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경계 - 나는 누구인가에 관한 동서고금의 통합적 접근
켄 윌버 지음, 김철수 옮김 / 정신세계사 / 2012년 9월
평점 :
5일차: 각자도생에서 각자각성의 시대로
1969년, 인류는 드디어 달에 발을 디뎠다.
인류가 지구라는 조그만 행성에서 벗어나 밤 하늘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달에 간 것이다.
동서양을 떠나 인류에게 달은 문장 하나로 표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신화의 세계에서 부터 현실 사회에 이르기 까지 달은 우리의 상상과 물리적 현실을 동시에 관련 된 곳이다. 어쩌면 인간의 달 상륙은 우리 인류의 사고와 물리적 영향력을 지구 행성에서 우주로 확장 시킨 최초의 사건이다.
달 상륙을 이루어낸 국가 미국은 지구상의 다른 국가를 앞도하며 기술의 정점에서 물질적으로는 세계 최강이었다. 그렇게 미국은 인류의 오랜 신화 속 주인공 달의 여신을 찾으러 떠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당시 미국은 달에 상륙한 기세로 이제 곧 우주의 모든 행성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미국은 지구의 중심이었고 스스로 세계의 경찰 역할을 자처했다.
마치 헐리 웃 블록버스터 영화의 아이언 맨이었다.
하지만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미국이 흔들리기 시작 했다.
70년대 초기, 중국과 수교를 하며 냉전을 종식시키고 이념보다 전략을 선택했다.
하지만 닉슨대통령의 워터 게이터 사건으로 사람들은 점차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베트남전 같은 명분 없는 전쟁에서 세계 경찰의 피로도는 극도로 쌓이게 되었다.
또한 경제에서는 금본위제가 종료되어 달러가 더이상 고정환율이 되지 못했다.
오일 쇼크와 스태크플레이션으로 경제는 항상 성장한다는 이론이 더 이상 작동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점차 기존 가치관에 대한 불신이 쌓였고, 물질과 기술의 발전에서 간극을 보였던 정신적 성장을 추구하기 시작 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잘 사는 법”이 아니라 “왜 사는가”를 묻기 시작했다.
동양이 ‘대안’으로 보이던 순간, 이때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동양으로 향했다.
요가, 선, 명상, 불교는 종교라기보다 의식의 기술로서 동양 사상을 대안으로 삼기 시작했다.
그 흐름의 한가운데에 몇 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스즈키 다이세쓰(1870~1966) 선사는 ‘Zen’이라는 단어를 서구 지성계에 정착시킨 일본인 승려로 미국 사회에 선을 철학이자 체험의 언어로 번역했다.
그의 제자 스즈키 순류(1904~1971)는<선심초심> 을 통해 수행을 “대단한 경지”가 아니라 “초심을 잃지 않는 삶의 태도”로 보여주었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정신적 스승이기도 하다.
한국의 숭산 스님(1927~2004)은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 선불교를 본격적으로 전한 선사이다.
“오직 모를 뿐 (Don’t know mind)” 이라는 한마디로 미국의 젊은이들의 머리를 정면으로 흔들었다.
홍콩 배우 이소룡(브루스 리1940~1973) 은 영화와 무술에서 미국을 매료 시켰다. 미국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는 , “Be water” 라는 말 하나로 선의 감각을 몸으로 증명해 보였다.
이때 부터 동양인은 더 이상 ‘신비한 타자’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철학이 되었다.
이후 스티브 잡스(1955~2011)는 젠(Zen)과 명상을 통해 기술과 미학, 직관을 결합한 인물이 되었다.
그는 “기술은 의식의 확장”임을 산업 세계에서 실험한 사람이 되었다.
이러한 인물들이 한 시대에 겹쳤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켄 윌버는 <무경계>를 세상에 내 놓았다.
그는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동서양의 언어를 하나의 지도 위에 펼쳐 보이려 했다.
켄 윌버가 『의식의 스펙트럼』을 발표한 것은 1977년, 그의 나이 23세였다.
켄 윌버는 이 시대의 신세대 ‘의식의 지도 제작자’였다
그는 불교, 심리학, 철학, 영성, 과학. 각기 다른 언어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사실은 어긋나 있지 않다는 것을 ‘이론’이라는 형태로 보여주고자 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깨달음의 체험이라기보다 깨달음들이 놓인 지형도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사상의 통합 시도는 개인의 천재성만으로는 설명 할 수 없는 지도를 그리게 만든 시대의 절박함이 더 크게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지도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아무리 정교한 지도라도 걷는 발걸음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불교는 믿음 보다 체험을 중시 한다.
오직 깨쳐야 알 뿐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이 현재의 시기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라고 한다.
즉 갈 수록 어려운 상황에서 각자 스스로 생존을 꾀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각자각성(各自覺醒)의 시대를 준비해야 된다고 본다.
즉 각자 스스로가 깨달음에 이르러야 한다.
그래야 좀 더 나아가 각자공생(覺者共生)의 시대가 완성 되기를 희망한다.
다시 말해서 깨달은 자들이 모두 함께 어울려 살게 되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인류 전체의 영적인 성장이 이루어 진 것이 되며, 바로 그것이 불국토가 이 땅에서 현실로 되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달을 정복하고 화성에 텔레포트하는 현실에서 불국토가 웬말인가 싶겠지만 ...
물론 지금 현실에서는 너무나 요원해 보인다.
일론머스크가 우주로 확장에 희망을 걸었듯, 나는 불국토 건설에 조금이라도 희망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5일간의 무경계의 사유의 여정을 마치겠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이 이제는 나를 벗어나 스스로 사유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2년 전, 나의 독후감에 대해 단 한 사람만이 ‘좋아요’를 눌러 주셨다.
아마도 그 분의 ‘좋아요’가 없었다면 그때 이미 나는 블로그에 글을 더 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 글은 그분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나의 엉성한 사유를 읽고 ‘좋아요’ 를 눌러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래서 친구로 인연을 맺은 블로그님들 한 분, 한 분께 더욱 감사하다.
우리는 이미 공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에게 마침표는 아직 없다.
오직 쉼표만 채워지고 있는 중이다.
No Boundary.
본래 경계는 없다.
사유는 계속 된다.

By Dharma & Mah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