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건축
클라우스 라이홀트.베른하르트 그라프 지음, 이영아 옮김 / 예담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세상을 바꾼 건축이라고 해서 세계사와 관련이 있는 건축물들에 대한 소개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은 아니다. 그냥 세계에서 유명한 또는 기억해야 할 만한 건축물을 시대순으로 설명해 놓았을 뿐이다.

 

그 건축이 세계의 역사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를 알고자 이 책을 펼치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그런 내용을 찾기는 어려우니까.

 

다만 크고 화려한 건축물의 사진에 그 건축물에 얽힌 사연이 담겨 있다는 것, 모두가 동등하게 한 건축물당 두 쪽씩 할애하고 있다는 것.

 

고대부터 현대의 건축까지 특이할 만한 건축물을 망라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고 정말로 세계의 건축을 바꾸어 놓을 만한 사건을 일으킨 건축물이 모두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많은 건축물 중에 이 들이 자신들의 관점에 맞는 건축물을 선정했을 뿐이다.

 

이 책은 스톤헨지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일본에서 건축하려고 하는 건물 안에 한 도시를 응축하려는 밀레니엄 타워로 끝을 맺는다. 이 밀레니엄 타워가 지금 건설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찾아도 잘 찾아지지 않는다. 아마 계획에만 있지 않을까 싶은데...

 

많은 건축물이 있지만 특이하게도 우리나라 건축물은 단 하나도 없다. 동양의 건축물로 앙코르 와트, 타지 마할, 자금성, 만리장성, 일본의 절 등이 소개되어 있는데, 세계문화유산으로 기록된 건축물이 여러 개 있는 우리나라 건축물이 이렇게 홀대를 당하다니...

 

그러다 생각해 보니, 이 책에 나온 건축물들은 멀리서 봐도 튄다. 웅장하거나 화려하거나 거대하거나, 돌출되어 있거나... 그런데 우리나라 건축물들은?

 

예전 우리나라 건축은 자연과의 조화를 제일로 쳤으니 거대하지도 웅장하지도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돌출하지도 않았을테니, 이런 책에 소개되지 않아도 그리 아쉬워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 건축물과 반대로 이 책에 소개된 건축물들은 참 많은 공력이 든 건축물들이니, 보는 내내 눈이 호강을 한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멋있는 건축물들이 많이 나왔다.

 

그럼에도 이 건축물들이 세상을 바꾸기에는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고, 지금 이 시대에 우리나라 역시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돌출된 건축물들이 곳곳에 생기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생각.

 

건축이 세상을 바꾸려면 지금은 역발상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그간 파괴해온 자연을 되살리려는 건축, 자연과 조화를 이룬 단순 소박한 건축이 세계를 바꾼 건축으로 등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면서 세계 곳곳의 건축물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아직도 건축에 대한 눈이 낮아서 무엇이 좋은 건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만 시대순으로 배열해 놓아서 현대에 어떤 건축이 필요할지, 어떤 건축이 바람직할지를 생각할 수도 있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크기가 이 책에 소개된 건축물들만큼이나 커서 참 무겁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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