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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 교실을 리드하고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52가지 수업 매뉴얼
더그 레모브 지음, 구정화.박새롬 번역 및 감수 / 해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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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며 최고의 교사는 제갈공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갈공명이라고 한 이유는, 교사들이 교실에서 학생들과 만나는 수업 현장에서 하나하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 책에서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명이 적벽대전에서 한 일을 생각해 보라. 조조의 생각과 행동을 꿰뚫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한다. 마치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처럼, 조조는 공명에게 완전히 속해 있었다. 공명이 지닌 그런 자세... 전지전능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전지전능이 신의 경지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공명은 분석과 종합을 통한 예측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최고의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신이 될 수 없지만 수업 현장에서 공명처럼은 될 수 있다. 학생들의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이끌 수 있을까를 알고 있는 교사이기 때문에, 최고의 교사는 곧 공명이다.

 

그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최고의 교사가 되는가? 그것은 교사들이 수업을 잘 할 수 있는 기법을 익히면 된다는 것이다.

 

교육을 철학으로만 할 수 없으니, 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법을 익히고 그것을 수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만 좋은 수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가 '교실을 리드하고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52가지 수업 매뉴얼'이다.

 

사람들은 교육에서 전략과 기법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략이 교육철학에 해당한다면, 기법은 수업에서 행하는 행동, 태도 등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전략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기법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 눈에 보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은이는 '위대한 가르침은 예술이다' 라고 하면서 '위대한 예술품은 부지런히 연마하여 익힌 기술의 결과'(5쪽)라고 한다.

 

그런 기술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하면서 용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전략과 기법에 대해서 보자.

 

교사와 같이 가르치는 직종에서는 대개는 '전략'이라는 용어를 많이 활용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흔히 가르치는 수단들을 가르칠 때 '전략(strategies)'이 아닌 '기법(techniques)'이라고 칭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전략'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보를 주는 식의 일반화된 접근 방식이라면, '기법'은 보다 구체적이고 특정한 방식을 말한다. - 9쪽

 

하여 기법은 누구나 익히고 연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식을 말한다. 수천 수만 가지의 기법이 있을 수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기법을 찾아 몸에 익히는 일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책을 끝맺는 부분에서 다시 한 번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교육을 예술에 비유한 까닭은 가르치는 일이 어렵고 신중함과 수완이 필요하며, 기법을 익히는 데도 일정한 기술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학교가 직면한 여러 문제 상황을 변화시키고 학업 성취 격차를 감소시킨 교사들의 지혜가 종합되어 있다. - 297쪽

 

그렇다면 이 책의 장점은 무엇인가?

 

교육에서 요즘은 학생들을 중심에 놓고, 배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책은 교육의 중심을 교사에 놓고,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배움을 유발하는 것조차도 교사의 가르침이라는 얘기다. 학생들이 어떻게 배움에 이르게 할지를 최고의 교사들은 기법으로써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배움과 가르침이 상반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이 시대에 뒤떨어진 이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시대에 뒤떨어진, 오로지 교사를 중심에 놓고, 교사의 기술만을 강조하는 책은 아니다.

 

아무리 배움을 중심에 놓더라도 교사의 역할이 있으니, 최소한 교사가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익혀야 한다는 주장이니, 어느 정도 받아들일 것이 있다.

 

물론 산업시대의 학생들처럼 엄격한 규칙, 관리 등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거슬리기는 하나, 거슬리는 부분은 건너뛰면 되는 것이고,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자신의 체형이나 기질, 성향에 맞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법들을 나열하는 것은 그 기법들 중에 자신에게 맞는 기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하기 위해서 이다.  그러니 이 책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수업 현장에서 교사 자신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그것을 강화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것의 중심은 물론 학생의 배움에 가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52가지나 되는 기법들이 나와 있고, 그 기법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 그 기법을 당장 실험해 볼 수는 있다. 또 자신의 방식으로 몇 가지 기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게 이 책의 장점이다.

 

배움과 가르침이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은 배움을 유발하고, 다시 배움이 가르침을 유발한다면 교육은, 아름다운 예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을 예술로 만드는 교사, 바로 제갈공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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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할 거야 - 십대, 지금이 아니면 하지 못할 것들
강신주 외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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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서 세 가지 뜻이 생각났다.

 

제목이 "후회할 거야"인데...

 

너 지금 이렇게 산 다음 "후회할 거야?"라는 의문문인지, 너 이렇게 살면 나중에 "후회할 거야!"라는 명령문인지(왜 명령문이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의미를 강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지금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후회할 거야" 또는 일을 저질러 놓고 잘못 되었을 때 그 때 가서야 "후회할 거야"라는 평서문인지...

 

어쨌든 상관없다. 어떻게 받아들여도 되니 말이다.

 

아무런 힌트도 없이 제목만 "후회할 거야"인데... 읽으면서 적어도 이 책은 꼰대들(10대들은 기성세대들을 이렇게 부른다. 자기들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 어른들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이 10들에게 훈계하는 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10대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읽지는 않겠구나 하는 안도감이라고나 할까?

 

가끔 어른들은 10대들은 가르쳐야만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무언가를 꼭 가르치려고만 드는 경우가 있다.

 

자신들의 삶을 기준으로 삼아 그 기준에 맞게 10대들을 재단한다고 해야 하나?

 

10대들이 알아서 잘 살고 있음에도 자신들의 기준으로 불안감을 느낀다던지, 자신들이 해보지 않은 일이면 우선 반대부터 하고 본다든지, 삶을 경제적인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판단한다던지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 점에서 이 책은 그러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이 책이 비록 10대를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10대들에게 훈계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10대의 곁에서 언제든지 응원해줄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너희들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해보라고... 그러나 그것이 꼭 성공할 것은 아니라고, 실패도 할 거라고.. 그래도 너희들 곁에는 누군가가 있다고... 또 너희들은 그것으로도 스스로 빛나고 있다고...이렇게 말해주고 있다.

 

나는 이렇게 살았으니 너희는 이렇게 살아라 하는 글이 하나도 없다. 그냥 이랬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알아서 결정하라. 후회없는 삶은 없다. 후회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도대체 후회를 하지 않는다면 어떤 삶을 살아가겠다는 것인가 하고 주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글들이다.

 

21명의 멘토라고 할 수도 있는데, 참으로 다양한 삶을 살아왔고, 또 살아갈 사람들이 자신들이 거쳐온 10대를 생각하고, 지금 거쳐가고 있는 10대들에게 함께 고민하자고, 함께 살아가자고 하는 글들이다.

 

10대든, 20-30대든, 40-50대든, 60-70대든 어느 나이 대를 막론하고 자신의 삶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음이 확실한데, 누가 누구에게 훈계를 한단 말인가. 그냥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갈 뿐이다. 그걸 인정해야 한다. 이런 인정 속에서 서로의 삶에 대한 존중이 나온다.

 

적어도 이런 자세가 이 책에서는 느껴진다. 그렇다고 포기는 아니다. 네 삶은 네가 알아서 살아라, 내가 알 바 아니다. 이런 식의 느낌이 오지 않는다.

 

인생 선배로서 진정으로 자신의 뒤에 오는 후배들에게 사람다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있는 글들이다. 그런 진정성이 느껴진다.

 

당위적인 말, 모범적인 말은 식상하다.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10대들에게 너희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져 있다. 모든 일을 해봐라. 이 말도 식상하다. 현실이 그렇지 않음을 이미 10대들 또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10대들에게 말하고 있는 21명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담담히 이야기한다. 실패는 당연히 있다. 후회도 당연히 있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것을 안 해도 후회한다. 어차피 후회랄 거라면 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이 책에서 10대를 다양하게 보냈던 김현진은 말한다. 10대라는 기간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교집합을 찾을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63쪽)라고.

 

그렇다. 10대라고 해서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 한계는 10대를 지난 사람들 보다는 넓고도 멀다. 그래서 무언가를 한 번은, 또는 두세 번은 해볼 수 있다.

 

당연히 설렘도 가지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가지고, 그럼에도 무모함도 가지고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교집합을 찾는 때'. 참 마음에 드는 말이다.

 

교집합을 찾는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겠지. 거기에 당연히 후회가 있을 수도 있겠지. 그래서 찾는 과정에서 후회를 하기도 하겠고, 하지 않아서 후회를 하기도 하겠지. 그것이 바로 우리 인생이겠고.

   

꼰대스럽지 않아서 10대들이 쉽게, 재미있게, 그러나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10대와 만나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대들에게 꼰대처럼 훈계만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온 유명한 말. 이 말로 끝을 맺는다.

 

"carpe diem!"

 

덧글

 

행운 두 번째. 출판사의 서평 응모에 뽑혔다. 책을 보내준 출판사, 감사하다. 덕분에 책을 읽으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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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의 인문학 돌베개 석학인문강좌 15
김석철 지음 / 돌베개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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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인문학이라는 말은 많이들 하는데, 건축이 도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도시 속에서 건축을 어떻게 인문학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다.

 

다만, 주변 환경과 건축이 어울렸으면 하는 생각을 했고, 건축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결코 좋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도시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건축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건축을 건축으로만 보지 않고, 도시 속에서 본다. 도시 속에서 본다는 말은 사람들의 생활과 연결지어 본다는 말이다.

 

도시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고, 그 많은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도시 속 공간에서 살아간다. 그렇다면 도시라는 공간을 무시하고 건축을 바라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도시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건축을 살피고 있다. 그래서 건축에 관한 책이라기보다는(따라서 건축물에 대한 구체적인 사진 자료가 적다. 다른 건축 관련 책을 보면 건축물에 대한 사진이 정면, 측면, 평면 등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는 기대해서는 안된다.) 도시공학, 도시 설계에 관한 책이라고 보는 것이 좋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중심에 두고, 그 도시에 어떤 건축이 들어서면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를 역사적으로 고찰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여 건축을 건축이라는 구체적인 대상에 국한시키지 않고 도시라는 더 넓은 공간 속에서 사람들과 자연과 다른 건축들과의 관계를 살피면서 건축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한다.

 

총체적인 인간의 삶.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인문학이라면 도시 설계 역시 인문학일 수밖에 없고, 이런 도시 설계에서 건축은 빠질 수가 없으니, 건축 또한 인문학이 될 수밖에 없다.

 

관료가 된 건축가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 현장에 있는 건축가라면 이렇게 전체적으로 건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를 이 책에서는 내내 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도시는 어떤가? 과연 인문학적인 도시인가? 인문학적인 건축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라는 답이 나와도 여기서 멈추면 안된다.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도시, 우리 건축 인문학적으로 생각하고 추구한다면 우리나라 도시들, 세계에서 자랑할 수 있는 멋진 도시가 될테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거기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에서 도시에 대해 한 말 중에 기억해 두어야 할 구절.

 

좋은 도시라고 하면 첫째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둘째 사람들이 도시적인 삶의 질을 느낄 수 있어야 하며, 셋째로 당연히 아름다워야 합니다. 195-196쪽

 

삐딱한 덧글

 

사람이 참 삐딱하다. 긍정적으로 보아야 하는데, 한 번 비비 꼬아서 본다. 가끔은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이 책을 읽을 때 머리가 갸우뚱해지는 구절이 몇 있었는데.. 삐딱이의  글읽기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44쪽. 그리스는 섬 문명이고 로마는 대륙 문명입니다. ... 그리스 문명의 핵심이었던 트로이와 ...

-> 근데 왜 나는 그리스 역시 대륙 문명이라는 생각이 들지? 그리스 문명의 핵심이었던 알렉산더 대왕 때는 인도까지 진출하지 않았던가. 어떻게 그리스 문명을 섬 문명이라고 하지? 섬 문명이라고 하면 영국이나 일본 정도를 이야기하지 않나 하는 생각

-> 왜 트로이가 그리스 문명의 핵심이지? 그리스 문명의 핵심은 아테네, 또 스파르타 아닌가? 트로이는 변방이다. 지금 터키에 그 문명의 유적이 있던데... 우리는 그리스 문명 하면 아테네, 또는 스파르타를 떠올린다.

 

51쪽. 이건 소소한 오타. '공자보다 시장이 더 크게 세상을 지배합니다.' 처음에는 공자의 사상같은 유교 논리보다 시장이라는 자본주의 논리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앞뒤 문맥을 보면 공자가 아니라 공장이어야 맞다. 생산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변해가는 현대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81쪽.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로마 사람이 아니라 게르만 사람입니다.

->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아버지가 로마의 공동황제였던 콘스탄티우스이고, 어머니는 헬레나라고 분명하고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1권 14장"에 나와 있던데... 게르만 족의 침범으로 로마가 멸망하게 될텐데.. 어떻게 게르만 족의 사람이 로마 황제가 될 수 있나? 이 얘기는 출생지가 게르만 지역이라는 얘기인가?

 

86쪽. 북예멘은 자본주의화되고 남예멘은 쿠바보다 지독해 북한과 버금가는 수순으로 공산화되어 있습니다.

-> 쿠바보다 지독하다는 말이 상당히 부정적으로 들린다. 요즘 쿠바는 유기 농업으로 또 자주국으로 인정받고 있지 않나, 우리나라 사람들도 상당수 쿠바에 견학을 갔다온 걸로 알고 있는데... 지독하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그닥 좋게 읽히지는 않는다.

 

91쪽. 수문제는 대운하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 대운하를 만든 것은 수문제가 아니라 수양제인데...이건 바로 잡아야 한다.

 

95쪽. 경주는 고려 때 철저하게 파괴되기 시작해 조선 시대에 아주 없어졌습니다.

-> 그런가? 고려 시대에 수도인 개경(개성)을 두고도 세 군데의 중심도시를 선정해서 중요시 하지 않았나? 서경(평양), 남경(서울), 동경(경주). 또 다른 자료를 찾아보면 조선시대에서도 경주 수령은 부윤이라고 하던데.. 부윤은 상당히 중요한 도시에 부임하던 사또들의 벼슬이라던데...

 

182쪽.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은 지식인의 현실 참여가 이렇듯 엉성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문인들이 모여 시국 선언을 한다고 해서 현실 참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작품을 써서 현실을 개혁해야 합니다.

-> 뒷 구절은 동의한다. 좋은 작품으로써 현실을 개혁한다는 말. 그렇다고 문인들의 시국 선언을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작품활동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지명도 때문에 시국 선언은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오히려 문인들의 시국 선언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 피카소의 그림에 대해서야 감상자의 눈에 따라, 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그냥 감흥이 안 온다 정도면 될 것을 '엉성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185쪽. ...집을 제주도에 설계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펜실베니아보다 못하지만...

-> 이건 상당히 거슬린다. 우리나라 제주도는 세계적으로도 아름답기로 소문한 곳 아닌가? 제주도의 자연풍광이 미국 펜실베니아보다도 못하다고 어떻게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지.. 이건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218쪽. 조선조 문화를 보면 근 500년을 통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위대함이 아닌 교묘함과 간악함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세종대왕은 조선 왕조가 아닌 고려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고, 한글은 이미 그 전에 있던 것을 세종대왕이 집대성한 것입니다.

-> 이게 뭔 말인가? 조선 500년을 이렇게 비하하다니.. 이건 분개할 일이다. 조선이 비록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지만, 나름대로 우수한 문화를 이룩한 나라 아니던가. 소중화라고 지칭할 정도도 문화적 소양이 높았던 나라인데...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

-> 세종이 어째서 고래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지? 세종은 1397년에 태어났다. 조선은 1392년에 건국이 되었고. 분명 세종은 조선 시대에 태어났다. 이건 문제다. 바로 잡아야 한다.

-> 한글은 이미 그 전에 있던 것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문자인데... 세종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창제과정까지 다 밝혀졌는데... 참.

 

참 길게도 삐딱하다. 인문학이라는 말을 담고 있는 책이라면 이런 점들 하나하나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 그냥 지나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사실관계는 정확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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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이야기
버트 헬링거 지음, 박이호 옮김 / 고요아침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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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영적인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영적인 힘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이 책은 읽을 필요가 없다. 그냥 구름 따 먹는 소리에 불과하게 된다. 반대로 영적인 힘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믿으면 이 책은 우리의 영적인 힘에 대해서 한 번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해준다.

 

영적인 힘.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개념인데, 쉽게 생각하면 한없이 쉬운 개념이기도 하다. 여기서 영적인 힘을 쉽게 생각하자.

 

영적인 힘은 순수에서 나온다. 순수란 거짓에 물들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현실에 충실한 그러한 상태라고 하자. 그러면 순수란 성인들이나 추구하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만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다른 존재들도 우리와 같다고 느끼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이 바로 순수고, 그런 삶이 영적인 힘으로 나타난다고 하면 된다.

 

얼마나 좋은가? 같음보다는 다름을 추구하되, 다름이 경계짓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곁에 두는 다름이라니... 하여 다름이 함께 함과 같이 있음을 알고, 이런 다름들이 서로 공명하는 세상이라니...

 

마음들의 울림이 서로를 울려 서로가 서로를 함께 가는 존재로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 여기는 세상, 이런 세상이 바로 유토피아 아니던가.

 

이 책에서는 그래서 순수, 완성, 충만, 사랑이라는 말이 화두가 된다. 이 말들이 공명이라는 말로 하나로 엮여 그야말로 우리를 영적인 존재로 살아가게 한다.

 

이런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현재의 흐릿한 상태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를 안개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안개는 낮은 지역에 깔린다. 더 높이 올라가면 안개를 벗어난 맑은 상태를 볼 수 있다.

 

그러니 우리들의 정신도 안개 상태를 벗어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보고, 충만을 향한 발걸음이며, 그 발걸음은 우리를 사랑으로 이끌게 되고, 이런 사랑들이 서로를 공명시켜 아름다운 울림을 만들어내게 된다.

 

자, 이런 공명, 울림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울림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울림은 나눔에서 온다고(물론 모든 활동의 기본은 사랑이다. 사랑이 없으면 충만은 없고, 완성이 없으며, 순수가 없다. 그러면 당연히 공명은 없다) 봤다.

 

나눔은 정체가 아니다. 활동이다. 사랑이다. 공명이다. 이런 나눔이 없으면 모든 생명체는 죽을 수밖에 없다. 생각해 보라. 우리가 다른 생명체에게서 생명을 나눔받지 않으면 어떻게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고, 우리의 나눔 활동들을 하지 않으면 다른 생명체들이 어떻게 생명활동을 하겠는지를.

 

우리가 어떤 것을 나누면, 그것은 한 사람에게는 적어지지만, 두 사람에게는 많아집니다. 둘은 나눠진 부분으로 어떤 것을 하여, 그 부분들이 나중에 만나게 합니다. 마치 그것이 나눠지지 않은 것처럼, 둘에게 그것은 전보다 더 많게 됩니다.

... 이 의미에서 모든 생명은 다른 생명과 나눕니다. 생명은, 우리가 나누기에,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이 됩니다.

... 나눠지지 않으면 어떤 생명체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 123쪽

 

이 중에 가장 큰 나눔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의 나눔이 바로 공명일테니 말이다.

 

이런 사랑이 지금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인정, 함께 함. 그래서 우리는 함께 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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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 개정증보판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1
이용재 지음 / 멘토프레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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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이라는 학문이 있다. 아름다움에 관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책 참 어렵다. 도대체 왜, 무엇이 아름다운가에 대한 추구가 오히려 미적 감상을 방해하기도 한다.

 

가끔 건축에 관한 책도 그러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치게 현학적인 책들은 오히려 건축에서 사람들을 멀어지게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딸에게 건축의 아름다움을 설명해주고 있기도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딸은 건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하는 동인이지 주요 인물은 아니다.

 

따라서 딸에게 들려주듯이, 어린 딸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듯이 책의 내용을 풀어갔다고 보면 된다.

 

이 책에도 많은 건축물이 나오고, 그 가운데 직접 본 건축물도 꽤 있는데, 그 건축물이 왜 대단한지, 왜 아름다운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남들은 대단하다고 하는데, 왜 대단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건축물도 꽤 있고...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그런 건축물이 왜 아름다운지, 왜 대단한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직접 눈에 보이듯이 설명을 해줘서, 아, 그런 점에서 이 건축물이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구나,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출콘크리트... 사실 나는 이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것의 장점을 잘 이야기해주고 있으며, 또 건축물은 외부에서 보았을 때보다 내부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보았을 때 그 아름다움을 더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아직도 완전히 수긍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점에서 이 건축물은 대단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는 될 것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것만으로도 이 책은 대단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지은이 자신이 건축을 전공했지만, 건축에 종사하는 것보다 건축에 대한 글을 더 잘 쓴다고, 이 책에 나와 있는 건축가들만큼 건축을 잘할 자신이 없다고, 그래서 글로 건축을 한다고 하는데, 이런 글을 통해서 건축에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게 해주고 있으니 건축만큼이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번 보았을 때 그냥 지나쳤던 건축물들, 다시 한 번 보고 살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건축물들에 대해서 너무도 잘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한 번은 꼭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다.

 

덧글

 

244쪽. 허난설헌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친정집의 비운(동생 균의 사형을 말함)을 시심으로 달랜 그녀는...'이라고 하는데... 곧이어 '그녀는 27세의 나이로 요절하고 만다'고 되어 있다.

 

27세에 요절한 난설헌이 40이 넘어서 죽은 허균의 사형을 알리가 없으니... 이 구절은 삭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 가지 놀랄 만하게 읽은 내용... 소나무에 관한 것.

 

'흡수율 17%의 소나무는 1,000도의 불을 만나도 1시간에 3.6센티미터만 탄다. 더 이상 안 탄다!'는 구절.

 

나무가 불에 너무도 취약하다고 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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