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와 나는 일단 철수를 했다. 소현이와 친구들은 물에서 나올 줄을 모르고 나중에 다른 사람의 차 편에 잠시 오기로 했다. 오늘 저녁 인연이 질기고 질긴 지똥이와 강태의 집들이 날이라서 먼저 왔다. 오면서 민수랑 이마트에 들러서 선물을 고르는데 도대체 뭘 사냐 할지 모르겠다. 민수는 이것 하자요 저것 하자요 하는데 강태랑 지똥이가 워낙 세심하게 갖추어 놓아서 무엇을 사도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그냥 돌아와서 다시 생각을 하기로 하고 민수는 2층 형아랑 받아논 물에 담그어 놓고 (햇볕에 미지근한데 뜨거운물을 틀어 놓았단다^^^^) 잠시 또 이것 저것 뒤적였다.
이제는 슬슬 빠질때이다.
올해는 미리 얘기한 것과 같이 몇십년만의 무더위가 맞게 떨어졌다. 덕분에 나도 짭짭하다. 몇달간 관망만 하고 있었는데 오늘 자세히 챙겨보니 원하는 곳까지 도달해 있다.
이러면 더 이상 욕심 부리지 말고 당연히 빠져야 된다. 월요일은 더위가 더욱 더 심해 질거라고 하는데 다음주를 넘기고 정확히 8월12일쯤 되어서는 물러나야 한다.
3월12일에 20950원을 주고 샀으니까 딱 5달 만에 5000원 가량은 오르겠다.
내가 주식에 처음 손을 댄 적은 내 나이 24살이다. 처음 2백으로 대신증권우선주로 시작하여 용돈을 챙기고 IMF를 기점으로 좋았다가 말았다가 하면서 한동안 잠잠하게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9.11사태이다. 쏠쏠한 재미에 그의 매력에 조금은 빠져 있다. 그러나 절대 들뜨서는 안된다. 본래 잔인한 동네이니까!
IMF때에는 증권직원의 수수료 챙기기에 혹해서 이만원 가량하는 삼성전기의 주식을 그대로 놓아 두었으면 되었을걸 괜히 깔짝거리는 바람에 피 눈물을 흘리고 그 다음부터는 난 내 예감만 믿는다. 매일경제를 아침마다 들여다 보면서 참고는 하지만 그것도 난 안 믿는다.
가만히 집에 앉아서 간혹가다가 체크만 하지 몇달 동안 잊어 버리고 있다가 되었다 싶으면 건드린다. 이때는 나의 성격이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크게 실망도 하지 않을 뿐더러 크게 환호성을 지러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지내는 편이다.
이번에 쥔 것은 바로 여름 수혜주이다. 지금 미국 여파로 우리 시장이 별 재미가 없다. 일단 직접투자는 위험한 격이다. 아무리 전문가들이 들쑤셔 본들 개미투자자들한테는 그림의 떡이 요즘과 같을 때에는 더하다. 그러한 가운데 난 덩어리가 크진 하나은행을 가감히 팔고 바로 이 몇십년만에 찾아 오는 무더위에 관련된 주를 찾았다...나의 예감은 적중했다.
또 하나의 비자금을 찼다. 우하하하.. 여기서는 요렇게 떠들어도 될랑가 모르겠다. 우하하하
그러나 항상 요런 짓을 하는 것은 조심해야 된다. 항상 잘 되라는 법이 없으니까? 나는 주식에 관해서는 이제 아무도 안 믿는 주의이다. 그저 내가 조사한 대로 내 느낌대로 할 뿐이다. 그래서 실패하는 것은 별 상처가 없다.
민수와 그의 형아한테서 전화가 왔다... 뻔한 말이다. "엄마 나 배고파요"
"오냐 샌드위치를 맨글라서 곧 대령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