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의 교육 편지 - 행복한 교육을 꿈꾸는 이들께
김상곤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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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은 경기도 교육감이다. 이런 사실 진술은 별 의미가 없다.

그러나 김상곤은 경기도 교육감이다. 이 단순한 진술 속에는 다른 의미가 들어 있다. 경기도 교육감이 된 이후,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된 일들을 시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교육청에서 시작한 혁신학교는 공교육에 희망을 보여주기 시작했으며, 혁신학교 붐을 일으켰고, 김상곤이 제기한 무상급식은 전국적인 이슈가 되어 여당, 야당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정책으로 삼게 되었다.

 

처음에는 반대도 많았지만 무상급식은 이제는 의무교육에서는 당연한 일로 되어 버렸으니... 의제를 만들어내고 이를 관철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요 몇 년 동안 보여준 사람이다.

 

그가 교육감으로서 느꼈던 점이나 또 교육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던 점을 "교육편지"라는 제목으로 엮어서 내보이고 있다.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고, 그러나 많은 내용이 담겨 있으며, 그 내용들이 추상적이지 않고 직접 교육 현장에서 느끼고 실천했던 일들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강단에 선 교수가 교육에 대해 말할 때와 지방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이 말할 때는 그 파급력이 다르다. 그리고 실현성도 다르다.

 

이 편지에 나와있는 많은 것들은 이미 경기도에서 실시하고 있는 일들이다. 성공한 것도 있고, 아직 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은 것도 있지만, 최소한 경기도 교육감으로서 그가 우리 사회에 제시한 세 가지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혁신학교이다. 공교육이 망했다고, 가능성이 없다고, 이제는 사망선고가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공교육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학교의 특성에 맞게 자발적으로 교육현장을 살리는 모습을 보여준 혁신학교... 지금은 이 혁신학교가 들불처럼 번져 다른 시도에서도 많이 시도하고 있다. 아직은 공교육을 완전히 살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희망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둘째는 학생인권조례이다. 학생은 사람이기 이전에 학생으로 존재했는데,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해준 정책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이다. 이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다른 시도에서도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조례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인권은 더이상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셋째는 무상급식이다. 의무교육이면서 교육의 일환인 급식을 나라에서 책임져주지 않는 점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우리가 깨달을 수 있게 해준 정책이다. 지금은 의무교육이 중학교까지지만, 앞으로는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하고,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고 한다. 더불어 대학교육도 공공성을 확보하게 해서 대학교육의 개혁으로 중고등학교의 교육을 살릴 수 있다고도 한다.

 

기존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머물지 않고, 그 지점에서 갈 수 있는 한 앞으로 나아간 모습. 현장의 교사들, 교장들을 존중하는 모습. 현실과 이론이 괴리되지 않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지방교육을 관장하고 있는 교육감으로서 그는 공허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교육현장에서 실현될 수 있는 교육정책을 펼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경기도 교육청에만 국한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도 잘 인식하고 있고...

 

이 책에서 느껴지는 감상곤 교육감의 최대 장점은 열린 귀를 갖고 있다는 사실, 현장에서 직접 교육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그런 태도를 가지고 그는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 차례다. 우리는 이러한 교육편지에 우리가 공명하여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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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 연구에 기반한 현명한 수업원리 일곱 가지
Susan A. Ambrose 외 지음, 이경옥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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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할 때 하는 말이 있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

 

즉, 물을 마시는 주체는 말이라는 얘기다. 이를 교육에 적용을 하면 교사는 학생들을 배우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는 있다. 그러나 배우는 주체는 결국 학생일 뿐이다라는 말이 된다.

 

아무리 교육환경을 만들어주어도 배우려고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데... 우리는 어쩌면 교육을 접근할 때 환경적인 측면에서 먼저 접근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게 된다.

 

배움에 이끌리는 학생은 어떤 학생들일까? 이는 분명 내적인 동력을 지닌 학생들이리라. 배움을 우리가 말하는 출세에 두지 않고, 사람다움, 자아실현에 두고 있는 학생들이리라.

 

그렇다고 이러한 배움을 , 주체는 학생들 자신이야, 학생들이 하려고 하지 않는데 어쩌란 말이야 하고 말면 교육의 존재 의미는 없어지고 만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때도 전략이 필요하지만, 말이 물을 마시게 하는 데도 전략이 필요한 법이다. 이러한 전략을 잘 구사하면, 물을 마시는 주체는 말이지만, 이 주체로 하여금 내적인 동기를 지니고 행위를 하게 할 수는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물론 외적인 자극이 전부여서는 안되지만...

 

이 책은 이러한 배움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원리를 설명해주는 책이다.

 

학습에도 원리가 있다는 사실을 여러 사례들을 통해 입증하고, 이를 일반화하여 7가지 원리로 정리를 하였다.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원리들인데, 이들이 어떻게 작용을 하고, 직접 교육 현장에는 어떤 방식으로 적용해야 하는지는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도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 원리들은 우선 학생의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면 잘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없는 학생들에게도 이 원리들은 나름대로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학습에서 멀어진, 또는 학습성취를 이루지 못한 학생들은 이 원리를 자신의 학습에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교사들을, 특히 대학교 이상에서 가르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이 책을 역으로 읽으면 배우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아,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하면 되겠구나, 훨씬 효과가 있겠구나 하겠기 때문이다.

 

우선 배움의 욕구가 있다면, 이 책의 원리들을 실행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수월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배움의 욕구가 땅에 떨어진 때에는 배움의 욕구를 지니게 하는데 우선점을 두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이 원리들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에게 모두 유용한 원리들이고, 또 이 원리들이 어떻게 실행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인 예를 들면서 설명해 주고 있어서 교수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이 든다. 백 가지, 만 가지의 교수법보다는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면 어떤 형태로든 배울 수 있기에, 우선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지니게 하는데 교수법에서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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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혼이 자라면 온 세계가 성장한다 - 간디학교, 또 다른 배움의 이정표를 세워 온 15년의 기록
산청 간디학교 엮음 / 낮은산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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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진리 실험 이야기"

이것은 간디자서전의 작은 제목이다. 우리나라에 간디자서전이라고 제목이 붙어있지만, 간디는 자신의 삶을 진리를 실험하는 과정이자, 진리를 실현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이러한 간디의 철학을 이어받아, 우리나라에서도 진리를 구현하고자 세운 학교가 간디학교다. 그런 간디학교가 설립한 지 15년이 지나가고 있다고 한다.

 

15년, 짧다면 짧은 기간일 수도 있지만, 길다면 엄청나게 긴 기간일 수도 있는 기간이다. 공자가 말했다지 않은가. 사람 나이 15시가 되면 학문에 뜻을 두어야 한다고. 그래서 지학(志學)이라고 한다고.

 

이 때 학문에 뜻을 둔다는 얘기를 말 그대로 공부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예전에 학문이란 바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한 진리 추구였지 않은가. 그렇다면 학문에 뜻을 둔다는 소리는 삶의 방향을 정하고, 그것에 매진하겠다는 소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공부라고 하면 대학을 생각하고, 특정한 지식을 습득한다고 생각하는데, 공부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무엇이 진리인가. 나는 어떻게 진리를 추구할 것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을 공부라고 해야 한다. 그래서 간디가 자신의 삶을 진리 실험이라고 했듯이 공부란, 학문이란 진실한 삶을 추구하는 공부라고 해야 한다.

 

삶을 위한 학문, 삶의 학문, 학문이 곧 삶인 그러한 상태. 간디학교가 첫발을 대디뎠을 때 지녔던 마음가짐이 그 땐 탄생을 해서 살아남기에 급급했다면, 이제 15살이 된 간디학교는 나름대로의 방향을 지니고 그것에 매진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15년의 과정 속에서 간디학교는 자기 나름대로의 철학과 방향을 정하고, 이제는 어느 정도 성장한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 않을까 한다.

 

간디 학교에서 지냈던 학생들의 모습, 그들이 치열하게 고민했던 과정들, 그리고 교사들의 모습, 학부모의 모습, 또 밖에서 애정을 가지고 간디 학교를 지켜봤던 사람들의 모습이 이 책이 오롯이 담겨 있다.

 

대체로 이 책에 실린 글들에서 느껴지는 점은, 간디학교에 대한 애정, 자부심, 그리고 간디학교 출신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등이다. 이런 고민들이 곧 삶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고, 단지 대학에 가기 위한 고민이 아니라, 진정한 삶에 대한 고민이 있는 학교이기에 기대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학문에 뜻을 둘 나이가 된 간디학교. 간디학교가 굳건히 자리잡고, 자신들의 방향성을 널리 퍼뜨려 대안학교라는 말이 없어지게 되기를 바란다.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대안학교든, 제도권 교육이든, 삶을 위한 배움, 진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방향을 잡는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꿈꾼다.

 

어떤 교육이 바람직할까 고민하는 사람들, 이 고민이 녹아 있는 이 책을 보면 나름대로 방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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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명 1 - 학습부진 탈출편 뇌기반교육 교수과학 시리즈 1
에릭 젠슨 지음, 이찬승.김성우 옮김 / 교육을바꾸는책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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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잘하고 싶지 않은 교사가 있을까? 공부를 잘하고 싶지 않은 학생이 있을까? 자기 학교가 좋은 학교라고 소문내고 싶지 않은 교장이 있을까? 자신의 교육구가 좋은 교육구라고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교육감이 있을까? 자기 나라의 교육이 잘되었다고 자부심을 갖고 싶지 않을 교육부(우리나라는 교과부) 장관이 있을까? 교육에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대통령이 있을까?

 

답은, 없다. 다들 교육에 관해서는 좋은 소리를 듣고 싶어하고, 칭찬을 받고 싶어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게 잘 안된다.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뛰쳐나가는 학생들, 학교 가는 일이 하루하루 고역인 교사들, 오로지 더 좋은 자리만을 찾아 가고자 하는 교장들, 자신의 교육구가 너무도 방대해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을 잘 못 잡는 교육감들, 교육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을 펴서 여러 군데에서 지탄을 받는 교과부 장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말만 하지만, 교육 분야에 우선을 두지 않는 대통령. 이게 현실이다.

 

한 직장에서 10년, 20년, 30년 근무하다 보면 전문가로서 인정도 받고, 자부심도 느끼게 된다는데, 우리나라 교육현장은 오히려 나이 든 교사들을 무능하다고, 아이들과 맞지 않는다고 배쳑하고 있지 않은가.

 

또 학생들은 도대체 왜 배워야 하는지, 학교를 왜 다녀야 하는지 의미를 찾지 못해 마지못해 시간을 때우러 오고, 시간을 때우러 오다보니 학교에서 온갖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게 되고, 여기에 학생들은 더욱 학교를 싫어하고, 오직 학교란, 부모가 가라고 해서 할 수 없이 오는 곳으로 전락하고 말았지 않은가.

 

자꾸 부정적인 얘기를 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교육 문제만 나오면 부정적이 된다. 이러면 안되는데... 부정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스트레스는 다시 부정을 강화하니,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교육은 정말 가능성이 없어진다.

 

이렇게 하지 말고, 자그마한 긍정이라도 하나씩 찾아보자. 아니, 자그마한 긍정이 아니라, 엄청난 긍정이 숨어있을 수 있다. 그것을 아직 찾지 못했을 뿐. 어쩌면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을 뿐.

 

이 책은 이러한 긍정에서 시작한다. 더구나 요즘은 과학이 발달하여, 우리들의 뇌를 친절하게 보여주기까지 하지 않는가. 뇌에 기반한 교육을 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교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이렇게 하여 큰 성과를 거둔 학교들도 많지 않은가.

 

안된다. 안된다 하지 말고, 최신의 과학을 이용하자. 뇌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요즘 과학계의 정설 아닌가. 그렇다면 "넌 안 돼" 라는 말은 성립할 수가 없다. 뇌는 환경이나 자극에 따라서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니 말이다.

 

특히 사회경제적인 요소로 인해 어릴 적 배우지 못한, 자세를 갖추지 못한 아이들에게, "넌 원래 그런 놈이야."라는 생각은 잘못되었고, "네가 이러는 건 지금까지 네가 이런 일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야. 지금부터 해도 충분히 할 수 있어." 라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빈곤층 자녀들이 많은 학교에서, 힘들다, 힘들다만 하고 변화를 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던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충분히 할 수 있음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교사들이 학교 생활을 즐거워하고, 책임감을 지닐 수 있는 환경을 우선 조성해 주고, 이 교사들에게 뇌에 기반한 교수법을 알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지금 상태가 고정불변이 아니라, 교사가 하기에 따라서는 언제든 변할 수 있음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한다.

 

교사가 변하면, 변한 교사에 의해서 학생과 교사 간의 관계도 변한다. 서로 신뢰관계가 쌓이면 자연스레 학습에도 흥미를 갖게 된다. 이 때 교사가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충분히 지금까지의 퇴보를 만회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노력 중에 기억나는 것은 예,체능을 강화하라는 것, 그리고 심화학습을 하라는 것,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라는 것 등이다.

 

우라나라도 지금 예체능을 강조하고 있는데, 여건도 안된 상태에서 체육활동을 늘이라고 해 문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체육활동은 학생들에게 필요하고, 또 공부에 필요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미술과 음악 역시 학생들의 정서 뿐만이 아니라 학습에도 필수적이라는 것을... 또한 너희들 수준은 이 정도야에서 그치지 말고, 한 단계 놓은 학습을 하도록 유도하는 심화학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하다보면 그보다 낮은 단계의 학습은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도 갖게 되고.

 

빈곤층 학생들에게 필요한 일은 바로 이러한 자신감, 자존감, 그리고 할 수 있다는 희망, 무엇을 하겠다는 꿈 등을 지지하고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교 환경이다. 

 

하여 이 책은 뇌에 기반한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뇌에 대해 복잡한 설명을 하지는 않는다. 단지, 예체능이 뇌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 희망, 꿈, 긍정이 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 한 단계 높은 학습이 뇌를 발전시킨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러면서 학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학급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보여주고 있다.

 

혁신학교가 유행하고 있는 이 때, 단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발전을 위해서 지금의 혁신학교에서 하는 일에, 이 책에 나온 방법들을 더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받아들이자는 얘기는 아니다. 이 책에서는 체육 시간 다음에 어려운 교과를 배치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했는데.. 우리나라 현실에서도 이것이 맞을까는 의문이다. 내 기억을 살피면 체육 시간 다음에 우리는 진이 빠져 그 다음 시간에 집중할 수가 없었는데 말이다. 단, 체육 시간 다음에 충분한 휴식 시간이 있다면 가능하겠단 생각은 들었다. 최소한 땀을 뻘뻘 흘렸으면 샤워는 하고 수업을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학교 환경이 개선이 된다면 이 책에서 말한 이런 내용은 타당성이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늘.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교육의 방법에 관한 책은 좋은 참고자료이다. 이것을 참고해서 교사들이, 교장들이, 교육감들이 자신이 처한 현실에 맞게 변형하여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참고자료가 하나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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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처럼 - 보고, 배우고, 삶을 디자인하라
오하시 가나.오하시 유타로 지음, 염혜은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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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핀란드를 배우자는 말이 유행처럼 떠돌았다. 학력도 복지도 매우 잘되어 있어 배울 점이 많은 나라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계속 주지시키고 있다.

 

이제는 교육 분야나 복지 분야에서 핀란드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번역이 되어 있기에, 북유럽 저 끝에 있는 나라가 마치 우리나라 근처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핀란드다. 핀란드라는 말을 들으면 이번에는 또 뭐가 있나 하는 궁금증이 인다.

 

아직도 배워야 한다고, 그러나 그 배움은 부러움만 지니는 배움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배움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최소한 배울 수 있을 만한 것들은 모두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평생교육이라는 말을 우리도 사용한다. 그런데 교육이라는 말이 가르치는 입장에 서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으리라. 이는 위에서 아래로 무언가를 준다는, 배우는 사람이 수동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교육이라는 말보다는 배움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려고 하는데...

 

이 교육이라는 말을 중심에 놓고 있을 때는 스승이 없다고 한탄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것이 잘못된 태도라는 생각을 요즘에 하고 있다. 스승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자신이 과연 제자가 되려고 노력해 봤냐고 반문해봐야 한다고... 가르치는 사람을 탓하지 말고, 자신의 배움의 자세에 대해서 성찰해 보라고, 그래야 배울 수 있다고 요즘은 생각을 바꿔가고 있는데...

 

이처럼 우리는 핀란드에서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 세상 도처에 존재하고 있는 존재가 바로 스승이 아니던가.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주변을 살피는 순간, 모든 존재가 스승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테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핀란드의 공식적인 학교제도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쩌면 학교제도는 배움이라기보다는 아직도 교육에 가깝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반면에 학교 교육과 나란히 갈 수 있는 사회를 통한 배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물관, 미술관, 자연학교, 도서관, 방송국과 각종 시민단체들을 통해서 배우고자 할 때 주변에서 쉽게 배울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자기들의 자리만 지키고 사람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청소년들을, 어른들을 찾아가 배움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하여 도처에서 언제든지 배움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배움은 단지 지식의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삶을 바꾸는, 삶에 대해서 고민하는 배움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듯 배움이 언제든, 어디서든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를 디자인하고 있는 나라가 핀란드라고 한다. 돈이 없어서, 지역이 낙후되어서, 이주민이어서 배움에서 멀어지는 일이 없도록 이러한 배움의 제도를 디자인하고 있는 나라.

 

이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씁쓸한 마음이 들었는데... 시골에 학생이 별로 없다고 학교를 폐교시키고, 먼 거리를 통학하게 만드는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학생 수가 적고, 자연과 늘 접할 수 있고, 또 지역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학교를 단지 학생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이는 학교를 유지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를 들고서 폐쇄시키는 교육정책은 배움의 정책과는 반대이지 않나 싶어서이다.

 

박물관, 미술관, 방송국, 도서관 등등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배움의 장소가 주로 어디에 있나를 살펴보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지 않나 하고, 이 때문에 대학입시에서 농어촌특별전형으로 이 지역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가 있는데, 이것이 악용되고 있는 현실이니... 오히려 배움에서 더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은 경제나 정치적 요소만으로 결정이 되어선 안된다. 여기에 교육보다는 배움을 중심에 놓는다면 경제나 정치적 요인은 우선 배제하고, 한 사람이 행복하게 자신의 인생을 가꾸어갈 수 있게, 언제 어디서든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도록 사회를 디자인해야 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 교육정책을 펴겠다는 사람은, 또 우리나라를 살기 좋은 나라로 디자인하겠다는 사람은 그러한 의지를 지녀야 한다. 대학입시를 위해서, 취업을 위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배울 수 있는 공간들, 그러한 장소들을 디자인한 사회에서는 건강한 정신들이, 사람과 사람들이 어울리고, 사람과 자연이 어울리고, 사람과 자연과 건축물들이 어울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배움이 언제든, 어디서든 이루어지고, 그것이 자신의 삶과 연결이 되는 그러한 사회를 디자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핀란드에서 배워야 한다.

 

그것이 이런 종류의 책을 읽는 이유다. 우리가 배움의 자세를 지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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