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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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에 참여할 만큼 미미여사님 팬인데요. 이번 에피소드들은 좀 심심한 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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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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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라 아키라의 처음 모습이라니! 책도 두껍고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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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머니 밀리언셀러 클럽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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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 취향 저격이었던 책. 하드보일드 미스터리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로스 맥도날드의 <블랙 머니>는 미스테리아 잡지 추천글을 보고 읽게 되었다. 미국 배경으로 활동하는 탐정 루 아처는 부유한 어느 마을에 나타나 아름다운 여성과 사랑에 빠진 프랑스인 남자 프란시스 마텔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모든 챕터는 아처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조사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놀라운 건 이 모든 서술들이 지루하지 않고, 하나씩 밝혀지는 과정은 스릴 있고, 결국에는 '인간의 본성 그 자체'를 들여다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문제를 껴안고 있고, 그 문제는 크거나 작거나 할 뿐이다.  프란시스 마텔이라는 수상한 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여기에 도달했는가, 그 여정에 담긴 사회적 배경, 심리적 요인을 알게 되면서 대단히 복잡미묘한 감정이 든다. 단순한 동정이 아닌 씁쓸함.  사춘기 때 스탕달의 <적과 흑>을 읽고 그 주인공을 보며 느꼈던, 혹은 영화 <태양은 가득히>를 보며 느꼈던 그런 복합적 감정들.
리드미컬한 플롯, 핑퐁 같은 대화와 루 아처의 쿨한 캐릭터도 매력이다. 아무튼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던 두세 시간의 엔터테인먼트.

 

"프란시스 마텔이 가짜라고 생각하십니까?"
"누구나 다 어느 정도까지는 그렇지 않은가요? 나를 예로 들어 봅시다. 보다시피 혼자 술을 마시죠. 마시면 마실수록 더 감추고만 싶어지고. 약간이나마 이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드러내 놓고 마시는 거죠. 그리고 피터와 베라의 비난을 감수하고."
39p

"내가 20년간 진료를 하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실수가 된다 해도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둬야 한단 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깨우치게 되거든. 폐기종 환자면 결국엔 담배를 끊고. 만성 알코올 중독자는 술을 끊고. 그리고 중증 낭만주의자 아가씨는 현실주의자로 변합니다. 여기 내 사랑하는 아내처럼."
103p

그녀는 거칠었다. 너무 일찍 결혼해서 부엌에 갖혀 살다가 10년 후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의문을 느끼게 된 여자들이 종종 그런 식이었다. 내 생각을 읽은 것처럼 그녀가 말했다.
"알아요, 내가 싸앙녀언이죠. 하지만 이유가 있어요. 남편은 밤마다 자정 너머까지 서재에 앉아 있어요. 그이가 신경 쓰는 게 플로베르와 보들레르와 그 끔찍한 학생들뿐이라고 내 인생이 끝나야 해요? 걔들이 몰려들어 남편에게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모르겠다고 떠들어 대는 걸 보면 토 나올 거 같다고요."
206p

쉬운 여자는 늘 골칫거리였다. 냉담하거나 밝히거나, 다중인격이거나 돈을 밝히거나 알코올 중독이거나, 때로는 그 다섯 가지 전부이기도 했다. 멋지게 꾸몄지만 포장을 풀고 나면 사제폭탄이거나, 독이 든 퍼지 케이크로 밝혀지기도 했다.
집에 갈 택시비를 주니 그녀는 받았다. 친근한 행동이었고, 상황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친근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자기를 삶보다 더 지독한 운명에 버리고 가기라도 하는 듯이 쳐다보았다.
210p

"우리 부부 사이를 그 애가 깨뜨리고 있었는데, 왠지 내 일이 아닌 기분이었어요. 나는 그저 결혼식에만 참석한 것처럼. 이게 내 인생이 아니라도 느껴졌어요. 내 인생은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처럼."
3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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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가 불야성 시리즈 3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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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가>는 하세 세이슈 불야성 시리즈의 <불야성>, <진혼곡>에 이어지는 마지막 편이다.  국내 출간 당시 거칠고 남성적인 하드보일드 물로 화제가 되어 '불야성'을 읽어본 것 같은데 리뷰를 안 남긴 거 보면 기억이 맞나 싶다.
신주쿠 가부키초를 배경으로 중국인, 대만인, 그리고 일본 혼혈 조폭들의 살아남기 위한 욕망과 배신과 여자 그런 것들을 끈끈하게 그려낸다. 홍콩 느와르 영화나 최근 윤계상이 인상적 연기를 펼친 '범죄도시' 같은 간지에 센티멘털한 감정 과잉을 덧칠한 느낌.
확실한 남자들만의 세계를 그리고 있어서 여성을 대상화하는 묘사가 약간은 거북하다. 하지만 흔하지 않은 나름의 매력이 있는 시리즈여서 연이어 <진혼곡>을 읽고 있다.

 

 

"맛없는 걸 피워봐야 비로소 진정 맛있는 시가의 맛을 알게 된다는 건가?"
"시가라는 건 그 자체만으로 맛이 결정되지 않아. 그러니까 결국 달랑 한 대 피운 걸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거지. 열 대를 피워도, 백 대를 피워도, 천 대를 피워도 결국 몰라. 시가에 한번 빠진 인간은 결국 완전히 빠져버리게 돼."
144p

왜 도망치지 않는가. 그러지 못하는 건, 그러려고 하지 않는 건 너무 지쳐서다. 새로운 장소에서 제로에서부터 인간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현실이 나는 지치고 두렵다.
2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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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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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한국 장르소설에서 인지도 있는 서미애 작가 신작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은 죽은 딸의 진범을 찾아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청소년 범죄 문제와 금수저 갑질 이슈를 버무렸는데 쉽게 대중적으로 잘 읽힌다.
청소년 또래의 캐릭터 묘사는 생동감 있다.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감상적인, 감정 묘사의 군더더기가 많은 문장들. 그리고 초반에 주인공 부인은 왜 굳이 자살을 택했는지 등 플롯에도 성긴 부분이 있다. 다시 찾아 읽기에는 취향이 아니었던 걸로.

도쿄 여행길에 읽어 완독이 가능했을지도. 여행길에 가져간 책은 마음에 들면 가져오고, 아니면 숙소에 두고 오는 버릇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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