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 - 히틀러에 맞선 소년 레지스탕스 생각하는 돌 15
필립 후즈 지음, 박여영 옮김, 용혜인 해제 / 돌베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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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견고한 벽이라고 해도 작은 틈으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 제3제국이라는 독일 나치의 지배가 영원할 것 같지만, 이들의 지배는 작은 저항으로부터 구멍이 생기기 시작한다.

 

작은 저항, 계산하지 않는 저항, 이것은 소년들, 청소년들에게서 나온다. 이 책은 바로 덴마크 얘기다. 덴마크 정부가 힘없이 독일에 굴복했을 때, 독일을 받아들였을 때, 이웃인 노르웨이는 독일에 저항한다. 수많은 희생을 내면서도 나치즘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작은 나라가 저항을 하는 모습을 본 덴마크 소년들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무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총을 들고 군인이 되지 않아도 독일에 저항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들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모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독일군으로부터 총을 훔친다든지, 독일 군용차량을 훼손한다든지 하는 일부터 한다. 이들은 처칠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저항을 했는데, 이는 영국이 독일에 굴복하지 않았고, 이런 영국을 이끄는 수상이 처칠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이렇게 이들은 독일에 저항을 하는데, 이들의 일이 독일군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어느날 이들은 체포된다. 자신들의 조국 덴마크에서.

 

이것이 덴마크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다. 소년들이 독일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저항을 하고 있는데 어른인 우리들은 무얼하고 있었나, 또 같은 소년들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반성을 한다.

 

덴마크 사람들, 이제는 저항에 나선다. 독일에 굴복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독일과 맞서 싸우고 있던 유럽국가, 영국이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다.

 

먼저 불을 지폈던 소년들은 감옥에 있다가 한 사람 한 사람 출소를 하고, 자신들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이들은 저항을 하지 않았던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들은 이미 한 발 내디뎠기 때문이다.

 

그렇게 덴마크는 독일에 저항을 하고, 독일은 결국 항복을 하고 만다. 덴마크에서도 과거 청산 작업이 이루어지고, 이들은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후기에 이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비록 크게 활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굴복하지 않고 저항했던 이들의 불씨가 덴마크 사람들에게 자랑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불의가 판칠 때 그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어야 함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어두워도 누군가는 불을 밝히려 한다는 사실.

 

덴마크에서 청년들이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것과 같이 우리도 일제시대에 수많은 청년들이 이런 활동들을 했다. 비록 우리나라 광복이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해방이 되기까지 끊임없이 저항했던 우리 민족의 저항을 빠뜨려서는 안된다.

 

그것을 되살리고 기억한다면 우리 역사 역시 부끄럽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어른들은 쉽게 현실에 굴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년들은, 순수한 소년들은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이 말해야 할 때, 행동해야 할 때 움직인다.

 

그래서 이 책 제목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처럼, 이런 소년들은 어둠 속에서도 불을 밝히는 존재가 된다. 부끄럽지 않은 역사가 되게 한다.

 

덴마크에서 이런 '처칠 클럽'의 저항이 있었다면, 독일에서도 '백장미단'- 잉게 숄,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과 같은 저항이 있었음을, 남녀를 불문하고 젊은이들이 불의에 저항하는 역사가 끊이지 않았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학생들, 청소년(청소녀)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하는 어른들이 있는데, 이 책을 보라. 과연 그런 말을 해야 하나? 정치는, 사회문제는 누구나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하는 문제다. 그래야 사회가, 세상이 변할 수 있다.

 

오히려 세상의 변화는 젊은이들에게서 올 수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또 권위에 현혹되지 않고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하는 어린이가 진실을 알려주듯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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