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외지사 1 - 우리 시대 삶의 고수들
조용헌 지음, 김홍희 사진 / 정신세계원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인생은 짧다. 그리고 인생은 반복되지 않는다. 인생은 그야말로 단 한 번 있는 일이다. 자신에게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물론 윤회를 생각하면 그렇다고 할 수도 없지만, 윤회를 한다고 해도 그것은 다른 인생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에게 인생은 단 한 번의 경험이다.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살지 못한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여러 관계들에 매여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용한 전원생활을 해야지 하지만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에서 사는 사람이 태반이며, 정작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죽어라 하는데, 막상 하고 싶은 일을 할 여유가 생기자 이제는 몸이 버티지 못한다든지, 죽음을 앞에 두고 있다든지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그만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적다. 그렇게 하기도 힘들다. 그런데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부러워하면서 그들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다. 하지만 마음뿐이다. 더이상 거기서 한 발 나아가지 않는다.

 

시간이 없다는 둥,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둥, 그러다가 굶어죽겠다는 둥 기타 등등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차일피일 자기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룬다.

 

뒤로 미루다 미루다 포기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게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도 못하고 무언가에 끌려다니다 끝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방외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조금 높여 부른다치면 방외지사(方外之士)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체제 내에 있다고 하기보다는 체제 밖에, 즉 보통 사람들이 지닌 삶의 틀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실행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남들 눈에는 특이하게 보인다.

 

특이한 것이 아니라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을 뿐인데 말이다. 그들이야말로 인생의 참맛을 알면서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이 책은 1,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중고서점에서 구입하는 바람에 1권만 있다. 그러나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삶이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하는지는 이 1권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1권에는 7명의 사람이 나오는데...

 

20년 공무원 생활을 접고 고향에 돌아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시골집을 가꾸며 사는 박태후, 대책 없이 지리산으로 가 오토바이 하나와 함께 사는 시인 이원규, 평생 직장 생활을 하지 않고 고봉 기대승의 후손들이 모여사는 기씨 집성촌에서도 가장 큰 집을 관리해주면서 사는 강기욱, 기천문 2대 문주가 되어 계룡산에서 생활하는 박사규, 차 맛을 감별하는 품명가 손성구, 역술계에서 살아남고도 유명해진 박청화, 의사이면서도 도학을 공부하고 실천하는 이동호

 

모두들 우리가 원하는 직업을 지닌 사람은 아니다.(물론 의사인 이동호는 빼고) 또 이들에게는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다.

 

돈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최소한의 돈으로도 생활을 하면서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고, 남들이 꺼려하거나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다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기의 일에 온몸을 바친다는 것. 남들은 직업이 없으면 그냥 논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아니다. 강기욱의 경우만 해도 고택을 관리하는데 엄청난 노동력이 들어간다.

 

그러니 이들이 팔자 좋게 논다고만 생각하지 말자. 이들은 자기가 있는 장소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것이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이 세상을 뜰 때 '아, 그거 했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들지 않도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지금은 방외인 또는 방외지사라고 부르지만 이들처럼 사는 삶이 방내의 삶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의 삶이 보편적인 우리들 삶이 되도록 해야 한다.

 

마냥 부러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역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그것이 참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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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8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7-03-18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 공감~~입니다..저도 언젠가라는 것만 되풀이중이라서요..미칠 노릇입니다.^^..

kinye91 2017-03-18 10:02   좋아요 1 | URL
하, 저에게도 그렇지만 유레카 님께도 ‘언젠가‘가 ‘지금‘이 되는 때가 오기를 바라겠습니다.

우민(愚民)ngs01 2017-03-18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거, 현재, 미래중에서 현재가 제일 중요한데 이상하게 과거에 얽메이고 미래에 불안해서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노래가서 중에서 고개가 끄덕여 지는게 있네요!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

kinye91 2017-03-18 13:26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과거는 지나가 버린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인데, 지금 내 앞에 없는 것들 때문에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미래도 역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