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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칭찬하라 - 학교,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위한 7가지 전망
요하임 바우어 지음, 이미옥 옮김 / 궁리 / 2009년 2월
평점 :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곳이 학교이지 않을까 싶다. 학생들에게도, 학부모들에게도 또 교사들에게도 여기에 정치인들, 교육관료들에게도 욕을 먹는 곳이 바로 학교다.
학교는 모든 잘못의 근원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도대체 학교가 뭐하는 곳이냐는 비난에, 학교의 무용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학교를 비난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강한 규율을 제정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요즘 학교에서는 대부분의 일을 규칙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 교육의 관점보다는 규칙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물론 학교에 규칙은 필요하다. 그러나 규칙은 인간관계를 뒷받침하는 선에서 그쳐야 하는데, 지금은 인간관계를 뒷전으로 밀어놓고 규칙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온갖 소송들을 보라. 이런 소송을 두려워하는 교사들은 매뉴얼에 따라서 행동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매뉴얼에 따라 행동을 하면 교사가 가장 비교육적인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이렇게 학교는 여기에서도 저기에서도 욕을 먹고 있는데, 이런 답답한 상황이 우리나라만이 아니었나 보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고, 학교 교육을 살리기 위해 규율을 더욱 엄격히 제정하고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는 책이 나와 인기를 끈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주장에 반대해서 학교의 존재의미가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있다. 학교가 규율만으로 존재할 때 교육은 오히려 후퇴한다는 것,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관계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사라는 사람들이 만나는 장이기 때문에 이런 관계에 중점을 두어야만 성공적인 학교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쪽으로 논지를 이끌어가고 있다.
학교에서 중요한 것은 두뇌, 정신, 창의력, 동기 그리고 협동이다. 13쪽
이 말을 명심하자. 학교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성적이 아니다. 바로 이 다섯 가지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삶을 사랑하고, 학습동기를 갖고 즐겁게 배움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무엇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14쪽
이렇게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레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이런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학교가 어떠해야 하는지, 교사가 어떠해야 하는지, 학부모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이 책이 이런 세 가지 관점을 기본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리라. 학교가 안전할 수 있는 기본, 이것은 안전을 넘어서 학교가 제대로 기능하는 원칙이 되리라.
학교라는 시스템에도 세 가지 안전율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교육을 받고자 하는 동기이고, 두 번째는 배우는 학생, 가르치는 교사, 학부모가 서로 협조하려는 의지이며, 마지막 세 번째는 교사와 학생이 관계를 맺는 능력이다. 15쪽
이 세 가지를 기본으로 삼고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가 만난다면 지금처럼 학교는 욕을 먹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학교가 칭찬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기까지 욕부터 하면 안 된다. 이렇게 되기까지 학교를 칭찬해야 한다.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주고, 부정적인 면은 고쳐나갈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듯이 학교에 대해서도 이렇게 해야 한다.
그러면 학교가 변할 수 있다. 욕을 먹는 학교에서 칭찬받는 학교로 변하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 교사, 학생, 학부모, 특히 정책 입안가들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구체적인 대안보다는 기본적인 틀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원칙을 지키면서 학교를 바라본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학교,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