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 창작동화 1 - 스캐폴딩 논술 교과서
계림닷컴 편집부 엮음 / 계림닷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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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에서 빛난다는 것은 무엇일까? 솔직한 심정으로, 나는 한국 작가들의 글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다. 과거 그들의 수필이나 소설을 원문등을 통해서 읽으려 시도했지만, 어려운 한자어가 많이 쓰이고, 지금으로 따지면 구세대의 글일 수밖에 없으니 이들의 글이 어려워보이기만 했다. 그래서 내가 주로 접한 것은 세계 명작이었다. 분명히 이 명작들은 내게 큰 도움을 주었고, 어쩌면 예전의 나는 편협한 사대주의를 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한국 작품들을 많이 접함으로써 그 생각이 많이 변화된 것 같다. 원래 문무에서 문을 상당히 중시했던 만큼, 멋진 글들이 속속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대표 창작동화는, 재미있고 순수한 이야기들이 많이 적혀있었다. 

새끼 여우의 술래잡기 이야기에서는, 과거 아이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재미있게 놀았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보통 우리는 여우를 전설의 고향과 같이 무서운 귀신과 같은 존재로 연결시키려 한다. 왜 그런 이미지가 붙었는지는 잘 알수 없지만, 여우는 예나 지금이나 둔갑술로 유명하다. 새끼여우도 인간으로 둔갑하고, 숨바꼭질을 하며 노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린다. 둔갑술을 할 줄 아는 새끼여우는 아이들이 찾으려 할 때마다 돌로 변신하고, 소리를 내어 자기 위치를 알린다. 그러다가 변신에 실패하여 아이들에게 들키자, 여우는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고, 아이들은 실컷 웃는다. 

이러한 순수한 아이들의 면도 있었지만, 고아원에서 엄마, 아빠를 만들어 달라는 아이의 이야기가 나를 슬프게 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6.25 전쟁 직후는 고아원의 최대 난기라고 할 수 있겠다. 전쟁 통에 수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통에, 지원도 들어오지 않는 고아원 사정이 좋아봐야 얼마나 좋겠는가? 이러한 고아들 중에서도 지금의 사회의 중심이 된 인물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한 아이가, 고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묘기를 부린 요술사에게 요술로 엄마, 아빠를 가져다 달라고 말한다. 그에, 딸을 잃고 슬픔에 잠겼던 요술사는 아내를 데리고 와서 요술처럼 그 아이의 부모가 되어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 문화라고 할 수 있는지는 아직 많은 책을 읽지 않아서 모르겠다. 하지만, 사소한 것에 놀라 두려워하면서도 정작 심오한 것에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넘기는 아동들에 관한 문학이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커다란 빛을 발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동화들을 만나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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