥미로운 스토리로 녹여 냈다.

단순히 이론적 접근이 아니라, 철학자, 과학자들의 질문과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덤이다.  

 

문학도나 중고등학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대단한 책!

말 그대로 어메이징 그래비티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중력이다. 무엇이 만물을 떨어지게 하고 무겁게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인간 생각의 역사!
호기심 많은 천재들은 특별한 방법이나 장비의 도움 없이 오로지
머릿속 상상력과 직감만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갔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것들이 단서가 되었고, 어떤 방향으로 상상력을 발휘한 것일까
어떤 문제들이 있을 때 개중에는 질문 자체가 매우 복잡해도 답을 얻고 나면 작고 단순한 사실을 말해주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질문은 아주 단순할지라도 답이 말해주는 것은 거대한 경우가 있다.
`무엇이 떨어지게 하고 무게를 가지게 하는가?"
이 문제는 후자에 속하며 그중에서도 단연코 최고라고 장담한다.
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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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전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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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발간된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소설, 괴수전.

제목 그대로 어떤 산 속에 사는 괴물(괴수)에 대한 이야기다.

괴수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다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도 힌트를 얻었다고.

주인공이 여럿이어서 복합적 시점으로 전개되다가 하나로 모아지는 형식인데

그 시점들을 잘 따라가야 재미있다.

정치적인 문제와 얽혀 있는, 여러 계층 사람들의 삶을 폭넓게 들여다보는 솜씨는 여전하고.

무찔러야 할 대상이긴 하지만 '마음'을 가진 존재로 묘사되는 괴물에 대한 묘사는 흥미롭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다소 교훈적인 느낌이 들어서 재미는 좀 덜했다.

그러고 보니 늘 교훈적 시점-을 견지해 왔던 것도 같은데 이번에는 좀더 도드라진다.

좀더 잔인하고 무서운 괴물 이야기를 원했던 걸까.

인간이 아닌 어떤 존재의 무서움을 다룬다는 점에서 유사한,

교고쿠 나츠히코의 <무당거미의 이치>를 읽고 있는데- 사실 어두움의 밀도로 따지면 그쪽이 좀더 취향인 것 같기도.

사람 마음이란 꽤 잘 만들어진 거라고 했다.
"말하자면 커다란 그릇처럼 기억을 담아 두는 역할을 하는데, 그 안은 다시 작은 방들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방마다 담아 두는 기억도 다르고 이용하는 방식도 다 다릅니다. 방마다 뚜껑을 덮었다 열었다 할 수도 있고요."
187p

"그때 동굴 같은 곳에 머리를 처박고 하룻밤 보낸 것 같더구나. 그러니 목이 뭉칠 만하지."
베개를 잘못 베어 목이 뭉친 것과 비슷한 거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요."
엎드린 미노키치는 콧등을 다다미에 대며 말했다.
"다른 데가 더 아플 때는 느끼지 못하지. 사람 몸은 아주 잘 만들어졌어. 여러 군데가 동시에 아프지는 않아."
2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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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 게임 키드들이 모여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까지, 넥슨 사람들 이야기
김재훈 카툰, 신기주 글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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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게임회사인 넥슨의 기업문화를 담은 책 <플레이>.

무척 재미있고 남는 것도 많았던 책.  

창업 21년차의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함께 우리나라 RPG의 시작을 열었던 기업이고,

대형게임, 특히 MMORPG 중심의 엔씨소프트와 다르게, 캐주얼게임의 부흥을 이끌었다.

'게임 키드들이 모여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까지, 넥슨 사람들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3년간 넥슨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집대성했다.

그에 걸맞게 넥슨의 시작을 함께 했던 창업주 김정주부터 다양한 인물들을 생생히 그리고 있다.

 

'먼저 손 드는 사람이 일한다'는 분위기, '놀다가 보니 위대한 성과물을 내는' 문화 등

창의적인 스타트업 기업이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흥미진진한 기업史 속에 잘 녹여냈다.

신기주가 글을 쓰고, 김재훈이 그림을 그렸는데 글이 중심이고 카툰이 가끔 들어가는 식이다.

저자 신기주는 <에스콰이어> 등 여러 잡지에 기고했고, TV 방송 <비밀 독서단>에도 출연했다.

기업 역사를 담은 책이 뭐 그렇게 재미있겠냐 했는데,

재미있다. 저자의 필력 덕이다.

넥슨의 기업 문화가 '놀다 가'라는 데서 출발해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긴 했지만

코어 정신을 잘 지켜내서 1조원 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어릴 때 게임을 좋아해서 일본 판타지 롤플레잉과 창세기전을 섭렵했고

워크래프트에 푹 빠졌던 적도 있어서,

'퀴즈퀴즈'나 '바람의 나라' 같은 추억의 게임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그것도 막 좋았고.

'퀴즈퀴즈'를 응용해 교육사이트에 퀴즈게임을 접목해 기획한 기억도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첫 번째, 자기 일은 스스로 찾아 한다.
두 번째, 정말 재미있게 논다.
그렇게 자율적으로 일을 만들고 즐기면서 일하는 다양한 습관들은 자연스레 회사의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았고 그 특별한 문화는 회사가 큰 규모로 성장할 때까지 꽤 오래 지속되었다.
어쩌면 그것은 제품을 설계하고 정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기존의 회사와 달리 재미있는 놀잇거리인 게임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 적합한 조직 문화였을 거다.
그 시절 넥슨은 그런 곳이었다. 애초부터 창업주가 놀러 오라고 해서 놀러 간 그곳에서는,
누구나 게임에서처럼 자기 역할과 미션을 선택해서 수행하는 게임의 주인공들이었다.
그래서 재미있게 오래 머무는 이들도 있지만 싫증이 나서 떠나고자 하는 이를 굳이 붙잡지도 않는 놀이터였다.
51p

요즘의 스타트업 개념으로 보면 넥슨은 스타트업의 교과서였다. 흔히 스타트업을 뚜렷한 창업 아이템을 믿고 모여든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착상 단계를 넘어섰을 때 백 퍼센트 만족스럽게 작동하는 기획은 없다. 기획이 뜻대로 전개가 안 될 때 스타트업은 내홍을 겪기 쉽다. 스타트업 창업의 기반은 빛나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끈끈한 인간관계다. 김정주와 송재경, 유정현이 그랬다.
67p

<퀴즈퀴즈>는 1999년 10월 출시됐다. 출시되자마자 대박이 났다. 두 달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PC방에선 <퀴즈퀴즈> 열풍이 일어났다. <리니지>에 필적하는 기세였다. <퀴즈퀴즈>는 캐주얼 게임 시대를 열었다.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의 성공으로 모두가 MMORPG만 바라보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작은 게임으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캐주얼 게임은 여성과 아이들을 게임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이제까진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다. 송재경의 <리니지>와 정상원의 <바람의 나라>가 그랬다. 1세대식 접근법이었다. 송재경과 정상원이 넥슨 게임 개발의 1세대였다면 이승찬은 1.5세대였다. 사고와 행동이 달랐다. 1세대 시절엔 만들고 싶은 걸 만들면 소비자들은 곧장 호응해줬다. 소비자들은 아직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했다. 당연히 요구도 하지 않았다. <퀴즈퀴즈>는 개발자들에게 퀴즈를 던졌다. ‘유저는 어떤 게임을 원하는가?’ 소비자들이 즐기고 싶은 게임. 그것이 정답이었다. <퀴즈퀴즈>는 <리니지> 앞으로 보내는 넥슨의 대답이었다.

넥슨은 손드는 회사였다. "저요!"
창업주의 특별한 경영 철학이라기보다 개성 있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조직 문화였다.
"넥슨엔 뭐든 먼저 손드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있었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알아서 했고
회사에 어떤 일이 필요하다고 먼저 판단하는 사람이 그 일의 적임자가 되었다.
134p

MMORPG는 거시적이면서 동시에 미시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거대한 가상 세계 속에서 개개인의 캐릭터가 돌아다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세계와 개인을 모두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한다. 조물주의 자세가 필요하다.
196p

성공한 기업엔 성공 DNA가 있다. 기업의 DNA는 사람의 기억 속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유지되고 계승된다. 성공을 기억하는 조직원들이 조직에 많이 남아 있을수록 DNA는 더 선명하게 보존된다. 그래서 기업은 핵심 DNA 집단을 양성해야 한다. 어떤 기억이 유지되고 계승되기를 원하는지 선별하고 그 공통된 경험을 지닌 집단을 조직 내부에 배양해야 한다. 이걸 코어 그룹이라고 부를 수 있다. 코어 그룹은 기업 세포의 핵을 이룬다.
224p

만화영화에 등장했던 수많은 주인공 중 가장 단순한 모양만으로 전 세계인들의 감성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이른바 몰입 효과에 있어 미키마우스를 능가할 만한 게 또 있을까?
게다가 미키마우스는 이제 곧 한 세기를 맞이하게 될 긴 세월을 거치면서 사람들과 꾸준히 함께했고 지금도 여전히 그 속에서 살고 있다.
물론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로 미키마우스를 꼽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미키마우스를 싫어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세대와 지역을 넘어 성별에 상관없이 대부분이 공감하는 미키마우스에 대한 평균적이고 보편적인 호감.
디즈니의 불가사의한 저력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2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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