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의 뒷부분에 청소년과의 좌담이 실려 있다. 이번 좌담은 이 시집을 낸 시인의 제자들과 시인이 하고 있다.
시인은 그 좌담에서 '이장근 학교'라고 하고 있는데, 이는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학교를 다닌 것과 같다는 의미다.
국어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시인이 학생들과 함께 한 시간을 좌담에서 느낄 수 있는데, 시를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모여 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왜 시에서 멀어지는지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지나치게 시를 분석하거나 또는 상징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를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시를 자꾸만 멀어지게 하는 교육, 그것이 문제다.
그래서 이런 시집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읽고 이해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시. 가령 이런 시
아르마딜로
등 뒤에서 느껴지던 따가운 눈빛
이젠 견딜 만하다
갑옷처럼 딱딱해진 등
나는 전교 1등
내가 제일 무서운 건
등 밖에 있는 것
공처럼 몸을 말고 새벽 쪽잠을 잔다
전교 2등이 될까 봐
이장근, 파울볼은 없다, 창비교육. 2016년 초판 1쇄. 47쪽.
슬프다. 이렇게 성적으로 줄 세우고, 그 줄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몸을 돌돌 말아버릴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런 현실이.
성적에 찌들어 사는 아이들, 이런 시를 읽으며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현실에 대해서 생각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