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한지는 오래 되었다.
뭐 약간의 수집벽도 있는 것 같고.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라면 무조건 산다든가.
수집벽은 책뿐이 아니라 여러 방면에 걸쳐 있어서 집안만 복잡하게 만든단 말야.
표지부터 내지까지 종이나 활자나 편집의 감이 딱 좋은 책들은
그냥 '가지고 있기만 해도' 헤헤 거리게 좋다.
문제는, 책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꽤 무겁다는 사실이다.
이사를 자주 하게 될 텐데, 앞으로, 휴.
알라딘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북쇼핑몰에서 중고샵을 오픈했다.
새책에 가깝다면, 정가의 20-30% 가격으로 사주는 것이다.
과연 내가 최근 몇 년 사모은 책들은 거의 새책에 가깝다.
워낙 책에 손때 타거나 줄 긋거나 접거나 하는 모든 걸 싫어해서.
어제는 야근을 하고 집에 들어가 자야 하는 시각에
중고로 팔 책들을 고르고 등록하는 뻘짓을 1시간여나 했다.
그리고 오늘 회사에 가져와서 박스 포장해 놓고 므흣하다.
경악스럽게, 산 지 한 달 안팎인 책들도 있다.
이우일의 <그림동화1,2>나 <굿바이 알라딘>은 그를 좋아하는 나로서도
한번 읽고는 땡인, 소장 가치가 없다 판단되는 책이었다.
그림동화의 '껍데기'는 멋지다. 장정 하며 컬러감 하며 잘 만들었다.
하지만 '알맹이'가 재미없었다. 휴. 몇 주만에 가격은 1/4로 떨어진다.
다음에는 dvd를 팔아볼까 한다.
알라딘은, 내가 예전에 생각하던 사업 모델을 멋지게 구현하고 있다.
그런 구상이야 누구나 하겠지만, 진심으로 책 나누기 사업을 하고 싶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